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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너원/박지훈/김재환/옹성우] 견주 G | 인스티즈


엄지의 욱신거림이 알려주는구나

불길한 것이 이쪽으로 다가온다

노크를 하거든 그게 누구이든, 자물쇠여, 열려라


-The tragedy of Macbeth 中, William Shakespeare-








제 7 장








유난히 잠이 오지 않은 그런 날이었다. 꿈결에서 자신의 손을 놓고 가던 아가씨의 모습이 맴돌아 도통 잠을 다시 이룰 수 없던 날이었다. 밖에서 아직 동도 트지 않은 시간임에도 무엇을 하는지 분주하게 움직이는 사람들의 발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눈가를 매만지며 부른 하녀들은 오늘이 무슨 날이냐고 물어오는 제 말에 일체 고개를 숙일 뿐 궁금증을 해갈시켜주지 않았고 이따금씩 자신의 성화에 한 마디라도 하려는 하녀가 있으면 시녀장에게 끌려가 큰 호통을 들어야만 하는 듯했다. 무슨 일이길래 말을 해주지 않는 건지, 집안에서 철저히 자신이 배제되는 기분은 썩 좋지만은 않았다. 사람들 모두가 함구하는 그것에 대해서 알고자 하는 마음을 한차례로 미루고 나면 제일 먼저 드는 생각은 단 하나였다. 아가씨를 봐야한다,고.







설상가상 자리에서 일어나 바라본 창밖에는 제가 그토록 찼던 그녀가 있었으니까. 오늘따라 푸른 기모노를 입은 그녀는 지훈, 자신이 그동안 봐왔던 그 어떤 모습보다도 예쁘고 찬란했으며 제 아가씨의 손을 잡는 그녀의 약혼자까지 더할나위 없이 아름다운 그림이었다. 정말이지, 저 하나쯤이야 사라져도 모르겠더라.








밑에 차를 준비시켜 주세요.







그때의 지훈은 사람의 내면이 이리도 추악할 수 있는지 처음 앎과 동시에 처음으로 이보다 더 사랑에 빠질 수는 없을 거라는 생각을 했다. 언젠가 아가씨가 맞춰준 양장을 차려입고 발을 천천히 옳아매는 구두를 신자 거울 속의 제 모습에는 더이상의 버려진 개 따위가 나다니질 않았다. 차라리 자신이 친일을 지향해서라도 부를 쌓았더라면 지금의 그녀의 손을 잡고 있는 건 옹성우, 그 남자가 아니라 제가 되었을텐데. 하녀들이 곱게 매만져준 옷의 맵시는 마음에 들었으나 이 양장을 입고 가는 장소는 신물이 날 지경이었다. 괜스레 훤히 드라난 제 이마가 이상해 지훈은 몇 번이고 머리를 만지다가 어렴풋한 옛 기억 속의 아버지라는 사람의 얼굴이 떠올랐다. 그리도 배고픔에 허덕여서 본디 사람의 형태도 띄지 못한 아버지는 선했지만 영악했다. 저를 열달이나 품고 있던 어미의 얼굴도 모를만큼 지훈에게는 그나마 반쪽짜리 핏줄이라고 있는 아버지가 전부였다. 그 남자를 아버지라 지칭하는 자식들이 자신 외에도 수도 없이 많았고 그들에게는 어머니의 자리도, 주워 온 자식이라고 놀림 받는 손가락질도 없었다는 게 좀 부럽기는 했어도 없는 것보다야 나으니까 괜찮은 유년 시절이었다.







도련님, 다 도착했습니다.







