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자들의 거리
부제: 물놀이(上)
'당연히 여름 바캉스하면 바다지!', '여름하면 캠핑아님?' 지성오빠의 이번 여름휴가는 어디로 갈까라는 말 한마디에 조용하던 사무실은 난리가 났다. 박우진, 박지훈 둘에 의해서. 우진이는 '아 박지훈 진짜 센스없다, 당연히 여름하면 시원한 바다지.'하며 지훈이를 타박했고, 지훈이는 '여름하면 바다라는 고리타분한 생각하고는. 요즘엔 캠핑이 떠오르는 거 모르냐, 이런 유행에 뒤쳐지는게.' 라며 가볍게 우진이의 말을 되받아쳤다. 둘 사이에는 보이지않는 기싸움이 벌어지고 있는듯했다. '형, 형은 당연히 캠핑이죠!' 지훈이는 옆에있던 다니엘오빠에게 붙어서 여름하면 당연히 캠핑을 가야하지 않겠냐고 말을 하였고, 우진이는 '지성이형, 형은 멋진사람이니까 당연히 바다를 선택할거라 믿어 의심치않아요.'라고 재빠르게 말을 하였다.
'이미 휴가지는 산으로 결정났어, 3대2. 게임끝.' 지훈이가 자랑스럽게 우진이를 보고 말을 하자, 우진이는 코웃음을 치며 '누가 3대2래? 대휘도 바다에 간다고 했거든, 3대3이야.' 라고 말을 하였다. 둘은 동시에 서로를 노려보다 고개를 홱 돌렸다. '형, 형은 어디로 가고 싶어요?' 우진이와 지훈이가 재환오빠를 동시에 쳐다보며 질문을 하였다. 재환형은 원래 바다좋아해, 뭐래 형은 산을 더 좋아하거든이라고 간간히 신경전을 하는 것도 잊지않고, 재환오빠가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하자 우진이가 '형, 여름하면 역시 바다죠! 시원한 바다에서 물놀이도 하고, 예쁜 누나들도 보고' 라고 말을 했고 그에 재환오빠는 '오, 그럼 난 바다'라고 바로 대답을 했다. 그러자 지훈이가 '형, 진부하게 바다말고 산에가서 좋은 공기도 맡고 바베큐파티도 하고.'라고 말을 하였고 그러자 재환오빠가 곧 '그럼 산으로 갈까.'라고 말을 하는 결정장애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결정을 내리지못하는 재환오빠의 모습에 지훈이와 우진이는 재환오빠에게 달려들며 '그래서 형은 어디갈건데요!'라고 쏘아붙이자 재환오빠가 눈치를 보며 '그럼..난 바다에서 하는 캠핑..?'이라고 말을 하였다.
어휴 저 형은 저게 말이야 뭐야. 도움이 안돼 도움이. 둘은 갑자기 합이 맞아서 재환오빠를 깠고 순식간에 둘에게 욕을 받은 재환오빠는 시무룩해졌다. 그러게 오빠 그냥 하나만 선택하지 왜 그런 이상한 말을 해서... 재환오빠에게 동정의 눈빛을 보내고 있자 이번에는 우진이와 지훈이가 내게 다가와서 물었다. '여주 넌 바다야? 산이야?' 왜 하필 여기에 성우오빠는 없어서...내 선택에 휴가지가 결정된다고 생각하니 쉽게 입이 떨어지지않았다. 조금전 한심하다고 생각한 재환오빠의 답변이 공감가는 순간이었다. '여주 넌 나랑 제일 친하니까 당연히 바다겠지! 난 너를 믿어 여주야.' 우진이가 부담스럽게 내 손을 잡으며 눈을 반짝였고, 이에 질세라 지훈이도 내 손을 잡으며 '여주야 넌 나랑 소울메이트니까 당연히 너도 산이 가고싶지?'라고 말을 했다. 내가 언제부터 우진의 제일 친한 친구가 되었고 지훈이의 소울메이트가 되었을까...
양쪽에서 내 손을 하나씩 잡고 초롱초롱하게 나를 바라보는 눈빛을 보다가 겨우 입을 열었다. '난....계곡.' 제 3의 대답이 나온 내 말에 우진이와 지훈이가 내 손을 탁 놓으며 실망한 표정을 가득 지어보였다.
