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9. 필연은 우연의 옷을 입고 나타난다
참고: 구름이네 & 클라우디 에스프레소 구조 |
구름이네 쉐어하우스 클라우디 에스프레소 |
"오빠... 나 자꾸.. 옆구리가 터지는데에..."
태어나서 처음 싸보는 김밥이다. 엄마가 싸주는 걸 먹을 줄만 알았지, 그 과정이 이렇게 손이 많이 가고 나름 복잡한지는 처음 깨달았다.
지난주 토요일, 클라우디 마감을 마치고 집으로 올라오는 계단에서 성운오빠는 내게 말했다. 우리, 나들이 갈까? 그렇게 갑작스런 '가을 나들이'가 계획되었다.
본래 나무가 발갛게, 노랗게 물이 든다는 것은 중간고사가 가까워지고 있음을 의미했다. 1학기 중간고사를 알려주는 건 벚꽃, 2학기 중간고사를 알려주는 건 낙엽이니까.
하여간 나는 나대로, 다니엘은 다니엘대로, 성우는 성우대로, 민현선배는 민현선배대로 여기저기 치이고 정신없이 지내다 보니 다 같이 만날 기회가 없던 건 사실이었다.
그래서 성운오빠의 제안에 다들 동의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이긴 했는데, 딱 하루만 클라우디 에스프레소 문까지 닫고 바람 좀 쐬러 다녀오자는 설득에는 다들 항복할 수밖에 없었다.
사장님께서 한창 장사 잘 되는 날의 하루치 매상을 포기하신다는데, 바쁘답시고 가지 않는 것도 예의는 아닌 데다 다들 바람을 좀 쐬고 싶은 타이밍이긴 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우리집 사람들과 진영이, 지성오빠까지 한 데 모여 가을 나들이를 가기로 했다.
"하하하. 그거 너가 다 먹어야겠다.
김밥은 오빠가 쌀게. 창고에 돗자리랑 도시락 넣어 갈 바구니 찾아봐봐."
옙. 해방이다! 싶어 단칼에 대답하고 곧바로 비닐장갑을 벗었다. 성운오빠는 내가 싸놓은 김밥을 흘끗 보며 하하하, 하고 톤 높은 소리로 웃었다.
물론 내가 봐도 좀 웃기긴 한데.. 오빠 너무 크게 웃는 것 아니냐며.. 제가 그다지 좋은 신부감이 아니라는 건 알겠는데.. 오빠가 남자 치고 김밥을 굉장히 잘 싸는 것이라며..
이건 물론 마음의 소리였다. 입 밖으로 꺼낼 생각은 없었다. 워낙 손이 꼼꼼하고 손재주가 좋은 성운오빠라, 오빠가 싸놓은 김밥은 나의 것과는 비교도 안 되게 정갈했다.
역시 사람은 자기랑 맞는 걸 해야 해. 내가 또 힘쓰는 건 전문이지. 하면서 창고로 향했다.
"어? 여기 있었어?"
"네. 누나 뭐 찾으러 왔어요?"
"돗자리랑.. 도시락 넣을 바구니."
"내가 찾아줄게요."
"아니야. 이것까지 네가 해주면 나 너무 하는 게 없는데.
성운오빠랑 김밥 같이 싸다가 포기했어..."
나를 내려다 보던 다니엘이 빙긋 웃었다. 뭐냐.. 비웃냐? 하고 물었더니 내가 우째 누나를 비웃노. 하면서 입동굴을 만들어 웃어온다.
비웃는 거 맞네 뭐... 그래 뭐... 나는 김밥을 잘 싸는 엄마는 되지 못할 것 같아. 하고 인정하니 고개를 끄덕이며 말한다. 개안타. 내가 김밥 백 줄 사게 돈 마이 벌면 된다.
나는 너의 엄마가 될 생각은 없어, 다니엘. 이 역시 그저 마음의 소리로 그쳤다. 더 이상 말을 이어가다가는 녀석의 능글맞음에 또 한 번 당하겠다 싶어 야, 나가. 나가, 얼른. 하며 등을 떠밀었다.
