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아오...왜 저게 안 들어가지..."
드리블이나 슛자세는 아주 일품인데 들어가질않으니 말짱 꽝이다.
골대를 빙그르르 돌고 다시 튀어나와 굴러오는 농구공을 집어든 동우가 입술을 앙 다물고 토네이도슛을 외치며 농구공을 잡은 뒤 빙글빙글 돌더니 빠르게 슛을 넣었다.
이번에도 역시 ' 탱 - ! '하며 동그란 골대를 맞은 공이 동우를 지나 뒤쪽으로 데굴데굴 굴러갔다.
" 아아 ! 안해 !! "
" ......"
동우가 주저앉아 맨질맨질한 농구공 바닥에 떨어진 나뭇가지만 만지작거리고 있을때, 갑자기 뒤에서 공이 머리를 지나 날아가더니 동그란 골대안으로 깔끔하게 쇽 ! 들
어간다. 3점 슛이다. 눈을 동그랗게 뜬 동우가 서둘러 뒤를 확인했다.
" 쯧쯧...요령없이 던지니까 그 모양이지."
" 와 ! 형 ! 언제 왔어요 ?! 안 보였는데."
" 안 보인게 아니라 못 본 거겠지."
손을 탁탁 턴 호원이 다시 굴러온 농구공을 집어들고 또 한번 슛을 날렸다. 이번에도 골인이다. 동우의 눈이 또 커졌다. 튀어나올 것 같다.
호원은 어깨를 으쓱해보였다. 사관부 기숙사 앞에 있는 농구골대에서 수십년을 연마해온 농구기술이다.
" 형,형 ! 예전에 농구선수였어요 ? "
" 아니. "
" 근데 왜 이렇게 잘해요 !? 다 골인이네."
" 넌 무조건 골대로 집어던지니깐 안 되는 거야,띨띨아."
" 띨띨이는 아닌데.."
" 여기 서봐."
" 예 ? 네,네..."
동우를 자신의 앞에 세운 호원이 동우의 눈앞에 농구공을 가져다대고 조근조근 설명하기 시작했다.
" 잘 봐. 저기 백보드에 집중을 하고 팔에 힘 너무 주지마. 부드럽게..."
가볍게 손을 날리자 호원의 말대로 농구공이 부드럽게 골대안으로 들어갔다.
" 와...그래도 잘 안 되던데..."
" 손에 아직 안 익어서 그래. 자,이번엔 니가 던져봐."
" 아이...안 될 텐데."
농구공을 받아든 동우가 침을 꿀꺽 삼키고는 호원의 말대로 백보드에 집중을 하고 농구공을 살며시 던졌지만 이번에도 골대를 벗어나버린다.
" 아...거봐요."
" 니가 너무 살살 던졌잖아. 부드럽게 던지라고 했지,살살 던지랬냐. 팔에 힘줘봐."
동우의 팔을 잡고 자세를 교정해줄때 성규가 동우의 이름을 부르며 나타났다.
" 동우야 ~ 연습 잘 되가 ? "
" 어 ? 성규형 ! "
" 옆에는 누구..."
호원의 얼굴을 확인한 성규가 꾸벅 인사를 했다.
" 사자님 ! 안녕하세요.여긴 어떻게...아니...그것보다 왜 몸을 안 숨..."
" 사자님 ? "
사자님이라는 말에 동우가 알쏭달쏭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
" 둘이 어떻게 알아요 ? "
" 어 ? 어...그게..."
- 설명은 나중에 할께.일단 사자님이라는 호칭은 빼.얘 은근 눈치는 빠삭하던데.-
- 네,네!-
아무 말 하지않고 눈빛교환만 하는 호원과 성규를 이상한 눈으로 쳐다본 동우가 다시 성규의 이름을 부르며 물었다.
" 성규형 ! "
" 어 ?! 어..."
" 뭐야...두 사람 어떻게 알아요 ? ...게다가 성규형은..."
동우가 날갯짓을 해보이고 하늘을 가리켰다.
이 상황을 어떻게 풀어나가야할까.. 성규가 어쩔 줄 모르고 머뭇머뭇거릴때 호원이 해명에 나섰다.
