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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이 재생 불가라네요.

방탄소년단-House Of Cards 을 추천드립니다. 작게 들어주세요.



 

음파의 증거

W. 청설

 

 

 

남준 번외

척애 [隻愛]

짝사랑

 

 

 

 

 

 

 

경계 어린 눈빛도 금방 사그라들었다. 간간히 동정하지 말라는 듯 선을 넘는 친절엔 인상을 찌푸리며 나를 외면하기에, 그저 여주의 보폭에 맞춰 걸었다. 여주는 보통 아이들과 달랐다. 딱히 태형과 나를 제외하고 어울리는 무리가 없었다.

 

 

 

"여주야."

 

 

 

이상하게 어딘가 묘하다. 시선을 내리깔 때마다 떨리는 속눈썹부터 언제나 하얗게 유지하는 저 운동화까지. 그리고 손에는 항상 이어폰을 쥐고 있었다. 듣는 음악 또한 항상 같았다. 그것을 물어보면 무뚝뚝하게 좋아하는 노래야. 라고 답했다.

 

 

 

매사가 느릿하고 여유로운 여주에게 점심시간은 큰 낭비라고 생각되는 듯 했다. 늘상 입으로 목이 막혀 저러다 숨이 넘어가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빠르게 수저를 놀렸다. 그리고 야채는 샐러드를 먹는 것이 다였다. 가끔 식단으로 햄 같은 것이 나오면 금방 먹고는 이내 수저를 내려놓는다. 애초에 뼈대가 얇은 손목이 더 야위어 보이는 순간이다. 밥 위에 내 몫의 것을 올려주면, 한참을 빤히 쳐다보다가도 입으로 넣었다. 김태형은 자기도 달라며 찡찡거리기 시작하고. 그에 시선들이 몰리면 여주는 재빨리 잔반을 모아 버리고 교실로 올라간다. 따라가려해도 고개를 저어보이는 여주에 나는 훈련이 잘 된 강아지처럼 얌전히 도로 앉는다.

 

 

 

 

 

어느 한 날은 매점을 간 날이었다. 무엇에 이골이 난 것은 분명한데 말이 별로 없으니 옆에서 물어봤자였다. 여주는 잡힐 듯 잡히지 않는 허상의 존재일지도 모른다고. 가끔 그렇게 생각된다. 자기 혼자 다른 세상에 앉아있는 듯한 것이 꼭, 그 다른 세상은 필시 무릉도원이 아닐까.

 

여주는 자신이 정한 반경 내로 들어오면 살쾡이처럼 털을 곤두세우고 표독스럽게 그 대상을 올려다본다. 나야 그 눈빛을 받아도 사랑스럽기 그지 없지만, 태형은 그게 아닌 듯 싶었다. 언젠가 한 번, 태형이 여주의 이어폰을 뺏어든 적이 있는데 그 때 여주는 가만히 태형을 노려보다 자리를 떴다. 태형은 소름이 돋았다며 팔을 슥슥 문지르고 여주는 벌써 저만치 걸어가 교실로 올라가는 계단을 밟았다. 알다 가도 모를, 호기심을 자극하면서도 경계하는 모습은 자꾸만 의도치 않았을지언정 사람을 홀렸다. 흰 피부가 불순한 생각을 만들고, 갈색의 머리칼이 그 생각을 잠재웠다. 이질적인 괴리다.

 

 

 

그 일이 있고 난 후, 태형은 절대 여주의 물건을 비롯한 모든 것을 잘 만지지도, 알려고 들지도 않았다. 전엔 잘도 엉겨붙더니, 이제는 가만히 그녀의 눈치를 보면서도 친구 노릇을 하는게. 강아지는 강아지구나, 싶었다.

 

그래도 주인을 너무 좋아하지만은 않았으면. 거슬리게만 하지 않으면 그만이니.

