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xie Lotte - cry me out
어째서 저란 작가는 떠나는 이 순간에도 늦을까요. 저번주 일요일에 공지 들고 온다고 했는데, 죄송합니다.
독자님들의 안구에 이상 없어요……. 떠난다는 저 말 잘못 보신 거 아니에요. 모니터 부여잡고 울지 마세요. 저 같은 짓 하지말라긔여. 저번 주 공지 보시고 기대하셨을텐데…….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네요. 신학기에 들어서 막 적응하느라 바쁘실 우리 사랑스러운 독자님들에게 이런 슬픈 소식 드려서 정말 죄송하고 또 죄송합니다. 왜 하늘을 이렇게 맑고 날씨는 좋은 걸까요.앞으로 다시는 '맥'이라는 필명으로 신알신이 오지 않을 겁니다. 글 쓰는 거 접어요. 왜냐고 물으신다면 빌어먹을 인문계 고등학교에서 썩어가기 시작한 신분 때문이라고 말씀해드리고 싶네요. 야자 끝내고 집에 온 후나 주말에도 컴퓨터 앞에 앉아있을 시간이 정말 적네요. 그리고 모의고사 시험지를 채점할 때마다 죽고 싶은 기분은……국어를 젤 못해. 죄송해요. 역시 난 계속 똥글을 독자님들에게 주고 있었던 거야. 흑흑. 아무튼 저는 이제 다시 글잡에 글을 들고 오지 않을 계획입니다. 조각같은 건 틈틈이 써도……혼자 볼 듯싶네요. 아니면 초록창의 개인적인 공간에 몰래 올리거나. 고등학교 생활 별로 하지 않은 이 시점에서 섣부른 판단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딱히 시간 없는 이 생활이 변할 것 같지는 않아서 이런 공지 올려요.
필명 '맥'으로 글잡에서 생활했던 4개월 동안 정말 너무나도 행복했고 감사했습니다. 블락비를 좋아하는 일개의 팬인 주제에 글쟁이 성향이 강했을 뿐인데, 참 복에 겨운 나날을 보냈네요. 고작 4개월에 16개의 글밖에 쓰지 않았는데도 정말 많은 댓글과 관심, 그리고 독방에서 거의 빠짐없이 글 추천이나 작가 추천에 들어가서 분에 맞지도 않는 호황스러운 생활 보냈고 힘들 때마다 독자님들 댓글 다시 한 번씩 읽어보면서 힘 얻기도 하고 그랬어요. 글잡에서 활동한 지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었지만 이렇게 의지가 되고 힘이 되고 사랑스러웠던 독자님들은 맥이란 필명을 가지고서 처음이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참 좋은 사람들도 많이 만나서 기뻤습니다. 익명에다가 작가와 독자 사이에 불과했다고 해도 저에겐 하나하나 다 소중한 인연이었습니다. 과분했던 관심과 사랑은 절대 잊지 못할 것 같네요. 고맙습니다, 저의 3개월을 아름다운 기억으로 남게 해 주셔서. 순정이나 다름없던 사랑하는 독자 여러분들이 다른 작가님들에게도 이렇게 많은 사랑을 받았으면 좋겠고 앞으로 독자님들의 행복을 빌게요. 언제나 건강하시고 남들에게 사랑받는 우리 독자님들이 되길 바랍니다. 정말 미안하고 참으로 고마웠어요.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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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의 암호닉 없었던 독자님들. 많이 부족했던 제 글 사랑해주셔서 너무 너무 감사했습니다. 진짜 감사하고 또 감사해요. 영원히라는 말은 할 수 없었도 한 동안, 여러분을 잊지 못할 것 같네요. 그럼 안녕.
p.s.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나 울어도 되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진짜 너무 독자님들 좋아했나봐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