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의 정석
: 나 좋다고 따라다닌 강다니엘 선배 편 (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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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쾌한 화요일 아침. 세상 모든 학생들은 아마 매일매일 학교 가기 싫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나도 포함해서.
오늘은 어째서인지 더더욱 학교에 가기 싫은 날이었다.
“유정이 오늘은 2시간 동안 어디서 뭐 할 예정?”
“그러니까요…. 저 오늘은 뭐 하죠?”
“왜. 오늘도 다니엘이랑 놀면 되잖아~”
“….”
“….”
“뭐야. 오늘 둘이 분위기 왜 그래?”
“헐 대박. 지금 9시 59분인데요…?”
헐 미쳤네. 얘들아 뛰어! 10시에 정확히 들어오는 교수님 때문인지 다들 뛰어가는 바람에 여러 명과 같이 있던 나는 순식간에 나와 다니엘 선배밖에 남지 않았다.
평소와 다르게 어딘가 어색한 우리였다.
*
“이야…. 오늘도 어쩜 다니엘은 저렇게 잘생겼냐.”
“그러니까요. 아니 어떻게 저렇게 생길 수가 있지? 저건 진짜 너무 심한 거 아니에요?”
“근데 오늘따라 다니엘 표정 안 좋아 보이는 거 나만 그래?”
“헐 저도요.”
“그거 다니엘이 좋아하던 여자한테 고백했는데 거하게 차여서 그렇대.”
“헐? 아니 어떤 여자가 정신이 나가서 다니엘 같은 남자를 차요?”
“그러니까 말이야….”
“에휴. 우리 다니엘…. 나한테 오면 정말 잘해 줄 자신 있는데…. 나는 다니엘 눈에 안 들어 오니….”
대체 어떠한 이유에서인지 불과 몇 시간 전에 일어났던 일이 여자들이 모이면 하는 이야깃거리의 주제가 되는 건지…. 더군다나.
“다니엘이 좋아하는 여자가 진짜 아이유, 수지, 태연, 설리…. 뭐 웬만한 여자 연예인 뺨치다는데?”
“이미 남친이 있어서 찼다는 말도 있던데….”
“다니엘한테 어장 친 거라는 말도 있고….”
“유정이 너는 뭐 아는 거 없어?”
“네? 저요…?”
“왜. 요새 다니엘이 제일 친하게 지내던 게 너 아니었어?”
이야기의 주제가 내가 맞는 것 같다만…. 어째서 저런 말도 안 되는 말이 생겨나는 건지 이유를 1도 모르겠다.
내가 아이유, 수지, 태연, 설리만큼 외모가 되는 건 당연히 아니고, 나한테 남친이 있을 리가 없고…. 어장은 정말 말도 안 되는 이야기다.
*
“유정이! 오늘 저녁 약속 있어?”
“아뇨. 없는데….”
“잘 됐네. 나랑 저녁 먹자!”
*
“거짓말 하지 말고 솔직히 말해.”
“네? 뭘요…?”
“다니엘이랑…. 싸웠지?”
“네?”
“혹시 소문의 주인공…. 너야?”
네…. 맞아요. 한 명도 눈치 못챌 거라고 생각했지만, 그건 나의 착각이었다. 분명 눈치챈 누군가가 있을 거라고 생각은 했다.
그렇지만 막상 직접 얘기가 나오니 살짝 당황스럽긴 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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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어떡할 거예요? 내가 사귀자고 하면 받아 줄 거야?”
“죄송해요…. 선배. 저도 어 선배 나쁘지 않게 생각하고 있는데 아직 저에게 연애할 여유까지는 없는 것 같아요. 정말 죄송해요 선배.”
“아….”
“그냥 친한 선후배 사이로 지냈으면…. 좋겠어요. 정말 진짜로…. 죄송해요.”
“난 괜찮은데. 미안할 거 하나도 없어.”
“그치만….”
