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출 예약
호출 내역
추천 내역
신고
1주일 보지 않기
카카오톡 공유
주소 복사
모바일 (밤모드 이용시)
댓글
사담톡 상황톡 공지사항 팬픽 만화 단편/조각 고르기
몬스타엑스 이준혁 강동원 김남길 샤이니 온앤오프 엑소
전체글ll조회 1263l 29


이승환 - 꽃



※ 본 픽션들은 5.18 기념재단 사이트에 올려져 있는 자료와 영화 ‘화려한 휴가’를 보고 사실에 입각하여 썼습니다.







오타 수정;; 부끄러라





우리를 잊지말아주세요.

Written by. 맥

 

 

 

 

 

 

 

 

 

 

 

 

 

 

 

 

 

 

지호는 제 눈이 잘못된 건가 싶어 눈을 빠르게 감았다 떴다. 바뀐 것은 없었다. 변함없이 하얀 종이 위에 곧게 자리 잡고 있는 검은 활자들은 그 모양새와 다르게 올바르지 못한 내용을 담고 있어 지호를 당황스럽게 했다. 지호는 미간을 깊게 좁히다가 지혜 누나가 건넨 말도 안 되는 기사를 다시 한 번 눈으로 쭉 훑고는 짧은 헛웃음을 입 밖으로 내뱉었다. 빨갱이라고 써진 그 글자가, 속을 더부룩하게 만들었다.

 

 

 

 

“지금 이걸 나보고 방송에 내보내라고?”

 

 

 

지호가 끝내 받지 않고 있는 기사를 여전히 내밀며 지혜는 어색하게 입꼬리를 위로 말아 올리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곤 조심스럽게 지호의 눈치를 살피는데, 지호는 순간 몸 안에서 붉은 응어리가 솟구치는 게 여실히 느껴져 입을 앙다물고 주먹을 꽉 쥐었다. 빨갱이라고 한다. 빨갱이. 이 거지같은 세상이 좀 더 살만해지도록 민주주의를 목청 터져라 외치고 있는 우리의 정의로운 광주시민이, 빨갱이라고 위에서는 쉽게 그리고 잔인하게 치부하며 세상에 알리고 있다. 시민의 비명이 방송국의 유리창 틈새로 들어와 제 앞에서 넘실넘실 춤을 추며 울부짖고 있는 것 같았다. 어제 출근길에 보았던 젊은 부부가 갑작스럽게 제 상념 사이로 들어와 지호를 착잡하게 만들었다. 공수부대가 휘두른 곤봉에 머리를 맞아 피를 흘리고 있던 부부. 남편은 군인에게 끌려가고 있었고 부인은 남편을 따라가며 남편의 상처를 보고 안타까워 울고 있었다. ……빨갱이라고 한다.

 

 

 

 

“우리가 얼마나 고통스러웠고 힘들었는데……진짜 이 더러운 세상 좋게 바꿔보겠다고, 우리 후손들에게는 이런 치욕 당하게 하고 싶지 않아서 걷잡을 수 없이 많은 피를 흘리고 사랑하는 사람들까지 잃어가면서 광주를 지키려고 하고 있는데!……어떻게 빨갱이라고 할 수가 있어? 폭동? 시발, 이게 다 폭동이야? 폭동들이 민주주의를 외치면서 자기 목숨을 버려가?!”

“지호야, 그게…….”

“그리고 아무리 우리 중에 그래, 빨갱이가 있다고 치자. 그래도 저 무차별적인 살인에 가까운 폭력은 말이 안 되지. 그 소수에 불과한 빨갱이들을 잡자고 광주에 있는 모든 시민을 죽일 셈이야? 저 폭력과 광주시민의 죽음들이 이렇게 정당화되는 게 말이나 되냐고!”

 

 

 

 

지호는 거칠게 분노를 표현하고 지혜의 손에 들려있던 기사를 매섭게 채가 갈기갈기 찢었다. 녹음실 안에 있던 사람들 그 누구도 숨소리를 크게 내지 못하고 고개를 수그렸다. 광주로 향한 모든 전화와 교통수단이 마비된 지금, 다른 지역에서 우리 광주 사람들을 보고 빨갱이라고 욕하면 답답하기라도 하겠지만 학살이 일어나고 있는 이 광주에서, 이 광주가 빨갱이들 집단으로 폭동을 일으키고 있다고 광주의 시민에게 보도를 하는 건 도대체 무슨 생각일까. 방송에서 가장 중요한 공정성이 사라진지는 오래됐다고 알고 있었지만 이 정도 일 줄은 몰랐다. 공수부대들이 시민을 진압할 때부터 생각했던 거지만 세상이 미친 게 분명했다.

 

 

 

 

“이딴 쓰레기 같은 글은, 존재의 가치도 없어.”

 

 

 

 

지호는 갈기갈기 찢은 기사 조각들을 바닥에 뿌렸다. 하얀 종잇조각들은 하늘하늘 거리며 사방으로 퍼져 나가다가 이내 조용히 가라앉았다. 방송시간이 가까워져 오자 녹음실 문을 열고 창빈 선배가 들어왔다. 선배는 무겁게 가라앉은 저희의 분위기를 보고 잠시 당황하는 듯싶더니 가운데에 우뚝 서 있는 지호와 그 뒤로 뿌려져 있는 종이 쪼가리들, 그리고 고개를 숙이며 가만히 서 있는 다른 후배들을 번갈아 보더니 점차 상황파악을 하기 시작했다. 창빈 선배는 머리를 살짝 긁고 한숨을 내뱉었다.

 

 

 

 

 

“아나운서 자리에서 잘리고 싶지 않으면 얼른 기사 다시 뽑아와, 우지호.”

“저는 돈 때문에 정의 버리는 그런 개념 없는 놈 아닙니다.”

“이 새끼가, 말하는 거 봐라?”

“돈 받아먹으면 뭐합니까. 지금 제 주위의 친구, 이웃 사람들이 다 군인들이 휘두르는 곤봉에 맞아 죽고 있는데. 저는 이런 기사, 방송으로 말 못합니다. 돈 준다고 하면 개처럼 꼬리를 흔들며 반가워하는 얼빠진 놈 하나 구해서 쓰세요.”

“오냐오냐하면서 지금까지 키워주니깐 지금 눈에 뵈는 게 없지, 개새끼야?”

“다시는 이 더러운 방송국에 안 올 겁니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에도 여기의 누군가의 가족, 혹은 친구는 맞아 죽고 있겠죠. 돈 많이 받아 쳐먹으면서 일 열심히 하세요.”

