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닉 정리는 11편에*
10.5
" 많이..아파? "
띄엄띄엄 떨리는 지호의 목소리에 지훈이 조금 웃었다. 응, 엄청 아파. 오렌지주스가 적당히 따라진 컵안에 얼음을 넣는 손이 분주했다. 컵속에서 주황색 액체가 휘몰아치며 맨질한 표면에서 송글송글 차가운물기가 서렸다.
지호는 지훈이 이것저것 간식을 준비하는 부엌 주위에서 뭐 마려운 강아지처럼 서성이기 시작했다. 아프면 방에 들어가서 쉬어 내가 할게. 응? 이라던가 안먹어도되 진짜, 배 하나도 안고파 지훈아. 라는류의 말을 몇번씩이나 번복 했음에도 불구하고 지훈의 묵묵한 뒷모습은 말이 없었다.
한껏 울상이된 지호의 표정을 힐끗 본 지훈이 지호의 오른손엔 오렌지주스를 왼쪽손엔 초콜릿과 과자가 잔뜩 올려진 접시를 건냈다.
" 미안해 할 필요 없어. 그래도 손님인데 이정도는 해야지. "
" 그래도.. 내가 간호해 주려고 온건데, 괜히 고생하는것 같아서. "
" 아아- 갑자기 머리가 너무 아프다. "
나 침대에 누울래, 부축좀 해주라. 쩍쩍 갈라지는 목소리, 힘이 풀린듯 연신 다리를 뚝뚝 굽히며 한쪽 팔을 뻗어오는 지훈이었다. 어어- 그래! 드디어 뭔가를 할 수 있게 됬다는 생각에 지호자신도 모르게 한껏 톤을 띄운 목소리를 냈다.
둘의 키는 거의 일이센치 밖에 차이나지 않지만 덩치와 무게에서 확연히 차이가 났는데, 그중 지호의 뼈대가 얇은 편이었다.
자신있게 부축해주겠다고 덥석 지훈의 팔을 잡아 자신의 어깨로 올렸지만 거의 자신에게로 확 쏠린 무게때문에 휘청휘청, 차라리 지훈이 혼자 침실로 걸어가는게 나을 정도 였다.
그래도 꿋꿋하게 버티려고 온힘을 얼굴로 쏟아부은듯 인상을 찡그리는걸보니 일부러더 장난을 치고 싶어서 지호에게 힘을 줘 기댔다. 그리고 웃음기 섞인 말로 그런다. 힘들어? 나혼자 걸어갈까 그냥?
" 아니,아니. 할 수 있어 괜찮아. "
" 힘들면 그냥 나혼자 가지뭐. "
" 자꾸 그런말 하지마아.."
그런 지훈을 눈치채지 못하고 뾰루퉁한 얼굴을 한 지호가 으쌰- 크게 한번 기합을 주고 힘없이 늘어진 지훈의 팔을 고쳐 매었다.
쓰러지듯 침대에 누운 지훈이 감은 눈꺼풀위에 팔둑을 올렸다. 뜨거운 숨이 들어왔다 나갔다 하는걸 안쓰럽게 바라보던 지호가 낮은탁자를 침대 바로 옆에 끌고와 앉았다. 지훈의 앞머리를 슥 올리고서 이마를 매만졌다.
그러자 지호 몰래 핫팩으로 열심히 데워놓은 이마가 뜨끈하게 열을 냈다. 미적지근한 손의 온도로 달아오른 지훈의 이마를 식혀주다가 일자로 꾹 다물고 있던 입을 열었다. 나가서 물수건이랑, 죽 챙겨올게.
왜그런건지는 몰라도 마치 자신이 저지른 일인냥 푹 풀이 죽어있는 지호를 보는것도 퍽 기분이 좋진 않았다. 근데 뭐, 순진해서 귀엽기도 하고.. 지호가 방문을 닫고 거실로 나가는걸 보고 나서야 끈적지게 들러붙던 시선을 거뒀다.
*
" 지훈아, 일어나봐. "
" 으음.. "
" 너무 늦어서 가봐야 될것 같아. "
" 내일 어차피 쉬는날이니까 자고 가면 안되는거야? "
가지마 지호야. 지훈은 이제 막 잠에서 깨어나 게슴츠레한 눈으로 겉옷을 챙겨 나가려는 지호를 애처롭게 바라보고 있었다. 녹을듯한 눈빛에 고민이 되는듯 의자에서 일어나려던걸 멈칫하고 아랫입술을 앙물었다.
그때가 기회라고 생각한 지훈은 침대 끝에 걸쳐있던 지호의 옷깃을 붙들었다. 제발.. 한숨과 뒤섞인 목소리에 작게 고개를 끄덕인 지호. 그제서야 환하게 미소를 짓는 지훈이었다.
열은 내린거야? 지호의 손이 지훈의 이마에 닿았다. 아직 약간 남은 미열에 눈썹이 팔자로 축쳐지고 하얗게 마른 손이 이마를타고 지훈의 볼로 내려왔다. 이불속에서 올라오는 열기때문인지 뜨겁게 오른 온도와 대조되는 지호의 차가운 손이 내려올 생각을 안했다.
스쳐보듯 잠깐 마주친시선이 엉키고, 빠져버릴듯이 아찔해진 정신을 붙잡고 있을 세도 없이 지훈이 자신의 볼에 겹쳐진 지호의 손목을 세게 쥐었다.
" 왜 자꾸 미안해 하는건데? "
" ... 내가 너한테 감기를 옮긴것 같아서. 그러니까..아, 내가 무슨말을 하는지. "
애써 눈을 피하며 끝말을 흐리는 지호에 지훈이 웃었다. 발그레하게 상기된 볼이 그때의 그 감정을 말해주는것 같아서. 당황해서 바싹마른 입술, 잠깐 나왔다가 들어가는 저 축축한 혀를 한입에 다...
음흉한 속내를 분출해 내려는듯 상체를 일으켜 머쓱하게 뒷목을 긁적이는 반대손도 잡아챘다. 지훈이 순식간에 눈앞으로 다가오자 깜짝놀라 눈은 땡그랗게 뜨고서 그자리에 굳어버린 지호였다.
그렇게 걱정되면 다시 가져가면 되잖아. 저번에 했던것 처럼. 서로의 이마가 맞부딫히며 닿을듯 말듯한 입술에 지호는 최대한 시선을 아래로 깔며 숨을 죽였다. 지호의 입가에 뽀뽀세례를 퍼붓던 지훈이 씩 입꼬리를 올렸다.
" 지금 나랑 키스하면 사귀는거야. "
" ... ... ... "
" 피하면 싫다는걸로 알고 영원히 너 안볼 자신있어. "
와 진짜 전 입이 백개라도 할말이 없어여.. |
ㅠㅜㅠ 분량도 똥인데다가 9일만에 찾아 뵙다뇨 ㅠㅠㅠ 월욜날 오기로 했는데..정말 죄송유ㅠ ㅠ 오늘 나머지 영점오가 나올 예정입니다ㅠ ㅠ 암호닉정리도 11화에서 할꺼구요. 제생각에 그다음화는 불막이 예상...ㅎ ..ㅎ 죄성함다ㅠ ㅠ 그리고 독자님들 스릉함다 ㅠ ㅠ |
슬럼프는 힘들군여 |
제곧내....ㅠㅠ 흡...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