그리고 휴가지는 계곡으로 결정났다. 내 대답에 지성오빠가 '오, 계곡좋다 계곡'이라며 박수를 쳤고, 다니엘오빠는 '그럼 나도 계곡에 한표'라고 말하였고 대휘와 관린이는 '누나가 계곡가고 싶으면 저도 계곡갈래요.'라고 말을 꺼내면서 순식간에 이번 휴가지는 계곡으로 결정되었다. 우진이와 지훈이의 기싸움은 계곡이라는 결정으로 막을 내렸다.
당황해서 순간적으로 머릿속에 떠오른 계곡이라는 말을 내뱉었지만, 사실은 계곡에 가고 싶었던건지 가방을 싸는 내내 웃음이 흘러나왔다. 그러고보니 마지막으로 계곡을 간것도 엄마랑 같이였으니까 오래되긴했네. 다른 사람이랑 계곡을 가게 될지 몰랐는데 이렇게 좋은 사람들이랑 같이 가게 되니까 기분이 뭔가 이상하고 그러네.
약속시간을 확인하고는 서둘러 사무실로 향했다. 약속시간보다 일찍 온탓인지 사무실앞에는 아무도 없었다. 아니, 스쳐지나가듯이 봤지만 아주 익숙한 배진영만 있었다. 조심스럽게 배진영에게 다가가 어깨를 톡하고 쳤다. '아, 미안.' 정말 살짝쳤는데 깜짝놀랐는지 화들짝 놀라는 배진영의 모습에 사과를 하였지만, 배진영은 모자를 푹 눌러써서 보이지 않는 얼굴로 나를 응시할뿐이었다. '어, 난 김여주야, 넌 배진영맞지? 얘기는 많이 들었는데 이렇게 마주보는건 처음이네, 우리 동갑이라고 그러던데 앞으로 친하게 지내자.' 용기를 내서 먼저 다가섰지만 배진영은 고개를 더 숙이며 바닥을 바라볼뿐이었다. 되게 민망하네, 내밀었던 손을 머쓱하게 거두며 애꿏은 가방끈만 매만졌다. 내가 별로 마음에 들지않는건가. 나와 대화를 하고 싶지않는 배진영의 눈치를 보며 침묵속에서 어색한 시간만 보냈다.
'어, 여주 일찍왔네.' 어색함속에서 나를 꺼내주는 다니엘오빠의 목소리가 들렸다. 조수석 창문을 내리며 내게 반갑게 인사를 하던 다니엘오빠는 배진영을 보며 '넌 여주하고 좀 친해지라고 먼저 보냈더니 아무말도 안하고 있었지?'라고 말하였다. 그러나 배진영은 쿨하게 다니엘오빠의 말을 무시하고는 뒤에 있던 차문을 열었다. '야, 나 여주랑 같이 탈거야, 너 저 차타라고.' 문을 열자 투덜거리는 우진이의 목소리가 들렸지만 배진영은 신경도 쓰지않고 차안으로 몸을 집어넣으며 차문을 닫았다.
우진이와 막내들이 다른차에 타고 있어서 조용하게 차안에서 갈 수 있었다. 저쪽차에서 시끄러운 애들을 통제하며 운전을 할 성우오빠에게 위로를 표하며 내가 저차에 타지않아서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다. '진영이랑 말 좀 해봤어?' 옆에 앉아있던 재환오빠가 끼고 있던 이어폰을 빼며 내게 말을 하였다. '그게 말을 하긴 했는데, 친해지려면 시간이 좀 걸릴것 같아요...저랑 별로 안친해지고 싶어하는것 같기고 하구요..'재환오빠에게 민망하게 웃으며 얘기를 하자 '진영이가 낯을 많이 가려서 그래, 아픔이 많은 애니까 여주 너가 친하게 지내줬으면 좋겠어.'라고 말을 하는 재환오빠에게 고개를 끄덕이며 알겠다고 대답을 했다. 그러나 대답과 다르게 내 말에 대답도 해주지않는 배진영이랑 친하게 지낼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섰다.