“차였는데도 이렇게 아쉬운 거 보면…. 내가 유정이 정말 많이 좋아했나 봐요.”
“… 죄송해요.”
“죄송하단 말 듣고 싶어서 이런 말하는 게 아니라는 거 알면서. 난 신경 안 써도 돼요. 데려다 줄까? 시간 너무 늦었는데.”
“아뇨. 괜찮아요! 아직 10신데요. 뭐. 혼자 갈 수 있어요!”
“그래. 조심히 가. 들어가면 연락…. 아니다. 내일 봐.”
“조심히…. 들어가세요. 선배.”
*
“정말로?”
“그냥…. 이제 조금 있으면 졸업인데 아직 정확한 진로도 사실 잘 모르겠고, 학점은 생각대로 잘 안 나오고….
이런 저런 일들로 머리가 많이 복잡한데 여기에 연애까지 신경 쓰려고 하면 정말 힘들겠구나 이런 생각이 제일 먼저 들어서 그랬던 것 같아요.
좋다고 낼름 고백 받아 놓고 연락도 잘 안 되고, 자주 만나지도 못하고 하면 미안하니까….”
“뭐야. 이런 바보가 어디 있어. 너랑 3주 지내면 다 알아. 네가 학점 걱정하는 거 다니엘이 모를까 봐? 만나는 거 충분히 학교에서 만나면 되는 거고,
다음 학기부터는 시간표 같이 짜면 매일 볼 거고. 그치? 연락 조금 안 되면 어때 매일 같이 있을 건데. 그것만으로도 괜찮은데 뭐.
다니엘이랑 고등학교부터 안 사람으로써 조금 아는 척 좀 하자면 좋아하는 사람 생각 정말 많이 해.
연락 조금 안 되면 그거 가지고 서운해 하고 그럴 애가 아니라 맛있는 거 사들고 너네 집 앞에 찾아갈 애야.
아니지. 이게 뭐가 중요해. 그래서 너는 다니엘한테 마음이 있는 거야?”
“당연하죠. 마음은 정말 많이 있는데…. 사실 지금도 살짝 보고 싶긴 한데.”
“이런 바보…. 다니엘한테 만나자고 당장 연락해.”
“지금요? 어…. 막 다른 일 있으면 어떡해요?”
“있다고 해도 네가 만나자고 하는 건데 안 나올 리가 있나.”
“그래도 차놓고서 다시 연락하는 건 좀….”
“잠깐 좋아하다 만 것도 아니고 아직도 좋아하고 있는데 연락 오면 당연히 좋아하지.”
이래서 다들 주변 지인에게 염치 불구하고 연애 상담을 하는 건가 싶다. 중학교 때 이후로 연애 상담은 처음이라 걱정한 바가 크지만,
걱정한 만큼 선배가 잘 대답해 준 것 같아서 제대로 된 연애 상담을 받은 것 같은 느낌이다.
“무… 문자를 보내요?”
“아니지 바보야. 전화를 걸어야지.”
“헐. 전화요?”
“여… 여보세요?”
“야 미ㅊ @#$%^@# 전화 왔@#$%^%$#@#$^& 여보세요?”
“선배 그…. 지금 바빠요?”
“아니 아 좀 닥쳐 봐. 응? 미안해. 못 들었어. 뭐라고?”
“아…. 아니에요. 선배 많이 바쁘신 것 같ㅇ…”
“아니야. 하나도 안 바빠. 왜?”
“그 혹시…. 안 바쁘면 만날 수 있을까요?”
“지금 어딘데?”
“제가 갈게요. 선배 어디예요?”
“나 지금 학교….”
“지금 빨리 갈게요! 조금만 기다리세요.”
*
“먼저…. 와 계셨네요. 많이 기다리셨어요?”
“응? 아니야. 하나도 안 기다렸어.”
“저 선배…. 고백 받은 거 차놓고서 이제 와서 이런 말하는 거 되게 염치 없어 보이고 이기적인 것처럼 보이기도 하는데요.
