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
"아!!아빠 매너 좀!!"
화장실에 들어갔더니 아들놈이 승질을 부린다.
"니가 김준면도 아니고 내가 일부러 너 보러 들어왔겠냐?"
"그래도!!"
"군인이 되더니 아주 앙칼져졌어.앙칼진 에미나이가트니라고.."
세훈에게 빛의 속도로 샤워볼이 날라왔다.바지춤을 추켜세우며 세훈은 간만에 아들을 데리고 목욕탕이나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들어가지말라니까 들어가서는.."
"찬열이 데리고 사우나나 가야겠어."
"오!나도나도!"
"안돼."
"왜."
"이건 남자들만의 무언가니까."
준면의 표정이 급속도로 굳는다.
"...갈거야."
"안돼."
"갈거야."
"안된다고."
"왜!!!"
"니 몸을 봤다가 난 또다른 아들놈을 동행하고말거야."
준면과 세훈의 시선이 세훈의 하체에 머문다.
세훈이 능글거리며 준면의 이마에 입을 맞추고 곧 준면의 손이 가차없이 세훈의 뒷통수로 향했다.
세훈이 준면에게 떡이 되도록 맞고있을때 찬열이 욕실에서 나왔다.
"두분 보기좋아요."
"너,윽..이 새끼..."
찬열이 시선도 안주고 냉장고 문을 열고 우유를 꺼내 마신다.
"박찬열!!컵에 따라 마시랬지!"
준면이 찬열에게 달려가고 쓰린 등짝을 만지지도 못하고 뒹굴거리던 세훈이 기억을 되짚어냈다.
니가 최고로 날뛰던 7살때
니가 유치원에서 같은반 아이의 싸대기를 찰지게 때리고와 집이 난리가 났었을 때 두눈에 눈물을 그렁그렁 단 너를 데리고 집근처의 목욕탕으로 향했다.
"아들."
"으응.."
"울면 뭐라고?"
"끄윽..고,고자라고."
"고자되고싶어?"
너는 머리가 어지러울 정도로 흔들어댔다.그래,고자는 치명적인거란다.
"어디가아?"
"남자들만 갈수있는데."
너는 이미 호기심이 동해 눈물을 멈춘 후였다.
"진정한 남자가 될수있는 곳이지."
"..그럼 난 지금까지 남자가 아니여써?"
"그건 아니지만..음..그러니까..."
"그럼?"
"....."
"그으럼?"
"....."
"아빠아~그럼 뭐냐니까?"
"찬열아.저기 뽀로로 날아간다."
한창을 나는 뽀로로를 찾던 너는 내게 돌아와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
"뽀로로는 날지않아.아빠."
"찬열아.시원하지?"
"으으.."
내 옆에 간신히 앉아있던 넌 얼굴이 이미 달아올랐다.
"찬열아?"
"더워어.."
"참아."
그때 너의 표정은 아마 날 때려죽이고싶어한거같았다.
"아들!더 강한 남자가 되자고!응?스트롱 맨!스트롱 베이비!"
"그럼 배켜니가 좋아해..?"
"당연하지!"
"흡!"
그렇게 넌 의지를 다져 10분을 버텼다.장해.내 아들.
"이제 집에 가?"
"아들.제일 중요한게 남았어."
상쾌하게 씻고나와 우리는 목욕탕에 딸린 매점으로 향했다.
"아저씨.여기 야쿠르트 두개 얼마에요?"
"천원이요."
"집에 야쿠르트있는데.."
"아들.사우나의 야쿠르트는 당구장의 짜장면같은거야."
"..그게 뭐야?"
"차차 크면 알게 될거야.무튼 집에서 먹는 야쿠르크하곤 차원이 달라.아들."
의심의 눈으로 나를 보던 니가 빨대를 콕 꼽아 마시기 시작했다.
"...."
"죽이지?아들."
"응!"
"..근데 아들."
"응?"
"친구 뺨 왜 쳤어?"
"맘에 안들었어.
"맘에 안든다고 다 치면 우리 아들 손 안 남아나는데?"
"그래도 맘에 안들어."
벌써 빨대를 꼬록꼬록 소리를 내며 바닥을 보이고있었다.
"우리 착한 아들이 왜 그랬을까?"
"...."
"응?아빠한테 말해주기싫어?"
"아빠가 두명이면 안된대."
"뭐?"
"나는 아빠가 두명인데 아빠가 두명일수가 없다고 그러잖아."
이야기를 되짚어내던 너는 생각만으로 화가 났는지 씩씩거렸다.
"잘했어."
"...진짜?"
"응.잘했어.아들.그런 애들이 바로 고자인거야.고자."
"맞아!창식이는 고자야!!"
"그래!창식이는 고자야!!"
노을진 거리를 둘이 그렇게 걸어갔다.
"아들."
"왜?"
그때와 같이 찬열과 야쿠르트를 빨던 세훈이 말을 건다.
"그거 기억나?"
"뭔데?"
"나랑 처음 사우나 왔을때."
"...띄엄띄엄하긴한데 기억은 나."
"아빠 지금 눈물나려한다."
"...왜."
"우리 아들이 다 컸구나 싶어서."
"내가 좀 크기는 하지.백현이가.."
"거기 말한거 아냐.그만둬."
때론 부자사이에 알수없는 거리감이 오기도한다.
"맥주나 한잔 하러갈까?"
"치킨도."
"좋지."
"아빠도 불러?"
"김준면 다이어트중이야.조용히 먹고가자."
"왠 다이어트야?"
"뱃살갖고 놀렸거든."
"..언제 철들래?"
+분량이 분량인지라 30분만에 써지네요.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앞으로 한편에 두편의 주제를 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예!!!!!!!!!!!!!!!!!!!!!!!!!!!!!!!!!!!!!!!!!!!!!!!!!!!!!!!!!!!!!!!!!!!!!!!
배고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