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서와 규선생과 남제자 처음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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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가 있으니까."
[규선생과 남제자 06]
시간은 언제나 그랬듯 빠르게 흘러갔고 정신을 차리면 어느새 미래는 현재가 되고 과거가 되있었다. 성규와 우현이 함께 지낸지도 벌써 한달이 흘렀다. 그들이 한달전과 바뀐게 있다면 성규의 머리카락이 눈을 덮을 만큼 길렀다는것과 안쓰러울 정도로 말랐었던 우현에게 살이 좀 올랐다는것 정도? 물론 이건 표면적으로 개인만을 봤을때의 이야기이다. 그들이 모르는 사이, 서로의 삶 속에 생각보다 많은 부분을 서로가 차지해가고 있었다. 우현의 집엔 어느새 성규의 물건들이 채워져 가기 시작했다. 성규의 방이 생겼고, 화장실엔 우현의 칫솔 옆에 성규의 칫솔이 부엌엔 두쌍의 수저, 밥과 국그릇이 있었다. 사소한 것이라도 어느새 서로가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우현은 잠자기 전에 부엌불을 켜고 자는 습관이 생겼고, 성규는 유난히 가리는게 많은 우현이 싫어하는것과 좋아하는것을 알게 되어 요리를 할때엔 자연스럽게 그것들이 생각났다. 언제나 혼자 지내던 우현에게 성규가 없는 집이 쓸쓸하게 느껴지게 되었고, 집에 들어가면 반겨주는 사람이 생겼다. 부모님께 걱정을 끼쳐드릴까 그때의 기억이 떠올라도 혼자 밤을 지새며 울던 성규에게 언제나 맘편히 기대어 울 사람이 생겼다.
"응, 알았어... 말은 해볼게.. 으악!! 엄마아들 귀안먹었어요. 알았어 네.. 네"
통화를 끝낸 성규가 쓰러지듯 소파에 누웠다. 성규는 소파에 앉아있던 우현의 허벅지위에 자신의 두 다리를 마저 올렸고, 우현은 개의치 않고 드라마를 계속 봤다.
눈을 감고 있던 성규가 다리로 우현을 살짝 흔들었다.
"남제자"
"응"
"우리집 갈래?"
"응.
뭐?"
드라마에 집중해서 반사적으로 대답만하던 우현이 고개를 돌려 성규를 쳐다보았다.
"갈래?"
"갑자기 왜?"
"나 방학도 했고, 엄마 안본지도 꽤 되기도했고.."
우현은 아무말없이 성규의 발바닥을 가볍게 때렸다.
"아! 사실은 엄마가 너 데려오래"
"나를?"
"어. 엄마가 너 무조건 데려오라고 하심. 주말에 가자."
"싫다면?"
"왜! 안갈이유가 없잖아. 너 주말에 약속있어?"
"뭐.. 그건 아닌데..."
성규는 재빨리 엄마한테 문자를 보냈다. 그리곤 우현의 얼굴앞에 들이밀었다.
"끝. 이미 엄마한테 문자 보냈음. 토요일날 무조건 가는거다. 응?"
"...알았어"
"오!! 대신 오늘 저녁은 남제자 먹고 싶은걸로 먹자. 뭐 먹고싶소?"
"날도 추운데 부대찌개 먹을까?"
"콜! 오늘은 김성규가 쏜다. 가자~"
"크으.. 역시 추울땐 소주가 제 맛인듯"
"얼씨구"
"그런의미로.. 이모!!! 여기 소주 일병 추가해주thㅔ여"
"규선생. 벌써 아홉시야. 밖에 어두워 그만 먹고 가자"
"놉."
시작은 부대찌개만 맛있게 먹던 성규와 우현이었다. 그런데 연말이고 또 내일이 크리스마스다보니 주변 테이블엔 모두 술이 더해져있었고 추운날씨와 왁자지껄한 분위기에 취해 술을 시켰다. 처음엔 딱 한병으로 시작했는데 마시다보니 찌개와 함께 술술 넘어가는게 우현이 더 마시겠다는 성규를 겨우 말려 자리에서 일어났을땐 두병을 더 비운 상태였다.
우현은 더 마시겠다는 성규를 겨우 말려서 밖으로 내보내고 계산을 마친 후 자신도 밖으로 나왔다. 그런데 분명히 밖에 있어야 할 성규가 보이지 않았다. 성규가 보이지않자 패닉에 빠진 우현은 온갖 생각이 밀려오기 시작했다. 오늘같이 추운날 제정신도 아닌 성규가 혹시라도 길을 잃는다면 얼어 죽을수도 있다. 김성규가 죽는다. 여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머릿속이 새하얗게 변했고 우현의 모든 사고회로가 정지했다. 이성적인 생각을 할수가 없었다. 목적지도 정하지 않은 채 몇걸음 걷던 우현의 눈 앞에 성규가 보였다. 그 자리에 우뚝서있는 우현에게 성규가 다가왔다.