농담도 몬하나. 억울한 다니엘의 목소리가 꼬리를 물었다.
"돗자리가... 여기 있고.
...오, 바로 있네. 바구니."
돗자리와 바구니를 찾는 건 그리 어렵지 않았다. 사람이 일곱 명인 데다 한 덩치 하는 남자들만 여섯 명이니 하나 가지고는 당연히 부족해서, 두 개를 챙겼다.
바구니도 입이 일곱 개라 하나 가지고는 우리가 먹을 걸 다 넣는 건 무리라 두 개를 챙겼다. 한 팔로는 돗자리 두 개를, 한 팔로는 바구니 두 개를 낑낑대며 들고 나왔다.
그대로 걸어 다시 성운오빠 쪽으로 갔다. 왔어? 하고 묻는 목소리가 다정했다. 네. 다 찾았어요. 이거 김밥 잘린 거는 도시락통에 담으면 돼요? 하고 물으니 으응. 하는 답이 이어졌다.
나는 찬장에서 도시락통을 꺼내왔다. 성운오빠가 부지런히 싼 김밥은 어느덧 예쁘게 몇 줄이 쫙 늘어서 있었다. 예쁘기도 해라. 나도 모르게 중얼댔더니 기분 좋게 눈을 맞추며 웃는 성운오빠다.
"먹어볼래?"
비닐장갑 낀 손으로 김밥 꽁다리 하나를 들어 내게 가져오는 오빠다. 자연스레 아- 하고 입을 벌렸더니, 꽁다리가 입 안을 꽉 채웠다.
우물우물, 다람쥐처럼 오므려지는 입술을 보던 성운오빠가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맛있어? 그럼 오빠의 작품인데 맛이 없을 리가... 힘차게 고개를 끄덕였더니 해사하게 웃는다.
"내가 이 맛에 요리한다니까."
"........"
잘 먹는다는 게 칭찬같이 들려서 흐흥, 하고 기분 좋은 웃음소리를 냈다. 먹고 하나 더 줄게. 하는 성운오빠. 오래간만에 먹는 김밥 하나에 이렇게 행복할 수가.
다 먹었는지, 내 눈치를 살피던 성운오빠가 이번에는 꽁다리 아닌 부분을 들어 내게 주었다. 헐, 치즈에요?! 눈이 동그래져 묻는 내게 응. 하고 끄덕이는 오빠.
아니 내가 세상에서 치즈김밥 제일 좋아하는 것 어떻게 알고.... 이번에는 감동이 밀려왔다. 감동에 젖은 눈으로 오빠를 바라보았다. 오빠는 하핫.. 하면서 멋쩍게 웃었다.
하얗고 말간 볼이 조금 발갛게 물든 것 같기도... 근데 맛있는 걸 맛있다 하지 어쩌나. 어머니, 저는 성운오빠의 김밥에서 어머니의 손맛을 맛보았습니다.
"다 됐다-
이제 밥은 끝났어요!"
내가 성운오빠에게 1도 도움은 못 되었지만, 그래도 도시락통 세 개가 꽉 찰 만큼의 김밥을 차곡차곡 예쁘게 담으려 노력하긴 했다.
혹여나 김밥만으로 부족할까봐 2-3인분 정도 될 만큼의 볶음밥을 더 만들자고 해서 김치를 송송 썰어 넣고, 튀긴 달걀을 올려 볶음밥을 만들기도 했고.
완성된 도시락은 바구니 안에 넣었고, 민현오빠는 돗자리를 편 채로 다 함께 놀 수 있을 만한 것들을 준비했다. 보드게임이나 셀카봉 같은 것들.
성우는 아침 일찍 성운오빠가 자기 차 좀 세차하고 기름도 좀 넣어와 달라고 부탁했던 터라 나가 있었는데, 방금 주차장에 도착했다며 전화가 왔다.
오늘도 힘쓰는 건 다니엘 담당이었다. 우리가 챙긴 것들을 주차장에 세워진 차로 내려다 놓는 것은 다니엘의 몫이었다.
