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ark Me *
브금 꼭 들어주세요 !
이제노 덕분이다. 아오. 선도부원 중 한 명이 아파서 병원에 있는 바람에 오늘 아침 선도는 나다. 등교시간은 8시 20분 까지. 선도부가 나가야 하는 시간은 8시 5분. 학교까지 10분이 걸린다 하면, 5분안에 가방을 놓고 수첩을 들고 교문으로 나오면 굉장히 널널한 시간이었다.
"안녕하세요!"
"안녕!"
교실에 와 가방을 대충 책상 위에 놓고 선도부를 처음 들어왔을 때 문태일 선배가 건네준 수첩을 손에 들고 나왔다.7시58분. 오자마자 나와 오늘 선도를 같이 설 1학년 남자애가 건네는 인사에 답을 한 후 수첩과 함께 들고있던 핸드폰을 주머니에 넣었다.
"일찍 왔네."
8시가 딱 되자마자 학교에 도착한 이제노는, 웃으며 인사를 했다. 안녕.
"누구 덕분에?"
"명찰은 빼놓으시고?"
"어?"
"받아."
아까 분명 거울 앞에서 확인 했는데. 또 덜렁거렸다 보다. 이제노는 내게 자신은 이미 교문을 통과했으니 무효라며 자신의 명찰을 내게 건넸다. 그런 그에게 고맙다며 하이파이브를 하자고 손을 내밀었지만, 그는 왼쪽 손으로 가위를 내보이며 운동장 속으로 걸어들어갔다.
8시 3분. 이제노가 들어간지 얼마 되지않아 사람이 몰려오기 시작한다.
"넥타이. 학번이랑 이름이요~"
양심에 찔려 괜히 명찰은 안 한 애들은 못본 척 흘려보냈다. 물론
"명찰 안 하셨네요. 학번이랑 이름이요."
내 옆에 있던 선도부원에 의해 잡혔지만.
원래 아침선도 한 번 대신 점심선도 두 번을 맡았던 나라서, 아침선도는 낯설다. 처음 보는 사람들이 많았고, 그들은 하나하나 세세하게 보려니 정신이 자꾸 빠진다 빠져. 속으로 나를 점심선도에 세워준 문태일선배께 경의를 표했다.
"안녕하세요!"
그 때였다. 여러 명을 눈 두 개로 열심히 훑고 있을 때. 옆에 있던 "학번이랑 이름" 이 말만 형식적으로 내뱉던 1학년 선도부원이 처음으로 누군가에게 인사를 했다. 잠시 사람이 빠져나간 시간이라 시선이 자연스레 그 쪽으로 향했고
"안녕."
검은색 단정한 머리에, 굉장히 교복을 잘 갖춰입은 한 남자애였다. 그는 1학년 남자애와 친한 듯 웃으며 가벼운 장난을 치며 입을 열었다.
"아침부터 고생하네. 먹을래?"
"감사해여 형."
"두 개네. 드실래요?"
그는 옆의 아이에게 미니 초코바를 내밀었고, 주머니를 더 뒤적거리더니 뜬금없이 내게도 "드실래요?" 하며 내미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나한테 하는 말인 줄 몰라서 "?" 하는 표정으로 그를 쳐다보다가, 그가 한 번 더 초코바를 건네는 바람에 고맙다는 인사와 함께 초코바를 받았다.
그는 옆 남자애에게 인사를 하며 우리를 지나쳐 운동장으로 향했고, 나는 그의 왼쪽 가슴에 달린 명찰을 확인했다.
'이민형'
응. 착한 사람이야. 이미 머릿속에서 인식을 마쳤다. 초코바. 이민형. 착한 사람.
와중에 내가 확인한 것은 명찰 색이었다. 초록색. 고 2. 나랑 동갑이었다.
그가 건넨 초코바를 한 입에 바로 넣고 싶었지만, 자제하고 주머니에 넣었다. 초코바를 우물우물 씹다가 초코가 이에 낀 상태로 "학번이랑 이름이요!" 했다가는 전교생에게 '초콜린 낀 사람' 으로 각인될 것 같았기 때문에.. 시발 안 되지... 속으로 고개를 저으며 딸칵-.하는 소리와 함께 볼펜을 들고 다시 몰려오는 인파에 집중했다.
* Mark Me *
3교시가 끝나자 마자 1교시 2교시 쉬는시간 내내 자던 김동영은 내 앞 자리에 와 의자를 돌려 나를 쳐다보며 재잘거리기 시작했다. 자신이 어제 저녁에 족발을 시켰는데 배달원이 어쩌고 … 시끄러운 정도는 아니었다. 김동영의 이야기를 들으면 재밌었다. 이야기 꾼이야 꾼.
그러던 김동영이, 아까 주머니에서 꺼내서 책상 위에 올려둔 초코바를 까서 먹기 시작했다. 나는 그것을 가만히 지켜보다가, 딱 3초 후. 3초 후에 깨달았다.
"뭐 하냐?"
"아, 인사를 안 했네! 감사~"
"개새야"
험한 말이 튀어나왔지만, 그는 개의치 않는다는 듯 남은 초코바를 입안에 넣고 우물거렸다.
