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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전정국] 빌런 잡기 00 | 인스티즈





빌런 잡기










사람은 환경에 약하다. 환경 뿐만 아니라 본디 사랑은 사회적인 동물인지라 정에 유독 약하다. 후자는 모르겠으나 전자는 맞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유독 정이 아닌 환경에 약한 나는 흔히 말하는 소매치기로 벌어먹는 년이다. 지하철 같은 사람 득실거리는 곳에서 지갑을 훔쳐와 현금만 빼와 삶에 보탠다. 유독 잘 사는 동네라 한 번 훔치면 며칠은 살만한 금액이다. 어릴 적부터 이런 바닥에서 기다시피 한 탓에 성격은 있는대로 날카롭고 사람을 경계한다. 자칫하다 이 깊은 소굴에선, 언제 먹고 먹힐지 모를 일이니. 조심하는 것이 나의 신상과 몸에 좋다. 약았다고 생각될 수 있으나 어쩌겠나. 이 곳은 이렇게 뭐같은 굴레에서 벗어날 수 없는 이치를 타고 있는 것을.



저번엔 어떤 간을 빼먹은 것이 분명할 놈 하나가 정말 간 크게도, 현금이 아닌 카드를 쓴 적이 있었다. 당연히 그 주인은 감사하게도 이 더러운 곳에 걸음을 해주셨고, 그 놈은 울고 빌어 겨우 동정을 사 경찰서에서 풀려났다. 아마 그의 어린 동생이 밤낮으로 형이 보고싶다며 그 집 앞으로 가 울어서가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그리고는 어쨌더라, 이 동네를 떠나 어디에서 배달을 하고 산다고 들었다. 별로 나와 상관 없는 얘기니 기억을 못하지만.








저 판자촌 어디에선가 굴려먹어질 여자들을 생각하면 나의 상태는 양호한 쪽이었다. 오히려 양호를 넘어선 좋은 축. 그럼에도 나를 호시탐탐 노리는 사내의 눈빛들은 점점 짙어졌다. 예를 들어, 지갑을 쓰레기 봉투에 쑤셔넣은 채 현금을 세고 있는 내 엉덩이며 허리를 슥 쓰다듬고 간다거나, 꽤 쏠쏠한 금액을 벌어왔다며 어화둥둥 해준다는 빌어먹을 지랄로 내 가슴이 자신의 가슴팍에 부벼질 정도로 세게 안는다던가 하는. 그리곤 내 머리를 쓰다듬었다. 여주는 정말 손이 좋아. 쏠쏠한 금액은 온전히 나를 위해 쓰이는 것을 알면서도 괜한 개가 짖는 소리를 하는 남정네들이었다. 그럼에도 딱히 무언가의 제재는 하지 않았다. 개겼다간 언제 끌려가 골목에 버려질지 모르니까. 얌전히 내 위의 사람들에겐 기어야 했다.



먹이사슬에서 그렇게 낮지도 높지도 않다. 육식 동물과 초식 동물 사이, 그게 내 위치였다.







"죄송해요. 잘못 했어요. 제발…."







그딴 것들은 아무렴 상관 없다. 그렇게 내 손길 한 번이라도 스치길 염원하는 꼴을 난 아니까. 그리고 내 손길을 한 번이라도 받는 날에는 그들끼리 뭉쳐 히히덕거리며 질 낮은 희롱이나 할 것이다. 정작 내게는 손을 뻗지 못하고 방금 울부짖은 여자와 같은, 저 나약하고 아무런 재주도 없는 년들을 잡아다 끌고 가면서. 아무렴 나는 괜찮았다. 술집이나 다니며 자기 나이보다 곱절은 더 되어 보이는 남자들 밑에서 울며 꼬리나 치느니. 바퀴벌레 그득한 집 안에 틀어박혀 서서히 죽어가는 것이 더 나을 정도로. 나는, 괜찮고 괜찮을 것이다.










빌런 잡기










내가 사는 곳은 질 낮은 달동네였다. 질 낮은 여자애와, 그 여자애가 사는 질 낮은 달동네. 딱 어울리지 않은가. 정확한 것은 아니지만 -내 기억이 온전한 것이 맞다면- 나는 꽤나 어릴 때부터 달동네 판자촌에 살았다. 날 낳은 엄마는 판자촌을 내려가 골목으로 꺾어지면 나오는 술집에서 일했다. 사실 그게 다방인지, 정말 당신들이 생각하는 술집인지 잘은 모르겠다. 다만 달빛이 내려앉으면 하나 둘 씩 곳곳에선 조명이 켜지고 엄마처럼 두껍게 화장한 여자들이 판을 쳤다. 그리고 그 여자들 꼬랑지에 붙어 헤헤 거리는 남자가 꼭 두 명 이상이었다. 엄마는 그곳에서 제일 잘나가는 소녀였다. 가끔씩 엄마의 품을 찾고 싶다며 높은 계단을 올라오면서 엄마의 옷가지를 잡고 늘어지는 남자가 수두룩일 정도였다. 나는 그게 대단해보였다. 그녀 나이 만 23세였다.