지금 아니면 이 말 못할 것 같아서요. 그때 나쁘지 않게 생각하고 있다고 했잖아요. 그거 거짓말이에요.”
“응…?”
“저 선배 그냥 나쁘지 않게 생각하고 있지 않아요. 저 선배 정말 많이 좋아해요. 그때 이말 했어야 하는데 이제 와서 해서 정말 죄송해요.
그때는 이래 저래 생각이 많아서 일단 뒤로 물러선 것 같아요. 그 뒤로 정말 많이 생각해 봤는데요. 저 선배가 정말 좋아요.
이제서야 이런 말해서 죄송해요. 그치만…. 저도 선배 많이 좋아하고 있다는 거 꼭 전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선배만 괜찮다면 우리….”
“정말이야?”
선배의 물음에 대답 대신 고개를 끄덕임으로 대신하였다. 그 다음으로 돌아온 선배의 대답은 말이 아닌 행동이었다.
선배의 행동은 꿀발린 그 어떠한 말들 보다 훨씬 더 달콤한 행동이었다.
서로 맞닿은 입술은 서로의 마음을 공유하듯 싶었다. 달빛 아래서 한참 입을 맞추다 보니, 어느샌가 선배와 내가 섞이고 있었다.
주변에서 들리는 소리라고는 무슨 말을 하는지 알 수 없는 사람들의 말소리와, 선배와 나의 숨소리 뿐이었다.
“미안해…. 그… 네가 너무 예쁘길래.”
“괜찮아요. 저도 뭐 좋았으ㄴ….”
“… 좋았어?”
“네? 아니 그…. 그러니까….”
“그럼 싫었어요? 막 별로야?”
“아니…. 좋긴… 했는데.”
“응? 나 잘 안 들리는데. 그래서 좋았어요, 싫었어요?”
“거짓말…. 다 들었으면서.”
“들켜버렸네. 그치만 유정이가 귀여운 걸 어떡해.”
내 말 한 마디에 달콤한 미소를 지으며 나를 바라 보는 선배 덕에 깨달은 바가 두 가지 있다. 이대로 선배를 놓쳤다면 나는 땅을 치고 후회했을 거라는 것과,
선배가 나를 정말 많이 좋아하고 있다는 게 나한테도 느껴진다는 것.
“선배. 그거 알아요?”
“뭔데?”
“선배 웃을 때 진짜 예뻐요.”
“너는 항상 예쁜데요.”
“그렇게 훅 들어오면…. 제 심장에 무리가.”
“훅 들어가는 거 내 취미인데. 더 해도 돼요?”
“아뇨. 안 돼요. 절대 안 돼요.”
“귀엽기는. 가요. 시간 늦었으니까 데려다 줄게.”
*
“나 오늘 정말 행복해요.”
“나 때문에요?”
“정말 내가 잘해 줄게요. 나 믿어 줘서 고마워. 내 거 해 줘서 고맙고.”
“선배 완전 짱 대박 오글거려요….”
“집 다 왔는데. 오늘은 더 보고 싶어요. 헤어지기 싫어.”
“선배 피곤할 거 아냐. 얼른 들어가요 내일도 보면 되지.”
“너 들어가는 것만 보고 갈게요.”
“… 선배.”
“응?”
쪽-
오늘 선배와 보는 마지막 시간이라 생각하니 아쉬워 선배 얼굴만 뚫어져라 보다가 문득 본 선배 입술이 정말 예뻐 보였다.
그러면 안 된다는 걸 나도 잘 알고 있었지만 행동은 말보다 빠르다고 이미 내 상체는 선배로 향하고 있었고 이내 선배 입술에 쪽- 하는 소리가 크게 났다.
부끄러운 마음에 나는 선배 얼굴도 제대로 보지 못하고 조심히 가라는 말만 한 채 집으로 올라 왔다.
+) 번외
“와. 천하의 강다니엘이 까인 거 실화?”