지훈은 저를 깨우는 목소리에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게 감았던 눈을 서서히 뜨기 시작했다. 더이상 먹고 살기가 힘들다고 자신을 버려버린 제 아버지는 결국 남아있는 제 식솔조차 굶주림으로 아사하게 만든 과정 속에서도 그의 나라를 위한 곧은 신망만은 지켜졌다. 한 가문의 가주 역할도, 아버지의 역할도, 남편의 역할도 털 끝 만치 하지 못한 그 남자조차도 죽는 그 순간까지 고고하게 쥐고 가는 신념이라도 있는 마당에 지훈의 손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자신에겐 조국도, 제 존재의 근원지인 그녀조차 없어질 판국이었는데. 태어나서 처음 마주한, 크고 웅장하기만한 이 곳의 끝에 그녀가 있었다. 호텔에 도착하기까지 빠른 속도로 스쳐 지나가는 차창 밖으로 보이는 모든 것들을 눈에 담기 위해 지훈은 무던히 애를 썼다. 혹여라도 그녀가 보고 느낀 것, 스쳐지나가는 모든 것들에 그녀의 숨결이라도 붙어있다면 스스럼 없이 다 제 것으로 만들 요량인지 지훈의 눈빛은 부러 단호했다.








그녀가 없는 저는 없었다. 수많은 인파들로 둘러 쌓여진 무도회장의 문을 열자마자 일제히 지훈에게 쏟아진 시선 속에서, 단번에 그녀를 찾아내는 눈동자와 숨을 내쉴때마다 움직이는 목선, 그리고 제가 그토록 찾아 헤매던 사람을 갈망하듯 주먹을 쥐는 손아귀의 힘은 실로 성인 남자의 본색이 그대로 드러나 있었다.







아가씨.







문득, 어린 나이에서부터 피어오른 그의 과도한 집착은 오늘 이 순간, 가장 아름답게 만개했더랬다.






















[워너원/박지훈/김재환/옹성우] 견주 G | 인스티즈


견주(犬主)



MADE BY LIGHTER








현실을 외면한다고 해서 있었던 일이 없어지는 건 아니었다. 엎어진 물이 다시 돌아갈 수도 없는 것처럼 나를 보고 빙그레, 웃어오는 김재환이 알려준 뒷문으로 몰래 사교회장을 빠져나갈 수는 없었다. 훤히 눈 앞에 있는 형체를 가지고선 못 본척 고개를 돌린다고 한들 그토록 오지 않았으면, 알려지지 않았으면 하고 바랬던 아이가 이 곳에 온 사실이 없어지는 것도 아니거니와 아주 좋은 찰나의 순간으로 나와 눈을 마주친 옹성우가 테라스로 나오려고 하고 있었다. 뒤에 기댈 아버지가 없었어도 부족함 없이 자라온 몸이었다. 현재는 부러 고아와 다름이 없었지만 가진 건 많았고 지나가버린 해만 꼽아서 세어보아도 나는 어른이었다. 이 공간에서 누구를 믿고 의지할 수가 있으랴. 내 손목을 하릴없이 잡고 있는 김재환도, 매서운 눈을 하고선 다가오는 옹성우도 나를 도와줄 인간은 되지 못했다. 하물며 내가 사랑해서 아끼고 또 아끼던 아이조차도 내 말을 듣지 않는데 이번 생에는 기필코 내가 발을 딛을 곳을 찾아서 살아가야 한다는 사실을 이상하게도 나는 지금 이 순간, 뼈저리게 깨닫고 있었다.







왜, 말도 없이 사라지셨어요.


딱히 제 행동 반경까지 일일이 보고 할 의무는 없지 않나요.







자리에서 일어나 문가로 다가가자 별안간 눈길을 마주하는 옹성우가 보였다. 눈에 띄인 것으로 치자면야 아까 전부터 거슬리기는 했지만 이 남자를 상대할 시간이 없었다. 관심을 가질 곳은 철저히 정해져 있었다. 대충 대답만 뇌까리면서 그를 지나쳐 조용한 음악 소리도 제대로 들리지 않을 정도로 수다스러운 공간으로 다시금 들어서자 우스울 만치 나는 별 노력도 없이 내 관심의 우선 순위를 찾을 수 있었다. 소란스럽게 돌아다니는 사람들, 같은 클래식을 몇 번째 반복하고 있는지도 모르는 연주, 그리고 그 속에서 보지 않았으면 하는 아이를 만나는 순간을 표현하라고 하면 단 하나의 단어였다. 적막. 전까지만 해도 어떻게 해야될지 막막하기만 했던 것이 다 거짓말이라고 해도 될만큼 의외로 아이가 제 발로 구설수를 입히기 위해 나타난 지금, 내 눈빛은 초연하기만 했다.