 

 

 

 

 

 

 

남준 번외

척애 [隻愛]

짝사랑

 

 

 

 

 

 

 

여주는 순하다. 나에게만 얼굴을 붉혔으며, 내 손이 닿는 곳 어디든 옅은 열꽃을 피워냈다. 짝사랑이 점점 사랑으로 확신되는 그 감정이 마냥 좋았다. 나를 훔쳐보다가도 눈이 마주치면 태형의 옷자락을 잡으며 얼굴을 숨기는 것이 여간 귀여워, 마음 같아서는 내 품에만 가득 안고 하루를 보내고 싶었다.

 

 

 

크지도 작지도 않은 옅은 속쌍커풀이 진 두 눈두덩이에, 알맞게 자리 잡은 콧망울에, 옅은 분홍색을 띄는 저 작은 입술과 그 아래의 턱에 연신 입을 맞추고 싶었다. 얄팍한 허리를 한 팔로 안아 무릎에 앉혀 놓고서. 가끔 몇 마디를 뱉는 입술을 보며 생각한다. 과연 저기에 내가 닿으면, 어떤 색을 띌까. 진분홍색일까, 아님 달뜬 빨간색일까. 아무렴 좋았다. 그 입술에 색을 불어넣은 것은 나고, 색을 머금는 것은 여주니. 그것이 설령 검은색이라도 난 좋다.

 

 

 

 

 

 

 

남준 번외

척애 [隻愛]

짝사랑

 

 

 

 

 

 

여주가 나를 피한다. 그 날은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것이 소리마저 사람을 오싹하게 만들었던 날이다. 우산도 안 가져온 것 같던데. 따라가볼까 하다가, 금방 발을 멈췄다. 태형이 받았던 따가운 전의 눈초리가 상기되고 혹여나 그 대상이 태형이 아닌 '나'가 된다면. 고개를 저었다.

 

 

 

 

 

 

학교가 시끌거렸다. 교실이 있는 층을 올라 문 앞으로 다가서고 나서야 사람들이 밀집된 곳이 나의 반이며, 그 이유는 여주라는 것을 그제서야 알아차렸다. 김여주라는 애가 최유원이 공책을 훔쳤다는데. 걔 원래 손버릇 안 좋다는데, 생리대며 휴지며 자꾸 없어진다잖아. 소름끼쳐. 눈썹 한 쪽이 무의식적으로 올라간다. 그럴리가 없는데.

 

 

뒷문에 난 창으로 나를 발견한 태형이 드르륵, 문을 세게 열어 나를 끌어당긴다. 안 그래도 올라간 눈썹이 더욱 치솟고, 눈을 가늘고 신경질적으로 뜨인다. 태형은 안절부절하며 상황을 나열한다. 주인 몰래 사고라도 친 대형견마냥. 그는 여주를 걱정하며 차라리 여주가 아파서 결석이라도 하길 바란다는 말을 한다. 가방을 내려놓기 무섭게 앞문이 열리고 하루 새 피부가 더욱 하얗게 질린 여주가 들어온다. 그러다 멈춰 교실을 둘러본다.

 

 

 

"…유언이가 누군데?"

 

 

 

한 번도 나의 이름을, 태형의 이름을 틀린 적 없던 그녀가 같은 반 아이의 이름을 틀린다. 그리곤 얼굴이 빨갛게 물든다. 태형은 옆에서 더 발을 동동 구르며 못 보겠다는 뉘앙스로 창 밖을 보았다. 아. 갈색의 눈이 마주쳤다.

 

[방탄소년단/김남준] 음파의 증거 09. 척애 [隻愛] | 인스티즈

 

 

 

 

우르르, 책이 쏟아지는 소리와 책걸상이 아무렇게나 나뒹군다. 발을 찧었음에도 인상 한 번 쓰지 않은 여주는 입술을 말아물다가 눈가를 닦는다. 끅끅거리는 소리가 애처롭다.

