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아빠."
"응."
"저 게이에요."
"그래.그럴거같더라."
군바리 아들의 커밍아웃을 들은 게이부부는 담담했다.
01.
니가 한창 귀여웠던 5살때
찬열아.아빠는 알고있었다.게이한테 키워져서인지 넌 참 특이했다.
"아빠!아빠!"
조그만한 손으로 내손과 준면이 손을 잡아오며 넌 눈을 빛냈다.
"왜?"
"결혼할래!"
"응?"
준면이가 놀래 되물어보자 넌 아무렇지도 않는 듯 말을 이어나갔다.
"배켜니랑 결혼할거야!"
"...배켜니?"
"아니이~배켜니!"
"ㅂ,배켜니?"
"아빠!배!켜!니!라구!!"
"..배..무튼 걔 어디가 이쁜데?"
"다!"
한창 앙증맞고 귀여웠던 널 배켜니라는 아이에게 벌써 뺏긴듯한 기분에 우리 그날 잠도 못잤다.
"아빠!아빠!인사해.배켜니야!"
"안녕하세요오.."
배에 손을 모아 인사하던 배켜니는 백현이였고 그저 깜찍한...사내아이였다.
"..사귀는 사람도 있어요."
"그래.그럴거같더라."
"백현이에요."
"그래.그럴거같더라."
"...뭐야.안 놀래?"
"놀랄게 뭐가 있냐."
"아들.배고프지?밥먹자.아빠가 맛있는거 많이 해놨어."
준면이가 부엌으로 가고 니가 조심스레 내게 물어온다.
"아빠.."
"왜?"
"백현이 불러도돼?"
"걔도 휴가나왔냐?"
"응."
"징하다.너네도.."
"부른다?"
"불러라."
아무리 니가 백현이에 비해 한없이 모자란다지만 왠지 섭섭하긴하다.
눈에도 넣어도 안 아픈게 자식이다보니까.
"백현아.많이 먹어."
"네..감사합니다."
준면이가 말은 그렇게 하지만 갈비가 쌓이는 그릇은 아들,너의 그릇이다.
"아빠.그만 줘도 되는데."
"응?아,알았어."
"백현아.갈비도 먹고 저것도 먹어.응?"
"알았어."
백현이와 너의 다정한 모습에 질투라도 한듯 준면이는 벌써 젓가락이 틱틱대기 시작한다.
"백현아.넌 언제 휴가 끝나?찬열이는 4일 지나면 휴가 끝나는데."
"저는 내일 모레 끝나요."
"그래?"
너무 좋아하지마라.준면이를 툭 쳐도 사실 나도 실실 웃는 낯을 가릴수없다.
"아빠.아빠.나 백현이 데려다주고올게."
짧은 머리를 감추려는 듯 모자를 쓰고 나가는 너를 보다 준면이에게 시선을 돌렸다.
"준면아."
"응?"
"우리 그거나 볼까?"
"뭐?"
"유치원 재롱잔치."
01.
니가 점차 말 안듣던 6살때
태어나 처음으로 재롱잔치를 하는 넌 한창 들떠서 우유를 들이켰다.
"아들.우유 많이 먹으면 설사하는데."
"..진짜?"
"아냐.우리 아들 장 튼튼하니까 괜찮아."
김준면은 나한테 뭔 그런 소리를 하냐며 정강이를 까댔다.
"사실인데."
"히잉.."
"울지마!울면 뭐 떨어진다고했지?아들?"
"꼬추.."
"그지?그거 떨어지면 남자 인생 끝장이야.아들.울지마.뚝!"
좋은 거 가르친다면 준면이는 내 뒤통수를 갈겼다.
"아!"
"말조심하자.세훈아빠."
"너는 아들앞에서 남편 머리를 갈기냐?"
"누가 남편이야."
"내가."
다시 정강이를 까였다.
"아빠.아빠!"
"응."
"다 머거써!"
"벌써?그럼 이제 일어나서 뭐 해야될까?"
"치카치카~"
"그렇지."
준면이와 너는 손을 잡고 욕실로 향했고 난 아픈 다리를 부여잡으며 식탁을 정리해야했다.
"아빠."
"응."
"오늘 꼭 올거지?"