정무총감이 있는 자리에요.


그래서요?


괜히 눈에 밟혀서 좋을 것 없어요.







아이에게로 한 발자국 앞서 나가려고 했을까 나를 말리는 옹성우의 목소리가 들렸다. 웬만한 일에 대해서는 항상 기고만장하기만 하던 목소리가 사뭇 긴장의 끈을 타고 있는 보아하니 그 말이 거짓부렁은 아닌 듯싶었다. 정무총감이 왜 굳이 만주까지 왔을까. 별다르게 관심을 갖고 사는 것을 원치 않아 먼 타국으로까지 자리를 옮겼는데 끝끝내 달라붙는 조선총독의 끄나풀은 내게서 끊이지 않은 것만 같았고 주위를 둘러보다 나와 눈을 마주친 정무총감이라는 자는 내게 미소를 지어보였다. 다른 것보다도 내 뒤에서 있는 옹성우를 꽤나 지극히 아끼는 모양인 그를 보자니, 내 약혼자라는 사람은 굳이 언급을 하지 않았어도 윗선에서는 이미 다들 알 정도로 유명한 인사인 듯싶었다. 일본은 제 나름대로의 이익을 위해서, 귀족회의 일원들은 각자의 승작을 위해서 대놓고 티를 내지 못할 뿐 잘만 하면 조선 귀족회를 이끌고 갈 사람이 분명한 옹성우를 가장 많이 원하고 있었다.







저 애는 잘 달래서 보내도록 하고 내 옆에서 떨어지지 마세요.


….


말만 잘 들으면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저 아이 정도는 품고 갈 수 있게 해줄테니.







제 밑에 순경에게 눈짓을 보내던 옹성우는 내 손을 으스러질듯 잡아챘다. 아무리 무시하고 살아가겠다고 하는 나였어도 걱정되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아이의 아가씨로 있기 전에 나는 스즈키(鈴木) 가문의 혈통이었다. 내 나이는 많은 세월을 산 축에 속하지는 못했지만 굳건히 버텨있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는 바도 아니었다. 높은 곳의 시선에는 한없이 바닥을 기어야 하는 것, 내 손짓, 눈짓 하나에도 근 몇 년을 걸려서 만든 우리 가문의 권력이 흔들릴 수가 있다는 것. 고로 나 또한 정무총감의 눈에 들어온 이상 한 끝의 행동 거지도 책 잡혀서는 아니된다는 것을 알아야 했다. 비단 제대로 챙겨먹지 못한 속이 쓰려왔다.







아가씨.


….


“이리오세요.”








나는 네가 제일 사랑스럽지만 한편으로 네가 증오스럽다, 아가야. 아랫입술을 힘껏 깨물면서 바라본 아이는 세상에서 저렇게 아름다울 수가 없을만큼 예쁜 미소를 지으며 나를 불러왔다. 지독한 애증의 관계 속에서 저에게 결국에는 약해지고 마는 나를, 아이는 누구보다 잘 알았고 알고 있는만큼 이용할 줄 알았다. 시간이 지나감에 따라 점점 사람들의 많은 눈들이 나를 향하고 있었다. 앞으로 내가 어떤 행동을 하든 다음 날, 세간에서 모든 이야기의 주인공은 나일게 분명했다.







“미안해요.”







작은 목소리로 꺼낸 내 말은 순간 품위없이 뛰어버린 내 게타의 소리에 묻히고 있었다. 주위의 이목을 집중시키기 위해 신은 것마냥 유난히 시끄럽게 울리는 게타는 신발로써 제 효용의 가치를 다 하지는 못했지만 높은 굽으로 이루어진 덕에 순식간에 가까이 다가간 아이의 얼굴은 제대로 볼 수가 있었다. 가깝지 않은 거리에서 봤을 때부터 상황에 맞지도 않게 웃어오는 저 얼굴이 퍽이나 예뻐 거부할 수가 없다고 생각했으면서 이렇게나 가까이에서 본 웃음은 그 값어치가 뛰어났다. 멍하니 있는 아이의 손을 잡고 호텔의 정문을 지나쳐 다행히 사람이 오지 않는 곳에 있는 자가용에 타기까지 어떻게 도망쳤는지도 모르겠다. 턱 끝까지 차오르는 숨을 천천히 고르고 나서야 고개를 들어올리자 이미 엉망으로 되어있는 내 머리에 꽂혀있는 비녀를 갑작스레 빼버리는 아이의 행동으로 인해 구불거리는 내 검은 머리카락은 괜히 내 등을 간지럽혀 왔다.







