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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의 정석
  

추천 bgm. 치즈- 조별과제






 


 

 

 

 

 

 


A0 


 


 


 



그와 처음 연애를 시작했을 , 내가 처음 세상의 빛을 보았을 때와 멀지 않은 시점부터 만나왔던 그였기에 나의 끝도 그와 함께할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나를 누구보다 아는 사람이었고, 역시 그를 누구보다도 알았다. 그는 친구였을 때보다도 더 많은 애정을 쏟았고, 나는 그를 사랑할 있어서, 그가 나를 사랑해서 행복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나는 나를 이길 없었다. 나와 같이 걷던 그가 뛰는 것을, 그가 주위의 빛들을 끌어모으는 것을 보는 일이 무서웠다. 그의 옆에 있는 내가 초라해질 때마다 그의 주위에는 빛을 내는 많은 사람들이 다가왔다. 그들의 시선이 무서웠던 나는, 그의 시선마저 두려웠다. 나의 빛은 점점 꺼졌지만, 그의 빛은 더욱 커져갔다. 나는 불안했고, 그를 사랑하는 마음에 확신이 서지 않았다.
 

 


그래서 우리는 헤어졌다.


 
 

 

 

 





 

낭만의 정석 

; 그리고 다시



 
 

 

 

 

 

 




 
한두 달 알바로 끝날 거라고 생각했던 초등부 논술 수업은 다행인지 불행인지 정식으로 채용이 되었고, 만원 버스와 지옥철이 지겨웠던 나는 절대 안 된다는 부모님을 끈질기게 설득하여 자취를 시작하게 되었다. 걸어서 10 거리인 직장에 채광이 드는 , 나에겐 완벽하다 못해 영광스러울 정도의 집이었다. 얼마 없는 이삿짐을 끝으로 해가 뉘엿뉘엿 지는 가운데 집을 둘러보는데 묘한 뿌듯함에 입꼬리가 올라가 내려올 생각을 안 할 정도였다. 책상 위에는 보덴소넨단 슈가의 액자를 A2 사이즈로 사서 걸어 두어야겠다는 생각을 하자 흥분된 마음에 더욱 들뜨기 시작했다. 

 

 

 



"
짜장면 배달 왔습니다." 

 

 




스타일로 가득 채울 집을 흐뭇하게 바라보던 중에 경쾌한 초인종 소리가 귓가를 울렸다. 정확히 말하면 때렸다. 요란하고 시끄러운 게 꼭 누굴 떠올리게 하는 것 같았다. 작게 인상을 찌푸리다 이삿날은 역시 짜장면이지. 하는 생각에 기분 좋게 지갑을 챙겨 앞으로 나갔다.
 
 

 

 



"…
짜장면 하나만 시켰는데요?"
"
? 하나요? 주문서에는, 그러네. 이거는 서비스에요."
"헐.
감사합니다."

 

 



아무리 잘못 온 짜장면이라고 한들 요즘 같은 세상에서 공짜 짜장면이라니. 혹시나 도로 가져갈까 봐 잽싸게 짜장면 두 개를 챙겨 집으로 들어오는데 짜장면을 두 개나 먹다간 물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안 먹기에는 너무 아까운데. 딸려온 나무젓가락을 잘근잘근 씹으며 15분 거리에 사는 정호석이라도 불러볼까 고민하는데 옆집에서 전자 피아노 소리가 크게 들렸다.

깜빡하고 말하지 못한, 이 집의 거의 유일한 단점은 방음이 거의 안된다는 것이었다.

 

 



"누가 낮부터 피아노를 저렇게 성질을 내면서 치냐."

 

 



잘근잘근. 나무젓가락을 씹으며 빨리 조용해지길 기다리는데 곧이어 들려오는 선율에 괜히 신경이 쓰였다. 지금은 아니지만, 내가 잘 알았던 사람의 스타일과 너무 비슷한 연주들이었다. 나도 모르게 신경질적으로 씹고 있던 젓가락 때문에 턱이 아파와 퉤, 하고 뱉는데 이마저도 '내가 잘 알았던 사람'을 떠올리게 했다. 그 사람이 없는 삶에 잘 적응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나도 모르는 새에ㅡ그 또한 원하지 않겠지만ㅡ내 일상에 발을 들이고 있는 것 같아 코 끝이 시려왔다. 1년 전을 기점으로 걔 생각하면서 안 울겠다고, 울면 한 달 월급을 정호석에게 바치겠다고 했는데. 그 생각을 하며 차오르는 눈물들을 열심히 집어넣었다. 눈물 젖은 짜장면을 먹고 싶진 않았던 게 이유였다. 물론, 정호석한테 돈 주기도 싫고.

