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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화부터 보고 오실게요~ 

http://instiz.net/writing/30275








"혼자..사시나 봐요?"



[규선생과 남제자(Remake) 02]





역에서 큰 길을 따라 10여분 정도 걸어 두갈래 길에서 왼쪽길로 쭉 5분정도를 더 걸었을까? 갑자기 멈춰서 버리는 남자덕분에 그의 등에 부딪힌 성규는 인상을 찌뿌리며 앞머리를 매만졌다. 사실 그는 숙식제공이 걸리긴 했지만 내심 청순하고 귀여운 여학생을 기대했었고 나오기전 오랜만에 왁스로 머리까지 세팅하고 나온 상태였다. 한마디로 스타일에 힘 좀 주고 나온 성규였다. 그런데 자신을 만나러 나온건 나름 평균이상의 키를 가지고 있다고 자부하던 그보다 더 크고 어딘지 모르게 우울하고 시커먼 남자였다. 더군다나 팔자에도 없던 탐정놀이까지 하고, 인신매매(?) 까지 당할뻔 한 그였다. 성규는 머리를 계속 매만지며 남자를 쳐다봤다. 들어와. 남자를 따라 들어가니 검은색 지붕과 연한 아이보리색의 벽이 있는 아담한 사이즈의 집이 있었다. 


도어락을 풀고 문을 여니 집 안의 불이 전부다 꺼져있었다. 어두운걸 싫어하는 성규는 닫히려던 현관문을 재빨리 잡고 남자가 불을 켤때까지 기다렸다. 저녁이라 딱히 도움이 되진 못했지만 그래도 가로등의 희미한 불빛이 조금이나마 어둠을 쫓아내주었다. 남자는 익숙하다는듯이 어둠속을 헤치고 들어가 스위치를 찾아 불을 켰다. 그제서야 성규는 문을 닫고 집안에 들어섰다. 집안으로 들어왔지만 온기는 커녕 썰렁한 분위기까지 한몫을 해 바깥보다 더 차갑게 느껴져 성규는 벗으려던 외투를 다시 잠그고 소파에 앉았다. 집은 아담한 사이즈답게 거실과 부엌, 방2개와 화장실이 전부였다. 그것도 방 하나는 남자의 방인듯 했고 나머지 하나는 옷방겸 서재로 쓰이는 듯 책장과 옷장이 방의 반이상을 채우고 있었다. 


"혼자..사시나 봐요?"

"탐정놀이는 아까 끝낸걸로 아는데?"


남자가 방에서 나오며 시큰둥한 목소리로 말했다. 성규가 아까 일에 대해 뭐라고 변명을 해야할지 한참 생각하고 있는데 다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뭘 또 그렇게 생각하십니까, 탐정님?" 

남자가 푸스스 웃으며 말을 이었다.

"맞아, 나 혼자 살아. 눈썰미하난 좋네. 혹시 탐정학과 다니시나? 교수님이 코난?"

성규는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알았어 그만할께. 나 미친놈 아니야 그런얼굴로 안봐도 돼."

"아..예.."

"아 뭐 됐고, 우리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해야지?"

"뭐를....?"

"뭐긴뭐야"

"........?"

남자가 얘 뭐냐는 얼굴로 성규를 처다보았다.

"갑자기 왜이러냐. 너 우리집에 뭐하러 왔냐?"

"여기... 과외하러..."

"그래 그거. 이제 교통정리 끝?"

"예? 저기 면접이나 뭐 그런건.."

"면접이고 나발이고 난 너 괜찮은데 넌 나 싫어?"

"아....저 그게..;;"

"싫.어.?"

"아니요!! 싫은게 아니라;;"

"됐네 그럼. 오늘부터 들어와라."

남자는 어디서 꺼냈는지 모를 계약서를 볼펜과 함께 넘겨주었다.

"자, 거기 남우현 밑에 이름적고 싸인."





이렇게 번갯불에 레몬사탕 구어먹듯 초고속 LTE급으로 규선생과 남제자의 과외가 시작되었다.