" 흠... 니 손짓 보니깐 대충 짐작이 간다."
" 손짓이요 ? 이거 ? "
한번 더 날갯짓과 하늘을 가리키자 호원이 씨익 웃으며 성규에게 어깨동무를 했다.'사실 나도 성규의 정체를 아는 사람 중에 한 명이지.'하며 호원이 허허허 웃었다.
" 그러니까...호원이형도 성규형이 그...천사인 거 안다구요 ? 언제부터요 !? "
" 너보다 훨~씬 먼저."
" 진짜에요 ? "
성규가 떨떠름하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거렸다.
대화가 길어질 것 같자 ' 쟤가 너 찾는다.어서 가봐.' 축구장에 서서 고개를 두리번거리는 우현을 가리키며 호원이 성규를 쫓아내듯이 휙 떠밀었다.하마터면 동우에게
들킬 뻔 했다.
" 근데 아까 성규형이 형보고 사자님이라고..."
" 어 ? 아,그건...내가 사자닮았나봐 ! 저번부터 놀리더라구.사자닮았다고...하하하."
" 그런가..."
" 야,얼른 농구연습이나 해봐. 지지리 못하면서."
" 완전 못하지는 않거든요 ! 씨이..."
대충 화제를 넘긴 호원이 동우 몰래 가슴을 쓸어내렸다.
지금 자신의 정체를 안다면 할아버지 일과 관련해 복잡해질 게 분명하다. 정확히 말하자면 동우가 자신을 원망할까봐 조금 겁이 났다. 동우가 슛을 던지자 이번엔 골대
에 알맞게 쏙 들어갔다.
" 우와 ! 봤어요!? 봤죠 ! 깔끔하게 들어가는거."
" 우연이지."
" 우연 아니에요! 이제 느낌을 알았어. 잘 봐요."
다시 공을 줏어든 동우가 이번엔 통통 드리블을 하며 골대로 다가가 시원하게 슛을 던졌다. 이번에도 역시 골인.
" 우왁!! 거봐요 ! 아주 못하진 않아요 ! "
" 우연이 두 번이나 겹친 걸 축하해."
" 무슨 소리에요 ! 이제 실력이 나오는 것 같구만."
동우가 해맑게 웃으며 호원의 앞에서 혀를 내밀고 약올리듯이 드리블을 했다. 통통통통. 호원이 피식 비웃으며 재빠르게 동우의 손에서 놀아나던 농구공을 빼앗아 그대
로 농구 골대에 골인시켰다.
" 반칙. 내가 멍때릴때 뺏어갔잖아요."
" 체육대회때도 멍때리다가 공뺏길거야 ? "
' 그건 아닌데애애~ 허이 !! '하며 다시 공을 뺏으려던 동우가 잠시 멈췄다.
" 형."
" 뭐해.안 뺏고."
" 우리 체육대회하는 거 어떻게 알았어요 ? 나 말한 적 없는 것 같은데..."
동우가 이상하다는 듯이 머리를 긁적이며 묻자 호원이 아차했다. 평소에 떨지않던 입방정을 떨어버렸다.
" 아...그게...주,줏어들었어! 잔말말고 얼른 뺏어봐! "
이번엔 호원이 동우를 약올리듯이 줄 듯 말 듯 하며 골대로 달려가기 시작했다.뒤늦게 이상한 웃음소리를 내며 공을 뺏어보려했지만 호원이의 손을 떠난 공은 그대로
골대링에 들어갔다.
" 으악,안돼 ! "
" 넌 나한테 안 돼,인마."
" 아이씨..."
바닥에 떨어진 공을 줏어든 호원이 공을 올려 손가락에 올린뒤 핑그르르 돌렸다. 그 모습을 보는 동우의 눈이 반짝거렸다. 저거 해보고 싶었는데...
" 그건 어떻게 하는 거에요 ? "
" 돌리는거 ? "
'이건 좀 어려울텐데...'
검지손가락을 내밀며 다가오는 동우의 손을 조심스럽게 잡은 호원이 동우의 검지위에 살며시 농구공을 올려놨다.
" 오오오 ! "
" 가만히있어,좀. 떨어지겠다."
