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131 음악, 파불 뜨는 사진 다 재업했습니다! 원래 있던 사진과 다른 짤들도 있을 거예요. ^vT
+) 재환이 우는 사진 쪽에 글 조금 수정했습니다...! 내용 변화는 없어용 행동만 바꾼 거라서! ㅎㅎ
5년째 연애 중
김재환이 이상하다.
"...재환이가?"
"네."
"어... 그럴 애가 아닌데."
"그러니까요."
지성 오빠는 어렸을 때 제 옆집에 이사를 와 친오빠처럼 잘 지내고 있는 이웃사촌 같은 존재이다. 그리고, 김재환을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이다.
평소에도 셋이서 자주 만났던 탓에, 김재환 없이 만난 자리도 어색하지 않았다. 그리고, 나는 처음으로 김재환에 대한 고민을 털어놨다.
최근에 부쩍 연락이 뜸해진 김재환이다. 뭐, 사실 5년이라는 시간이 짧은 것이 아니기에 권태기가 온 것 같다는 생각은 하고 있었다.
그래도 이게 생각만큼 잘 안 된다. 머리로는 이해를 하려고 해도, 항상 하던 연락도 안 되니까 괜히 내가 불안한 거다.
연락만 안 되면 그러려니 싶은데, 문제는 만났을 때도 비슷하다는 것이다. 멍을 때리거나, 대화를 하다가도 계속해서 졸거나.
피곤한가, 로 시작된 생각은 이제 나와 있는 시간이 지겨운 건가, 까지 뻗어나갔다.
"제가 질린 거 같아요."
"에이, 설마. 재환이 그럴 애 아닌 거 알잖아."
"...사람 일 아무도 모르잖아요. 요즘 태도만 봐도 그렇고."
"..."
"...아, 모르겠어요."
나는, 김재환과 계속해서 이런 사이를 이어갈 자신이 없었다.
5년째 연애 중
"...뭐야, 이게."
"보면 모르냐."
케이크잖아. 내 말에 우진이는 어이가 없다는 듯 나를 쳐다본다.
"데코도 없는 게 무슨 케이크... 아, 이게 그건가. 그, 생우유 케이크."
"산 거 아니거든?"
"이게 산 거였으면 그 가게 문 닫아야지."
"이게 진짜... 야, 꾸미는 거나 도와."
오후부터 소란스럽게 이게 무슨 짓이냐면, 내일이 김재환과의 기념일이었기 때문이다. 날짜를 세지 않는 나는, 준비를 하나도 하지 않은 채로 김재환과 100일을 보냈었다.
김재환은 내가 그럴 줄 알았다며 내게 담담하게 선물을 건네었고, 우진이는 선물을 들고 들어오는 나를 한심하게 쳐다봤다지.
그래서 이번 200일엔 제대로 준비를 했다. 주위 친구들에게 모든 요청은 다 한 것 같다. 그래서 준비한 것은 커플티, 커플 신발 정도. 김재환이 좋아할지는 모르겠다.
아무튼, 케이크도 직접 만들었다. 친구에게 물었더니, 자신이 만든 케이크를 보고 남자친구가 엄청 좋아했다고 하던데. 아무래도 그건 요리를 잘 하는 경우였던 거 같다.
"재환이 형 기절하면 어떡해."
"너무 맛있어서?"
"이런 것도 케이크인가 싶어... 아!"
꼭 맞아야 정신을 차린다.
"와... 이게 케이크."
"..."
할 말이 없어졌다. 김재환과 만나기 전, 잠깐 다니엘을 만나 선물 평가를 해달라고 했더니 만나자마자 하는 말이 저거다.
차라리 처음부터 우진이에게 맡길 걸 그랬다. 우진이는 제 생각보다 케이크 데코를 잘 했다. 그래, 거기까진 좋았는데. 마무리에서 내가 망쳐버렸다.
이건 케이크라기보다는... 빵덩어리라고 하면 좀 괜찮으려나 싶었다.
"다시는 요리 안 하려고."
"어... 잘 생각한 거 같다."
다니엘의 돌직구는 생각보다 마음이 많이 아팠다.
5년째 연애 중
"어디야?"
-어? 나, 집.
"잠깐 나 좀 보자."
-오늘?
"어. 지금."
-아... 오늘은 안 될 거 같은데. 나중에 만나면 안 될까.
"...알았어."
미안해. 어, 끊어.
또 이런다. 며칠 전부터 내가 약속을 잡으려고 하면 약속을 피하는 김재환이다. 그럴 애가 아니긴 무슨, 사람 변하는 거 한 순간이라더니.
속상한 마음에 눈물이 찔끔 나왔다. 신경질적으로 제 눈을 비비며 눈물을 닦아내고는 침대에 누웠다. 아무 생각도 하기 싫었다.