짜장면 옆에 가지런히 놓인, 내가 질겅질겅 씹었던 젓가락을 미련 없이 쓰레기통에 버리고 부엌에서 쇠 젓가락을 챙겨 나왔다. 짜장면은 나무젓가락이 제맛인데. 괜히 입맛을 다시다 내 짜장면 옆에서 열기를 뿜어내는 공짜 짜장면에게 또다시 눈길이 갔다. 저걸 어째.

역시, 이럴 때는 정호석이 답이었다.

 

 




ㅡ왜. 나 곧 회의 있어.
"의리 없게 받자마자 끊으라는 소리부터 하냐."
ㅡ아, 이사 축하한다.
"어, 엎드려 절 받기인 것 같긴 한데 고마워. 나 짜장면이 하나 남는데 어떻게 할까."
ㅡ그거 물어보려고 전화했냐?
"어. 완전 중요한데. 두 개 먹기에는 물려."
ㅡ옆집 줘. 너랑 동갑이라며.

 

 




그러네. 일이 잘 안 풀리는 건지 신경질적으로 피아노를 치는 옆집 사람은 나와 동갑이라고 전해 들었다. 남자인지, 여자인지, 피아노를 치는 건 밥 벌이인지, 아니면 나처럼 마음속에만 남겨두던 거라 아까 분노의 피아노 연주를 한 건지. 아는 건 하나도 없었지만 부딪쳐보면 될 일이었다. 느낌이 쎄하면 짜장면만 얼른 건네고 돌아오고, 아니면 좋은 친구를 사귀면 되는 일이었다. 

 



호기롭게 생각하고 나온 것과는 달리 막상 옆집 문 앞에 서니 문은 두드리는 게 좋을지, 벨을 누르는 게 좋을지 첫인상이 중요하다는데 인사는 뭐라고 해야 할지. 여간 고민되는 게 아니었다. 손에 든 짜장면은 금방이라도 불어버릴 것 같고, 내 머리는 정리가 안됐고. 완전히 멘붕인 상태에서 일단 초인종을 눌렀다. 눌렀는데, 잡상인 안 받는다는 말도, 문을 열어주는 행동도 없이 집이 갑자기 고요해졌다. ……분명 방금까지 뚱땅뚱땅 피아노 치는 소리를 들었는데. 하는 수 없이 숨을 한 번 크게 들이 마시고 다시 벨을 눌렀다.

 

 

 



"저 이상한 사람 아니구요. 옆집인데 짜장면 좋아하시면…"
 


 

 

 


 

"…신여주."
 

 





조금 찌질하게 인터폰에 대고 말을 이어가는데 문을 벌컥 열고 통성명을 하지도 않았는데 내 이름을 부르며 나오는 옆집 사람을 보다가 짜장면을 떨어뜨릴 뻔했다. 아니, 떨어뜨린 걸 그 사람이 잡은 덕에 겨우 살려냈다. 부스스한 머리에 몇 년간 보느라 눈에 익었던 하얀 트레이닝복 세트는 며칠째 한 작업에만 몰두해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잊고 싶어도 잊을 수가 없는 모습이었다.
마찬가지로, 아니, 어쩌면 나보다 더 놀란 눈과 한참을 마주하다 곧장 집으로 돌아왔다. 문을 닫는데 심장 소리가 귀에서 울리는 기분이었다.


오늘따라 이상하리만큼 자꾸만 떠올랐던 '내가 잘 알던 사람'은, 아주머니가 말씀해주셨던 동갑인 옆집 사람이었다.
2년 전 헤어진 구남친이자, 20년이 넘도록 얼굴을 맞대며 살았던 민윤기와의 의도치 않은, 의도가 아니더라도 불편한 조우였다. 


 

 

 

 

 

 

 

 

 

 

 

A0, 프롤로그 끝. 