흔들거리는공을 몇 번 살며시 돌려주자 손가락위에 있는 공이 좀 더 매끈하게 돌아가기시작했다.
" 앗,뜨거."
농구공이 돌아가고 있는 손가락이 뜨거웠는지 동우가 손을 홱 뺏다. 이마에 달라붙은 젖은 머리카락을 떼내는데 반바지 차림인 자신과 달리 긴 바지에,긴 팔.게다가 온
통 검은색으로 차려입은 호원은 땀 한 방울 흘리지않고 있었다. 동우가 호원이 이마를 손으로 만지며 물었다.
" 형은 어째 땀 한 방울도 안 나네요잉."
" 어 ? "
" 그리고 이제보니까 또 검은색 옷 입었네..."
이렇게 불쑥불쑥 동우가 질문을 해댈때면 심장이 쪼그라드는 느낌이다.그냥.검은색이 좋아서.호원이 대충 둘러대며 농구공으로 동우의 머리를 통통 두드렸다.
" 아,참. 형 ! 우리 체육대회날 놀러와요 ! "
" 너네 체육대회에 ? 언젠지 모르는데. "
" 다음주 토요일 ! 저 축구도 나가고 농구도 나가요!"
" 너네 반 농구는 포기해야겠다."
" 왜요 ? "
" 니가 선수잖아."
" 에이씨...암튼 형 꼭 와요 ! 와서 코치 좀 해주세요."
'형이 설명해주니깐 잘 되는 것 같아' 해맑게 웃으며 말하는 동우에게 차마 '싫어,안가'라고는 대답할 수가 없어 대충 고개를 끄덕거렸다.
" 오 ! 분명히 온다고 했어요 ! 그리고 그때는 검은 옷 말고 꼭 다른 색 옷 입고 와요! 맨날 무슨 찰리채플린마냥..."
" 다른 색깔...옷 ? "
" 왜요 ? 집에 검은 색 옷 밖에 없어요 ? 아무튼 꼭 와야해요."
" 알았어,자식아. 연습이나 해라."
" 어 !? 가게요 ? "
" 그래.이제 가봐야겠다."
농구공을 동우에게 건낸 호원이 농구장을 벗어나자 축구장에서 미친 망아지마냥 뛰어다니는 명수와 우현이 보였다. 공원을 빠져나가려는데 뒤에서 '꼭 와요,혀엉!'하고
외치는 동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나저나...다른 색 옷이라...
*
" 으하,덥다."
공원에서 집으로 가는 길.
명수가 땀에 젖은 티셔츠를 펄럭이며 손부채질을 했다.
축구연습은 자신이 이겼다.하지만 독기를 잔뜩 품은 건지 사납게 달려드는 우현에게 몇 번이나 공을 내줬는지 모른다.
" 김명수야,나 핫바사줘."
" 또 ? "
" 먹고 싶은 걸 어떡해."
" 너 먹은 건 다 어디로 가냐."
" 사라진다니깐.아무튼 얼른 사줘,김명수야."
" 알았어. 나도 목마르던 참이였어."
편의점에 들어간 명수가 시원하게 쏟아져내리는 에어컨바람에 행복한 미소를 짓고 있을때 성열은 한쪽에 진열된 핫바들을 보고 미소를 짓고 있었다. 한참 땀을 말리고
있을때 명수의 눈에 구석에 진열된 세제들이 들어왔다.
" ...... "
자신도 모르게 그 곳으로 다가가 커다란 박스에 담겨있는 표백제를 집어들었다.'혹시 옷에 얼룩이 있다면 ? 3시간만 담그면 손쉽게 싹싹 ! 혹시싹싹 !' 표백제 상자에
적힌 문구를 몇 번 중얼거린 명수가 뿌듯하게 웃으며 계산대에 자신의 음료수와 혹시싹싹을 올려놨다.
" 흐어..."
계산대에 우르르 올려진 핫바의 무리를 본 명수가 대충 가늠가는 금액에 현금대신 체크카드를 꺼내 계산을 마쳤다.
" 너한테 내 알바비랑 용돈이 다 빠져나가는구나..."
" 아이...맛있는 걸 어떡해..."
