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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디-심규선 

 

 

  

음파의 증거 

W. 청설 

  

 

 

 

 

11-1 

 

 

너의 우울이 길다. 

후회가, 체념이, 무기력이 너무 길다. 

보아라. 큰 바람이 불었고, 

세계는 그대로가 아니냐. 

 

네 안에서 부는 바람에 

너는 너무 오래 흔들린다. 

 

〈너의 우울이 길다>, 황경민 

 

 

 

 

 

11-2 

 

 

 

 

과거의 편린이 자꾸만 여주를 들쑤신다. 상처가 억지로 벌어져 그 안으로 따끔함이 퍼진다. 상처가 외면하고 싶을 정도로 아프지 않았다. 그렇다고 달갑지도 않았다. 모서리들은 부딪히고 부딪혀 갈리고 굴려진다. 남준아, 네가 이겼구나. 단전이 뜨거워지고 따라 눈시울이 붉어진다. 흐려지는 시야를 걷었다. 

 

 

남준에게 안겨있는 품에 더욱 파고들어 허리를 가득 안았다. 다리를 쭉 펴 여주를 고쳐 안은 남준이 볼을 어루만지고 머리칼을 쓰다듬다, 길게 난 속눈썹을 살짝씩 건들여 온다. 팔을 들어올려 목을 껴안았다. 여주가 매달린 자세가 되어버리자 남준이 다시 몸을 움직인다. 아이를 다루듯 여주의 등을 껴안고 자세를 바꾼다. 덜컹거리던 품이 다시 잔잔해지고 이내 등을 천천히 또 살갑게 쓸어내린다. 남준의 손이 닿는 곳마다 달아오르는 기분에 허리를 비틀었다. 

 

 

 

 

 

[방탄소년단/김남준] 음파의 증거 11. 함구 [緘口] | 인스티즈 

"불편해? 자세 다시 바꿀까?" 

"응?" 

 

 

 

벌어지고 다물리는 턱뼈에 한눈 팔던 시선을 다시 거뒀다. 조금만 더 각도를 올렸다면 닿았을지도 모를 시야에 자신의 방바닥이 아닌, 남준의 입술이 가득 찬다. 아…… 맞닿은 시선이 황급히 돌려지고 그것을 본 태형이 오만상을 쓰며 눈을 가렸다. 내가 눈치 없이 왔다. 마저 해. 남준에게 얄밉게 말하고는 방문을 열어 젖히다, 방문 앞에서 서성거리던 윤기의 어깨에 팔을 두른다. 여주가 태형과 윤기의 등만 쳐다보다 남준을 훔쳐봤다. 무슨 일 있었냐는 듯, 눈썹을 일렁이며 다정히 머리칼을 귀 뒤로 넘겨주는 남준이었다. 얼굴이 홧홧해짐과 동시에 몸이 굳어감을 느꼈다. 뻐근한 손가락 마디마디를 꾹꾹 눌렀다. 내외를 하는 아낙네가 된 기분이었다. 

 

 

 

 

 

꼼지락 거리던 여주의 손가락 사이사이로 좀 더 선이 굵은 큰 손이 여주의 손을 감싸왔다. 아, 숨을 멈추며 느릿한 장면을 눈으로 담아냈다. 손바닥을 간질이던 검지가 한참이나 작은 검지와 중지 사이로 들어오고 그에 딸려들어오는 손가락들이 굉장히 야했다. 불순한 생각이 들어버린 여주가 손을 빼려하자, 남준이 행동을 멈춘다. 이게 또 아닌데. 

 

 

[방탄소년단/김남준] 음파의 증거 11. 함구 [緘口] | 인스티즈 

 

 

 

울상을 지으며 남준을 올려다보자 또 한 번 눈이 마주친다. 불편해? 남준이 물어온다. 서둘러 고개를 저었다. 아니, 아니야. 그게 아니라… 여주가 곧 울 것 같은 얼굴을 한 채 도리질을 하며 남준의 손을 꼭 붙잡았다. 그리고는 품 안에 남준의 손을 가두며 몸을 웅크렸다. 부끄러움이 밀려온다. 입술을 깨물다 생겨버린 상처 위로 혀가 스쳤다. 따끔거리는 아픔이 입 안에서 퍼져나가고 혀가 지나간 자리가 심장이 뛰듯 쿵쿵거린다. 