 

 

 

 

창빈이 이내 화를 주체하지 못하고 지호에게 달려 들으려 했으나 주위에 있던 동료들과 후배들이 기겁하며 창빈을 온몸으로 막아섰다. 놔, 너희 다 비켜!, 지호는 눈을 부라리며 저를 노려보고 있는 창빈에게 살짝 조소를 지어 보인 뒤 유유히 녹음실을 빠져나갔다. 씨발, 좆같기는. 더러운 기사를 보고 괜히 기분만 잡쳤다. 지호는 계단을 차근차근 빠르게 밟으며 정장 주머니에 있는 담배를 꺼내 필까 고민하다가 관두었다. 방송국에서 나오니 방송국 앞에 펼쳐져 있는 아비규환의 현장이 한눈에 들어왔다. 무기력하게 쓰러져 곤봉을 온몸으로 막아내고 있는 젊은 청년, 도망가다가 머리채가 잡혀 질질 어디론가 끌려가는 아주머니. 군인들은 저의 외관과 방송국에서 일한다는 사원증을 보면 곤봉을 곧잘 휘두르지 않곤 했다. 그래도 군인들의 목표가 되긴 했지만 다른 시민들보단 덜했다. 이 지옥 속에서도 빌어먹을 계급은 존재하나 보다. 웃긴다. 지호는 발걸음을 재촉하며 집으로 향했다. 어떤 군인이 저를 향해 달려왔다. 무거운 군화의 소리에 등골이 서늘해졌다. 지호는 죽어라 뛰었다. 거기서, 라는 흔해 빠진 군인의 고함은 여기저기서 들려왔다.

 

 

 

 

 

 

 

 

 

 

 

 

 

 

 

 

 

 

 

 

 

 

제가 집에 들어오자 어머니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자리에 주저앉았다. 경이도 마찬가지였다. 광주에 계엄군이 내려온 뒤로 지호는 항상 집에 들어오면 저런 둘의 모습을 가장 먼저 보았다. 지호는 둘을 차례로 껴안으면서 이제는 공수부대가 다 갈 때까지 여기서 죽은 듯이 지내자고 작게 속삭였다. 어머니는 이제야 그런 생각을 했냐며 철없는 자식의 등을 손바닥으로 몇 대 두들겨 주셨다. 경이의 눈가에는 살짝 눈물이 고였다. 경이가 환하게 웃어 보여서 지호도 오랜만에 경이를 따라 웃어 보였다. 어머니가 지호에게 배는 안 고프냐고 물어왔다. 아침도 제대로 먹지 못한 채 방송국의 급한 호출에 집을 나선 지호는 배를 부여잡고 배고파 죽겠다는 시늉을 했고 어머니는 어서 밥을 해주겠다고 하며 부엌으로 들어가셨다. 지호는 방으로 들어가 정장을 벗고 가벼운 면티와 추리닝 바지로 갈아입었다. 경이가 방에 들어와 책상의자에 앉았다. 지호는 면티를 밑으로 끌어내리며 경이의 앞으로 가 서서 경이의 시야에 맞춰 허리를 굽혔다. 경이가 지호의 양볼을 손으로 붙잡고 입 모양으로 물어왔다.

 

 

 

 

‘이제 방송국 안 나가?’

“응.”

 

 

 

 

지호는 짧게 경이의 입에 입을 맞대고 살며시 웃어 보였다.

 

 

 

경이는 말을 하지 못한다. 선천적으로 언어장애를 가진 채 태어났다고 경이는 맨 처음 연애의 초창기 때 지호에게 그 사실을 수첩에 적어주며 부끄러운 듯 얼굴을 붉혔었다. 벌써 3년째 지호와 경이는 교제 중이다. 여자여도 몸이 불편하면 주위 사람들이 혀를 차며 왜 저런 여자랑 사귀는지 모르겠다고 욕을 하는 판에 지호는 심지어 남자인 경이와 연애를 했다. 처음 어머니에게 소개했을 때, 어머니는 기절할 듯이 놀라며 강력하게 반대를 했지만 저의 끝없는 설득과 경이의 순한 마음, 바른 태도를 보고 서서히 고집을 꺾기 시작했다. 사실 어머니가 반대한다고 해서 헤어질 사이도 아니었다. 지호는 어머니가 끝까지 반대한다면 경이와 도망칠 생각마저 하고 있었다. 그 정도로 둘을 서로를 사랑하고 있었다. 서로가 아니면 안 된다는 듯이, 그렇게 말이다.

그 사랑을 며칠 동안 지호가 자신의 집에 경이를 초대하며 어머니 앞에서 계속 보여주자 어머니는 끝내 둘의 관계를 허락하셨다. 둘이 좋아하는데 어쩌겠냐고, 어머니는 고개를 저으셨다. 무려 어머니에게 밝히고 3개월이 지나서였다. 경이는 그때 죄송하다면서 어머니를 붙잡고 울었다.

 

 

 

 

“밥 먹으러 나와라.”

 

 

 

 

그리고 요즘은 경이를 아들인 저보다 더 챙기는 것 같았다. 옛날부터 무뚝뚝한 아들인 저만 키우고 사느라 애교 많고 착한 딸들을 부러워하기도 했는데 경이가 어머니의 그 소원을 풀어주고 있는 듯했다. 물론 경이는 여자가 아니었지만.

경이와 지호는 손을 잡은 채 쫄래쫄래 지호 방에서 나와 식탁에 앉았고 어머니가 먼저 숟가락을 들자 둘도 뒤늦게 반찬을 집기 시작했다. 어머니는 한평생을 불편하게 살아온 경이를 안타까워하셨다. 게다가 마르고 키도 작은 경이를 보고 얼마나 가슴 아파하는지. 공수부대가 광주에 진입하고 시위의 열기가 더욱더 진해질 때쯤, 어머니는 지호보다도 먼저 경이를 집에 데려오라고 했다. 세상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면서 경이를 집에 데려와 살게 했다. 익숙하게 어머니는 생선 가시를 바르고 생선을 경이의 밥 위에 올려주셨고 경이는 씩씩하게 밥을 먹었다.

 

 

 

 

“방송국 그만뒀어요.”

“뭐? 방송국을 왜 그만둬.”

“위에서 광주사람들이 빨갱이고 지금 폭동을 일으키고 있다고 보도하라고 해서 뭐라고 하고 나왔어요.”

“……지호야.”

“네.”

“너는 절대 밖에 나가서 시위하지 마라. 나, 그리고 경이를 위해서라도 여기에 꼼짝없이 있어서 목숨을 연명해야 한다.”

 

 

 

 

굳게 말하며 저를 보는 어머니의 시선에 지호는 알겠다고 기어가는 목소리로 답하고 콩나물을 입에 집어넣었다. 식탁 밑으로 경이가 자신의 작은 손을 지호의 무릎 위에 살며시 올려놓았다. 어머니와 경이가 이러는 이유는 단 한 가지였다. 방송국에서 뭐라고 소리친 것처럼 지호는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는 성격이었다. 그래서 당연히 공수부대가 곤봉을 휘두르며 시민에게 폭력을 행사할 때, 지호는 나라를 지켜야 할 군인들이 어떻게 시민을 죽이냐고, 이게 말이나 되냐며 화를 내고 당장에라도 시위대에 참가하려 했으나 저희 어머니가 울면서 말리는 바람에 그러지 못하였다. 네가 가서 죽으면 나도 그 자리에서 혀 깨물고 죽어버리겠고 말하는 어머니를 지호는 차마 무시할 수 없었다. 홀몸에 저를 낳아 기르느라고 고생을 얼마나 하셨는데 제가 시위에 나가 잘못돼서 다시는 지상에 돌아올 수 없는 존재가 된다면 어머니의 가슴에 못을 박는 짓이라고, 지호는 그렇게 생각하며 애써 제 가슴 속에서 일렁이는 불을 잠재웠다. 아직도 하루에 적어도 두세 번씩은 당장에라도 뛰어나가 시위에 참여하고 싶다는 욕망에 휩싸였다. 그러나 어머니, 그리고 경이를 지키기 위해선 가만히 있어야 했다.