"크리스마스 선물"
우현은 성규가 내민 작은 눈사람을 받아들었다. 얼마나 꾹꾹 잘 눌렀는지 반질반질하고 단단했다. 차가운것이 손에 닿자 정신이 들었다. 추운데 술도 마신사람이 왜 돌아다니냐고 화를내려 고개를 든 우현의 눈에 성규의 빨간 두 손이 보였다. 눈사람을 잠깐 들고 있는것도 손이 아려오는데 우현을 위해 손이 시려도 눈을 계속 만지고 다듬었을 그였다. 우현이 눈사람을 내려놓자 성규가 다시 집어들었다.
"내려놔. 손 시렵잖아"
"싫어. 집에 가져갈거야"
몇번이나 내려놓으라고 했지만 절대로 내려놓지 않는 성규였다.
"남우현 내 선물 싫어?"
성규가 이름을 부르자 당황한 우현이었다. 지금까지 한번도 우현을 부를때 이름을 부른적이 없었다. 언제나 남제자라고 하거나 아님 야 정도? 그랬던 성규가 이름을 부르며 눈을 뚫어지게 쳐다보자 우현은 너무 당황한 나머지 말도 잘 나오지 않았다. 한참을 멍하게 있던 우현이 정신을 차리고 성규를 보았다. 응?응? 하면서 볼이 빨개진 채 자신을 바라보는 그는 자신이 한 일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것 같았다.
결국 우현은 눈사람을 들었다. 성규는 기분이 좋아졌는지 웃으면서 그의 뒤를 따라 걸었다. 그런데 가다가 주저앉고, 눈 구경하고, 심지어는 쇼윈도에 있는 마네킹에 인사까지하면서 걷는 성규 때문에 평소라면 집에 도착하고도 남았을 시간이었지만 아직 집에 반도 도착하지 못했다. 평소였다면 어두운 골목은 싫다면서 빠르게 걸어갔을 성규였지만 오늘은 정말 천천히 평소 못다한 밤거리 구경이라도 하는것처럼 아주 천천히 걸었다. 결국 우현이 성규를 불러세웠다. 잠깐 기다리라던 우현은 가게에 들어가 봉지를 하나 얻어왔다. 그리곤 그 속에 눈사람을 집어 넣곤 성규에게 건네주었다. 성규가 받아들자 우현은 성규의 앞에 등을 보이고 앉았다.
"뭐해, 얼른 업혀"
"나 걸을수 있어"
"나 추워. 얼른 집에 가자"
우현이 춥다는 말에 성규는 마지못해 그의 등에 업혔다.
"으이차, 와 규선생 보기보다 몸무게 많이 나가네."
"그러게 누가 업으래. 내려줘 얼른"
"안돼. 난 집에가고 싶어."
"나도 집에 가고 싶거든."
"그럼 안떨어지게 나 꽉붙들어매고 있어."
성규는 대답대신 고개만 끄덕였다.
"근데 규선생 나 궁금한거 있어"
"뭔데?"
"여기 어두운데 안무서워?"
"응"
"왜?"
"그냥"
한참을 아무말 없이 걸어가고 있는데 갑자기 성규가 우현을 꽉 끌어안았다.
"너가 있으니까"
우현의 발걸음이 잠깐 멈췄다 다시 걸었다.
"너가 같이 있으니까 하나도 안 무서워."
성규는 부끄러운듯 고개를 푹 숙였다.
"넌 정말 좋은 제자야 남우현. 정말... 좋아......."
"김성규?"
"좋아해....우현아...."
잠이 든 성규를 방에 눕히고 나온 우현은 겉옷을 벗고 침대에 누웠다. 눈을 감았지만 혼란스러운 감정은 가라앉지 않았다. 볼이 빨개진 채 자신을 바라보던 성규가 귀여웠다. 분명히 그때 든 생각은 '키스하고 싶다.' 였다. 만약 눈사람을 들고 있지 않았었다면 아마 우현은 두 손으로 성규의 얼굴을 감싸고 그에게 키스했을 것이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혼란스러운데 아까 들었던 성규의 말까지 그를 더욱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자신의 말만 끝내고 잠들어버린 성규에게 물어볼수도 없었다. 성규는 정말 단지 자신을 제자로써 좋아한다고 한것일수도 있다. 근데 보통은 친구끼리, 사제지간끼리 좋아한다고 하진 않는다. 자리에서 일어난 우현은 두손으로 얼굴을 감쌌다. 아무리 생각해도 머리만 어지러울뿐 답이 나오지 않았다.
우현은 손을 들어 목 뒤를 쓸었다. 자신의 뒷목을 간지럽히던 성규의 숨결이 아직 남아있는것 같았다.
하히후헤호 으앙 오글오글5글5글 |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즐거운 크리스마스 보내셨나요? 절 잊어버리신건 아니겠지요ㅠㅠㅠ 앞으로 제 글에는 자면서 꿈꾼거, 본거, 경험한거, 심지어 저희 엄빠의 애정행각들을 보실수있을겁니다ㅋㅋㅋㅋㅋㅋ 그냥 부담안가지고 가볍게 쓰려고요! 그렇게 마음먹으니까 오늘 아주 내용전체가 달다랄ㅇㄹ다랑ㄹ 오그리토그리 하네요ㅋㅋㅋ 다 여러분들 덕분이에요ㅠㅠ 고맙습니다ㅠㅠ 늦었디만... 이걸 크리스마스 선물이라 생각하시고... 그럼... 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