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131 음악, 파불 뜨는 사진 다 재업했습니다! 원래 있던 사진과 다른 짤들도 있을 거예요. ^vT
5년째 연애 중
다이어트를 시작했다.
...나 말고, 김재환이.
며칠 전 우진이가 -며칠 안 되는- 여름방학을 맞이해 잠깐 집에 내려온 날이 있었다. 우진이가 집에 내려올 때마다 맛있는 것을 사주는 나이기에, 그날도 우진이를 데리고 밥을 먹으러 가는 중이었다.
우연히 다니엘과 김재환을 마주쳤고, 어쩌다 보니 다 같이 밥을 먹게 되었다. 내가 고등학교 다닐 때는 넷이 자주 모였던지라, 딱히 어색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
오랜만에 모여 기분이 좋은 탓일까, 장소는 기본 데이트 코스처럼 밥-노래방-카페를 거쳐갔다. 내가 좋아하는 허니브레드를 하나 집어먹으며 우진이에게 물었다.
"너 복근 아직 있지 않아?"
"어, 춤 연습 때문에."
"오... 까봐."
"야... 못하는 말이 없네."
다니엘의 말은 가볍게 무시한 채 장난스레 우진이의 배를 툭 쳤다. 내 행동에 우진이는 물론, 다니엘은 기겁을 하며 나를 쳐다보았고 김재환은 그런 내 돌발스러운 행동에 익숙해진 듯 고개만 절레절레 젓고 있었다.
아직 살아있다며 우진이를 놀리자, 다니엘은 웃으며 김재환을 툭 건드렸다.
"재환이는 장식이냐."
"우리 재환이는... 요정이니까 가만히 있어..."
김재환은 내 말에 어이가 없다는 듯 웃기 시작했고, 우진이와 다니엘은 그런 김재환을 보며 놀리기 바빴다. 둘의 장난을 가볍게 무시한 채 화제를 돌리는 김재환에 대화 주제는 순식간에 바뀌었다.
아무튼, 내가 예상하기에 이 시점부터인 것 같다. 바닐라 라떼를 입에 달고 살던 김재환은, 어느 순간부터 아메리카노만 먹기 시작했다.
어디 아픈 것이냐 물었을 때, 김재환은 다이어트를 한다며 평소 좋아하던 음식을 건네도 먹지를 않았다. 나는 어이가 없다는 듯 김재환을 쳐다보았다.
"...나도 포기한 걸 네가 왜?"
"넌 안 빼도 예뻐."
아니, 절대. 내가 저 말에 속은 게 5년째다.
5년째 연애 중
"김재환."
"응."
"영화 보러 가자."
오랜만에 놀러 온 김재환의 집은 반가웠다. 오자마자 소파에 나란히 앉아 티비를 보던 중, 내가 내뱉은 말에 김재환은 나를 흘긋 쳐다보더니 고개를 끄덕인다. 나는 김재환에게 시선을 떼지 않은 채 말을 잇는다.
"카페도 가자."
"그래."
"피씨, 아니. 노래방도."
"...무슨 일 있었어?"
아, 정곡을 찔렸다. 뒤늦게 고개를 저어보지만 누구보다 나를 잘 아는 김재환은 거짓말이라는 것을 모를 리가 없었다. 김재환은 손을 뻗어 장난스레 내 입술을 툭 건드린다.
"너 거짓말할 때 입술 튀어나와."
"..."
"무슨 일인데."
"...그냥. 생각해보면 우리 제대로 된 데이트 한 적 한 번도 없는 것 같아서."
데이트라는 말이 이렇게 낯간지러웠나. 입술을 삐쭉 내밀며 괜히 볼을 긁적였다. 김재환은 이런 내 행동에 웃다가도 나를 살살 달래려 괜히 내 옆에 붙어 앉는다.
나는 떨어지라며 김재환을 밀어내지만 그럴수록 더 장난스럽게 내 쪽으로 다가오는 김재환이다. 그러다 눈이 마주쳤고, 자연스럽게 서로의 입술을 찾을 때였다.
김재환의 핸드폰 벨소리가 울렸고, 가만히 나를 내려다보고 있는 김재환의 시선을 애써 무시한 채 손을 뻗어 김재환에게 핸드폰을 가져다주었다.
"..."
"...안 받아?"
핸드폰을 내밀어도 받지 않는 김재환에 의문을 가진 채 올려다보자, 김재환은 제 핸드폰을 한 번, 또 나를 한 번 내려다보더니 작게 한숨을 쉬며 전화를 받는다.