 

 

밥을 먹고 둘의 방으로 들어온 지호와 경이는 곧 있으면 배가 아플 테지만 무시하고 침대에 배를 붙이고 누웠다. 말 못하는 경이가 제 목숨처럼 들고 다니는 수첩은 벌써 반이나 써서 종이의 끄트머리가 다 헤져있다. 며칠 전에 사온 건데 벌써 이렇게 많이 썼나. 제가 방송국에 나갔던 동안 어머니와 많은 대화를 했나 보다. 잘했네, 우리 경이. 지호는 동그란 경이의 뒤통수를 손으로 쓱쓱 쓰다듬어주었다. 두 사람의 발이 엉키고 지호의 발끝이 툭툭 경이의 하얀 맨 종아리를 찔렀다. 경이가 살짝 웃더니 수첩 스프링에 끼워져있는 연필을 집어 들고 비어있는 수첩의 한 페이지를 펼쳤다. 그리고 집중해서 글자를 써내려갔다.

 

 

 

 

[옆집 아저씨 오늘 돌아가셨대요.]

 

 

 

 

흑심으로 써진 글자를 보고 지호는 한숨을 푹 쉬었다. 갈수록 제 주위에 죽어가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었다. 광주에 있는 체육관들은 모두 억울하게 죽어나간 광주시민의 관들로 꽉 매워져 발 디딜 틈이 없었다. 병원도 말할 것이 없었다. 사람들이 점점 죽어나가는 수에 비례해서 더 많은 광주 시민이 광장에 모여들었다. 정확하게 설명할 수는 없었지만 광주는 점점 무서워지고 있었다.

 

 

 

 

“무서워하지 마. 너는 내가 지켜줄게.”

 

 

 

 

제 말에 경이는 알 수 없는 오묘한 표정을 짓더니 곧 고개를 끄덕였다. 꼭 믿을게요, 수첩에 적어진 그 글자가 알싸하게 지호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내가 죽는 한이 있어도 너는 꼭 지킬게, 라고 다시 한번 말하자 경이는 인상을 팍 쓰더니 죽지 마요!, 라고 수첩에 적었다. 귀엽기는. 지호는 피식 웃었다.

 

 

 

 

[밖에 상황, 얼마나 끔찍해요?]

 

 

 

 

경이는 광주에 계엄군이 내려온 이후로 단 한 번도 집을 나가지 않았다. 광주 학생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계엄군들이 내려와 광주가 흉흉해 질 때쯤 어머니의 부탁으로 우리 집에 들어왔고, 어머니의 충고를 가장한 협박 때문에 경이는 집 밖으로 발한 번 내딛어보지 못한 채 들려오는 울음소리와 비명, 둔탁한 군화 소리를 듣고 상황을 지레짐작했을 뿐이었다. 말로 만 들었던 전쟁과 비슷한 상황일 것이라고. 벌써 며칠째 밖에 못 나가니 답답하고 궁금하기도 하나 보다. 하지만 경이가 상상하는 광주의 상황보다 현실이 몇십 배는 더 처참할 거라고 지호는 확신했다.

 

 

 

 

 

“그냥 생지옥이야. 궁금해하지 마.”

 

 

 

 

경이는 뭔가 더 말해주라는 듯이 눈을 반짝였지만 모르는 게 상책일 것 같아서 지호는 그런 경이의 눈빛을 무시하고 억지로 하품을 하더니 피곤하니까 어서 자자고 했다. 경이는 입술을 툭 내밀고 불퉁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나 지호는 이불 속으로 들어가 아, 좋다. 라는 아저씨 같은 말이나 했다. 경이는 입을 조그맣게 달싹이며 지호 욕을 하는 시늉을 하더니 이내 고개를 절레절레 젓고 형광등을 껐다.

 

 

 

 

 

 

 

 

 

 

 

 

 

 

 

 

 

 

 

 

 

 

애국가가 광장에 울려 퍼졌다. 광장과 가까운데 살고 있는 지호의 집에서도 다 들렸다. 지호는 어머니를 도와 빨래를 널다 말고 왼쪽 가슴에 손을 올린 채 시청 쪽으로 몸을 틀어 국기에 향한 경례를 했다. 어머니도 얼른 손에 묻은 물기를 바지에 닦고 왼쪽 가슴에 손을 올렸다.

 

애국가가 나오는 도중에 총소리가 났다. 연달아 쉬지 않고 울려 퍼지는 총소리와 사람들의 비명이 귓가에 선명히 파고들었다. 지호와 어머니의 눈이 순식간에 휘둥그렇게 커졌다. 둘의 입은 서서히 밑으로 벌어졌고 둘의 머리는 순식간에 하얗게 비워졌다.

 

뒤늦게 정신을 차린 지호가 얼른 철문을 열고 달려가는 사람을 붙잡아 이게 어떻게 된 상황이냐고 물으려 했으나 아무도 지호의 손에 잡혀주지 않았다. 늙은 어머니는 이제야 정신을 차렸는지 지호의 옷을 마구잡이로 잡아당겨 다시 지호를 마당으로 데려다 놓았다. 광주 하늘에 아득히 퍼지는 총소리와 울음소리, 비명 그리고 희미하게 맡아지는 화약 냄새에 지호는 참지 못하고 제 옆에 있던 화분 하나를 걷어찼다. 화분은 그대로 날카로운 파열음과 함께 깨졌고 화분에서 담겨있던 흙이 마당을 지저분하게 만들었다. 어머니는 눈을 지그시 감고 손으로 입을 막으며 조용히 울기 시작했다. 뒤늦게 놀라 마당으로 뛰쳐나온 경이는 비틀거리며 자리에 주저앉았다. 끝내 군인들이 총을 쏘며 무차별적으로 시민을 죽이기 시작했다. 마치 빨갱이, 혹은 폭도들에겐 어떠한 자비도 없다는 듯이 말이다.

 

 

 

 

 

 

 

 

 

 

 

 

 

 

 

 

 

 

 

 

 

 

어제 처음 들렸던 총알 소리는 오늘 아침에서도 어김없이 들렸다. 우습게도 꿈이길 빌었던 지호의 마음속을 훤히 들여다봤다는 듯이 그렇게 코웃음을 치며 말이다. 지호는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듣는 총소리에 다시 한 번 눈을 질끈 감았다. 아, 정말 끔찍하네. 꼭 악몽을 꾸고 있는 것 같았다.