필요한 걸 다 챙긴 민현오빠는 김밥을 싸면서 한껏 어질러진 부엌의 뒷정리를 했고, 그 틈에 나와 성운오빠는 나갈 준비를 했다.
진영이와 지성오빠도 도착해서 성운오빠의 차에 타있다고 했다. 얼른 준비하고 나가서 바로 출발하면 되었다.
"성운이형- 우리 먼저 내려가 있을게요-"
"누나 화장 안 해도 이쁘니까 걍 내리와요-"
뒷정리를 마친 민현오빠와 다니엘은 먼저 내려가 있겠다고 했다. 다니엘은 말도 안 되는 아무말 대잔치를 펼치고서는 민현오빠와 함께 나갔다.
화장 안 해도 이쁘다니... 다니엘 최소 이쁘다는 단어 모르는 사람...? 모르는 사람이 들으면 기겁을 하겠다, 싶었다.
나보다 준비를 일찍 마친 성운오빠가 나를 기다려주었고, 나는 서둘러 단장을 끝내고 거실로 나왔다.
귀엽네. 한 마디 툭 던지곤 웃는 성운오빠에게 말했다. 오빠가 더요. 그랬더니 스읍, 나 오빠야. ○○야. 하며 미간을 좁힌다.
그런데 너무 귀여운 걸 어째요... 하는 마음에 웃었더니, 너 자꾸 내가 오빠인 거 까먹는 것 같다? 하는 오빠다. 나는 아니에요, 그럴 리가. 절대 아니죠. 하고 손사레를 쳤다.
구름이네와 클라우디를 오가며 몇 주를 보내면서 느낀 건, 성운오빠는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굉.장.히. 귀여운 사람이라는 것이었다.
물론 나보다 어른이고, 어른스러운 면도 분명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무.... 귀여운 사람이었다. 모르겠다. 표현력이 딸려서 '귀엽다'고 밖에 표현할 수 없는 게 안타까울 정도.
본인은 귀엽다는 말을 싫어하기도 하고, 그리 달가워 하지도 않지만, 성운오빠 귀엽지 않아? 하는 내 말에 성우도, 다니엘도 다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성운오빠는 귀여움의 대명사가 되어버렸다.
"출발합니다- 성운이형 안전벨트 매주세요-"
운전을 맡은 성우의 말을 시작으로, 일곱명을 실하게 태운 우리차는 출발했다. 행선지는 한강. 더 멀리 갈 수도 있었지만, 거리보다는 시간에 의미를 두기로 했다.
조수석에 앉은 성운오빠가 선곡한 신나는 노래가 흘러나오고, 바로 뒤에 앉은 다니엘, 지성오빠, 그리고 진영이는 신나게 몸을 흔들어댔다.
그 뒤에 앉은 나와 민현오빠는 그들을 보면서 기분 좋게 웃었다. 자연스레 마음이 둥둥 뜨는 것 같아 입가에 미소가 활짝 번졌다.
"○○가도 한강 오랜간만이지?"
붙어 앉은 상황이라 꽤 가까운 거리. 오늘도 나긋나긋한 목소리는 안녕하신 민현선배다.
나는 네에.. 하며 웃었고, 민현오빠는 나도. 진짜 한참만에 가. 했다. 한강에 오래간만에 간다는 별 시덥잖은 공통점에도 괜히 마음이 설렌다. 이쯤 되면 트루럽이라는 거 인정해줘야 한다.
가서 진짜 재밌게 놀자. 아무런 생각하지 말고. 다정한 눈빛에 다정한 목소리가 더해진다. 헤.. 너무 좋아서 나도 모르게 얼굴이 확 풀어지는 게 느껴진다.
그래도 바보같은 얼굴을 보일 수는 없으니 다시 힘을 주고, 네! 하고 답했다. 그랬더니 그걸 들은 다니엘이 뒤를 돌아봤다.
"뭐가 '네'고?"
"진짜 재밌게 놀자구."
"맞네. 누나 한강 몇 달만에 가는 거가?"
"글쎄.. 1년은 됐을 걸?"
"진짜요? 내 누나 쫌 마이 델꼬 놀러 다녀야겠다."