 

 

가슴팍에 기댔던 머리를 들어 남준을 살폈다. 방을 구경하는 듯 눈이 이리저리 움직인다. 치부를 들킨 것 같은 기분에 잡은 손을 더욱 꽉 쥐고 품에 파고들었다. 시선이 느껴졌는지 구경을 멈추고 내려다보는 얼굴이었다. 길게 찢어진 유순한 눈매가 휘어지고 입이 호선을 그리고 있었다. 그래, 내가 좋아하는 특유의 나른함이 묻어있는 표정이었다. 남준은 그것을 곧 잘 이용해 먹는다. 전에도, 지금도. 그것이 싫지 않다. 그냥 그것에 약해지는 내가 무른 것이다. 

 

 

 

자꾸만 농도가 짙어지는 분위기에 남준의 손을 푸르고 목을 감싸안았다. 애써 외면했다. 자꾸만 불순한 생각이 머릿속을 지배했다. 차라리 태형이 있어서 말려주면 좀 좋을까. 불순한 사고가 꼬리를 물고 길게 이어졌다. 얼굴이 붉어지고 숨소리가 불규칙해지는 것 같았다. 같다가 아니라, 맞나? 

 

 

 

 

[방탄소년단/김남준] 음파의 증거 11. 함구 [緘口] | 인스티즈 

 

 

 

눈이 마주쳤다. 마주친 두 눈들이 무언가를 잡고 늘어진다. 남준의 얼굴이 다가옴을 인지하자 마른 침이 삼켜진다. 뒷목이 뻣뻣해지고 작게 벌어진 입술은 틈을 없앴다. 시선을 바닥으로 내렸다. 미리 꺼낸 여름 이불을 쥔 남준의 손이 옅게 떨린다. 얼굴을 들자 맞닿은 입술에 정신이 멍해짐을 느꼈다. 목을 감싸안았던 팔을 내려 허리로 향하다가, 윗입술을 노크하듯 닿아오는 체온에 옷깃을 잡았다. 

 

 

 

 

시간이 길어짐에 따라 숨이 얽히고 밀착된 몸이 더 밀착되어 틈을 비추지 않았다. 

 

 

 

 

 

 

 

  

11. 함구 [緘口] 

입을 다문다는 뜻으로, 말하지 아니함을 이르는 말. 

 

 

 

 

 

 

 

 

  

11-3 

 

 

 

 

쉽게 떨어질 줄 모르던 입술이 떨어지자 기다렸다는 듯 길게 늘어진 은색 실타래가 그 사이를 파고 늘어졌다. 이내 뚝 끊어졌다. 민망함에 입을 막으며 남준을 흘겼다. 자신의 주름진 옷깃을 손바닥으로 몇 번 문지르다 껴안느라 들린 여주의 옷을 정리해준다. 얼굴이 달아올랐다. 귀까지 뜨겁다. 사고가 정지한 것처럼 멍했다. 지금. 아… 끈덕지게 붙어오는 눈길이 지날 때마다 그 자리에 열이 오르는 것 같았다. 이미 주름진 곳을 다시 잡았다. 어딘가, 무언가 기대고 시선을 해방시킬 곳이 필요했다. 머리가 어지럽고 몸이 붕 뜨는 기분이다. 나쁘지 않다. 좋다. 마냥 좋다고 할 수 없는 것은 남준을 마주할 수 없는 불안감 아닐까.  

 

 

 

 

별 말이 없는 남준은 가만 여주를 내려다 보고 있었다. 부끄럽다. 자신이 매달리던 아까 찰나의 순간을 떠올린 여주가 고개를 푹 숙였다. 창피해. 주름진 곳이 여주를 채근하는 것만 같았다. 변명이 떠오르지 않았다. 그저 저기, 어, 같은 멍청한 완성되지도 않은 단어를 나열하기 바빴다. 옷을 정리하던 손이 이내 여주의 허리를 둘러온다. 숨을 삼켰다. 