“닥쳐라….”
“그래서 누구한테 까였냐? 아이유, 수지, 설리, 태연 뺨친다는 소문이 돌던데.”
“야 아이유, 수지, 설리, 태연 보다 당연히….”
“당연히?”
“더 예쁘지.”
헐 미친. 개오글. 대체 내가 까였다고 말하고 다닌 적도 없는데 모든 사람들이 알고 있는 이 기분은 뭘까.
나랑 마주친 선배, 동기, 후배 모두 나를 보면 안쓰럽다는 듯 쳐다 보고 마지막엔…, 힘내라는 말을 내게 건넨다. 차인 건 맞지만….
“야 누구한테 차였길래 하루 종일 이 모양이야.”
“그러니까요….”
“유정이야?”
“엥 선배 어떻게 아셨…?”
“헐 유정이? 둘이 맨날 붙어 다니더만 다녤 아주 그냥.”
“왜 몰라. 다녤 너만 인기남이냐? 유정이도 인기 되게 많을걸? 철벽이 심해서 그렇지. 유정이 좋다는 남자 한 둘 아니야.”
맙소사. 나만 좋아하고 있을 줄 알았고, 나만 좋아하고 싶었다. 하긴…. 유정이 같은 아이를 안 좋아할 남자가 어디 있겠는가? 그래도 한 둘이 아닌 건 좀…. 많이 불안하다.
친구들의 말을 듣고 고민에 빠져 있을 때쯤, 내 핸드폰에서 경쾌한 벨소리가 울리기 시작했다.
“아 진짜 지금 넘 전화 받을 기분이 아닌…. 헐 씨발?”
“왜?”
“야 미ㅊ @#$%^@# 전화 왔@#$%^%$#@#$^& 여보세요?”
“선배. 그 지금…. 바빠요?”
“미친. 유정이야?”
“유정이한테 전화가 왔다고? 미친. 야 얼른 유정이 다시 꼬셔.”
“아니 아 좀 닥쳐 봐. 응? 미안해. 못 들었어. 뭐라고?”
“아…. 아니에요. 선배 많이 바쁘신 것 같ㅇ….”
*
쪽 -
자기도 순간적으로 나온 행동이라 놀랐는지 조심히 가라는 말만 하고는 후다닥 집으로 들어가 버렸다.
순식간에 들어가 버린 유정이의 뒷모습을 보며 알 수 있었다. 얼굴이 토마토 못지않게 붉어졌다는 것. 다음 번에는 직접 보고 싶었다. 귀엽겠지….
헐…. 다니엘 글을 이렇게 망쳐버릴 줄은 몰랐어요. ㅠㅠ
그냥 이대로 끝내기는 아쉬워서 중간에 키스 하는 거 넣었는데 넣지 말걸 그랬나 봐요. ㅠㅠ
그리고 살짝 짧은 감이 있어 번외로 다니엘 시점으로 조금 짧게 써봤는데 괜찮은지 모르겠네요. ㅠㅠ
사실 상, 중, 하로 나눠서 쓸 생각이었는데 어쩌다 보니 상, 하로 나누어서 쓰게 됐어요. ㅠㅠ 이해 부탁드려요. ♡ㅁ♡
유정이 좋다고 따라다니는 다니엘 선배는 볼 수 없지만 더 많은 연습생들로 찾아 뵐 예정이니 너무 걱정은 마셔요!
이왕이면 하루에 한 번씩 쓰고 싶은 마음이에요.
너무 자주 온다고 귀찮아 하시진 않을지 걱정이지만…. ㅠㅠ
그리고 수줍게 한 마디 더 건네 보자면 암호닉 신청…! 받아요…!! [] ← 사이에 넣어서 신청해 주세요. ♡
그러면 내일 새로운 글로 찾아 뵙겠습니다. 딱 하나 스포 하자면… 뵹아리 연습생을 데리고 올 예정이에요!! 기대 많이 해 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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