“넌, 어쩌자고 이런 곳에 온 거야. 내가 어련히 말을 꺼내지 않았으면 가만히라도 있을 줄 알아야


“보고 싶었어요.”







아가씨가 보고 싶어서 온 게 잘못이 될 줄은 몰랐어요. 또 이리도 아무것도 모르는 척, 정말 어린 아이라도 흉내낼 요량인지 미숙하기만 한 척, 온갖 가증스러운 짓은 다 하는 아이인데 거기에 손쉽게 넘어가는 나도 정상은 아닌듯 싶었다. 다음부터는 그러지 않을게요. 지키지도 못할 약속을 쉽게 내뱉는 아이는 꼭 내가 이 애를 처음 데려왔던 그 날의 눈빛을 하고 있었다. 아직 내 꾸지람은 끝나지 않았거늘 가로채듯 꺼내버린 아이의 말 한마디에 나는 벙어리가 되고 있었다. 앙다문 내 입술을 천천히 뭉개듯이 만지는 아이의 손가락은 머지않아 제 입술로 이어져나갔다. 창문에 간신히 기대어져 빠르게 겹쳐오는 아이를 감당해내기는 힘들었다. 이미 성인 남성의 힘으로 나를 짓누르는 아이는 벅찼고 지독히도 숨막히는 행위였다. 그럼에도 옅은 숨결마저 떨어지기가 싫어 아이를 감싸고 있는 나도, 내 뒷통수를 자연스레 어루만지는 아이의 손길도 이건 명백히 옳지 못한 짓이었다. 어느 순간 뜨거워진 차 안의 공기 속에서 뜬금없이 사랑한다고 뇌까리는 아이와 눈을 다시금 마주했을 때, 나는 우리 두 사람이 마치 흔하디 흔한 소문 속의 불륜과도 같았다고 생각했다.







‘아가씨는 너무 순수하셔서 탈이에요.’







느슨하게 풀려진 아이의 넥타이를 바로 매만져주면서 문득 테라스에서 나가기 전, 나를 향해 말하던 김재환의 말이 떠올랐다.







“우리, 멀리 도망쳐버릴까?”







우습기 짝이 없는 내 말에 수줍게 웃으며 화답을 해오는 아이가 뭐라고, 다시금 그 애의 뒷목을 끌어당겨 잠깐의 주저함도 없이 마주한 아이의 입술이 꼭 선악과처럼 달다고 생각하는 내가 순수하다는 네 음절의 말로 표현이 될 수 있으려나. 










* * *








어느 누구에게나 힘든 일은 있기 마련이다. 그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이지 같은 조국의 핏줄을 가지고 태어났음에도 배를 곪고 있는 저들의 고통과 성우, 제 심적의 고통이 꼭 다르지만은 않을 것이다. 깊은 한숨을 내쉬며 마른세수를 하듯 얼굴을 쓸어내리는 성우의 주변에 정무총감을 비롯한 귀족회 일원들이 에둘러 있었다. 약혼녀라고 하시더니, 다른 남자가 있었던 거예요? 저렇게 자작님을 욕 보이는 여자인데 굳이 약혼을 이어가실 필요는 없지 않아요? 그들의 속은 뻔히 다 보이는 밑물과도 같았다. 어떻게 조그마한 틈이라도 보이면 그새를 못 참고 파고들려고 할까. 뻑뻑해진 눈을 찡그리자 성우를 안타깝게 보는 건지, 우습게 보는 건지 단순히 여자 하나를 두고 치정 싸움을 하는 꼴을 흥미롭게 살피는 정무총감의 눈이 혐오스러웠다. 토기가 치밀어오는 악감정 속에서 다시금 스스로를 다잡아야 했다. 그래, 그래서 그녀가 필요했다. 초대회장의 아들이라고 하지만 친자식보다는 못했다. 가진 게 입양아라는 꼬리표가 붙은 누군가의 자식만으로는 가질 수 있는 것들에 제한이 있었다.