 

 

남준의 손이 부드럽게 턱을 잡아온다. 놀란 눈으로 옷깃을 더욱 꾹 잡았다.  

 

 

"이거 동정에서 우러나온 것도 아니고, 호의도 아니야." 

"……" 

"나는 호감에서 더 가고 싶은데." 

"어?" 

 

 

 

 

차마 떨어질 수가 없었다. 턱은 이미 잡혀 들린 상태고 나머지 한쪽 팔은 이미 여주의 허리를 감싸안은 채였다. 도망가지 못하게. 뿌리치면 바로 놓아줄 것을 알고 있지만, 그럴 수가 없었다. 핑계. 허리가 붙잡혔으니 움직이지 않겠다는 말도 안되는 어리숙한 핑계. 입이 천천히 떨어지고 느릿한 움직임이 눈에 들어온다. 남준의 배려가 동정으로 보이지 않았다. 입꼬리가 자꾸만 올라갔다. 

 

 

 

 

 

 

 

[방탄소년단/김남준] 음파의 증거 11. 함구 [緘口] | 인스티즈 

"넌 어때, 여주야." 

 

 

 

 

목이 간지럽고 발가락이 절로 움츠러든다. 얼굴은 이미 뜨겁다고 말하기 입이 아프다. 그렇다면 내 몸을 안고 있는 남준은 나를 뜨겁다고 느낄까? 눈을 꾹 감았다. 눈두덩이 위로 말랑한 것이 잘게 쏟아진다. 이러다 비틀리는 몸이 아예 꼬이는 거 아닐까. 눈두덩이 위에서 내려와 콧잔등을 간질이는 것을 고개를 틀어 피했다. 목 언저리에 짧게 닿아오는 체온에 흠칫, 몸을 떨었다. 숨을 조용히 뱉으며 피했던 남준을 마주했다. 다시 쓸어주기 시작하는 등에 숨을 크게 내쉬지도, 들어마시지도 못한다. 왔다갔다 하는 눈동자의 움직임을 놓치지 않고 따라오는 남준에 웃음이 새었다. 애꿎은 콧망울을 만지며 남준의 손을 잡았다. 느릿하게 손등을 쓸다가 긴 손가락 마디마디를 훑었다. 

 

 

 

 

 

"태형이가 여기 있었으면 답답하다고 가슴 쳤겠다, 그치?" 

"난 김태형이 아니니까 기다릴 수 있어." 

 

 

 

 

푸스스 웃음이 새어나왔다. 입술을 보고 있던 것을 옮겼다. 기다렸다는 듯 설키는 시선을 따라 입술이 맞닿았다. 느릿하고도 짓궂게 감싸지는 아랫입술의 감촉에 옅은 숨을 흘렸다. 이마를 서로 댄 채 웃다가 다시. 콧잔등을 아프지 않게 물다가 다시. 계속되는 다시가 방 안을 채운다. 뒷목을 감싼 손이 머리카락을 헤집고 고정시킨다. 아프진 않았다. 남준은 자신의 힘을 이런 곳에 쓰지 않을 것이라는 여주의 믿음에 부응하듯 남준은 여주의 뒷목을 살살 주물렀다. 익숙하지 않은 느낌에 몸을 부르르 떨었다.  

 

 

 

 

옷깃을 잡았던 손을 잡은 남준이 조심스럽게 자신의 허리에 두르게 만든다. 그게 퍽 사랑스러워 웃었다. 

 

 

 

 

 

 

사담입니다. 1 

오늘은 11-3 까지 밖에 없어요. 

왜냐면 저는 음... 둘을 더이상 달달하게 만들 자신이 없습니다. 

사실 11-4를 쓰려 했는데 도저히 떠오르지가 않아서...ㅎ 

게다가 부제목 볼 때마다 죄책감이 들었습니다. 

분명 저 단어 뜻이 이런 뜻으로 쓰이는게 아닌데...^^ 

그래도 솔직히 이 순간만을 기다려 오신 독자분들 계실 것 아닙니까 아닌가요? 