그래.. 그때까지만 해도 다니엘이 정말 나를 '델꼬 놀러 다닐' 줄은 몰랐던 것이다. 생각해 보니 그때가 시작이었다. 다니엘이 '나를 델꼬 놀러 다닌' 게.
뭐 하여간 그때는 또 그때의 분위기에 취했던 지라, 그래- 하고 기분 좋게 대답했고. 민현선배는 맑게 웃으며 나도 껴줘- 하고 말해주었다.
공부하느라 놀 시간도 없을 게 분명한데, 말이라도 그렇게 해주니 감사했다. 아, 새삼 매너에 또 반한 것 같아. 역시 선배...♡
마음 속에서 트루럽이 +100 정도 향상된 것 같았다.
- 오세요 구름이네 쉐어하우스 -
"나 경찰이야! 진짜 나 경찰이라고!!!"
"아니야!! 내가 경찰이야! 얘 마피아야!!!"
김밥 먹고. 볶음밥 먹고. 과일 먹고. 맥주 한 캔까지 야무지게 때려준 뒤 시작한 마피아 게임.
처음에는 재밌자고 시작한 건데, 할수록 대환장파티가 열려서 웃다가 배가 찢어질 뻔했다.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고, 전혀 예상치 못했던 사람이 마피아가 되고...
세 판쯤 했을까. 너무 웃어서 다들 지쳐서 돗자리에 벌러덩 누워버렸다. 그 사이에 성운오빠는 셀카봉을 들어 누워있는 우리 모두의 얼굴을 한 화면으로 찍기 시작했다.
다들 정상적인 모습이 아니라, 눌려서 못생겨졌을 때 찍는 게 또 묘미라며. 선생님, 저는 제 얼굴이 몹시 걱정되는 걸요. 하고 생각했지만, 이미 버튼은 눌리고 난 뒤였다.
에라, 모르겠다. 반쯤 포기한 채로 눈을 감고 잠깐이라도 잠을 청하려는데, 내 어깨에 누군가 기대는 게 느껴졌다.
"........."
".........."
옹성우였다. 아까부터 평소보다 많이 까불고, 많이 말한다 싶더라니 금방 곯아 떨어졌나 보다. 꼿꼿이 정면을 바라보고 누워있었는데 살짝 고개를 트니 내 어깨와 맞닿았던 거다.
피곤해진 모양인지 제 머리가 내 어깨에 닿은 것도 느끼지 못하고, 새근새근 깊은 숨소리를 내며 잘 잤다.
혹시라도 움직이면 깰까봐 섣불리 움직이지 못하고 정면만 바라보고 있었다. 다들 눈 감고 자고 있는데 괜히 나 혼자 뜨고 있는 것 같아 좀 그랬지만, 이 상태로는 잠이 안 오겠는데..
새액, 새액, 옹성우의 숨소리만 귓가를 울렸다.
"누나 왜 안 자요?"
똑바로 누워서 말똥말똥 눈만 뜨고 있는데, 자는 줄 알았던, 또 내 바로 오른 편에(옹성우는 왼편이었다.) 누워 있던 다니엘이 한 쪽 팔을 접어 머리를 지탱하고 내 쪽으로 시선을 옮겼다.
그러니까... 왼쪽 어깨는 옹성우에게 내어준 채로, 오른 편에서는 다니엘이 누워서 나를 내려다 보고 있는 채로 가운데에 낑겨버린 거였다.
어? 어... 잠이... 안 오네... 하며 얼버무리니 내 어깨에 기대어 자고 있는 성우 쪽으로 시선을 옮기는 다니엘이다. 괜히 기분이 이상해서 눈치를 보게 됐다.
"그거 알아요?"
"...뭐를?"
"...내, 성우형 좀 부럽고로."
잠든 성우를 보며 대뜸 부럽다고 말하는 다니엘이었다.
왜 부러운지를 물으면 나를 당황시킬 만한 답이 돌아오리란 건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묻지 않으면 또 다니엘이 서운해 할까봐.