 


 


 


 


 


 


 


 


 


 


 


 


 


 

 

 

아마, 작업 중인 민윤기 (27, 프로듀서) 


 


 

 


>>사담(ง •̀_•́)ง 

몇 편 남지 않은 양아치와 함께, 혹은 양아치 후에 쓸 글이에요 

이번 글의 주인공은 윤기! 주인공 설정 고민만 오조 오억번 정도 했는데 

결국에는 윤기로 돌아오게 되더라구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민피디님과 찰떡 

양재의 아이들과 함께 낭만이들도 많은 관심과 사랑 부탁드릴게요...♡ 


 

덧, 낭만의 정석은 A,B,C,D...이런 식으로 이루어지고 이번 편이 A0인 이유는 프롤로그 격인 글이기 때문이에요! 

그럼 A편에서 만나요!  

댓글, 암호닉 모두 감사히 받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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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가을] 로 암호닉 신청할게요! 이번 작품도 넘 기대됩니다ㅠㅠㅠ 다음편도 기다리고 있을게요??
6년 전
독자2
암호닉 신청합니다~~~~
[빡침침]으로 신청해요!!!!

6년 전
독자3
헐, 대박. 신작도 진짜 대박이에요. ㅠ__ㅠ 인연입니다! 혹 작품마다 암호닉을 다르게 받으시는 거면 여기에서도 [인연]으로 한 번 더 신청할게요. 오늘은 평소보다 조금 일찍 일어나 신알신 울리자마자 거의 바로 확인했는데, 이것저것 잡다한 것 하다 오니 조금 늦었네요. 글 속의 여주와 윤기는 아주 어릴 때부터 붙어 다녔던 소꿉친구였나 봐요. 서로 옆집에 살면서 앞으로 다시 어떻게 관계가 발전될지 궁금하네요. 지민이 글도, 윤기 글도 모두 기다리고 있을게요! ❤️
6년 전
독자4
헐 추천받고 왔는데 너무나 제 스타일 ㅠㅠㅠㅠㅠㅠㅠㅠ 양아치 그것도 보러가야겠어요 [윤기짱]으로 암호닉 신청할게요!!
6년 전
독자5
갸가 아악..... 작가님 저 옆집 일상물 너무 좋아요 ㅠㅠ 거기다가 윤기가 프로듀서라ᅡ너.... [반짝반짝진이별]로 암호닉 신청하고 갈게요!!
6년 전
독자6
[호비]로 암호닉 신청할께요!! 너무 제 취저 탕탕한 글...... 전남친 윤기라니ㅜㅜㅜㅜ 완전 기대돼요ㅜ
6년 전
독자7
[930309]로 암호닉 신청할게요!! 너무 기대돼요 ㅠㅁㅠ 기다리겠습니다 >ㅁ<
6년 전
독자8
[싱브리]로 암호닉 신청이요!!!
6년 전
독자11
핑크짐니
헐 윤기랑 캐릭터 찰떡이에요ㅜㅜㅜㅜ저 트레이닝복짤 제 최애짤인거 어떻게 아시구ㅜㅜㅜㅜ아진차ㅜㅜㅜㅜ너무 조아요 낭만의 정석두 기대됩니다!

6년 전
독자12
으아 완전 최고예요...ㅠㅠㅠ 일상에서 만나는 연애물... 넘 최고되네요ㅠㅠㅠㅠㅠㅠ 앞으로의 이야기가 너무 궁금해요 [찬란]으로 암호닉 신청할게요!
6년 전
독자13
아 어떡해ㅠㅠㅠ 벌써 재밌어요!!!!!!! D편까지 밖에 못 본다는 게 슬프지만 A편 기대할게요!
6년 전
독자15
[월하]로 암호닉 신청해요❤️❤️
6년 전
독자16
꺄악 벌써 재미있어요!!!@!!!!!!!!!!!!자까님 빨리 다음편으로 와주새여 엉엉
6년 전
독자17
[멍뭉망뭉잉] 으로 암호닉 신청하고 갈게요!! 다음편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6년 전
독자20
[돌하르방]으로 신청할게요ㅠ 너무 기대됩니다ㅜㅜ
6년 전
독자21
빨리보고싶네요ㅠㅠㅠㅠㅠ정말 엄청나요ㅠㅠㅠ
좋은글 감사해요 작가님 ㅜㅜ
[연키민99]로 암호닉 신청합니다!!!!ㅠㅠㅠ

6년 전
독자22
[핫초코]신청합니당
세상에나ㅠㅠㅠ 하필 옆집이 윤기일 건 뭐야 진짜 운명아닌가

6년 전
독자23
[민슈가천재짱짱맨뿡뿡] 암호닉 신청할게요!
6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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