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
"어,엄마.왠일이야.."
"왠일이긴 아들들 만나러왔지."
"아하하하하."
"그리고 집에 여자는 안 끌어들였나봐야지."
그게 연옥씨의 본목적이였다.
"안녕하십니까!"
"어,그래요.세훈군이에요?"
"네.그렇습니다!"
세훈의 말투가 묘하게 달라졌다.
"준면이한테 자주 들었어요.아주 바른 청년이라고.."
종인이 들었으면 코웃음을 쳤을 말이였다.
"아닙니다!"
허무대만 멀쩡한 세훈이 맘에 든 모양이였다.연옥씨는.
"준면아.얘.니동생은 왜 안온대니?"
"오겠죠."
준면은 이마에 흐르는 식은 땀을 간신히 닦아냈다.
"그래.준면아.엄마가 맛있는 거 많이 해왔어."
준면에게 들고 온 짐을 넘기고 연옥씨는 본격적으로 감시를 시작했다.
준면은 세훈에게 넘기고 얼른 뒤따라갔다.
"안 따라와도 되는데."
구석구석 잘도 살피며 연옥씨가 한마디 한다.
"어,엄마.배 안고파요?"
"전혀."
"그러면 우리 종인이 만나러 갈까?"
"됐다.알아서 오겠지."
연옥씨는 벌써 서랍장에까지 손을 대고있었다.
"엄마!!!"
구세주처럼 종인이 와주었다.
"많이 먹어요."
"잘 먹겠습니다!"
세훈의 입으로 모든 반찬이 복스럽게 들어간다.복스럽게 먹는 세훈이 맘에 들었는지 연옥씨는 연신 웃으며 반찬을 집어준다.
"고생한다.."
"이따 소화제 멕여야겠어."
종인은 직접 세훈의 손을 따주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씨익 웃었다.
"우리 준면이가 잘해줘요?"
"네!아주 잘해줍니다!"
"군대왔냐?"
비꼬는 종인의 허벅지를 준면이 쥐어뜯는다.
"조용히 하자.종인아."
김준면이 하다못해 복화술도 배웠다며 종인은 쓰린 허벅지를 감쌌다.
"하긴 우리 아들이지만 준면이는 어디 내놔도 손색이 없어요.장가를 어떻게 보내야될지 모르겠다니까?"
"맞아.형의 장가는 물건너갔지."
"..뭐?"
"엄마!!이거 맛있다!!!"
"그래?다행이구나."
"하하하하하하.."
"마트에서 사온건데 그게 맛있니?정작 엄마가 만든건 언급도 안하고?"
식탁에 정적이 퍼졌다.
"엄마.얼마나 있다가는거야?"
"입을 옷없을때까지."
종인의 시선이 구석에 곱게 서있는 캐리어들로 간다.
"눌러앉겠다고?"
"어머..얘는...."
"아빠랑 싸웠어?"
연옥씨가 반짝거리는 네일을 바른 손톱을 분다.
"맞구나.어쩌다?"
"애써 밥을 해줬더니 밥상을 엎잖아.그새끼가."
"...엄마.."
"알았어.말조심할게."
잔뜩 흥분했던 엄마가 조신히 머리를 정리하는 걸 보며 이따 집에 돌아가 아빠에게 전화를 걸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아빠."
"연옥이 거기있냐?"
"..제발 아들앞에서 엄마이름 막 부르지 좀 마."
"연옥이를 연옥이라 부르는데 잘못이냐?"
"연옥씨 데려가기나해.그러게 밥상은 왜 엎어.엎기는."
"일주일내내 카레만 먹이는데 버티고 배겨?"
"...무튼 얼른 데려가."
"안돼."
"왜?"
"이게 기횐데 이걸 놓치면 안되지.아빠 오늘 불태울거야.불금이다.아들."
"엄마한테 말할거야."
"..내일."
"내일 아침."
"내일 점심."
"콜."
"내일 보자.아들."
전화가 끊겼다.그리고 종인은 준면에게 용돈이나 받아야겠다며 불을 껐다.
"내가 아빠 불렀다?알지?"
"그래."
"나한테 고마워해야하는거 알지?"
"그래."
"..단순하게 십만원으로 가자."
"좆까."
기,김준면이 욕했어!!!!!!!오세훈 이새끼가!!!!!!!!!
"언제 오신대?"
"..점심에."
"다행이다."
"형.."
"너 또 말실수해라.죽여버릴거야."
김준면 데려오라고..우리 준면이 형...
"안녕하십니까."
"말투가 왜 그러냐?"
"장모님이 있으니까여..있다보니 말입니다."
"고생한다."
