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131 음악, 파불 뜨는 사진 다 재업했습니다! 원래 있던 사진과 다른 짤들도 있을 거예요. ^vT
5년째 연애 중
"어, 나 아는 노래."
"또 시작이다."
나왔다, 김재환 특기. 어떤 장소에서든 아는 노래만 나오면 저렇게 노래를 흥얼거린다. 그래도, 이왕 흥얼거릴 거면.
"야, 빨리 안주 서비스 받게 좀 크게 불러봐."
"...와, 여자친구 맞나."
받으면 다니엘 너도 좋아할 거 다 아는데.
"...아무도 몰라."
"노래 제목 뭔데?"
"weight in gold."
"아, 노래 좋네."
"내가 불러서 좋은 거겠지."
가볍게 김재환의 말을 무시했다. 이럴 땐 무시가 답이다. 김재환은 이런 내 반응이 익숙한 지 계속해서 흥얼거린다.
뭐, 사실 김재환은 노래를 아주 잘하는 편에 속한다. 괜히 실음과 하면 김재환, 이라는 소리가 나오는 게 아니다. 나도 그런 김재환의 목소리를 좋아하는 편이고.
다니엘은 잠깐 전화를 받고 온다며 자리를 떴고, 김재환과 나는 각자 생각에 빠져있어 서로 말을 걸지 않았다.
...그래서, 아까 어디까지 생각했더라.
5년째 연애 중
그날은 그렇게 떡볶이가 먹고 싶었다. 집에 받은 선물을 내려놓고 나온 김재환은 떡볶이를 먹자는 내 말에 고개를 끄덕였고 자주 가던 떡볶이 집에 갔다.
항상 시키던 메뉴를 시킨 뒤 계산을 하려는 나를 제지하는 김재환이었다. 그러고는 자신의 카드를 내놓더라.
"왜 네가 사?"
"오늘 내가 많이 먹을 거 같아서."
"그래도 내가 사려고 했는데."
"다음에 사."
그땐 아웃백 가지, 뭐. 아... 이럴 때는 무시가 답이라고. 가볍게 김재환의 말을 무시했다.
많이 먹을 거라던 김재환은 생각보다 많이 먹지 않았다. 덕분에 내가 엄청 먹었지. 조금 양심에 찔렸지만, 이미 계산은 끝났으니 뭐. 다음에 내가 더 비싼 걸 사면 된다고 생각했다.
김재환과 집까지 걸어서 가는 도중, 아직 선물을 주지 않은 게 마음에 걸려 김재환을 툭 쳤다. 김재환은 영문을 모른 채 나를 쳐다본다.
"갖고 싶은 거 있어?"
"갑자기?"
"아직 네 생일이니까."
김재환은 깊게 고민하더니 표정이 묘하게 변한다.
"소원 하나."
"그게 끝?"
"응, 그거 하나."
"돈 빼고 다 해줄게. 뭔데?"
"지금 말고, 나중에."
싱겁게... 고개를 절레절레 젓고는 다시 가던 길을 간다. 집에 도착할 때까지 김재환은 말이 없었다. 소원을 생각하나.
김재환 옆 동에 살고 있는 나는 김재환에게 손을 대충 흔들고는 집으로 들어갔다. 아니, 들어가려고 했다.
"...소원."
한 손으로는 내 팔을 잡고, 나머지 한 손으로는 버릇처럼 자신의 입술을 만지작댄다. 저거, 우물쭈물할 때 나오는 행동인데.
"나중에라며."
"생각이 났어."
뭐냐고 묻자 한참을 뜸을 들이더니, 김재환은 내 눈을 피한 채로 말한다.
"...연애."
5년째 연애 중
"니네도 징하다, 징해."
"뜬금 없이?"
통화를 끝냈는지 자리에 돌아온 다니엘이 오자마자 하는 말이 저거다. 뭐가 징해, 나랑 김재환?
"내 전화하고 올 동안 말은 했나."
"...아니?"
"뭘 굳이."
뭘 굳이, 라고 말하는 김재환의 말에 나도 고개를 끄덕였다. 그냥 그런 거 있지 않은가, 너무 편해서 서로 아무 말이 없어도 굳이 할 말을 못 느끼는.
다니엘은 고개를 젓더니 자신의 앞에 놓인 안주를 집어먹는다. 너무 맛있게 먹는 다니엘 탓에, 나도 손을 뻗자 김재환이 내 쪽을 슬쩍 보고는 말을 건넨다.
"또 뭐 하다가 손 다쳤어."
"응? 아, 이거."
"손 다쳤나?"