제 팔을 베고 새근새근 잠들어 있는 경이의 햇볕을 받아 밝은 갈색이 된 머리카락을 조심스럽게 쓸어주고 지호는 경이가 깨지 않게 조심스럽게 팔을 빼내었다. 찌뿌둥한 몸을 이리저리 비틀고 지호는 거실에 나갔다. 어머니가 두꺼운 솜이불을 거실 중앙에 막 내려놓던 참이었다.

 

 

 

 

 

“뭐하시게요?”

“지금 사방에서 창문 깨지는 소리가 들리고 난리도 아니다. 아무래도 총알이 창문을 뚫고 들어오는 것 같은데 솜이불로 창문 막아놓으면 집안에 못 들어올 거 아니니. 어서 너도 너희 방 창문 솜이불로 틀어막아라.”

“우리 집에 창문이 좀 많긴 하지만 담도 있는데 설마 총알이 뚫고 오겠어요?”

“군인들이 미친 듯이 총을 쏘아대고 있고 옆집 창문도 이미 다 깨졌더라. 안 그래도 옆집보다 담이 조금 낮은데, 아직 이렇게 멀쩡한 게 신기한 거야.”

 

“알겠어요. 근데 너무 걱정하지는 마세요.”

 

 

 

 

 

어머니는 조용히 한숨과 함께 고개를 끄덕였고 지호는 두툼한 자주색 솜이불 하나를 들고 방으로 들어갔다. 혼자 솜이불로 틀어막기가 어려워 어쩔 수 없이 경이를 깨우려고 경이의 어깨를 살살 흔드는 데 순간 거실에서 유리창이 깨지는 소리와 함께 어머니의 외마디 비명이 들렸다. 발끝에서부터 소름이 머리끝까지 이렇다. 어떠한 생각도 할 시간 없이 지호는 거실로 황급히 뛰쳐나갔다.

 

 

 

 

 

“엄……엄마…….”

 

 

 

 

비릿한 혈흔의 냄새가 코를 찔렀다. 지호는 피 냄새를 맡자마자 올라오려고 하는 구역질을 애써 손으로 틀어막으며 두 눈을 믿기지 않는다는 듯이 느리게 깜박였다. 어머니의 이마 한가운데엔 커다랗고 검은 구멍이 뚫려 있었다. 그곳에서 피가 흘러나와 어머니의 얼굴과 머리를 적시고 거실 바닥을 점점 더 넓게 적셔나갔다. 심장이 덜컥 멎는 것 같아 지호는 숨을 쉴 수 없었다. 세상이 뿌옇게 변하더니 속수무책으로 눈물이 흘러나왔다. 부들부들 떨리는 발걸음으로 지호는 조심스럽게 쓰러져 있는 어머니에게로 다가갔다.

 

 

 

 

 

“어머니……지, 지금…….”

“…….”

“엄마……일어나……뭐, 뭐야…이게…….”

 

 

 

지호 발밑에서 찰박하는 맑은소리가 났다. 지호는 어머니의 피로 물든 제 붉은 발을 보고 이내 주저앉았다. 꺽꺽대는 울음만이 지호에게 남겨진 전부였다. 지호는 눈도 제대로 감지 못하고 바로 숨통이 끊긴, 아직은 따뜻한 어머니를 붙잡고 세상이 떠나가라 울었다. 뒤늦게 지호의 울음소리에 깨어난 경이는 피로 얼룩져 있는 지호와 주검이 돼 버린 어머니를 보고 그대로 기절해버리고 말았다.

 

 

 

 

 

 

 

 

 

 

 

 

 

 

 

 

 

 

 

 

 

 

 

꼬박 이틀 동안 경이와 지호는 어머니의 관 옆에서 식사도 하지 않은 채 눈물만 주구장창 뽑아댔다. 체육관 안에는 울음소리가 넘쳐났고 향냄새가 진하게 배어있었다. 영정 사진 속의 어머니는 검고 뽀얗다. 얼굴이 핏빛에 젖어있는 것 같이 보이는 건 환각이 분명했다. 옆에 자리 잡은 관의 유가족들이 지호와 경이를 걱정했다. 총각들, 그만 울고 식사도 하고 그래. 언제까지 이러고 있을 테야. 정신 차리라는 듯이 매섭게 저의 등을 한번 때려주시는 아주머니에 지호는 힘없이 고개를 떨구었다. 그리고 아직도 서럽게 울고 있는 경이를 보았다. 경이가 얼마나 제 어머니를 따르고 좋아했으며 미안해했는지 아는 지호는 너무 울어서 쓰려 오는 눈가를 손으로 투박하게 쓸고 비틀거리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먹은 게 없어서 그런가 시야가 핑 돌았다. 눈을 부릅뜨고 다시 잃어버린 초점을 제대로 맞추며 지호는 경이에게 손을 내밀었다. 경이의 눈물이 더 많이 흘러나왔다.

 

 

 

 

“이제 집에 가자, 경아.”

 

 

 

 

 

 

 

 

 

 

 

 

 

 

 

 

 

 

 

 

 

집에 돌아오고 경이와 지호는 거실에서 눈물을 또 한 번 뽑아냈다. 마룻바닥에는 아직 지워지지 않은 검붉은 피가 어렴풋이 보였다. 지호는 경이의 조그마한 손을 잡았다.

 

 

 

 

 

“어머니 말대로 여기에 가만히 웅크리고 있으면 아무것도 안 잃을지 알았는데, 그게 아닌 거 같다. 이건 그냥 무력하게 손을 놓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야. 가만히 있으면, 내가 건들지 않았으니깐 군인 놈들도 우리를 안 건들지 알았는데……워낙 좆같은 새끼들이라, 아니 인간도 아니지 그 새끼들은.”

“…….”

“아무튼……내일부터 나도 광장에 나가서 싸울 거야. 어머니 일 때문에 화나고 너를 잃을까 봐 무서워서 참을 수가 없네.”

“…….”

“꼭 지켜준다고 약속했으니깐 이상한 생각하지 말고, 울지도 말고 내일부터 집 잘 지키고 있어, 경아.”

 

 

 

 

경이가 지호의 옷을 손을 붙잡고 말하는 내내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더는 이렇게 가만히 있다가 나에게 남은 단 한 가지인 너를, 어머니를 보낸 것처럼 쉽고 허무하게 잃을 수는 없다. 죽어도 이 결심을 바꾸지 않을 거다. 그니깐 경아 울지 마. 지호는 경이의 눈물을 계속 닦아줬지만 경이의 눈물은 계속 흘러내렸다.