괜히 긴장했다. 부엌에서 물이라도 한 잔 마셔야겠다 싶어 자리에서 일어나려 하자, 내 손을 잡고는 입모양으로 어디 가냐 묻는 김재환이다.
물을 마시는 제스처를 취하자, 손을 놓아주기는커녕 손가락으로 제 볼을 톡톡 치는 김재환이다. 그 자리에 가볍게 입을 맞추고 떨어지자 그제야 내 손을 놓아주는 김재환이다.
나는 그대로 물을 마시려 부엌으로 향한다.
아침부터 소란스럽게 왜 이러냐고 욕을 먹었지만, 꽤 상쾌한 아침이었다. 사실 저 말을 꺼냈던 건 친구들과 카페에서 수다를 떨 때 나온 이야기 탓이었다.
"난 얘 만나면 진짜 데이트 코스만 밟고 와."
"영화, 노래방, 밥?"
"어, 좀 새로운 곳도 가고 싶은데."
"...그게 데이트 코스야?"
내 말과 동시에 4개의 시선이 와닿았다. 내가 뭘 잘못 말했나. 그중 저와 김재환을 잘 아는 친구 한 명은 아...라며 운을 떼기 시작했다.
"맞다, 너네는 이제 데이트 코스도 아니겠네."
"아, 그러게. 너네 옛날부터 친구였지."
"...나 김재환이랑 그런 곳 간 적 없는데."
생각해보면, 김재환과 나는 카페는 자주 간 적이 있어도 둘이서 노래방이나 영화관은 간 적이 없었다. 뭐, 간다고 해도 서로의 친구들과 간 게 전부였으니 그럴만하다.
그래서 이번에 한 번 얘기를 꺼내본 것이다. 사실 별 감흥이 없겠지, 라고 생각했지만. 아침부터 옷을 고른다고 난리를 치는 내 모습을 보고 있으니, 새삼 김재환과 연애를 하고 있다는 것이 와닿았다.
아무튼, 평소보다 신경을 쓴 모습을 김재환은 알까. 고데기를 꺼낸 게 얼마 만인지, 아직 어색한 제 머리를 만지작대며 김재환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을 때였다.
누군가 제게 가볍게 어깨동무를 했고, 익숙한 향기에 고개를 올려 상대방을 쳐다보았다.
"가자."
행동은 자신 있게 해놓고, 막상 내 눈도 못 마주치는 김재환의 행동이 귀여워 영화관을 가는 동안 한참을 웃었던 것 같다.
5년째 연애 중
"나 진짜 다 먹는다?"
"먹어."
"...진짜 안 먹어?"
"진짜 안 먹어."
내가 그랬던 것처럼, 다이어트를 금방 포기할 것 같았던 김재환은 꽤 오랜 기간 동안 다이어트를 하고 있었다. 며칠 전 마트에서 행사 중이라 쓸어온 스니커즈를 건네도 김재환은 고개를 저으며 먹지 않았다.
그저 내가 먹는 모습을 바라보다 스니커즈를 하나 가져가 냄새만 맡을 뿐이었다. 그러더니 이 냄새를 안다며 혼자 중얼거린다. 이젠 내가 다 안쓰러울 지경이다.
"뺄 살이 어디 있다고 갑자기 다이어트야?"
"...그런 게 있어."
이런 건 끝까지 안 알려주는 김재환이다.
...그럼 어떡하는가. 내가 알아봐야지.
잠든 김재환 앞에서 작게 손을 흔들어보아도 꿈쩍도 하지 않는다. 나는 그대로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김재환의 핸드폰을 들고 왔다. 김재환에게는 미안하지만, 나는 이런 거 궁금해서 못 참는다.
하지만 다니엘과 우진이의 대화창에 들어가 보아도 아무런 얘기가 없었다. 그럼 도대체 왜 갑자기 다이어트를 한다는 거지. 의문을 품은 채 잠들어 있는 김재환을 가만히 내려다보았다.
쳐다본다고 답이 나오는 건 아니었기에, 포기하려던 참이었다. 잠깐 검색할 것이 생각나 아무 생각 없이 김재환의 핸드폰으로 인터넷을 들어갔다. 그래, 그랬는데.
"...아, 김재환."
복근
남자친구가 복근 있으면
닭 가슴살
다이어트 복근
의도치 않게 김재환의 검색어를 훔쳐보게 된 나는, 웃음을 꾹꾹 누른 채로 곤히 잠든 김재환을 내려다보았다. 진짜... 귀여워 죽겠다.
