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첸 / 외사랑
by. 베이비영
"종대!!"
무의식적으로 제 이름이 들려온 곳으로 시선을 돌렸다 제게로 다가오는 레이형에 고갤 돌리고 뛰기시작했다. 제 감정을 알게 된 후로 형을 제대로 마주볼수가 없었다. 레이형을 피한지도 벌써 한달이 넘은 것 같았다. 그리고 제가 알기론 오늘은 레이형은 저보다 수업이 일찍 끝나고 지금쯤이면 집에 도착했었어야했다. 그래서인지 긴장을 풀었었나보다. 한두번은 아니지만 너무 티나게 도망친 거 같아 괜히 미안해져왔다. 그냥 바쁘다 말하고 올걸. 버스는 금방 도착했다. 버스에 타서도 내일 레이형을 보면 뭐라 변명해야할지 고민하느라 제가 내릴 곳을 놓칠뻔했다. 간신히 내리고 혼자 나와 사는 옥탑방으로 향했다. 방학때 아르바이트한 돈으로 간신히 구한 옥탑방이였다. 나와있는 주인아주머니에게 꾸벅 인사하고는 계단을 올라가 열쇠로 문을 따고 집으로 들어갔다. 눈에 보이는 매트리스에 뛰어들어 엎드려 누웠다.내일은 레이형과 같이 수업을 듣는 교양수업이 있는 날이여서 머리가 지끈거리는 듯 했다. 레이형과 눈을 마주하자마자 제 마음을 고백해버릴것 같았기에. 교양수업을 빠진지도 벌써 사주째다. 그래도 다음주부터는 가긴가야할텐데...기분도 풀겸 내일은 민석이형이나 만나야겠다. 결론을 내리니 마음이 조금쯤 편해졌다. 매트리스에서 일어나 가방을 벗어두곤 속옷을 챙겨 화장실로 들어갔다. 밥맛도 없었다. 일단 자고싶었다. 찬물로 샤워를 하고 속옷만 입은 채로 매트리스에 누웠다. 여름이 가고있지만 더운 건 더운 거였다. 얇은 이불을 덥고 눈을 감았다.
눈을 뜨니 이불은 바닥에 떨어져있었다. 폰을 열어 시간을 확인했다. 세시 반. 이미 수업은 끝났을 시간이였다. 폰에는 부재중전화 세통이 떠있었다. 레이형이였다. 두근거리는 소리가 귓가를 타고 올라왔다. 머리를 한번 긁고 그냥 휴대폰 화면을 껐다. 옷을 주섬주섬 챙겨입고 폰과 지갑을 챙긴채 그냥 집을 나왔다. 택시를 잡아타고는 민석이형 가게로 향했다. 손에 든 폰에서 진동이 울렸다. 레이형이다. 입술을 깨물고 울리는 폰만 바라봤다. 받기가 망설였다. 그냥 끊겼으면. 하지만 제 바람과 달리 폰은 한참을 부르르 몸을 떨어댔다. 끊겼다.
하..
한숨을 깊게 내쉬고는 부재중전화가 떠있는 화면을 껐다. 그 사이 택시는 멈춰섰다.
"감사합니다."
잔돈까지 거슬러 받고 문을 닫자마자 택시는 출발했다. 횡단보도 건너편으로 보인 민석이형의 카페는 불이 꺼진채였다. 연락하고 올걸. 폰 화면을 켜고 번호를 입력했다.
"아..."
갑작스레 걸려온 전화에 저도 모르게 통화버튼을 눌러버렸다. 민석이형이였으면 했지만 제 바람과는 달리 발신자는 레이형이였다. 아무 생각도 들지않고 레이형의 이름만 머릿속을 멤돌았다.
[종대야?]
레이형의 목소리에 불에 댄듯 급하게 종료버튼을 마구 눌러 전화를 끊었다. 잠시 멈췄던 숨을 깊게 내쉬고 민석이형에게 전화를 걸었다.
[어어 종대야.]
"형 오늘 카페 안 열었네?"
제 목소리는 아무렇지도 않게 들렸다. 차분하게 흘러나오는 목소리와 달리 속은 엉망진창이였다.
[가게 갔어?]
"오랜만에 형 좀 보려고."
[왠일이래? 날 다 보러오고.]
"형 술마실래?"
[술? 무슨 일있어?]
귓가에 대고 있는 폰에서 진동이 짧게 느껴졌다. 문자가 왔나보다.
"아니. 그냥..."
[술 좋지! 열쇠는 화분 뒤에 있으니까 가게 먼저 들어가 있어.]
"응."
[소주? 맥주?]
"소주!"
[오케이.]
전화가 끊겼다. 레이형일 거 같아 그대로 폰을 꺼버렸다. 때마침 신호가 바뀐 신호등에 횡단보도를 건너갔다. 카페 문 옆에 있는 커다란 화분뒤를 보니 열쇠가 바로 보였다. 이게 숨겨둔 거야? 작게 웃고는 열쇠를 챙겨들었다.민석이형은 저보다 작으면서 문을 어떻게 따고 들어오는건지. 간신히 까치발을 들어서 문을 열고 들어왔다. 카페 불을 키고는유리창에 커튼을 내렸다. 빛이 적당히 들어오는게 나름대로 분위기 있었다.
그냥 갈겨본 조각입니다
프롤로그처럼 시작하고 연재를 해야할지 그냥 썩혀둘지는 고민 좀 해보겠습니다
봐주셔서 감사해여
레이첸 행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