"아닙니다."
"원래대로 하는게 훨씬 낫다."
"진짜여???"
"..아니."
세훈의 눈썹이 다시 축 내려간다.
"어제는 저 혼자 잤답니다.."
"여태 같이 잤냐?"
"당연한것입니다.이불을 물어뜯으며 밤을 지새웠답니다."
"하여간.."
세훈이 소매로 눈가를 쿡쿡 찍어낸다.
"지옥이 따로 없답니다."
"좀만 참아라."
"..처남..."
괜히 위로했구나.종인은 얼른 자리를 떴다.
"종인아."
"응."
"잘 감시해라."
"..형?"
"그래.어떤 기지배가 얼쩡거리면 머리채를 잡아채란말이야!"
"올가미 찍어?연옥씨?"
"눈에 넣어도 안 아픈게 니형이다.얘."
"나는?"
"너는 좀 아플거같아."
"헐."
"장난이야~"
이미 엄마의 눈에서 진심을 읽어낸 종인이다.
"세훈군한테 부탁은 했는데 영 불안해서 말야."
"세훈이한테 부탁을 했다고?"
"응."
"뭐래?"
"손 꼭 잡아오면서 알았다는데 어찌나 아들삼고싶던지.딸만 있으면 사위감고싶더라니까."
"멀지않았어."
"뭐가?
엄마의 꿈은 멀지않았어.
드디어 아빠가 왔다.
"연옥아!!!!"
"이 인간 누가 불렀어!!!"
"여보 이러지말고 집에가자.응??"
두분은 한동안 치고박고싸우더니 점심까지 챙겨먹고 사라졌다.
"..싸대기를 맞고 고막이 터진 기분이야."
준면이 멀어지는 차에 손을 흔들다가 얼굴을 쓸어내린다.
"힘들었지?"
아직도 허리를 굽히고 인사를 하는 세훈에게 말을 건다.
"아닙니다!"
"엄마 갔어.세훈아."
"..힘들어여.."
그대로 세훈이 쓰러졌다.바로 일으키려던 준면에게 전화가 왔다.
"..여보세요?"
'준면아."
"엄마?"
'그래.엄마다.얘.너 오사위 잘 챙겨라.그 얘기 못한거 같아서 전화했어.'
"...뭐?"
'엄마는 오사위 너무 맘에 들어.듬직하니.'
준면의 동공이 흔들렸다.
'매주 닭한마리해서 멕이고.알았지?'
"....."
'준면아?준면아??'
".....엄마."
'응?'
"어떻게 알았어..?"
'뭐를?..아.눈치못채면 바보지.엄마는 그렇게 바보 아니다.얘.'
깔깔거리며 웃는 연옥씨의 웃음소리가 마을전체를 울렸다.
"오사위라고 했다고?"
"어.."
"헐.대박.오세훈 추카추카."
"고마워여.처남."
"한턱 쏴.내가 한몫했어.알지?"
"크라운산도 어때여."
"...맛동산."
"좋아여."
종인이 자각없이 세훈과 낄낄거린다.
"이런 미친 새끼들이.."
사정없이 등짝스매쉬를 날리던 준면의 손을 간신히 잡고 막는다.
"형!형!!잘된거아냐?"
"맞아여!!"
"뭐가 잘된건데."
"공개적으로 형의 호모짓을 펼칠수있는거잖아!부모님허락받았겠다!내허락도...뭐 받았다치고!응??"
"..호모짓이라녀!!!"
잠시 생각에 잠겨있던 준면이 이내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을 한다.
"그건 그러네."
"..내가 한몫했으니까 십만원으로.."
"....."
"그럼 오만원으로?"
"좆까.종인아."
준면이 자리를 뜨고 종인과 세훈이 다시 투닥거리기 시작한다.
"너때문에 우리형이 변했잖아!"
"아니거든여?처남이 말안들으니까 그러잖아여!"
"야!!!!"
"왜여!!!!"
"너때문이야!!!!!!!!"
"처남탓이야!!!!!!!!"
준면의 집을 나와 집으로 돌아온 종인의 눈에 뭔가 들어온다.
"경수야?"
"...조닌아.."
"경수야.너 왜울어."
대문앞에서 쭈그리고 앉아있던 경수의 얼굴이 눈물로 잔뜩 얼룩져있다.
"여기 얼마나 있었어??안 추워?"
"할,할머니가..."
"어?"
경수가 벌벌 떨며 입을 연다.
"할머니가 쓰러졌어.종인아.어떡해.할머니가 쓰러졌어.."
+와우!급전개다!!!!!!!!
억지같다구여?어쩔수음슴.작가탓임.ㅇ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