더 높은 것을 보고, 더 큰 걸 원할 줄 알아야 해.


이 어미가 널 보내는 이유는 그게 전부야.







혹사스러운 생활고 속에서 제 핏덩이를 매몰차게 던지듯 넘겨주는 어머니는 매일같이 그 말들을 반복했다. 어렸을 때야, 뭔 놈의 거지같은 이유로 자신의 자식을 남한테 줘버리는 부모가 어디있을까, 라고 생각하며 어머니의 얼굴을 떠올릴 때마다 미움과 배반에 대해 눈물을 곱씹었지만 지금은 달랐다. 오히려 감사할 따름이었다. 세월이 갈수록 새 아버지의 친자식이라고는 하나 밖에 없는 아들의 병세는 점점 악화되었고 악착같이 버틴 시간들은 배가 되어 제게 돌아왔다. 그리고 자신은 앞으로 어머니의 말씀대로 더 높은 곳에서 낮은 것들을 바라보는 삶을 즐길 것이며 남들이 쉬이 가질 수 없는 것들을 손에 쥘 줄 아는 사람이 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그녀가 있어야 했다. 남들은 다 제 정부가 되기 위해서 안달을 하는데도 눈길조차 주지 않는 매몰참이 성우의 생모와 흡사했다. 곱디 고운 옷들을 입고 귀티나는 행동들이 타고난 그녀는 쉽게 가지지 못하는 것에 속했다. 그녀가 가진 가문과 권력이 처음에는 가장 중요하다 생각했는데 어김없이 제가 키워놓은 개새끼에게 죽어라 목 매는 꼴을 보아하니 토모코, 그 여자 자체만으로도 성우의 소유욕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이런 곳에서 혼자 취하는 것만큼 불쌍한 것도 없는데.


누구신지.


옹성우 씨, 맞으시죠?







죽어도 알리고 싶지 않았던 조선의 핏줄만큼이나 조선식의 이름을 부르는 소리에 문득 성우는 고개를 들어 올렸다. 익숙한 얼굴이었다. 아까 그녀와 함께 있던 남자가 이 사람이었나. 습한 기운이 묻어나는 밖에서 인사불성으로 닥치는 대로 마셔버린 술로 인해 이미 눈을 반쯤 감고 자신을 쳐다보는 성우의 얼굴이 꽤나 볼만했다고 재환은 생각했다. 이렇게나 약해 빠져서는 원.







토모코 양을 꽤 연모하시나봐요.


….


안타깝게도 이루어지지는 못하겠지만.







허, 짧은 탄식을 내뱉던 성우는 큰 소리를 내어 웃어보였다. 도대체가 여기서나, 저기서나 왜 사랑이란 감정을 가지고 들먹이는지. 이 시대에 그깟 감정이 대체 뭐길래, 소모품으로 전락해버려도 시원치 않을 마음은 성우에겐 중요하지 않았다. 부부간에도, 하다못해 부모와 자식 사이에도 그들이 흔하게 얘기하는 애정은 본 적도, 느껴본 적도 없었다. 그러니 그것들에 애걸복걸 하는 것을 이해하기엔 퍽이나 어려운 말씨였다. 저는 김재환이라고 합니다. 토모코 아가씨의 집에서 변변치 않지만 나름 의사 노릇을 하고 있어요. 하지만 예의바른 미소를 지으며 성우의 손으로 제 명함을 쥐어주는 재환이 토모코 아가씨라며 그녀의 이름을 말하자마자 취기에 취했으면서도 호기롭게 움직이는 제 몸을 자각한 성우는,







다른 사람한테 절대 뺏기고 싶지 않은 마음이 그쪽이 말한 연모라면 그런가보네요.