5년째 연애 중
"아, 진짜 피곤하다."
"집에 있는 게 좋지."
"어..."
공원 벤치에 나란히 앉자마자 내가 내뱉은 말에, 김재환은 웃으며 집에 있는 게 좋냐 묻는다. 아무래도 나는 집에 있는 게 체질에 맞는 거 같다.
김재환의 어깨에 몸을 기대자 김재환은 자연스럽게 내 어깨를 감싼다. 덥지도 않고, 시원한. 기분 좋은 날씨였다.
"다음엔 그냥 집에 있자."
"응, 나도 그게 편한 거 같다."
"...그런데 영화는 왜 보자고 한 거야?"
"아... 그거."
친구들과 있었던 일을 얘기하자, 김재환은 장난스럽게 내 볼을 꼬집는다. 화장 지워진다며 손을 휘적거려도 내 볼을 찔러오며 장난을 치는 김재환이다.
김재환의 손을 잡아 고개를 틀어 김재환을 째려보듯 올려다보자, 김재환은 그런 내 행동에 실실 웃고만 있다.
"왜 자꾸 웃어."
"네가 귀여운 짓 하니까."
"미친..."
고개를 젓고는 김재환의 손을 잡아 벤치에서 일어났다. 이제 집에 가자고 하자, 김재환은 고개를 끄덕이며 손깍지를 낀다.
나는 그런 김재환의 손을 가만히 내려다보다 기분 좋게 웃으며 집을 향한다.
5년째 연애 중
"..."
"..."
잠에서 깬 김재환과 티비를 보던 중, 다이어트 관련 광고가 나오자 눈이 반짝이는 김재환을 한 번 쳐다보고는 괜히 헛기침을 한다.
"...나는 저렇게 복근 있는 거 별로던데."
"...?"
내 말에 김재환은 의문을 가진 채 나를 내려다보는 게 느껴진다. 아직이다, 절대 쳐다보면 안 된다.
"억지로 몸 만드는 것보다 애기 배가 더 귀엽고."
"..."
"...그냥 나는, 그렇다고."
혼자 중얼거리는 걸로 보이고 싶었는데, 어쩌다 보니 그냥 대놓고 말해버린 상황이 되어버렸다. 김재환은 내가 말한 의도를 안 것인지, 한참 후에 웃음을 터뜨렸다.
그제야 몰려오는 민망함에, 나는 내 무릎에 고개를 파묻었다. 김재환은 그런 내 머리를 쓰다듬고는 자리에서 일어나는 듯했다.
슬쩍 고개를 들자, 부엌에서 나오는 김재환을 발견했다.
요 근래 본 김재환의 모습 중에, 가장 행복해 보이는 모습이었다.
암호닉 ❤ㅎv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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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관련 짧은 공지 ㅠvㅠ |
도짜님들 너므 보고 싶었어요 ^vT... 잘 지내셨나요? 먼저 늦어서 죄송하다는 말씀드리고 ㅠvㅠ... 연재 텀 관련 공지를 하나 내놓아야 할 것 같아서요! ^vT... 네 제가 사실,,, 오늘 며칠이지 89일 남았나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 생각 없이 지냈는데 벌써 그렇게 남았더라구여 ^v^... 그래서 처음 연재 시작할 때만 해도 3일에 한 번씩은 올려야지! 했던 게 매일 집에 오면 새벽이다 보니 조금 쓰다 자고, 쓰다 자고 한다고 이렇게 늦게 되었습니다 ㅠvㅠ... 공지 띄우는 건 앞으로도 그럴 것 같아서요 ㅠvㅠ... 저번 편, 저저번 편 답글도 못 달아드렸는데 흡... 소통하면서 잘 지내고 싶었는데 죄송합니다 ㅠㅠ 시간 날 때 답글 다 달아드릴 거예요... 약속... ㅠvㅠ 아무튼, 수능 전까지는 아마 연재 텀이 들쑥날쑥할 것 같아요 ㅠvㅠ 그래도 늦어도 일주일에 한 편은 꼭 오도록 약속할게요 ㅎvㅎ!!! 꼭 지킬 수 있는 약속이길 바라요 ;v;... 나야 잘 하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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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주말입니다 ^vT! 주말 잘 보내세요 모두!
댓글 항상 보고 있습니다 너므 감사드려요 ㅠv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