꽤나 깊은 곳에 있는 계곡으로 가는건지, 차를 타고 굽이굽이 들어가도고 자갈이 깔린 울퉁불퉁한 길에 몸을 뜰썩이며 몇분을 더 간후에야 차가 멈추었다. '다왔다. 내리자.' 지성오빠의 말에 기지개를 펴면서 차에서 내렸다. '우와, 좋다.' 차에서 내리자 차안공기로 텁텁했던 폐가 깨끗하게 정화되는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맑은 공기와 졸졸졸 흐르는 물소리를 들으니 기분이 들떴다.
'우와, 물 대박 깨끗해.', '와 공기도 엄청 좋아. 오예 바로 물놀이 하자.' 아까까지도 산에 가지못했다고 투덜거리던 지훈이가 맞는지 우진이와 짝을 맞춰 연신 감탄사를 내뱉으며 이미 계곡으로 발을 들여놓았다. 자기가 가고싶은 곳에 못갔다고 우울해했으면서 막상 도착하니 제일 좋아하는 둘이었다. '어휴, 저럴때보면 완전 애라니까요 애.' 대휘는 애늙은이같은 말을 하면서도 신이나서 올라간 입꼬리는 감추지못했다.
텐트를 꽤나 쳐본 오빠들 덕분에 30분도 안되서 텐트 2개가 뚝딱쳐졌다. '오, 오빠들 이런거 뚝딱하고 만드니까 엄청 멋있어요.' 고생한 오빠들에게 엄치를 치켜세워주며 칭찬을 하였다. 지성오빠는 '멋있었어? 그럼 텐트 하나 더 설치해야겠는데,'라고 말하며 셔츠소매를 걷어올렸고, 다니엘오빠는 '오빠한테 반했어?'라고 웃으며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성우오빠는 아무말도 하지않았지만 살짝 올라간 입꼬리가 기분이 좋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었다. 그리고 재환오빠는 꺄하하하라는 굉장히 맑고 유쾌한 웃음소리를 자랑하며 웃었다. 오빠 웃음소리는 들을때마다 놀랍네요. 칭찬한마디에도 제각기 다른 반응을 보이는 오빠들이였다.
오빠들은 옆에서 텐트를 잘 못치고 있는 사람들을 도와주고 있었고, 동갑내기와 막내들은 계곡에서 머리까지 다 젖은채로 신나게 물놀이를 즐기고 있었다. 지훈이랑 관린이, 대휘는 귀신을 볼 수 없으니 저렇게 해맑게 놀 수 있다고 해도 귀신을 아주 잘 보는 우진이가 해맑게 물놀이를 즐기는 모습을 보니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이 계곡으로 발을 담글때면 물속에 잠수하고 있던 물귀신들이 빨간 눈만 밖으로 내민채 발을 따라서 시선을 옮기다가 그 사람 주위를 빙빙 돌았다. 그리고는 양 다리와 허리 팔에 매달려서 서로 내가 데려갈거야 내가 라고 말을 하며 사람이 못나가게 잡아두려고 하였다. 무릎정도까지 오는 깊이에서만 놀아서 다행히 물귀신이 사람들에게 들러붙어있어도 크게 위험하지는 않았지만 조금더 깊은 곳에 들어간다면 위험할게 분명했다. 수심깊음, 익사사고다발구역.이라고 적힌 표지판을 보니 오한이 들었다. 물속에 잠겨있는 수많은 검은색들이 저마다 눈을 빛내고 있었다. 그래도 저 구역으로만 사람들이 들어가지않는다면 생명에는 지장이 없을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행히 사람들도 익사라는 문구를 보고 저쪽으로는 다가가지않았고.
계곡과 조금 떨어진 자갈밭에 앉아서 애들이 노는 것을 보고 있는데, 표지판이 있는 곳으로 배진영이 다가가고 있는게 보였다. 쟤는 위험하게 저기서 뭐하는 거래. 배진영의 행동을 주의 깊게 살피고 있는데 갑자기 배진영이 위태롭게 바위 위에 올라서며 몸을 계곡쪽으로 기울인채 손을 밑으로 뻗는 모습에 놀라서 그쪽으로 뛰어갔다. '야, 배진영! 위험하게 무슨짓이야.' 배진영의 반대팔을 잡으며 소리를 치자 나와 시선을 맞춘 배진영이 '어..어?'라는 이상한 소리를 내며 화들짝 놀라며 바위에서 한발짝 멀어졌다. 그리고 배진영이 물러남과 동시에 계곡 밑에서 얼굴을 내밀고 있던 새빨간 눈동자들이 아깝다 죽일수있었는데 라고 말을 하며 다시 계곡 깊은 곳으로 들어갔다.