"어마마마, 소자 제자의 집으로 들어가옵나이다. 부디 몸 건강하시옵소서 마마."

"누가보면 어디 외국이라도 나가는줄 알겠네. 갈꺼면 아예 멀리 가버리지, 우리집이랑 10분정도 밖에 안떨어져있다며. 얼른가. 나가는 김에 아예 거기 눌러앉아라. 안녕~"

 

미련없이 닫혀버린 문앞에서 어벙하게 서있던 성규는 엄마가 정이없다는둥 아들을 버린다는둥 궁시렁대며 집을 나섰다. 어떻게 된건지도 모르게 정신을 차려보니 그는 이미 과외선생으로 계약이 되버렸고 생각하고 말것도 없이 바로 시작하게 되었다. 뭔가 속는것 같은 기분이 들면서도 딱히 뭔진 모르겠는 찝찝한 기분을 한채 어두운 거리를 빠른걸음으로 걸어갔다. 


우현의 집앞에서 초인종을 누르고 기다리니 도어락이 삐리릭 소리를 내며 문이 열렸다. 문을 잡고 있던 우현을 못본 성규는 또다시 우현과 부딪혔다. 아,진짜. 성규는 앞머리를 매만지려 손을 올리다 중간에 그만뒀다. 어차피 잘보일 필요도 없는 사람 아닌가. 성규는 춥고 어두운게 싫어서 문과 우현 사이를 비집고 들어갔다. 거실에 들어서니 아까와는 다르게 따뜻한 온기가 느껴졌다. 소파에 앉아있으니 우현이 다가와 소파에 앉으려다 성규를 한번 보더니 바닥에 앉았다. 성규가 소파에 앉으라고 하자 우현이 괜찮다고 했다.


"바닥 차가울텐데..."

"괜찮아. 옆에 앉으면 너도 불편하지 않아?"

아무래도 옆에 앉으면 불편한건 사실인지라 성규는 아무말도 못하고 우현을 쳐다 보았다.

"니 덕분에 보일러도 켰으니까 바닥도 그렇게 차갑진 않아. 그리고 러그까지 있으니까.. 뭐 아님 너도 내려와 앉던가"


사실 아까부터 러그위에 앉아보고 싶었던 성규였다. 엄마의 알레르기때문에 러그는 커녕 카페트도 깔지않다가 실제로 보니 앉아보고 싶었지만 추워서 바닥에 앉을 엄두도 못냈었다. 그런데 지금은 보일러도 켰다니, 성규는 거절하지 않고 바닥에 앉았다. 생각했던 것만큼 그렇게 푹신하진 않았지만 그래도 맨바닥보다 훨씬 부드러웠다. 우현의 존재는 까맣게 잊어버리고 러그에만 집중하고 있던 성규를 우현이 불렀다. 이거. 성규는 우현이 건네준 머그를 받았다. 머그잔엔 진한 코코아가 담겨있었다. 


"뭐 먹을꺼냐고 물어보려다가 니가 이거에 정신 팔려있길래 그냥 아무거나 타왔다. 싫어해도 어쩔수 없어."

"아, 감사합니다."

우현이 성규의 맞은편에 앉았다.

"너는 집에 들어온지가 언젠데 아직도 겉옷을 안벗고 있냐"

아직 자신이 겉옷을 입고있었다는걸 까먹고 있던 성규였다. 성규는 머그를 내려놓고 겉옷을 벗었다. 옷을 벗자 추위가 몰려와 저절로 몸이 움츠러들었다.

"추워? 보일러 틀었는데?"

"제가 추위를 좀 잘타서.."

멋쩍게 웃으며 다시 겉옷을 입으려 하자 우현이 잠깐만 하더니 방으로 들어가 침대위에 있던 이불을 가지고 나왔다. 