김재환이 처음으로 미워지는 순간이었다. 이럴 거면 잘해주지를 말지.
그렇게 정신없이 3일을 보냈다. 물론, 그 3일 동안 김재환 연락은 뜸하게 왔다. 이건 뭐, 거의 안 왔다고 볼 수 있지. 김재환과 이렇게 지낸 것도 벌써 한 달이 지나가고 있었다.
...정말 끝낼 때가 온 것 같았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때, 김재환에게 연락이 왔다.
[밤에 잠깐 보자.]
문자를 받자마자 그런 생각이 들었다.
아, 오늘인가 보다.
5년째 연애 중
"...후."
고등학교를 들어와 처음으로 체육대회를 했을 때, 계주 마지막 주자를 맡았을 때도 이렇게 떨지는 않았는데. 지금은 김재환 집 앞에 서있는 게 뭐라고 미친 듯이 떨린다.
김재환에게 잠깐 보자는 연락을 넣은 지 몇 분이 지났을까, 김재환은 꽤 편한 복장으로 집에서 나왔다. 무덤덤한 표정으로 걸어 나오던 김재환은 나를 보며 깜짝 놀랐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자면 내 손에 들린 선물들을 보고 깜짝 놀랐다.
"...누구야?"
"뭐가?"
"누가 너한테 이런 거 줬어."
"..."
제 입장에선 꽤나 진지한 것인지, 표정을 굳힌 채로 내게 물어보는 김재환이었다. 내가 받을 사람이 어디 있다고 저렇게 표정을 굳히고 얘기를 하는지.
"네 거야, 바보야."
"...나?"
"오늘 우리..."
차마 내 입에서 200일이라는 소리는 나오지 않았다. 김재환의 표정은 당황으로 물들어있었다. 뭐, 섭섭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100일은 내가 챙겨주지 못했으니까.
"너 날짜 안 세잖아."
"아무리 그래도... 기념일인데, 또 잊는 건 좀 아닌 것 같아서."
"...이게 다 내 거라고?"
"아, 그래. 좀 받아. 팔 아파."
괜히 틱틱대며 선물을 건네자, 김재환은 이제야 웃기 시작하며 내 선물을 받았다. 안에 편지가 있는 것을 보고는 함박웃음을 지었다지.
김재환은 내 손을 끌고 어딘가로 데려가기 시작했다. 어렸을 때 김재환과 자주 놀았던 공원이었다. 시간이 꽤 늦은 탓에, 공원에는 김재환과 나뿐이었다.
나를 그네에 앉힌 김재환은 잠깐 옷을 정리할 테니 눈을 감고 있으라고 했다. 어렸을 때 못 볼 거 다 본 사이에, 이젠 조금 성숙해졌다고 창피한 모양이었다.
가만히 눈을 감아도 의심을 하는 김재환 탓에, 눈을 감고 고개까지 숙인 채로 기다리고 있었다. 이제 고개를 들어도 괜찮다는 김재환의 말에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 나는 그대로 굳을 수밖에 없었다.
"..."
"뭐 해."
얼른, 손 줘. 마치 드라마의 한 장면처럼 김재환은 내 손 한 쪽을 가져가 조심스럽게 내 손가락에 반지를 끼워주었다.
김재환은 오늘이 200일인 것을 잊지 않았나 보다. 첫, 커플링이었다.
"...아."
"우리가 더 크게 되면, 더 예쁜 반지로 바꾸자."
그러니까 그때까지 내 옆에 있어줘야 해. 김재환의 말을 다 듣기도 전에, 나는 울컥하는 감정을 참지 못하고 김재환에게 안겼다.
김재환은 이런 내 반응에 당황하다가도, 조심스럽게 내 등을 안아주었다.
5년째 연애 중
김재환이 부른 곳은, 우리가 어렸을 때 자주 놀던 공원이었다. 하필이면 내가 제일 좋아하는 장소였다. 이곳에서, 김재환과 기념일을 자주 보냈었는데.
이젠 이 장소도, 내 추억들도, 오늘로 끝이라고 생각하니 속이 쓰렸다.
"왔어?"
김재환의 얼굴빛도 밝지는 못했다. 한 달 동안 저와 같이 많은 생각을 했는지, 얼굴이 핼쑥해져 있었다. 저도 마찬가지겠지. 밥도 제대로 먹지 못했으니.
대답을 않고 고개를 끄덕이며 김재환의 옆자리에 앉았다. 약간의 거리를 두고 앉는 내 모습에 김재환은 가만히 나를 쳐다보기만 했다.
"재환아, 나 할 말 있는데."
"...뭔데?"
이제 못 하겠다.
"우리 이제 끝내는 게 맞는 거 같아."
"..."
"너도, 나한테 마음 떠난 거 같고."
"..."
"나도... 그렇고."
