그 해 여름 외전 _
너여야만하는 이유
" 안녕하세요- "
" 어, 그래 순영이 왔어? "
" 네 오랜만이에요! "
" 옆에 못 보던 친구들이네, 여자친구는 오늘 같이 안 왔어? "
" 아하..네. "
나와 민규,승관은 멋쩍게 웃으며 노래방 카운터 앞에 서있었고 서먹했던 분위기를 눈치챈건지 우리에게로 아줌마가 시선을 돌려 말을 걸었다.
" 친구들도 오늘 재밌게 놀다가렴, 서비스 많이줄게. "
" 네..! "
돈을 내려던 순영은 지폐가 5만원 짜리 밖에 없어서 친구들에게 대신 내달라며 부탁을 해 겨우 계산을 하고 방에 들어갔다.
맞은편엔 민규와 승관이,
나와 순영은 옆자리였다.
" 야, 먼저 불러. "
" 아 뭐 불러? "
앞에선 서로 부르라고 티격태격대고 있었고,
순영은 노래방에 오기전부터 노래에 자신만만했었기 때문에 들어오자마자 곡을 예약하고 스타트를 끊었다.
임창정의 소주 한 잔 이었다.
항상 아이 같던 모습을 보다,
이런 노래를 부르는 걸 보니
내가 왜 얘를 좋아했는지 이해가 갔다.
자신만만했던 순영은 자기 점수대가 95점 이상 나올거라 예상했지만,
현저히 미치지 못했다.
난 그 자리에서 웃음이 나왔다.
웃겨서, 그런 네가 귀여워서.
* * *
내 순서가 오길 기다리고,
드디어 내 차례가 왔다.
노래방에 오기 전 부터 나의 노래에 대해 별 기대를 걸지 않던 순영에게 본 때를 보여줬다.
결과는 권순영보다 점수가 월등히 높게 나왔고, 그제서야 인정해줬다.
난 어이가 없어서 겉으론 헛웃음지었지만,
속으로는 좋아했다.
" 오- 김칠봉. "
" 이야 노래 좀 늘었다? "
노래가 끝나자 민규와 승관은 놀라며 얘기를 했고.
권순영은,
" 뭐....잘하네. "
무뚝뚝한 대답이었다.
* * *
민규와 승관이 화장실에 가고
어쩌다 나와 권순영 둘이 남았다.
" 노래 불러줘 순영아. "
" ...뭔데? "
" 이별 10분전. "
아..그거? 잠시 고민하다 번호를 누르곤 시작했다.
" 무슨 말을 할까 어떤 표정 지을까- "
진지하게 부르는 너의 모습에 난
감정이입이 되어 눈물을 훔쳤다.
노래를 다 부르고 순영은 마이크를 내려놓았다.
그리고는 말을 걸었다.
" 야. "
" ..... "
" .... 나 봐. "
" .... "
고개를 돌려 너를 쳐다봤다.
울고있는 내 모습이 너무 추해서
쳐다보다가도 눈을 마주치지 않았다.
" 왜 우는데. "
" ...아,아냐."
" 얘기해. "
" 순영아. "
" ....응 "
" 좋아했다. "
날 보던 너는 눈빛이 흔들렸고,
난 더 고개를 숙였다.
" ..... 너 진짜야? "
" ...어... "
" 그래, 그건 알겠는데. "
" 내가 너 정말 좋아했고, 너 여친 생기고 얼마 안 되서까지도.
미안해, 순영아. "
" 왜 너여야만했었는지 이유는 묻지마. "
난 흐르는 눈물을 닦으며 문을 열어 화장실로 뛰쳐갔다.
난 내가 미쳤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더 울었다.
계속 숨길걸 후회가 된다.
네가 내 옆을 떠나지만 않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