"이거라도 덮어"

"그냥 옷입으면 되는데;;"

"옷불편하잖아. 그리고 이불이 더 따뜻해"

"...감사합니다"


솔직히 다른것보다도 혼자사는 남자가 이불을 잘 빨까 하는 생각이 들어 거절했던 성규였다. 하지만 남자가 저렇게 나오니 하는수 없이 이불을 받아든 성규는 등에 살짝 걸쳤다.


"나 이불 자주 빨아. 깨끗한거니까 잘 덮고있어."


무슨생각을 하는지 딱걸린 성규는 뜨끔했지만, 그래도 반신반의하며 이불을 똑바로 덮었는데 오, 이불이 완전 보송보송했다. 내친김에 성규는 꼭 덮는척을 하며 냄새도 맡아보았다. 이럴수가, 세탁물의 로망이라는 다우니향까지 났다. 기분이 좋아진 성규는 이불을 정말 꼬옥 덮고 두손엔 머그잔을 들고 소파에 기대어 이 기분을 만끽하였다. 


우현은 그런 성규를 가만히 쳐다보았다. 고양이 같기도하고 여우 같기도하고. 성규가 눈을 감고 있는 틈을 타 우현은 마음껏 성규를 관찰하였다. 첫만남부터 겁도없이 자신을 시험해보려던 태도를 생각해보면 여우같은데, 또 이렇게 눈을 감고 있는걸 보니 머리를 쓰다듬어주면 금방이라도 갸르릉 거릴것만 같은 그였다. 


"그러고보니까 우리 아직 통성명도 안했네. 나는 남우현이고 나이는 20살. 재수생이야"

"저는 김성규고 현재 S대학 컴퓨터공학과를 다니고 있습니다. 나이는 22살...인데 뭐? 20살?"

"와, 바로 말 까네"

"아니 근데 왜 자꾸 반말하세요? 아까야 제 넓은 아량으로 몰랐다 치지만 지금은 이제 알았잖아요"

"근데"

"아니 근데라뇨. 당연히 제가 더 나이가 많으니까 최소한 말은 놓으시면 안되죠"

"싫으면 너도 까던가"

"허..."

"어쨌든 난 계속 반말 쓸거야. 뭐라고 불러줄까. 성규야 라고 하기엔 우리가 아직 그렇게 친한 사이도 아니고, 김성규는 너무 정없어 보이나?"

"아니 그럼 최소한 형이라도 붙여주시죠"

"싫어. 아, 규선생 어때. 규선생 규선생 규선생... 좋네 난 이걸로 한다. 알았지 규선생? "

성규는 진지하게 그만둘까를 생각했다.

"또 궁금한거 뭐있어 물어봐"

"아까 답못들었는데 여기 혼자 사세요?"

"어"

우현은 담담하게 말했는데 오히려 당황한건 성규였다. 이걸 물어봐야 되나 말아야되나 한참 고민하고있을때 우현이 먼저 말을 꺼냈다.

"부모님 둘다 한국에 안계셔. 일하느라 바쁜 분들이시라 여긴 나 혼자 살고."

"언제부터 혼자 살았어요?"

"한... 6년 됐나? 중학교 입학하고 나서부터 계속 혼자 살았으니까"

성규가 안쓰러운 얼굴을 하고 우현을 쳐다봤다.

"뭐야 그 동정의 눈빛은. 일주일에 두번씩 일하는 아줌마 오시거든? 중학교땐 아줌마랑 같이 살았고."

"그럼 부모님은 얼마만에 한번씩 만나요?"

"직접뵈는건 일년에 두세번 정도? 어떤해는 아예 못만난적도 있었고, 그때그때 달라."

성규의 표정이 한층더 안쓰러운 표정을 지었다.

"나 불우이웃아니거든. 그리고 화상전화도 자주하고. 아니 그건그렇고 내가 왜 너한테 이런말까지 하는거야? 이건 뭐 변명도 아니고."