'배진영, 너 괜찮아?' 아직도 멍해있는 배진영에게 물을 건내주며 걱정스럽게 쳐다보자, 내 손에 있는 물을 받아들며 '어.'라고 짧게 대답을 하는 배진영이었다.
'나, 기억도 안나는 어릴적부터 귀신을 봤어, 아마 태어나면서부터 봤던것같아. 부모님은 내가 귀신을 본다고 재수없다고 하시면서 나를 고아원에 던져놓고는 사라지셨어. 그때가 고작 4살이었는데말이야. 그리고 처음있던 고아원에서도 얼마뒤에 버려졌어. 귀신을 보는 애라고 무섭다고. 그렇게 몇번을 고아원을 이동하면서 절대 귀신보는걸 들키지않아야겠다고 생각했어. 그런데 생각대로 되지않더라고 눈만 뜨면 보이는데 끔찍하게 눈을 껌뻑이는 귀신들인데 안보이는 척하는게 너무 어렵더라고. 그런데 그것보다 더 끔찍한게 뭔지알아? 나는 아무기억도 안나는데 정신을 차리고보면 맨발로 어딘지도 모를 풀숲에 덩그러니 서있었고, 원장선생님의 목을 조르고있기도 했어. 빙의 됐던거지. 내가 빙의가 잘 된다는 걸 안건 15살때였는데, 아마 빙의가 된건 훨씬더 전이었을거야. 옛날부터 내가 했던 일을 기억못하곤 했으니까. 결국 지내던 고아원에서 쫓겨나고 아무도 받아주지않아서 노숙을 하며 지냈는데 그때 지성이형이랑 다니엘형을 만났어. 처음으로 형들이랑 애들덕분에 행복이란게 뭔지 느꼈어. 나를 좋아해주는 사람이 있으니까 매일 귀신을 보고 빙의를 당해도 옛날처럼 무섭지도 않더라고...그런데 내가 다 망쳐놨어..내가...'
배진영은 나보다 더 힘들게 살아왔다. 귀신을 본다는게 어떤 기분일지 누구보다 잘 알았기에 태어나면서부터 그것들을 마주했을 배진영에게 어떤 위로를 해줘야할지 몰라서 등을 살짝 토탁여주는게 전부였다. 거기다가 빙의라니...그 끔찍한 것들이 몸속으로 들어온다는 생각이 들자 온몸에 소름이 돋아나는 것 같았다. 배진영 정말 씩씩하게 잘 살아왔구나, 생각보다 더 강한애구나. 하고 싶은 말이 더 있는것같았지만 부모님얘기도 덤덤하게 하던 배진영이 금방이라도 울것같이 눈시울을 붉히며 말을 하는 모습에 '괜찮아, 지금 다 말 안해도 돼. 조금더 괜찮아졌을때 그때 얘기해. 아직은 말로 하기에 너무 아프잖아.'라고 말을 하며 배진영을 안고 등을 토닥여주었다. 나를 밀어내지않은 배진영은 그동안 많이 힘들었는지 한참을 내 어깨를 적셨다.
'완전 찬밥신세야.' 아까 텐트를 치는 것을 도와주면서 친해진건지 놀러온 여자네명과 계곡에서 신나게 노는 오빠들과 애들이었다. '나는 그냥 여기 앉아서 구경할래.'라는 말에 뒤도 돌아보지않고 '그래, 그럼 여기서 우리 노는거 구경해.'라고 말을 하고는 물속으로 뛰어든 다니엘오빠였다. 나는 신경쓰지도 않고 잘노는 모습을 보니 묘한 서운함이 마음한구석에서 일었다. 치, 그냥 나 혼자둘거면 나빼고 오지. 매일 나를 따르던 대휘와 관린이 마저 '누나들 저 송사리 잡았어요.'라고 신나게 자랑을 하며 놀았다.