거짓말이었다. 5년이라는 시간은 제 생각보다 깊어져 있었나 보다. 아니, 어쩌면 김재환보다 내가 더 깊어진 것 같다. 힘겹게 말을 꺼내어도, 김재환은 아무 반응이 없었다.
그저 굳은 채로 저를 바라볼 뿐이었다. 혹시 자신보다 내가 먼저 그만 만나자고 하는 것에 기분이 나쁜 것은 아닐까 불안했다. 바보 같이.
몇 분이 지났을까, 먼저 일어나 보겠다는 말을 남기고 가려던 참이었다.
"..."
김재환은 조금은 급한 손길로 제 품에 나를 안았다. 그런 김재환의 행동에 가만히 있기도 잠시, 도저히 이건 아닌 거 같아 김재환을 밀어냈다.
천천히 고개를 들어 올리자, 울고 있는 김재환이 보였다.
"...왜, 왜 그러는데."
"..."
"내가 마음이 왜 떠나. 왜 혼자 그렇게 단정 지어."
"...연락 뜸하고 나 피하던 게, 마음 떠난 거 아니면 뭐야."
"..."
"그만하자, 이제."
"..."
"... 나 먼저 가볼게."
눈물이 나올 것만 같아, 자리를 피하려던 저를 붙잡은 건 김재환이었다.
"아... 제발,"
"..."
"가지 마... 내가 다 잘못했어. 내가..."
"..."
"내가 미안해..."
제 손을 꼭 잡은 채로 미안하다는 말만 반복하던 김재환이다. 쉽게 손을 뿌리치지 못했다. 아니, 사실은 그러고 싶지도 않았다. 어느새 울고 있는 내 눈물을 닦아 주는 김재환의 모습이 보였다.
다, 설명할게. 내가. 김재환은 울음을 참으려 자신의 입술을 꾹 깨문 채로, 다시 내 손을 잡았다. 그리고는, 자신의 주머니에서 무언가를 꺼내었다.
"..."
"...덜렁대는 거 좀 고치라니까."
"...아,"
"반지 잃어버린 것도 몰랐지."
"..."
"내가 새 거 사려고 진짜... 한 달 동안, 알바란 알바는 다 뛴 거 같다."
3주년이 되었던 날, 김재환은 내게 새로운 반지를 끼워주며 자신의 곁에 있어줘서 고맙다고 하였다.
그래, 그 반지를. 나는 잃어버린 줄도 몰랐다. 김재환은 대충 눈치를 채고 새 커플링을 사주려고 한 것 같았다. 학생 입장에서 돈이 부족한 건 당연했고, 그래서 알바를 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연락이 뜸했던 건, 알바를 하고 있었거나, 알바를 뛴다고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해 쪽잠을 잔다고 못 했다고 하고. 이제야 모든 상황이 이해가 되었다.
그것도 모르고, 나는. 김재환에게 무슨 상처를 준 것일까. 참았던 눈물은 터져버렸고, 주체할 수 없이 눈물이 흘러나왔다.
언젠가부터 커플링을 끼지 않았던 저를 어떻게 생각했을까. 상처받았겠지. 내가 김재환이었다면, 이런 내 모습이 꼴도 보기 싫었을 텐데. 김재환은 그저 저를 가만히 안아주었다.
"미안해... 재환아, 내가... 다 미안해."
"울지 마."
"내가 미친 거지, 진짜. 아, 미안해..."
계속해서 미안하다는 말만 반복하던 저를 가만히 안아주던 김재환은 저를 품에서 떼어내고는 조심스럽게 내 볼을 감싸 눈물을 닦아주었다.
"고개 들어봐."
"...미안."
"나 봐 줘. 응?"
입술을 꾹 깨문 채로 조심스럽게 고개를 들어 올리자 김재환은 천천히 고개를 숙여 내 입술에 가볍게 입을 맞추고는 떨어졌다. 그러고는 나의 머리를 천천히 쓰다듬는다.
"나한테 마음 떠났어?"
"...아니."
"나 좋아하지."
"응."
"나도 많이 좋아해."
"..."
"안 그래도 새 커플링 맞추려고 했으니까 자책하지 마."
"..."
"더 예쁜 거 사주고 싶었는데, 잘 됐지 뭐."
"..."
"울지 마. 나는 그게 더 싫어."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며 김재환의 품에 안겼다. 김재환의 기분 좋은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암호닉 ♥ㅎvㅎ♥
샘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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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관린 오빠... ㅇ<-<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덕심 티내서 죄송합니다... 오늘 티저 보셨나요...? ㅎvㅠ
애들이 너무 예뻐서 행복해요... ^v^... 아직 세상은 살만한가 보ㅏ요...
부족한 글 재밌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더 노력하겠습니다 ㅠvㅠ
그나저나 이 컾흘... 싸우면 안 되겠어요,,, 저까지 눈물 찔끔 ㅠ
다들 좋은 하루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