괜히 더 큰소리로 말하는 우현이였지만 말하고 나니 왠지 더 외로운 기분이 들었다. 사실 이 집에 누가 찾아온것이 정말 오랜만이었다. 학교 다닐때 친구들은 있었지만 혼자산다는걸 들키고 싶지않아 한번도 집에 데려온적은 없었다. 아무리 부모 모두 살아계신다고 해도, 혼자사는 아이를 좋게 볼 어른들은 몇 없었다. 중학교 시절에 얻은 경험으로 그뒤론 자신이 혼자산다는걸 그 누구에도 말하지 않은 우현이었다. 심지어 학교 선생님들께도 이리저리 둘러대면서 말하지 않았다. 그렇게 살다보니 집은 언제나 온기가 없었고, 그런 집이 싫어 우현도 집엔 거의 자러만 올뿐, 다른것들은 거의 밖에서 해결을 하였었다. 그런 집에 오랜만에 손님이 찾아왔다는게 내색은 안했지만 약간 설렜던건 사실이다. 일하는 아주머니가 오셔도 한두시간만에 일만 하고 가버리시고 더군다나 자신이 학교에 있을때 와서 하고 가시니 얼굴을 볼일도 거의 없었던 터라, 집에서 이렇게 누구와 함깨 있는다는게 예전엔 상상도 할수 없던 일이었다. 

우현을 지켜보고있던 성규는 '그래뭐, 이왕 시작하는거 열심히 해보자' 란 생각을 하며 남은 코코아를 마셨다.







작가의 말! 


으웡! 일주일 만입니다ㅠㅠ 

수능만끝나면 다끝날줄알았어요ㅠㅠ

지구멸망할줄알았어요ㅠㅠ

아니었어요ㅠㅠ

기말고사는 시작됐고ㅠㅠ

논술시험도보고 준비도 하고ㅠㅠ

이래저래 생각보다 훨씬더 바쁘네요ㅠㅠ


그래도 읽어주실거죠?

신알신 해주실거죠?


기다려주신 분들 고마워요


새로오신분들 어서와 처음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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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안녕하세요 저는 꼬마에요! 오랜만에 오셨는데 역시 재밌네요!!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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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님 어서와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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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1년 전
독자2
새로온여자예요ㅋㅋ 무럭자라라고 해요~.~ 20살의 당찬 우현이 완전내스타일!!!!!!!!!! 내 꼭 성규가 갸르릉거리는걸듣고말테야!!!....는 상상 ㅠㅜ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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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럭자라님 어서와 처음이지?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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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현스타일ㅋㅋㅋㅋㅋ
11년 전
독자3
헐 새로워요....대박.....바카루 암호닉신청했나요....? 없으면소금ㅠㅠ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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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카루님 신청하셨습니다!
11년 전
독자4
우엉ㅇㅇㅇ 규선생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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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 남제자!
11년 전
독자5
몽림이에요! 헐 저는 우현이어머님의 화려한 말빨과 아들을 휘어잡는 모습을 상당히 좋아했는데 말이죠... 혼자 사는 상황이라니!! 아쉽네요ㅠㅠㅋㅋㅋㅋ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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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림님! ㅠㅠㅠ그러셨군요....
11년 전
기하와벡터
흠.........노력해보겠습니다 ....ㅋㅋ
11년 전
독자6
매직홀이에요!!! 2살이나 어리지만 패기있게 반말하는 나뭌ㅋㅋㅋㅋ규선생ㅋㅋㅋ나름..애칭?ㅋㅋㅋㅋ그대 너무 재밌어요!!잘읽었어요!!
11년 전
기하와벡터
매직홀님! 남우현-패기=0 이죠?ㅋㅋㅋ
11년 전
독자7
댕열이에요!!!닉이..있을진모르겠지만 리메이크라니ㅠㅠ흥미진진재밌네요 ㅎㅎㅎㅎ효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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댕열님! 감사합니다!
11년 전
독자8
감성 입니다!!!!좋아요 ㅋㅋㅋㅋㅋㅋ 규선생 이래 ㅋㅋㅋㅋ 아귀여워 패기넘쳐 ㅋㅋㅋㅋ
11년 전
기하와벡터
감성님! 어서와! 남우현은 패기빼면 시체죠ㅋㅋㅋㅋ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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