이루어질지, 말지에 대해서는 후에 가봐야 알 수 있는 거고요. 성우는 제가 했던 말을 지키고 있었다. 그녀가 그렇게나 원하는 애정이라면 줄 수 있다는 각오는 거짓말이 아니었다. 순간의 욱함으로 인한 말이기는 했어도 없던 감정이라도 다 끌어모아서 사랑한다고 해줄 수 있었으니까. 그런데 그럴 필요가 없어졌다. 무수한 단어들 속에서 제 감정을 빗대어 표현할 수 있는 것이 김재환이란 저자가 한 말처럼 사랑한다는 단어라면 구태여 부정하고 싶지 않았다. 이제는 성우, 자신도 제가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한동안은 볕이 좀 드나했더니, 요근래 궂은 날씨가 계속되려나 봅니다.







재환은 제가 생각해도 쓸데없는 말을 지껄였다. 성우의 대답을 듣고자 던진 질문이 아니었으니까. 부러 할 말도 없을 법도 했다. 일제의 침략과 수탈이 빈번해짐과 동시에 제가 할 일들은 점점 쌓여갔다. 그 중에 속칭 거머리같은 족속들을 없애는 일이 많아졌고 손에 피를 묻힌 날이, 그렇지 않은 날보다 많아졌다는 뜻이기도 했다. 중심부에서는 그녀를 없애라고 지시했지만 그녀의 주변에는 꽤나 유명한 인사들이 들끓었다. 그들이 주변에 꼬인다면 그들 또한 총알의 규탄이 되어서 사라지는 것 또한 마다하지 않겠다고 했었다. 그렇게 따지고 보면 여자 하나에 따라오는 남자만 벌써 둘이었다. 한 명은 보기 좋게 구워삶은 개였고 나머지 한 명은 제 앞에서 꼭 사랑에 빠진 것만 같은 얼굴을 해오는 친일파의 근원지라고 해도 과언이 안될 초대회장의 아들이었다. 어떻게 된 것이, 그녀를 보았다 하면 다들 저런 약해빠진 모습이나 하고 있을까, 싶었다. 원체 현 시국의 여자같지 않아서, 라고 하기엔 수식어가 부족했다. 그도 그럴 것이 하는 일만큼이나 수도 없이 갖고 있는 그녀의 약점들을 재환은 성우에게 발설하지 않았다. 좋은 미끼가 되어 줄지는 모르겠다만 다른 사람에게 뺏기고 싶지 않은 마음이라,







그렇게 설명된다면 재환, 저도 그녀에게 무한한 애정을 주는 셈이 아니던가.
























[워너원/박지훈/김재환/옹성우] 견주 G | 인스티즈


*


즐거운 추석 연휴 보내고 계신가요? LIGHTER 입니다!


견주를 쓰기 전에 기승전결로 나눠 놓았는데 이제 기승전결에서 승의 중반부쯤 왔어요. 처음부터 세계관이나 시놉시스를 잘 써두면 좋았을텐데 우선 쓰고 보자는 병에 걸린 작가라서 죄송합니다 여러분.....(이마짚)


제가 견주를 처음 시작했을 때만 해도 지훈이로 시작하는 글은 거의 없어서 자면서 문득 든 아가씨와 충실하게 아가씨만을 보는 예쁜 도련님 상의 아이를 생각하다 보니 이건 무조건 써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언제나 읽어주시는 독자님들 덕분에 더 기운내서 쓸 수 있어써요 더불어서 재환이랑 성우의 캐릭터도 예뻐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추석 연휴가 긴 만큼 독자님들한테 딱히 해줄 수 있는게 없어서 견주를 딱 내놓고 시작하고 싶었는데 시기가 조금 늦어버렸네요. 저는 추석동안 현생을 핑계로 아무데도 가지 않기로 했습니다. 고로 시간이 되는 한 러브서클도 연휴 동안에 보여드릴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이번년도가 시작되면서부터 많이들 기다리셨을 10월 추석 연휴동안 배부르게 많이 많이 먹구 간만에 휴식도 좀 취하고 한가위 잘 보내세요!!!!!!