 

 

 

 

 

 

 

 

 

 

 

 

 

 

 

 

 

 

 

 

 

 

쉬익, 하고 귓가를 스쳐 지나가는 총알 소리에 등골이 서늘해졌다. 주위의 동료 시민군들이 단말마의 비명과 함께 피를 이리저리 튀기며 죽어나갔다. 아시아나 자동차공장을 털어 장갑차와 군용트럭을 얻고 탄약고에서 TNT를 얻었으며 서울서 500명의 대학생이 내려왔지만 상황은 조금 나아졌을 뿐 여전히 시민군들이 밀리는 추세였다. 사실 애초부터 기적을 바랬던 거지 승리를 바란 것은 아니었다. 매일 총 쏘는 연습을 하고 고된 훈련을 받았던 군인들을 시민군이 과연 이길 리가. 사람에게 어떻게 총을 쏘냐고 울면서 총 쏘는 것을 거부하는 시민도 있었다. 그중에서도 지호는 끈질기게 군인들을 저격하며 살아나갔다. 어머니의 죽음에 대한 분노와 경이를 지켜야 한다는 강한 의지가 사라지지 않을 때까지는 그렇게 매일 싸울 것이다. 총소리에 귀가 멍멍해져 갔다.

 

 

 

헌혈을 자주 해서 그런가 빈혈증상이 생긴 것 같았다. 세상이 핑 - 돌았다. 빈혈증상이 있으면 헌혈을 하지 못하는 데, 젠장. 지호는 미간을 작게 좁히고 시야가 다시 정상적으로 돌아오길 기다리며 발걸음을 멈추고 거리에 우뚝 섰다. 공수부대원들이 물러간 광주의 오후는 잠시 모든 아픔과 서러움을 잊은 채 질서를 잘 유지해 나갔고 사람들끼리 도와 아픔을 나누었다. 이렇게 사람들 다 착하고 살기 좋은 광주에서 어찌 이 비극이 일어났단 말인가. 지호는 우울해지려는 마음을 애써 가라앉히고 경이가 저를 기다리고 있을 집을 향해 발걸음을 재촉했다.

 

 

 

 

 

집에 들어서자마자 경이가 와락 품에 안겼다. 많이 불안했나 보다. 그래, 오늘이 꽤 끈질기고 험한 전투였긴 했지. 고개만 잘못 돌렸으면 바로 세상과 영이별을 할 뻔했다. 경이의 등을 토닥이며 지호는 괜찮다고 속삭였다.

 

이제 곧 이 비극의 끝이 다가오고 있었다. 그때까지만 참자. 살아서 실컷 울고 오열하자. 경이가 얼른 밥을 차려오겠다며 부엌으로 종종걸음쳤다. 지호는 경이의 뒷모습을 오랫동안이나 지켜보았다.

 

 

 

 

 

 

 

 

 

 

 

 

 

 

 

 

 

 

 

 

 

 

“계엄군이 오늘 밤에 침공할 가능성이 큽니다.”

 

 

시민군을 지휘하시고 있는 대장의 낮은 목소리에 지호를 비롯한 모든 시민군은 드디어 마지막 전투가 코앞으로 다가왔음을 느꼈다. 다들 무거운 한숨과 함께 고개를 푹 숙였다. 죽음의 그림자가 모든 시민군의 어깨를 무겁게 누르는 듯했다.

 

 

 

 

“어린 학생들과 여성들은 일찍 귀가하도록 하고 우리는…….”

 

 

 

 

마른 침 넘기는 소리가 들렸다. 다들 긴장하고 있는 게 틀림없으리라. 고등학생부터 해서 50대까지. 여러 사람이 시민군을 하겠다고 자처했고 지금까지 있었던 여러 계엄군과의 대격전에서 잘 살아남아 줬다. 자랑스러운 광주 시민들. 대장은 작게 숨을 삼키고 천천히 시민군들 얼굴 하나하나를 뜯어보더니 무겁게 입을 열었다.

 

 

 

 

“시청에 남아 끝까지 싸울 것입니다.”

 

 

 

 

다들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뜨거운 함성을 질렀다. 두려움을 없애려 일부러 더 목에 핏대를 세워가며 소리를 지르고 옆에 있던 동료들을 껴안았다. 위에서 보기엔 상대도 안 될 싸움이었지만 우리는 그들보다 강한 것이 단 한 가지가 있었다. 우리는 광주와 사랑하는 사람들을 지켜야 했다. 그 마음은 무서운 곤봉과 총알도 죽이지 못할 것이 분명했다.

 

 

많은 사람이 시청 앞으로 모여들었다. 마지막 싸움에 참여하는 형, 동생, 친구들의 어머님이나 형제들이 울면서 어서 집에 가자고 동료들의 팔을 이끌었다. 다들 말리지 않고 가족을 지켜야 하지 않냐며 집에 어서 들어가라고 동료의 등을 떠밀었다. 시청 앞에 눈물이 가득 흘러내렸다. 지호는 잠시 고민하더니 대장에게 잠시 집에 들렀다가 오겠다고 했다. 대장은 안 와도 좋다고 하며 어서 가라고 했다. 지호는 계속 울컥거려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하게 하는 심장 부근의 가슴께를 주먹으로 팍팍 내려치며 얼른 집으로 달려갔다. 몇 날 며칠을 고민하고 또 고민했던 제 생각을 이젠 경이에게 전해야 했다.

 

 

 

 

 

경이는 집을 청소하고 있었다. 문이 열리는 소리에 반색하며 현관문으로 고개를 돌린 경이는, 총을 멘 채 집에 선뜻 들어오지 못하고 신발장에 가만히 서 있는 굳은 표정의 지호를 보고 의아했는지 들고 있던 걸레를 내려놓으며 조심스럽게 지호에게 다가갔다.

 

 

 

 

 

“오늘 저녁에 계엄군들이 쳐들어올 거야. 그리고 시민군들은 마지막으로 남아서 끝까지 싸우겠지…….”

“…….”

“경아……. 나는 시청에 남기로 했어.”

 

 

 

 

경이의 큰 눈망울에 슬슬 물이 차오르기 시작했다. 경이의 입이 작게 벌려지며 왜, 라고 물었다. 경이의 입가가 바르르 떨렸다.

 

 

 

 

“그래, 살 가망 없어. 군인들은 엄청난 수를 이끌고 도청으로 쳐들어오겠지. 사실 우리 중에 총 잘 쏘는 사람도 없어.”

“…….”

“근데 경아, 나는 너에게 더 좋은 세상을 만들어주고 싶다. 만약에 몇 년 후에, 우리 경이가 예쁜 여자랑 결혼하면 경이 애기한테 자유롭고 정의로운 세상 보여줘야지. 그래야 행복하지.”

“…….”

“나는, 너를 영원히 지켜야 하잖아. 지키기 위해서는 싸워야 해. 너를 위해서라면 죽어도 좋아.”

 

 

 

 

경이가 제 셔츠를 붙잡고 꺽꺽 울어댔다. 경이는 발음이 다 뭉개져 알아들을 수 없는 이상한 소리를 내뱉으며 계속 고개를 저었다. 어느새 지호도 울고 있었다. 저도 매우 무섭고 경이랑 그냥 모른 척하고 살고 싶기도 했다. 하지만 끝까지 이 광주를 지켜야 했다. 지금까지 들었던 비명과 울음소리, 보았던 수많은 피와 희생자들을 쉽게 잊을 수는 없었다. 아니, 죽을 때까지 못 잊을 것이 분명했다.