아빠는, 글쎄. 그가 정말 내 친아빠는 아니였다. 그는 술집 소녀인 엄마의 서방이었다. 그게 나중에 머리가 커서 들었을 때서야 '아, 기둥서방이구나.' 한 것이다. 내가 하는 말의 반절은 그의 영향이 컸다. 아직 다 자라지도 못한 조그마한 체구를 자신의 큰 손과 발로 짓뭉그러뜨리며 한 욕설이 그 이유였다. 너무 어렸던 난, 그게 내 또래 아이들의 일상인줄 알았다. 나 이외에도 이 동네 아이들은 꼭 며칠에 걸러 한 번씩 눈에 시퍼런 멍을 들여오기 일쑤였으니까.





엄마는 여자애가 많이 배우면 좋지 않다며 의무 교육인 중학교까지만을 고집했다. 그렇게 학업에 욕심이 없고 세계이자 우주는 오직 엄마였던 나는, 그것이 진리인 것처럼 고개를 끄덕이며 고등학교에 가지 않았다.







그리고 엄마는 사라졌다. 우주가 사라졌다. 그때 내 나이 16살, 중학교 졸업식에도 가지 못한 어느 추운 겨울이었다.










빌런 잡기










내 달동네는 부자 동네와 붙어있었다. 말 그대로 사이좋게 옆을 차지한 것은 아니고, 한 그저 그런 오피스텔이나 빌라 따위가 늘어진 조금 비좁은 땅을 끼고서. 그 셋이 나란히 위치해 있었다.






"저년이야, 잡아!"

"씨팔, 웬 빌어먹을 새끼를 데려와선."








바닥에 침을 뱉으며 골목으로 숨어들었다. 오래된 구멍가게라고 얕본 것이 흠일까. 아님, 며칠에 걸러 한 번씩 훔치는 손버릇을 거두지 않은 것이 흠일까. 둘 다 아니다. 구멍가게의 할아버지는 충분히 나이 든 사람이고, 내가 손버릇을 거둘 정도로 생계가 궁핍에서 벗어나진 못했다. 필시, 오늘 자신도 껴달라고 뒤따라온 저 모자란 남자새끼 때문에 실패한거다. 오늘은.




어김없이 오늘도 지갑을 훔쳤다. 더불어 운이 좋은 하루를 예감하듯 작은 금반지 하나도 딸려 나오더란다. 도대체 왜 그 귀한 금반지를 주머니에 쑤셔 넣어놨는지 모르겠지만 나야 뭐 훔쳐 팔기만 하면 좋은 것 아닌가. 게다가 무려 금이고, 이 더럽게 돈자랑 하기를 좋아하는 동네에서 그깟 아기들이나 간신히 낄 만큼 작은 금덩이를 잃어버렸다고 한탄할 인물은 없다고 자부한다. 늘 찰랑거리는 귀걸이와 팔찌를 보여주지 못해 안달난 사람들이니까.







골목 골목을 뛰어다니다 뒤따르는 소리가 들리지 않는 것을 확인하곤 색색거리는 숨을 어거지로 삼키며 벽에 기댔다. 주머니를 뒤져 장초를 입에 물었다. 라이터, 인상을 찌푸리며 주머니를 뒤적였으나 나오는 거라곤 아까 그 구멍가게에서 훔친 껌 몇 통과 소주 몇 팩. 짜증나. 푹 눌러쓴 모자를 더욱 눌러쓰며 담배의 필터를 짓씹었다. 지금 나가면 잡히는데.





"여기."







옆에서 불쑥 팔 하나가 튀어나오고 라이터를 켜 담배 끝을 살짝 지진다. 매캐한 연기를 내며 타닥거리는 소리와 함께 타는 담배 끝을 내려다보다 길어가는 재를 보며 급히 빨았다. 두 입 정도를 먹고 고개를 옆으로 돌리자 못보던 멀끔히 생긴 사내 하나가 바지에 손을 꽂은 채로 날 내려다 보고 있었다. 처음 보는 사내다. 이 골목를 포함한 달동네에 이런 사내가 있었다면 여자들도 좋다고 입을 놀렸을텐데. 이 바닥에 십 여년을 살면서 웬만하면 이 바닥 애들은 다 아는 수준이다, 내가.