다니엘은 그제야 내 손에 대충 감긴 어피치 반창고를 보더니 안 어울리게 웬 어피치냐며 시비를 건다. 그 안 어울리는 어피치, 내 앞에 있는 기분인데.
닥치라는 말과 함께 안주를 내 입으로 넣는다.
피곤하다, 피곤하다만 반복하던 다니엘은 먼저 간다고 하더니, 센스 있게 계산까지 끝내고 갔다. 이럴 때만 친구 하나는 잘 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김재환은 취기가 돌아 기분이 좋은지 웃는 채로 내 걸음에 맞춰 걷는 중이다. 그렇게 아무 생각 없이 걷는 중에, 김재환은 내 손을 잡는다.
덥다며 손을 빼려고 하자, 자신은 덥지 않다며 끝까지 내 손을 잡고 놓지 않는 김재환이다.
"날씨 좋다."
"밤 되니까 좀 덜 덥네."
"공원에 좀 있다 가자."
시간이 늦은 탓에, 공원에는 아무도 없었다. 아, 옛날 생각난다. 고등학교 생활 중 반을 이 공원에서 보낸 기억이 있는 탓에, 이곳은 나의 추억의 장소가 되었다. 물론, 김재환도 같이.
벤치에 앉자, 피곤한지 제 어깨에 기대는 김재환이다.
"피곤해?"
"조금."
"봐, 둘이 영혼의 짝꿍 맞다니까."
어쩜 피곤한 것도 똑같냐. 내 말에 김재환은 작게 웃더니 가만히 눈을 감는다. 진짜 피곤한가 보다.
나는 그런 김재환을 가만히 내려다보다 고개를 틀어 김재환의 이마에 가볍게 입을 맞췄다. 나름 편하게 눈 좀 붙이고 있으라는 마음으로 한 건데, 내 행동은 김재환의 잠을 깨웠나 보다.
감고 있던 눈을 뜨고는 여전히 내 어깨에 기댄 상태에서 고개를 틀어 내 입술에 조심스레 입을 맞추는 김재환이다.
"...연애?"
내가 뭘 잘못 들었나. 갑자기 연애가 왜 나오나 싶었다. 나는 뭐, 소개라도 해달라는 줄 알았다.
"내 친구 중에서 너 소개해주고 연 끊을 사람이 아직 없는데."
내 대답에 김재환은 기가 차다는 듯 웃는다.
"내가 언제 네 친구 소개해달랬냐."
"..."
"눈치도 없고, 고백을 해도 못 알아먹고."
이거 묘하게 기분이 나쁘다. 나름 개같이 말해도 찰떡같이 알아듣는다는 말을 많이 들어왔는데, 못 알아먹는다니. 이상한 곳에서 자존심이 상하는 나였다.
"뭘 못 알아먹어, 나 잘 알아먹었어."
"웃기지 마."
"와, 진짜. 야, 그래. 연애해. 네 말 잘 알아먹었으니까, 연애하자고."
"또 자존심 상해서 막 지르지 말고, 좀. 나 진지해."
"..."
"나랑 계속 친구로 지내고 싶어?"
사실 충분히 거절을 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내가 거절을 한다고 해도, 바보같이 착한 김재환은 자신이 마음을 접겠다며 계속해서 나와 친구로 지냈을 것이 뻔하다.
그러면 언젠가는 김재환도 다른 사람과 연애를 하고, 시간이 꽤 지난다면 내게 결혼할 사람이 생겼다며 청첩장을 건넬 수도 있고. 아, 나는.
"...아니."
그게 싫었다. 다른 사람과 결혼을 한다며 제게 청첩장을 건네며 환하게 웃을 네 모습이, 싫었다. 한참 뜸을 들이다 대답한 나의 말에 김재환은, 어떻게 했더라.
본 적 없던 기분 좋은 미소를 지으며, 한참을 그 자리에 서있었다.
친구에서 연인으로 넘어가는 과정이 풋풋하고 설레는 소설에 김재환과 나는 끼지 못했지만, 나름 새로운 소설을 썼다고 생각한다.
분량 조절 실패☆ |
참고로 초반 장면은 ←한신포차 (노래+안주 서비스) ← weight in gold
이 영상들에서 따왔습니다 ㅎvㅎ 한신포차 영상 마성이에요 ㅠ,,, 아무도 몰라 너무 많이 봐서 질리니까 한 568205723857205892358230번만 더 보려고 합니다. |
과거 이야기는 아직 안 끝났습니다! ^p^
10대 연애 이야기도,,, 아직 쓰고 싶은 게 넘 마나여,,, (=사심 채울 게 너무 많음
열심히 쓰겠습니다 ㅎvㅎ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