 

 

 

 

“경아……아마 오래 걸리지는 않을 거야. 어쩌면 너무나도 쉽게……결정 날 수도 있지. …그래. 기다리지 마. 잠 잘 자고 있고 아프면 바로바로 병원 꼭 가고. 나 없다고 밥 굶으면 안 돼. 광주사람들 다 착하니깐 언제든지 힘들면 도움 바로 청하고……아, 한해 형 번호 알지? 그 형한테 도움 좀 많이 청해. 너 좀 잘 부탁한다고 말해놨어. ……미안해. 미안해, 경아. ……진짜 미안해.”

 

 

 

 

지호는 서럽게 우는 경이를 꼭 껴안았고 경이는 그런 지호의 품에 안기기 싫다는 듯이 몸부림을 쳤다. 이내 경이가 주먹을 쥐고 지호의 등을 내리쳤다. 칠 거면 아프게 쳐도 되는데. 전혀 아프지 않다. 지호는 경이의 얼굴을 붙잡고 입을 맞추었다. 경이의 눈물이 입까지 번졌는지 짠맛이 났다. 아니, 어쩌면 지금도 하염없이 흘러내리는 제 눈물 때문일지도 몰랐다. 둘은 아주 오랫동안 혀를 섞고 타액을 공유하며 키스를 했다.

 

 

 

 

 

“그만 좀 울어. 마지막 키스인데 내가 너무 못해서 그래?”

 

 

 

 

지호가 살짝 웃어 보였다. 그 얼굴이 너무 아파 경이는 이내 가슴을 부여잡고 주저앉았다.

 

 

 

 

 

 

 

 

 

 

 

 

 

 

 

 

 

 

 

 

 

 

시청으로 다시 돌아온 저를 시민군들이 기쁘게 반겼다. 벌써 저녁 11시가 되었다. 우리는 마지막으로 인원체크를 하고 시청 앞문과 뒷문을 완전히 봉쇄한 후, 대장에게 배치받은 곳으로 가 마지막 전투를 준비했다. 지호는 집에 가서 몰래 챙겨 온 경이와 제가 찍힌 사진을 주머니에서 꺼내 보았다. 피식 웃음이 나왔다. 종이 안에 들어있는 멈춰버린 시간 속에서 지호와 경이는 태양보다도 더 눈부시게 웃고 있었다. 우리가 이렇게 행복했었다. 여기서 살아서 돌아가면 이 사진처럼 다시 행복해질 수 있을까? 복도 저 끝에서 시민군들의 서글픈 노랫소리가 들려왔다. ……우리가 이처럼 처참한 결말을 맞이하게 된 것은 정부에서 말하는 것처럼 광주에 사는 폭도라서 그러는 것일까. 어쩌면 살지도 모르는데 왜 이렇게 눈물이 자꾸만 흐르는지 모르겠다. 지호도 조용히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시내 전화가 완전히 두절되었다. 주택가에서 울음소리가 흘러나왔다. 그리고 아스팔트 위로 커다란 몸짓을 자랑하며 탱크 여러 대가 시청을 향해 가고 있었다.

 

 

 

 

 

 

 

 

 

 

 

 

 

 

 

 

 

5월 27일 새벽 4 : 10분. 시청을 완벽히 포위한 계엄군 특공대가 시청에 남아있는 마지막 시민군들에게 사격을 했다. 아무도 살려 보내지 않겠다는 듯이 총소리가 끈질기게 광주 시내에 울렸다.

 

 

 

 

 

 

 

 

 

 

 

 

 

 

 

 

 

 

 

 

 

 

“우리는 최후까지 싸울 겁니다. 우리는 광주를 지켜내고야 말 것입니다.……사랑하는 광주 시민 여러분……우리를 잊지 말아주세요. 잊지, 말아주세요. ……제발 우리를 잊지 말아주세요.”

 

 

 

 

울먹이는 여학생의 목소리가 스피커를 타고 거리에 울려 퍼졌다. 지호는 죽는 마지막까지 끈질기게 제 피에 젖고 구겨진 그 사진을 손에 쥐고 눈을 감았다. 마침내 사격이 멈추었다. 마지막 총소리가 왜 그리 크고도 길게 들렸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경이는 맘껏 소리 내어 울지도, 못하였다.     







@.

어제 동생이 사준 커피를 마신탓에 잠이 안와서 새벽 3시 반까지 다 써내려갔습니다. 뭔가 드라마 한 편을 작성한 것 같네요;; 그리고 살짝 화려한 휴가를 모티브 한 것 같습니다....화려한 휴가를 참고해서 쓰느라 저도 모르게 비스무리한 장면들을 몇개 썼네요, 하하;; 사실 이 소재는 아주 오랫동안 구상하고 있었는데 이제서야 쓰게 되네요. 짠한 경이....좀 더 슬프고 잔인하게 들고 온다고 했는데...제 주제에 무슨;; 아, 이 브금은 영화 26년에서 쓰였던 ost에요! 물론 영화에선 이 노래를 편곡해서 썼지만...아, 할 말 있었는데....기억이 나나네요 땀땀. 이번은 정말 오글돋고 문체때문에 다 말아먹고 좋네요....이제는 다시 오일팔에 관한 글을 안 쓸 것 같습니다! 곧 피코, 직효, 오일 버전으로 올라올테니 신알신 울려도 놀라지 마세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설정된 작가 이미지가 없습니다