 

 

 

"…귀 안 들리는 년…"

 

 

 

태형이 기어코 경악하며 몸을 틀었다. 그에 선생이 가져다 놓은 화분이 깨지며 카랑거리는 소리를 내었다. 정적이 흘렀다. 정적을 비집고 나온 것은 여주의 말이었다. 뚝뚝 끊기는 문장들을 뱉다가 숨을 토해내고 다시 눈가를 닦는다. 망할 년. 망할 새끼. 눈가를 닦아낸 여주는 뒷문으로 향한다. 그마저도 자꾸만 걸음을 헛디뎌 위태로웠다. 여주가 어지른 책들과 유인물들이 미미한 선풍기 바람에 날리고 펄럭인다.

 

 

 

 

여주는 교실로 돌아오지 않았다.

 

 

 


사담입니다.

네. 번외가 끝났습니다. (짝짝짝)

생각보다 반응이 좋아서 다행이었습니다ㅠㅠ

저는 남준의 감정을 아직 정의하지 못했었거든요...시밤바...

뭐 아무렴 어때요 지금 다 썼으면 된거죠!

사실 이렇게 요즘 자주 온 것은 말이죠

6월에 자주 올 수 있을지 의문인지라 하하하 저도 수시 정시 갈팡질팡해서

하하하 망할 하하하

아무쪼록 늦은 새벽 잘 보내세요 내 사랑들 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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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196.74
땅위입니다!!! 으어아아ㅏㅇ아 이로서 남준이가 여주가 귀가 들리지 않는다는 것을 안다는 것을 확신하게 되는 것 같네요ㅠㅠ 그리고 남준이는 언제쯤 자신의 마음을 확신할지 궁금하네요 하핳
6년 전
독자1
[김남준]
왕,, 몰랏구나 준이,,, 알고 있을 줄 알았는데 이제서야 안거네요 그것도 간접적으로ㅠㅠㅠㅜㅠㅜㅠㅜㅠㅜ
후에에엥 모르고 있엇음녀 여주가 직접 말해주길 바랫는데ㅜㅜ 유언인가 ㅇ유원인가 망할년 맞네요ㅠㅠㅜㅠㅜㅠ

6년 전
독자2
잘읽었습니다ㅎㅎ 몰랐엇구나....... 왜 하필 저런일로 알게됐을까요ㅠㅠㅠㅠ너무속상해요ㅠㅠㅠㅠㅠ흑흑ㄱㅎ극
6년 전
독자3
코로먹는코로로 예요!!
여주가 처음에 남준이 보는 눈이 뱀 같다고 표현하길래 아는줄 알았는데 아니었군요ㅠㅠㅠ 영화도 정말 순수하게 보자고 한거였고ㅜㅜㅜ 순수해요ㅜㅜㅜㅜㅜㅠㅠㅜㅠㅠㅠㅜㅠ

6년 전
독자4
김말이야
남준이 정말 예쁘네요 검은색까지 좋대ㅠㅠㅠㅠㅠ 표현 너무 설레잖아요 작가님ㅠㅠㅠ 아 빨리 남준이랑 여주가 서로의 마음을 내보였으면 좋겠어요 왜 둘 다 좋아하는데 말을 모태ㅠㅠㅠㅠㅠ 다음회 기다릴게요 작가님!!!!

6년 전
비회원237.235
아진짜ㅠㅠㅠ 남준이가 여주를 많이좋아했구나..
작가님ㅠㅜ다음회 기대할께요 언능와요

6년 전
독자5
새우버거입니당
순수한 남준이.... 순수합니다ㅠㅠ

6년 전
비회원87.193
아 미쳤다 이거 너무 명작아닌가요 업뎃속도도 빨라서 좋아요ㅠㅠㅠ진짜 작가님 ㅠㅠㅠ 아 요 오늘 ㅠㅠㅠ어떡해ㅠㅠㅠㅠㅠ
6년 전
독자6
그래도 직접적으로 귀가 안들린다는건 지금에서야 안거구나...헝..ㅠㅠㅠㅠㅠㅠ
6년 전
독자7
숭아복입니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남주나 여주좀 챙겨줘라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6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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