"새로 온 애야?"

"너도 물건 훔치면서 살아?"

"그럼 이 바닥에서 뭐 해먹고 살아. 저 부잣집 가서 가정부 노릇이나 하리? 좀스럽게."







빠르게 타들어간 담배를 떨궈 발로 그 위를 지졌다. 다른 장초를 꺼내 물고 손을 내밀자 라이터를 다시 켜 불을 붙인다. 어깨만 으쓱이며 나를 뻔히 내려다 보던 남자는 질끈 묶고 있던 내 머리칼 뭉텅이를 살짝 잡아 흔들었다. 이렇게 질끈 묶으면, 아프지 않아? 우리 반 애는 아프다고 소리를 지르던데. …응?




…생각보다 말이 좀 많은 애인가. 이러면 이 바닥에서 쫌생이라 불리는데. 김석진처럼. 혀로 입술을 축이며 이상한 말이나 지어내 혼자 힉힉거리며 웃는 석진을 떠올렸다. 갑자기 안 아프던 머리가 지끈거리는 기분이다.







"머리가 길면 쉽게 잡혀. 년들 머리는 곧 꼬리거든."






담배를 벽에 아무렇게나 지졌다. 이미 나 외에도 많이들 그래왔음을 증명하듯 벽은 돌임에도 불구하고 여러군데가 그을려 보기 싫은 그림을 내보였다. 손을 뒤로 뻗어 모순적으로 긴 머리칼을 묶어 고정시키고 있던 낡아빠진 고무줄을 풀어내 부스스 해진 곳들을 정리했다. 시간이 꽤 흐른 듯 싶었다. 그나마 어두운 길이라고 정부에서 인심을 써 세워준 몇 개 안 되는 가로등들이 군데군데 켜져 얼룩을 만들어냈다. 뒷길로 돌아 집으로 들어가야겠다는 생각에 미치자 옷을 여몄다. 여기 있을거야? 아니, 집 가야지. 짤막한 대화였다. 싱거운 애네.




아직도 담배맛이 나는 입 안을 혀로 훑어냈다. 집에 가면 소주라도 입을 헹구고 자야겠다고 생각했다. 판자촌 쪽으로 걸음을 옮기던 내가 다시 뒤를 돌았다. 따라올 줄 알았던 남자아이는 해맑은 웃음을 내비춘 채로 내 뒷모습을 보고 있었다. 미간을 찌푸리며 벌써 길어진 앞머리를 뒤로 넘겼다. 아예 머리를 짧게 치던가 해야지.




"집 간다며, 안 가?"

"우리 집은 거기가 아니라 저긴데."








[방탄소년단/전정국] 빌런 잡기 00 | 인스티즈

놀랍게도 남자가 가리킨 곳은 내가 있는 곳이 아닌, 정반대였다.




"저기라고?"

"응. 나중에 친해지면 놀러 와."









[방탄소년단/전정국] 빌런 잡기 00 | 인스티즈

"우리 집에서 놀자. 나중에."




높은 아파트와 판자촌의 경계에서, 내가 만난 것은 도둑 고양이가 아닌 부잣집 막내 도련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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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설
안녕하세요. 대뜸 이런 글 놀라셨을수도 있지만 음파의 증거 번외는 천천히 들고오려 합니다. 어쩌면 텍파를 만들게 된다면, 거기에 들어갈지도 모르겠네요. 하하
새로운 글 잘 부탁드립니다.

6년 전
독자1
오 작가님 새 작도 정말 기대됩니다 영화같이 생생하게 머릿속에 그 장면들이 그려져욬ㅋㅋㅋㅋㅋ대박입니다乃
6년 전
독자2
오 분위기 진짜 좋아요ㅜㅜㅜㅜㅜㅜ최고최고 기대할게요!!
6년 전
독자3
허아어가억억 작가님 정말,, 이런글 기다리고있었는데 작가님께서 이루어주시리라곤 생각도 못하구있었어요흑흑 기대하구있어요
6년 전
독자4
[김남준]
허어엉ㅇ 대박,, 이게 뭐랍니까ㅠㅠㅜㅠㅠㅜㅠ
작가님 제가 얼마나 기다렷는지 아세여??? 네?????????!!!
괜찮아요 사랑해요,, ,진짜 작가님 필력,, 따흐흐흑.. 천천히 들고오셔도 됩니다 암요ㅠㅠㅠㅜ

6년 전
독자5
이거 저번에 한번 왔었던 글 아닌가요ㅠㅠㅠㅠ그때도 재밋게 읽엇엇능데ㅜㅜㅜㅜㅜ
6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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