이런 글은 어떠세요?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작품을 읽은 후 댓글을 꼭 남겨주세요,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독자1
0201이에요 아직 보지 못햇는데 노래만 들어도 가슴먹먹해지고 주제만 봐도 눈물이 날거같아서 지금 봣다가는 내일 눈이 퉁퉁부을거 같아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보려고 했지만 스크롤을 내리는 순간에도 가슴이 먹먹해져여ㅠㅠㅠ몇개 본 문장도 장난 아님 ㅠㅠㅠ작가님은 왤케 저의 심금을 울리시나요ㅠㅠ진짜 금손이세요 ㅠㅠ문장하나하나가 꿀이고 금임 ㅠㅠㅠ
11년 전
독자2
헐대바규ㅠㅠㅠㅠㅠ작가님 글 처음보는데 대박이네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사랑해요ㅠㅠㅠㅠㅠㅠ
11년 전
독자3
작가님 잠시만요 도고예요 처음에는 그냥 담담하게 읽어내려갔었는데 지호가 경이한테 미안하다고 하는장면에서 정말 갑자기 눈물이났네요 원래 글읽고 잘 우는 편이 아닌데 울어버렸어요 소재 자체도 그때 광주의 현실이라 더 슬프고 와닿아요 비록 광주인은 아니지만 이렇게 광주의 슬픔에대한 글으로 인해 그걸 느낄수 있어서 좋네요 전의 5월비망록보다 어떻게보면 이게 더 슬펐던거 같아요 앞으로도 이런 글 많이 부탁드립니다 작가님 감사해요
11년 전
헐 오타 수정 안 했다 죄송해요ㅠㅠㅠ얼른 할게요ㅠㅠㅠㅠㅠ
11년 전
독자4
으앙 작가님 보다가 울었어요ㅠㅠ지호가 난 널지켜야되서 나가야한단 말 했을때 진짜 보는데 가슴이 먹먹하네요 이런일을 폭동이라고하는 사람들은 참 ㅠㅠ 진짜 금손이심다ㅠㅠ
11년 전
독자5
아 너무슬퍼요ㅠㅠㅠㅠㅠ좋은글 써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ㅠ
11년 전
독자6
헐 익연에서 보고왔는데 문체가 진짜 좋아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경이가 말 못하는 설정이라 그 상황에 더 짠하고ㅠㅠㅠㅜㅜㅠㅠㅠㅠ앞으로 작가님의 글 자주 보게될거같네요ㅠㅠ 신알신하고 갈께요ㅠㅠㅠㅠ쓰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ㅠㅠㅠㅠㅠㅠ
11년 전
독자7
처음으로 맥님의 글을 읽었습니다. 글 한줄한줄, 단어 하나하나, 그들의 이야기 한마디한마디가 가슴에 와 박히는것 같았습니다. 5.18. 그 먼 옛날부터 있었던 하루도 없던 날이 아니었던 날이었는데 어찌하여 이제와서야 우리는 눈물을 흘리고 애달파 하는것일까요. 저 일을 겪은 많은 이들이, 그의 유가족들은 하루도 빠짐없이 그날을 기억하며 눈물을 쏟아냈는데... 저는 왜 다른 이들이 말해줄때, 그제서야 그 일들을 다시금 생각하고 그제서야 시린 가슴음 느끼는 걸까요. ...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글에서 느껴지는 그 긴장감속, 사진에서 느껴지는 조금의 평화로움이... 참으로 애달프게 느껴집니다. 참 많은 말을 하고싶지만... 그저 맥님의 글이 참.. 좋다고 말하고 싶네요, 잘 읽었습니다.
11년 전
독자8
헐 작가님글은처음인데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보면서울뻔했어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ㅜㅠㅠㅠㅠㅠㅠㅠ문체나 설정ㅇ이 너무좋은거같아요ㅠㅠㅠㅠㅠㅠ신알신누르고갑니다!좋은글써주셔서감사해요ㅜㅜㅜ
11년 전
독자9
왈왈이에요 저 글읽다가 잘 우는편아닌데 이글은 보면서 몇번울었던 글들과는 전혀다른글이네요 갑자기 눈물이났다고해야내나나 막....지호가 경이랑 이별하는장면도 그랬지만 글로표현하는거자체가 다르다고해야되나 이런장르의 글쓰신분은 거의없다고봐야하는데 평소문체가 감정이입해주시는글을 잘쓰시는 맥님이써주셔서 더 좋은것같네요 제가 이상하게 말만풀어놓은것같기도 하고 글써주셔서 감사해요!
11년 전
독자10
정석이에요 전개가 좀 빠른 감이 있지만 역사에 많은 관심을 갖고 쓰셨다는 느낌이 드는 글이라 좋았습니다. 수고하셨어요 감사합니다!
11년 전
독자11
26년 책도읽고 영화로도봤거든요. 그걸 봤을때도 정말 뭔가 가슴이 답답하고..그랬는데 이글도 그렇네요. 역사관련 내용이라그런가? 눈물 펑펑 흘리고가요ㅠㅠ 경이랑 지호 행복했으면좋았을텐데..
11년 전
독자12
원래부터 5.18이라던가 6월민주화운동같은일에 관심이많아서 저도 지금 블로그에 올리려 5.18에 대한 글을 쓰고있는데 눈물나네요..여학생이 말하는부분에서 울컥했어요.잘읽고가요
11년 전
독자12
헐... 헐..... 작가님글처음인데ㅠㅠ 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진짜 가슴이먹먹해지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죄송해요 진짜 감상글?을잘못남겨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이역사를소재로한거자체부터 먹먹해진다해야되나ㅠㅠ... 아ㅏ...ㅠㅠㅠㅠㅠㅠㅠ좋은글써주셔서 감사합니다.....
11년 전
독자13
아...박굥입니다..진짜 눈물밖에안나오네요ㅠ진짜 화려한휴가보면서도 엄청 울었는데 또 이렇게 눈물이 나네요ㅠㅠ진짜 너무 감동 ..가슴이 진짜 꽉막혀서 후련하게 더 울고 싶은기분이에요...ㅠ다음에 다시 직경으로 또와주세요!!!ㅠ 감사해요 진짜항상 좋은글ㅈ써주셩서 정말감사합ㅈ니다!!
11년 전
독자14
쌀알이에요ㅠㅠㅠㅠㅠㅠ작가님 너무 감동적인거 아니에요????ㅠㅠㅠㅠㅠ슬프고 먹먹하네요ㅠㅜㅜㅠㅠㅠㅠ작가님은 정말 짱이에요ㅠㅜㅜㅜㅜ
11년 전
독자15
눈물만 나오네요. 막 가슴이 답답하고..ㅠㅠㅠ 5.18 절대 잊지 못할겁니다 어떻게 잊어요 하 진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1년 전
독자16
정말....아 뭐라말해야할지...너무먹먹해요...정말 영화보는거같이 그당시모습이 머리속에ㅔ 그려지면서 저렇게 사랑하는사람들과생이별하신 분들이 얼마나많앗을지 ㅠㅠㅠㅠ
11년 전
독자17
어음...음..배터리에요....하..진짜 시대적 상황이 너무 암담하고 슬플뿐이네요ㅠㅠㅠㅠ가슴이 먹먹해요...5.18 어떻게 잊을수있을까요ㅠㅠ절대 못잊을거에요ㅠㅠㅠㅠㅠ
11년 전
독자18
데일리씨에요
작가님이 5.18을 배경으로 쓰신글들은 하나같이 설정도 좋고 문체도 글의 색과 잘어울리는거같아서 좋아요
제가 가족중에 5.18의피해자가 계시고 남은할머니께서 매년마다 힘들어하시고 억울해하는데 이렇게 글잘쓰시는 작가님이 오일팔을 배경으로 많은 사람들이 왜곡하려드는걸 제대로 써주셔서 정말 감동이에요
글도 정말 좋고 매번 작가님글은 감동이에요

비회원이라 신알신이 안떠서 바로바로못와요..