이미 다 먹어버린 마당에, "나한테 예쁘다고 찬양을 하던 1학년 여자애 앞에서 웃다가 초콜릿 이에 낀 거 걸려라 병신아." 하며 약을 올리니, 주먹을 들어보이는 그였다. 아니 왜. 내꺼 다 먹은 건 너잖아 근데 왜..
들려오는 종소리와 밀려오는 피곤에 , 김동영에게 이따 밥 먹을 때 깨워 주겠다는 약속을 받고 자리에 누워 편하게 눈을 감았다.
* Mark Me *
항상 생각한다. 김동영이 연기를 하면 참 잘 하겠다고. 오늘의 급식은 맛이 없는 날이었다. 온통 풀잔치. 그걸 아침 일찍부터 알아챈 김동영이 4교시가 끝나자마자 선생님들이 급식실로 향하시기도 전에 뛰어가서 아픈 척을 하며 약국에 가야겠다고 받은 외출증을 손에 들고 뿌듯한 표정을 하며 날 깨웠다. 존나 무서운 놈이었다. 오늘 보건 쌤이 학교에 없는 걸 알아채고 바로 외출증을 받으러 간 존나 무서운 놈.
쨍하게 내리쬐는 햇빛에, 눈쌀이 무의식적으로 찌뿌려졌다. 같이 나가지 않겠다는 나를 아이스크림 하나로 거뜬히 꾀어낸 김동영은, 옆에서 연신 "더워" 를 남발하며 걷고 있는 중이다. 마침, 선도부인 내게 학교 주위에서 담배 피는 것들을 발견즉시 잡아오면 한 명당 하루 선도를 빼준다는 선도부 지도쌤의 말씀이 생각나 잡으면 일석이조네. 라는 생각을 하며 밖으로 나갔다. 오늘 밥도 맛있는 거 먹고, 선도도 빠지고.
대충 김동영과 라면을 흡입하고, 나는 그에게 약속받은 아이스크림을 입에 물고 학교 쪽으로 가고 있던 참이었다. 골목이었다. 꽤 큰 골목. 많아야 여섯 명쯤 돼 보이는 무리가 골목에서 자신들끼리 얘기하며 웃고 떠들고 있엇다.. 꽤나 골목과 가까웠기에, 시선이 자연스레 그쪽으로 향했고
"담배 줘?"
"니들이나 많이 펴라."
호오? 한 명 빼고 다 분필을 입에 물고 있네? 하는 마음에 나는 속으로 아싸를 외쳤다. 일주일에 나는 선도를 두 번 서니까 적어도 2주는 빠질 수 있겠구나 하면서.
김동영이랑, 잠시 멈춰 서서 그들을 몰래 보고 있는데, 다 담배를 피니까 안 피는 한 명이 이상해 보인다. 자연스레 홀로 담배를 물지 않은 채 쭈그려 앉아 핸드폰을 하는 한 사람에게 시선이 갔다.
이민형..? 분명 저 불량아들 사이에 껴 있는 사람은 아침에 내게 초코바를 건네 주었던 천사. 이민형이었다.
"야, 혹시 우리 학교에 이민형이라는 이름 두 명이야?"
"아니? 이민형은 쟤밖에 없어."
"무슨 소리야? 아까 내가 본 이민형은.."
쟤가 아닌데.
물론, 그 두 이민형이 동일인물이라는 것을 알기까지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나는 그들 앞에 가서 다짜고짜 "이름이랑 학번." 을 외쳐댔고, 당황하여 연신 "씨발","좆됐다." 같은 언어를 내뱉는 그들을 대신해 총대를 잡은 건 이민형이었다.
아까 미처 돌려주지 못 한 이제노 명찰을 한 번 쓱 훑은 그는 이제노의 이름을 부르며 내게 터무니없는 말을 했다.
"아까 초코바랑 퉁 치자."
그 초코바는 옆에서 아무 생각 없이 아이스크림 빨고 있는 이새끼가 쳐드셨는데요..
"간다?"
너무도 뻔뻔한 그와 졸졸 따라가는 친구들의 뒷모습에, 기가 차서 허-. 하고 웃음이 저절로 나왔다. 그리고 속으로 생각했다.
저 새끼 이중인격인가 봐. 완전 또라이 아니야?
* Mark Me * - 첫 번째 발걸음.
안녕하세요! 팀 C 의 릴레이 첫 번째 주자 Cb 입니다! (이건 밝혀도 되겠죠..?) (실수 죄송해요 Cb 입니다 ㅠㅠ) ㅠㅠ 으아 조금 험난했네요. 브금이 안 올라가서 계속 고생하다 결국 유튜브 동영상을 붙여넣었습니다 ㅠㅠ 제가 첫 주자라 많이 긴장(?) 해서 못 쓴 것도 있지만 저희 팀에 계신 분들은 진짜 모두 금손이시니까 제 글만 보시고 A.. 하시기 없기 해 주세요 !
앞으로 더 좋은 여정을 갈 거라고 믿어요 전!!! (아무말) 잘 부탁드립니다 (꾸벅)(--)(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