계속 봐야 할 사이인데 서먹해지는 건 싫어서 뭐가? 하고 물을 수밖에 없었다. 다니엘은 잠깐 말을 고르는듯 하더니 입을 떼었다.
"차라리 성우형처럼 친구였으면, 누나가 날 좀 덜 어려워 했을까 싶어서."
그 말이 왠지 쓸쓸해 보였다. 딱히 그럴 이유는 없었는데 난 괜히 미안해지고 말았다. 나... 너 어려워 하지 않아. 다니엘에게만 들릴 만큼의 작은 소리로 말했다.
다니엘은 에이. 나만 보면 도망가고, 맨날 피하고. 어려워 하는 거 아님 뭐꼬. 하며 쓰게 웃었다.
어떤 말을 해야 하지. 그냥, 나는 네가 좋은 동생이었으면 좋겠는데... 이 정도로 말하면 될까. 순간적으로 많은 생각이 머릿속을 빠르게 오갔던 것 같다.
다니엘은 내 말을 기다리는 것 같았지만, 나는 혹시 내가 섣불리 한 말에 다니엘에게 상처를 주게 될까 걱정이 되어서 쉽게 말을 못 꺼내었다.
"몰라요. 길게 말하기 싫은데,
질투인지 뭔지 쫌 그래요."
"....야, 뭔 질투까지... 하고 그러냐...
옹성우랑은 서로 막 대하니까 편한 거고. 너는..."
"...내는?"
속쌍커풀이 진 눈을 맞춰오며 묻는 다니엘이다. 해가 뉘엿뉘엿 넘어간 하늘은 금세 어두워져 있었다.
다니엘은 주인의 말을 기다리는 강아지의 눈빛, 꼭 그것과 비슷한 눈빛으로 내 대답을 기다리고 있었다.
"야. 너는... 나보다 잘난 동생이니까. 아무래도 내가 쫌 불편하지...
너가.. 너무 잘나서... 잘나서 그래. 그런 거야."
내가 한 말이지만, 아무리 내가 뱉은 말이었어도, 이렇게 바보 같은 말을 뱉게 될 줄은 전혀 생각지도 못했다.
뱉자마자 이렇게 뱉은 걸 후회되는 말도 처음이었던 것 같다. 다니엘은 장난스러운 눈빛으로 내 하나도 안 잘났는데. 하며 나를 향해 고개를 저었다.
...이미 뱉어진, 바보 같기 짝이 없는 내 말을 어떻게든 수습해주려 하는 녀석의 노력이 가상했다. 고맙다, 야. 그 말을 눈으로 전했다.
"내 이래가 누나가 좋은 갑다.
거짓말 하나도 못하고. 해봐야 다- 티나고."
"......"
"하여간. 내 쫌 누나의 사랑에 목이 마르다고. 알았나."
....아니, 잘 모르겠는데. 나 그냥 모르는 걸로 하면 안 될까. 다니엘.... 못 들은 걸로 할게.. 그러니까 너도 그냥 말 안 한 걸로 하고 넘어가주라...
오늘만 해도 몇 번째 마음의 소리만 외치고 있는 나였다.
다니엘은 그 말을 끝으로 지금 성우가 하고 있는 것과 같이 내 어깨에 제 얼굴을 기대왔다.
그 행동이 꼭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말아요. 하는 것 같아서 나는 그야말로 더 이상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강다니엘과 옹성우 사이에 껴서 바라보고 있는 하늘에는 어느덧 밝은 달이 떴다.
달 주변에 낀 반투명한 구름들이 나에게 이렇게 말해주는 것 같았다.
네가 자리한 지금 이 곳이 바로 '구름이네 쉐어하우스'라고. 구름이네 쉐어하우스의 진정한 일원이 된 걸 인정한다고.
운명과 우연이 너를 여기까지 끌고 온 것 같지만, 생각보다 더 짙은 필연이었을 수도 있다고.
누군가의 말처럼, 필연은 우연의 옷을 입고 나타나기 때문에, 그렇다고.... 말이다.