11년 전
독자19
맥님 글에 여러번 댓달았던 비회원 독자에요 ㅜㅜㅜㅜㅜ글 정말 잘 보고 있어요 ㅠㅠㅠㅠ 아 정말 작가님글 보면서 펑펑 울었네요 ㅠㅠㅠ 경이는 얼마나 가지말라고 하고 싶었을까요ㅠㅠ? 지호가 경이 나중에 예쁜여자랑 결혼해 애낳으면 자유롭고 정의로운 세상을 보여준다는 ㅁ말이 가슴에 콱박히네요 작가님 글 잘 읽고가요 응원할께요!
11년 전
독자20
불낙지에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작가님진짜ㅜㅜㅜㅜㅜㅜ글에집중이너무잘되서먹먹하네요ㅜㅜㅜ계속눈물참느라고고생했어요ㅠㅠㅜ저는화려한휴가라는영화를보지는못했지만그당시에얼마나힘들었을지작가님의글으로조금이나마느낄수있었어요ㅠㅠ제가느끼는먹먹함은아무것도아니겠지만진짜슬프네요ㅠㅠㅠ작가님이이런글을써주시니깐다시한번광주5.18을기억하게되네요ㅠㅠ글쓰신다고수고많으셨어요ㅠㅠ감사합니다

11년 전
독자21
탤탤입니다........작가님이 이글에 얼마나 공을 들이셨고 노력하셨는지 다 느껴지네요ㅠㅠㅠ!진짜 표현하시는것도 좋으시고 문체도 좋으세요....날짜와 시간을 나타내고 이어지는 문장이 왜이렇게 슬픈지ㅠㅠㅠㅠㅠㅠ게다가 경이가 말을 못해서 그런가 지호랑 둘의 사이가 진짜ㅈ안타까워요ㅠㅠㅠㅠ항상 좋은글 감사드려요!!!
11년 전
독자22
맥님 글 오늘 처음봤는데 진짜 글 잘쓰시네오 이런 글이 많아야하는데.. 보다가 진짜 눈물났어요 광주시민이 아닌데도 가슴이 먹먹해졌네요 이런글 읽을수있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11년 전
독자23
아 진짜 제가 팬이여서가 아니라 5.18그때 그사건을 이렇게 잘써주셔서감사해요 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
11년 전
독자24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대박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진짜슬퍼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눈물나올라 그래요ㅠㅠㅠㅠㅠㅠㅠㅠ금손이셔ㅠㅠㅠㅠ

11년 전
독자25
안약이예요ㅜㅠㅠㅠㅠ맥님글은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밖에안드네요ㅠㅠ요즘 학교에서 국사수업을 하면 대부분 모든학년마다 일년안에 근현대사까지 배우기 빠듯해서 근현대사를 배우지않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교육현실이 바뀌었으면 좋겠어요. 저도 고등학교2학년이 되었지만 수업 진도상 근현대사를 배운적이 한번도없네요..정말 부끄러운일이아닐수가 없어요...ㅠㅠ앞으로 근현대사를 배울 기회가 더욱 많아졌으면 좋겠어요..글 정말잘읽고갑니다ㅠㅜㅠ
11년 전
독자26
크림이에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회원인데도 어쩌다가 비회원으로왔네요 일이생겨서ㅠㅠㅠㅠㅠㅠㅠ흐규ㅠㅠㅠㅠㅠㅠㅠ 아눈물나요ㅠㅠㅠㅠㅠㅠ아련아련 지호야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1년 전
독자27
최애맥이예요 하....이제야 왔네요 진짜....저 너무...진짜..........아....뭐라 현늘을 못하겠어요 죄송해요 정말 작가님글은.....막눈물이 나네요 경이는 어떻게 살아가라고.....하..지호야.....오늘도 잘보고갑니다 스크랩도하고가요 감사합니다
11년 전
독자28
빕씨예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진짜 작가님 너무 슬퍼요ㅠㅠㅠㅠ진짜 우리가 민주주의를 이뤄내기위해 얼마나 많은 희생을 했는지 잊고 사는거 같아요. 이런 글 써주셔서 감사하구요. 항상 재밌게 읽고 갑니다ㅠㅠㅠㅠㅠㅠ작가님 최고최고 완전 금손이셔ㅠㅠㅠㅠ
11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작품을 읽은 후 댓글을 꼭 남겨주세요,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분류
  1 / 3   키보드
필명날짜
이준혁 [이준혁] 내게 비밀 남친이 있다 ss2_0715 1억05.01 21:30
온앤오프 [온앤오프/김효진] 푸르지 않은 청춘 012 퓨후05.05 00:01
김남길[김남길] 아저씨 나야나05.20 15:49
몬스타엑스[댕햄] 우리의 겨울인지 03 세라05.15 08:52
      
김남길 [김남길] 아저씨 나야나 05.20 15:49
샤이니 [샤이니] 내 최애가 결혼 상대? 191 이바라기 05.20 13:38
몬스타엑스 [몬스타엑스/댕햄] 우리의 겨울인지 08 세라 05.19 11:36
몬스타엑스 [몬스타엑스/댕햄] 우리의 겨울인지 07 세라 05.19 11:35
몬스타엑스 [몬스타엑스/댕햄] 우리의 겨울인지 06 세라 05.19 11:27
몬스타엑스 [몬스타엑스/댕햄] 우리의 겨울인지 05 세라 05.17 15:16
몬스타엑스 [댕햄] 우리의 겨울인지 04 세라 05.16 10:19
몬스타엑스 [댕햄] 우리의 겨울인지 03 세라 05.15 08:52
몬스타엑스 [댕햄] 우리의 겨울인지 02 세라 05.14 17:56
몬스타엑스 [댕햄] 우리의 겨울인지 세라 05.14 14:46
트위터랑 포스타입에서 천사님을 모신다가 많은데 그게 뭐야?1 05.07 16:58
[주지훈] 아저씨 나 좋아해요? 번외편5 콩딱 04.30 18:59
몬스타엑스 [몬스타엑스/기현] 내 남자친구는 아이돌 #72 꽁딱 03.21 03:16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5 콩딱 03.10 05:15
[주지훈] 아저씨 나 좋아해요? 154 콩딱 03.06 03:33
몬스타엑스 [몬스타엑스/기현] 내 남자친구는 아이돌 #61 꽁딱 03.02 05:08
엑소 꿈의 직장 입사 적응기 1 03.01 16:51
[주지훈] 아저씨 나 좋아해요? 145 콩딱 02.28 04:59
이준혁 [이준혁] 이상형 이준혁과 연애하기 14 찐찐이 02.27 22:09
몬스타엑스 [몬스타엑스/기현] 내 남자친구는 아이돌 #53 꽁딱 02.26 04:28
김남길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17 걍다좋아 02.25 16:44
김남길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19 걍다좋아 02.21 16:19
[몬스타엑스/기현] 내 남자친구는 아이돌 #45 꽁딱 02.01 05:26
[몬스타엑스/기현] 내 남자친구는 아이돌 #33 꽁딱 02.01 01:12
김남길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40 걍다좋아 01.30 15:24
[몬스타엑스/기현] 내 남자친구는 아이돌 #2 꽁딱 01.30 03:35
[몬스타엑스/기현] 내 남자친구는 아이돌 #1 꽁딱 01.30 03:34
전체 인기글 l 안내
5/22 14:44 ~ 5/22 14:46 기준
1 ~ 10위
11 ~ 20위
1 ~ 10위
11 ~ 20위
팬픽 인기글 l 안내
1/1 8:58 ~ 1/1 9:00 기준
1 ~ 10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