P.S 살찔 준비는 모두 되어있다.




*암호닉은 최신화에 신청해주세요*





암호닉 NOTHING WIHTOUT YOU

99

달다리

연두부님

설한화

뀨뀨

쥬쥬

지훈지

샐라인

정연아

수국

발챙발챙

체셔

물만두

지재

빵빵

자몽쥬

온전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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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댕댕이]로 암호닉 신청할게요! 몰입 장난아니예요 작가님ㅜㅠㅜㅠ 확 지훈이랑 여주랑 떠나버렸으면 좋겠네요 아가씨 영화 분위기 진짜 좋아하는게 그 느낌 상상되서 더 좋아요!!! 좋은 글 감사합니당
6년 전
Lighter
암호닉 신청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몰입해서 보셨다니 저야말로 너무너무 고마워요ㅠㅠㅠㅠ 다음화도 열심히 써서 돌아오겠습니다❤️
6년 전
비회원237.235
이렇게 숨막히는 문체는 작가님밖에 못쓸거에요 아마ㅠㅠㅡ진짜 항상 잘읽고있어요♡좋은글 감사해요 지훈이의 집착이 날로 심해지고있네요 좋은현상입니다 호호..
6년 전
Lighter
독자님의 칭찬 때문에 엉덩이가 들썩들썩 합니닿ㅎㅎㅎㅎ흫ㅎ 항상 읽어주셔서 감사하구 예쁜 댓글도 너무 감사해요❤️❤️
6년 전
비회원236.127
오늘도 작가님 글 보면서 감탄하구갑니다..진짜 추석 선물같은 기분이에요ㅠㅠ 볼때마다 너무 재밌어서 시간가는줄도 몰라요ㅋㅋㅋㅋㅋㅋㅋ 좋은 글 감사드려요!!!
6년 전
Lighter
추석 선물이라니.....많이 부족한 글인데도선물로 받아주셔서 감사합니다❤️❤️ 항상 재밌게 봐주셔서 고맙구 댓글도 남겨주셔서 더더 감사해요!! 즐거운 추석 보내세요~
6년 전
독자2
[옴뇸뇸]으로 암호닉 신청합니다!! 잠결에 인티들어왔디가 작가님글 업뎃알림 온거보고 헐레벌떡 들어왔어요ㅠㅠㅠㅠ 진짜 견주볼때마다 작가님 글솜씨에 감탄하면서 봐요...크... 너무 재밌어요 흑흑흑 ㅠㅠㅠㅠㅠ 작가님 즐거운추석 보내세요!!!
6년 전
비회원169.169
온전하게에요! 개인적으로는 여주가 지훈이에게 휘둘리지..? 않고 좀 더 상황을 보면서 행동했으면 하는데ㅠㅠㅠㅠ 뭔가 주변 상황이 심상치 않아서요ㅠㅠ 제 최애가 셋중에서 지훈이가 아닌것도 한 몫 하겠지만요...ㅎ휴ㅠㅠ 그러면서도 이런 행동 하나하나가 여주에게 지훈이가 어떤 의미인지 보여줘서 참... 어남박인가 싶슴미다. 오늘도 재밌는 글 감사합니다ㅠㅠ
6년 전
독자3
발챙발챙입니다!!
아 정말 분위기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너무 좋아요..지훈이한테 도망갈까 하고 물어보는 장면도 너무 좋았어요ㅠㅠㅠㅠㅠㅠㅠㅠ
진짜 도망갔으면...ㅠㅠㅠㅠㅠㅠㅠㅠ

6년 전
비회원30.79
작가님 달다리에요! 오늘도 역시 넘치게 몰입도 쩌는 견주라뇨 ㅠㅠㅠㅠ이제야 바쁜게 지나고 보았따니 캐릭터 하나하나가 너무 소중해 누군가와 이어주기가 어려워요 이렇게 모두 다 같이 행복하자 (개 노답) 늘 잘 읽고 있습니다 ㅠ퓨ㅠ 다음편 기대할게요!
6년 전
독자4
ㅜㅜㅠㅠㅠ그냥다이어주세요작가님...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다조아요
6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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