진영이는 텐트에 들어가서 잔다는 말을 한 후로 텐트에서 나오지를 않고, 물속에서 놀지않는다고 했던 재환오빠와 성우오빠는 어디갔는지 보이지도 않았다. 나도 나혼자 재미있게 놀거다 뭐. 손을 탈탈 털고 일어나서 아까 차에서 내릴때봐두었던 산책을 하기 좋은 길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그냥, 계속 거기있을걸 그랬나.' 괜한 오기로 산 속으로 들어오기는 했는데, 살짝만 눈을 돌려도 보이는 나무사이로 얼굴을 내밀고 있는 귀신들에 후회가 되었다. 그냥 지금이라도 돌아갈까하다가도 나빼고 잘 노는 모습에 더 깊숙한 곳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래 나도 이제 이정도 귀신쯤은 아무렇지도 않다고.
낄낄낄 얘봐라 엄청 신기한 애네, 그러게 근데 얘 엄청 탐나게 생겼다, 얘는 내가 가질거니까 너는 탐내지마, 그럼 난 얘 머리만 줘, 머리가 마음에 들어 나를 두고 떠드는 소리를 애써무시하며 걷는데 순식간에 나무에서 점프를 한 귀신이 나를 향해 내려왔다. 그러나 내 몸에 닿기도 전에 동그란 빛에 튕겨서 그대로 사라지고 말았다. 이년 뭐야 탐나게 생겼다고 했더니 이상한 기술도 쓰네 아까부터 유난히 붉은 눈동자를 가지고 조용히 내 발에 맞추어 걷던 귀신이 내게서 한발자국 멀어지며 말을 하였다.
또 되나한번 해보자 무모하게 내게 가까이 오려던 귀신은 다시한번 내게 닿기도 전에 사라졌다. 그 이후로도 나무에 숨어있던 많은 귀신들이 계속해서 내게 달려들었고 빛과 함께 사라지고를 반복하였다. 그리고 계속 반복되는 행동에 나는 체력이 점점 떨어져서 빛을 내뿜는 범위가 점차 줄어들어갔지만, 나를 향해 달려드는 귀신들은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않고 점점 더 늘어만갔다. 이제 이년 지쳤어 조금만 더 하면 쓰러지겠는데 나 아까부터 저년 몸에 흐르는 피가 너무 탐났어 빨리 갖고 싶어 무서운 기세로 달려드는 귀신들에 저번에 한번썼던 악귀들을 한번에 없앴던 그 빛을 다시 내보려고 노력을 했지만 아무리 시도를 해도 그때처럼 환한 빛은 새어나오지않았다.
이제 이걸로 마지막인것같은데 낄낄낄 유난히 붉은 눈동자를 가진 귀신이 내게 달려들었고 정말 귀신의 말대로 나는 숨이 차서 제대로 서있기도 힘들었다.
"김여주 너 위험하게 왜 여기있어."
성우오빠의 등장에 내게 몰려있던 귀신들이 주춤하며 한발짝 멀어졌고 내 앞에 있던 귀신은 순식간에 사라졌다. 성우오빠의 목소리에 긴장이 풀리며 비틀거렸고 성우오빠옆에 있던 재환오빠가 달려와서 바로 나를 부축해주었다. '괜찮아?' 재환오빠의 다정한 목소리에 고개를 끄덕였다. '너도 어지간히 귀신을 몰고 다닌다. 거기 얌전히 있지 왜 여기까지 와서는.' 성우오빠는 귀찮다는 듯 말을 했지만 눈으로는 내게 괜찮은지 살피고 있었다.
성우오빠의 등장에 상황은 순식간에 정리가 되었다. 성우오빠가 날린 칼에 순식간에 여러명의 귀신이 사라지는 것을 보며 귀신들은 주춤거렸고, 예사롭지않는 기를 내뿜는 성우오빠의 기에 눌린 귀신들은 자신은 상대가 되지않는다는 걸 빠르게 깨닫고는 숲으로 빠르게 사라졌다.
'오빠 고맙습니다. 완전 멋졌어요.' 성우오빠에게 인사를 하니 내 머리를 꾹 누르며 '고마우면 사고 좀 치지말고 얌전히 있어라고.' 말을 하였다. 내가 사고를 치고 싶어서 친게 아니라구요.
왜 혼자서 위험하게 여기 와있냐는 재환오빠의 질문에 같이 놀 사람이 없어서 왔다고 대답을 하자, '여주 너 아무도 안놀아줘서 삐쳤구나'라고 말하며 다시한번 더 특유의 유쾌한 웃음소리를 냈다. 하하, 오빠 그 웃음소리 숲속에서 들으니까 더 무섭네요. 저기 있던 귀신도 흠칫하는것같은데요.