"그럼.꼭 가야지."
"꽃다발도?"
"응.그것도 가지고갈게."
"안개꽃 가득?"
"안개꽃 가득."
준면이와 들뜬 너의 대화는 귀엽기 짝이 없었다.
"세훈아."
"응?"
"식탁 닦아야지."
"식탁 닦아야지."
"잘한다.우리 찬열이."
준면이는 참 너에게 좋은 걸 가르쳤다.
"세훈아?"
"응?"
"팝콘 가져올까?"
"무슨 영화보냐?"
"그래도~"
"됐어.얼른 앵겨."
자석처럼 준면이가 내게 안겼고 비디오는 돌아가기사작했다.십년도 더 된 비디오라 그런지 화질도 좋진않지만 너는 통통하게 잘 보인다.
"우리 아들 조그만 거봐."
"5살치곤 크지."
"거대하기도 했어.."
"아들 나왔다."
"참..."
"다시 봐도 충격적이야."
과거의 넌 헬쭉 웃으며 조그마한 기타를 들고있었다.그리고 캐논변주곡의 전주가 흘러나왔다.
"아빠!아빠!"
"그래..아들."
"잘해쪄?머시써?"
"....."
"너어무~~멋있어서 아빠 반한거 있지?"
아이를 키우는 부모는 가끔 입에 발린 말도 해야했다.
"배켜나!"
흐뭇한 표정을 짓던 너는 우리를 내버리고 백현이에게 달려갔다.
"어때써?"
잔뜩 흥분한 너의 앞에 선 백현이는 미묘한 표정을 지어냈다.
"배켜나.말해바.어때써?"
"조,조아써!!"
"진짜?"
"응!왕자님같아써!!"
지금에 와서도 백현이에게 되물어보고싶다.진심이였니?
꺄르륵대는 둘에게 다가가 백현이에게 눈을 맞췄다.똘망똘망한 백현이는 참 귀여웠다.
"백현아."
"네에?"
"우리 백현이는 언제 나와?"
"곧 나와여."
"뭐하는데?"
"연극이여."
히히웃는 백현이의 볼을 잡고 흔들어주고 자리로 돌아왔다.
"오세훈."
"왜?"
"누가보면 아들이 백현인줄 알겠다."
"그러고싶긴해."
"뭐?"
"..농담이야."
김준면은 그래도 마음이 안 놓인다는 듯 내 허벅지를 쥐어뜯었다.
"우리 아들 똑띠 봐라."
"알았어.."
"카메라에 백현이 잡히면 니 머리채도 같이 잡혀."
"야.."
"왜?"
"솔직히 아들보단 백현이 찍는 맛이 더 나지않겠냐?얼마나 앙증맞아."
"....그건 그래."
"그렇지?"
그날 비디오엔 너보다 백현이가 더 많이 찍혔다.
"지금 이게 백현이네 비디오냐?우리집 비디오냐?"
"..귀엽잖아."
"그건 그래."
나이가 들어도 귀여운 건 귀여운거였다.
"아들."
"응?"
"넌 왜 귀여운 맛이 없냐?"
"...아들을 귀여운 맛으로 키웠어?"
"그건 아니다만.."
아쉽잖냐.
"백현이 있잖아.대리만족해."
"그래."
"..농담이였거든?우리 백현이로 대리만족하지마."
"지 애인이라고 챙기는 거 봐."
"아빠보다 덜하면 덜했지.더하진 않아."
"머리 크더니 한마디도 안 져요."
이제는 키도 우리보다 더 커진 니가 무섭다.아들.
"아들."
"왜 그렇게 은밀하게 불러."
"그래도 니가 위지?"
"무슨...당연한거아냐?"
"장하다.우리 아들.역시 우리아들이야."
+각설하고 분량에 대해 말하자면...
한회마다 주제가 있기때문에 오늘처럼 턱도없이 짧을수도 있고...그래요.....
성격이 급한지라 아마 대부분 짧겠지만 좀더 길게길게 쓰도록 하겠습니다ㅠㅠㅠ
아름다운 세준 망치지않겠습니다ㅠㅠㅠㅠㅠㅠㅠ
근데 벌써부터 힘들어....제목은 결국 바꿨으나 역시 직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