저만 변태인가요? 하하하하 부정은 하지 않겠습니다. 전 변태가 맞으니까요. 

 


 

사담입니다. 2 

제가 독방에서 남준이 움짤을 달라고 했었는데요. 

세상에 

[방탄소년단/김남준] 음파의 증거 11. 함구 [緘口] | 인스티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40여개갘ㅋㅋㅋㅋ우르르르르ㅡㅋㅋㅋㅋㅋㅋ

아 진짜 놀랐어요...ㅎ

물론 저는 다 저장했습니다. 혹시나 이 글을 보고 계시다면 감사의 절을 올리고 싶네요.

진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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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제목이 전 화와 같네요
6년 전
청설
죄송합니다. 순간 저도 놀라서 바꿨어요... 망할 손뚱아리 ㅎ 알려주셔서 감사합ㄴ디ㅏㅠㅠㅠㅠㅠ
6년 전
독자2
아녜요 죄송하다뇨ㅠㅠㅠㅠㅠ
6년 전
비회원171.160
ㅠㅠㅠ이게 이렇게ㅠㅠㅠㅠㅠ말이 안나오네요ㅠㅠㅠㅠㅠ 오늘도 잘보고 가요!
6년 전
비회원237.235
미친ㅜㅠㅜㅜㅠㅡㅜ이번화 제일 정독했습니다.(씨익) 진짜 너무 달달해져서 다행이에요♡
6년 전
독자3
제가 좋아하는 노래네요 오늘 브금..ㅎ 약간 채도 낮은 배경이랄까요..? 그럼 느낌이 드네요 오늘 화는.
6년 전
독자4
와아... 역시 ..ㅠㅠ 정말 좋아요 글 내용부터 브금까지 ㅠㅠ... 사랑함니다 자까님 ❤️
6년 전
독자5
새우버거예요
오늘따라 브금이랑 들으니까 더더욱 좋은거같니요!!

6년 전
독자6
띵띵입니다 너무 달달하고 진짜......너무좋아요 분위기도ㅜㅜㅜㅜ
6년 전
독자7
코로먹는코로로 예요!
아니 둘이 둘이 둘이!!!! 남이 있는데!!!!!! 쒸익...

6년 전
독자8
꺅 보보입니다!! 오늘 달달을 넘어ㅓ서 녹은거 아닌가요?!!!! 소리벗고 팬티질러ㅓㅓ..~!~!~!! 작가님과 취향이 같아서 참 좋네요., 네,, 뭐 제가 변태란 뜻은 아닙니다 정말로요.
6년 전
독자9
[김남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남준맘,,, 짤 달라는 글에 다 주는데,, 핳ㅎㅎ
작가님 글이엇으면 겁나 뿌듯햇겟네요ㅜㅜㅠ 아 긍데 진짜 김남준 쏘스윗 아닝가여?
제가 가질거에요ㅜㅠㅠㅠㅠㅜㅠㅜ 김남주우웅뉴ㅠㅠㅜㅜ

6년 전
청설
안됩니다. 그 누구도 가질 수 없어요...!!!!!!
6년 전
독자10
숭아복입니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 남준이설레서 저 기절이에여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비지엠도 너무이쁜거같아요 오늘두 잘 읽고갑니다!
6년 전
독자11
[52헤르츠52]로 암호닉 신청합니다!! 항상 너무 잘 읽고있어요ㅠㅠ설레고 살랑살랑해요 특히 이번화는 더더욱이요♡진짜 작가님 필력 bbㅠㅠㅠ
6년 전
독자12
아 브금이랑 너무 잘어울려요ㅠㅠㅠ제가 좋아하는 노래인데ㅠㅠㅠㅠㅠㅠ
6년 전
독자13
[광어회]로 암호닉 신청합니다 작가님 사랑합니다
6년 전
비회원87.193
아지짜 너무재밌고 설렙니다 인티회원도 아닌데 이거보려구 맨날 들어와오^^.. 감사합니다 작가님!!
6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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