성우오빠가 옆에 있으니 귀신이 옆에 꼬이지 않는 덕분에 무섭지 않게 숲속을 천천히 벗어나고 있었다. 계곡에 오니까 좋다라는 말을 주고 받는데 갑자기 재환오빠가 진지하게 '여주야.'라고 내게 말을 걸었다. 무거운 재환오빠의 음성에 '네?'라고 대답을 하니, '너 언제까지 숨길거야, 그 손목.'이라고 말을 해왔다. 아..손목. 오빠는 뭔가 알고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는데 진짜 알고 있었네.
'제 손목이 왜요?' 시치미를 떼며 모른척하려고 했으나, 성우오빠가 '아까 다 봤으니까 거짓말칠 생각은 하지마라.'라고 하는 말에 한숨이 나왔다.
'그러니까, 저도 사실은 잘 모르겠는데 어느순간부터 갑자기 손목에 문양이 생겼고 아까본것처럼 결계?같은걸 쓸 수 있게 됐어요. 엄청난건 아니고 그냥 약한귀신 조금 쫓아낼수있는정도? 그게 다에요. 더이상은 숨기는 거 없어요.' 최대한 짧게 아무렇지 않은듯 말을 하자, 재환오빠와 성우오빠는 '그럼 왜 숨긴건데?'라고 물었고 '그냥, 뭐 별로 도움도 안될것같고, 저도 아직 정확히 어떤 능력인지 몰라서..죄송해요.'라고 대답을 했다.
내 답에 둘은 석연치않은 표정을 지었다. 성우오빠는 '뭐 사정이 있는거 같으니까 더 묻지는 않을게. 그래도 나중에는 다 말해줘야한다. 쪼그만게 벌써부터 거짓말이나하고.' 라고 말을 하며 내 머리를 살짝 쥐어박으며 앞서 걸었고, 재환오빠는 내게 살짝 다가와서 '오늘 밤에 잠깐 대화 좀 하자.'라고 말을 하고는 성우오빠에게 '같이가 형, 무섭다고.'말을 하며 내 손을 잡고 성우오빠를 쫓아갔다.
나는 오늘 밤 재환오빠에게 사실대로 털어놓아야할지, 계속 거짓말을 할지 고민에 빠졌다. 사실을 말하면 어디까지 말을 해야할지까지도.
----------------
이번 에피소드는 한편으로 끝내고 싶었는데 도저히 한편으로 끝을 낼 수가 없어서 상, 하 편으로 나눠질 것같아요. 왜 계속 글을 쓰면 생각했던것보다 길어지는지 정말 의문이에요... (그리고 혼자만의 슬픈소식 이 글 중간 정도 써놓은거 분명 저장을 해뒀는데..저장이 안된거 있죠?!!!ㅠㅜㅠㅜ 내 맘속에만 저장되어있었나봐요..ㅠㅜ 더빨리 올릴 수 있었는데 아쉬워요)
저번편에 암호닉확인을 했는데 생각보다 많은 암호닉분들이 남아계시더라구요. 감동입니다. 제 글을 읽으시는 분들 중에 고3분들도 있으시던데, 다른분들도 그렇고 바쁘시거나 댓글을 남기지않고 싶으신편에는 꼭 남겨주지않으셔도 돼요. 그냥 잘 보이지않는 암호닉 분들이 잘 계신가 궁금해서 해봤어요. 앞으로 몇편동안은 그냥 편하게 읽으시다가 또 제가 암호닉확인을 할때만와서 생존신고 해주시면 돼요. 제 글을 읽어주시는 걸로 충분히 감사하고 과분합니다. ♥
(늘 예쁜 댓글 남겨주시는 예쁜 암호닉분들 항상 감사해요 ♥)
♥사랑스런 암호닉분 ♥
[Howoo], [플로], [WO], [아만다], [요미],
[돌하르방], [J에게], [쥬쥬], [사용불가], [두잇],
[슘슘], [애정], [0916], [봄비], [마카롱],
[감자], [빵], [허니콤보], [강낭], [즈쿠],
[노코멘트], [하람], [체셔], [단이], [파이],
[옌], [파랑토끼], [아앙아], [녜리], [06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