더보기 |
008편 암호닉(9편 업로드 전에 작성된 댓글에 한함. 강과장 최종 암호닉~오구쉐 1차 암호닉 포함.) [분홍색솜사탕] [강달리엣] [녤과장] [녤부] [니나노] [백설탕] [포카리] [121027] [챠미] [율예] [딸기모찌롤] [꼬꼬망] [샤넬] [민향] [슬] [@불가사리] [일이일공] [초록하늘] [깡구] [지블] [녜리] [우즈] [비눗방울] [크뽀] [빨간머리] [맥주톡톡] [딸기시럽] [입학하자] [송송아] [알바생] [구원자] [사용불가] [어어] [마요] [뚜띠따띠] [리본] [일개사원] [마카롱] [옹성우] [피치수플레] [굥뷰죰햬] [해령] [11023] [몽쟈] [묭묭이] [다녤잉] [리베르떼] [숮어] [둡돌고래] [사모녤드] 오구쉐 1차 암호닉(새로운 가족들을 환영합니다! 앞으로 잘 부탁드려요♥) [초록하늘] [셸] [챠미] [하마하마] [럽딥] [찌부] [주여닝] [영이] [류아] [니나노] [녤니짱] [0846] [강낭] [민향] [쑤쑤] [히동] [오늘도행복해] [구르밍] 안녕하세요, Y사원입니다. 오래간만에 인사드립니다. 연말 + 연초라 현생이 바쁜 건 맞았지만... 현생만 바빴다고 하기에는 좀 어려웠던 게.. 어떤 글을 써야 할지, 내가 어떤 글을 쓰고 싶은지에 대한 답이 안 나와가지구 그 고민을 하다 보니 좀 오래 걸렸던 것 같습니다. 그 고민이 나름 길어서였는지 9편은 어렵지 않게 쓸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오래간만에 보셨을 텐데 만족스러우셨기를 바랍니다. 댓글로 많은 위로와 응원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또 글 중 여주의 모습에 감정이입하셔서 보셨던 분들이 많아서 저 많이 뿌듯했어요. 많이많이 감사해요. 앞으로도 더 공감되는 글, 감정이입할 수 있는 글 쓸 수 있도록 노력할게요. 또 새로이 암호닉 신청 확인되셔서 이제 암호닉 달고 댓글 달아주실 새로운 가족분들 환영합니다! 그리고 독방에서 강과장과 오구쉐 추천해주시고, 재밌게 읽었다고 말씀해주시는 사랑스러운 독자님들 정말 감사해요. 제가 다 읽어보고 있답니다... 헤헷+_+ 오늘 글 중 '필연은 우연의 옷을 입고 나타난다'는 E.H.카가 했던 말인데요, 여주가 우연히 구름이네에 들어오게 되긴 했지만.. 여주를 둘러싼 사람들과의 관계와 그런 것들은 또 어쩌면 운명처럼, 필연처럼 예견되었던 일일 수도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들어서 글에 담아보았습니다. 저도 요즘 지내면서 이 말을 실감하고 있고요.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아 그리고 좀 의견을 들어보고 싶은 게 있는데요, 오구쉐가 등장인물이 많은데 분량은 한계(제 능력의 한계라고도 할 수 있는...ㅜ_ㅜ)가 있다 보니 감정표현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더라고요. 그래서 강과장에서는 감정선을 주인공마다 세심하게 다뤘으나, 오구쉐에서는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모두 여주 입장에서 서술될 것 같아요. 다만 감정선보다는 서사 위주로 가는 게 좋겠다는 제 스스로의 판단이 있었는데요.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감정선을 아예 무시하는 건 아니지만, 내용상 서사 위주로 쓴다고 했을 때 '이런 부분이 더 있으면 좋겠다~' 싶은 게 있으실까요? 있다면 제게 공유해주시면 더 재밌는 글을 만드는 데 도움이 많이 될 것 같습니다!! 불성실한 작가인데 오늘도 찾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찾아와주시는 귀한 발걸음이 아쉽지 않도록 더 좋은 글 들고 올게요. 늘 감사하고, 애정합니다. 좋은 밤 되시길 바라요. 다음 편에서 뵐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