성열이 말꼬리를 늘어트리며 실실 웃더니 핫바가 가득 든 봉지를 들고 쫄래쫄래 앞장서걸어가기 시작했다.그 뒷모습을 지켜보던 명수가 조그맣게 중얼거렸다.
" 귀엽긴..."
근데 그 쪽 길로 가는 거 아니라니깐...
*
" 내 옷 가지고 뭐해,멍청이 김명수야."
" 저리가.이거 옷에 묻으면 하얗게 변하니깐."
고무장갑을 낀 명수가 바닥에 쭈그려앉아 욕조의 구멍을 막은 뒤 물을 반쯤 채웠다.그리고 편의점에서 사온 혹시싹싹을 탈탈 털어넣고 얼룩덜룩한 성열의 옷들을 살며
시 그 물에 담근 뒤, 손으로 대충 옷을 휘휘 휘저었다. 명수 위에 두둥실 떠있는 성열이 정수리를 턱으로 쿡쿡 찌르며 귀찮게 하자 고무장갑을 벗어 욕조에 걸쳐놓은
명수가 성열을 끌고 화장실에서 나왔다.
" 저거 위험한 거야. 그리고 먹는 것도 아니니깐 함부로 만지지마."
" 알았어.근데 저게 뭔데."
" 있어.표백제라고...아,참.그리고 너.이제부터 핫바 아껴먹어.하루에 하나씩만."
" 뭐 ?! "
짓는 표정이 꼭 누가 보면 사형선고받은 줄 알겠다.'하루에 하나씩만 먹어. 안 그러면 다 먹어도 다시 안 사줄꺼야.' 꽤 진지한 말투로 명수가 엄포를 놓자 성열이 아
무 말도 못하고 끙끙거리다가 이내 자신의 손에 들린 핫바를 아껴먹기 시작했다. 그 모양을 보고 있자니 웃음이 절로 나온다.
" 왜 웃어,멍청아."
" 아니야...그냥..."
대형견을 기르는 것 같아서...
성열의 머리를 헤집듯이 쓰다듬자 성열이 하지말라는 듯이 머리를 요리조리 빼냈다. 픽 웃으며 손을 거둔 명수가 문득 손에 간질거리는 느낌이 드는 게 느껴졌다.근데
내가 왜 쓰다듬었지 ? 아, 대형견같은게 귀여워서였나 ?
" 헐...개뿔.니가 뭐가 귀여워.저리가."
명수가 소파에 있던 쿠션을 끌어안으며 발로 성열의 엉덩이를 홱 밀어냈다.
" 아 ! 멍청아 ! 갑자기 왜 이래."
" 아,아냐."
까만 듯 하면서도 갈색빛이 나고 그렇다고 완전 갈색은 아닌...아무튼 깊은 색깔.
대충 저녁을 떼우고 심화영화를 보는데 자꾸 옆에서 꼼지락거리는 성열이 느껴졌다.집중이 안 될 정도로 꼼지락거리는 탓에 명수가 인상을 쓰며 물었다.
" 왜 이렇게 낑낑대."
" 김명수야."
" 왜."
" 나... "
'핫바 하나 더 먹어도 돼 ?' 성열이 묻자마자 단칼에 '안돼'하며 고개를 젓자 아까보다 더 꼼지락거리는게 느껴졌다.
" ...야.그냥 먹어라,먹어."
명수가 허락하자마자 쪼르르 달려가 식탁위에 있던 봉지에서 핫바를 꺼내 포장을 뜯은 뒤 입에 넣는다.진짜 식충이라니깐.고개를 내저으며 시간을 확인했다.대충 3시간
은 지난 것 같은데...소파에서 몸을 일으킨 명수가 화장실의 불을 켜고 욕조에 걸쳐진 고무장갑을 손에 끼운 뒤 표백제 물에 둥둥 떠있는 성열의 옷을 집어들고 얼룩
부분을 살살 문질렀다. 몇 번 슥슥 문지르자 신기하게도 얼룩이 금새 사라졌다. 명수가 함박웃음을 지으며 성열을 불렀다.
" 야야 ! 이성열 ! "
" 왜."
" 이거 봐봐.처음처럼 깨끗해졌지 ? "
얼룩이 모두 사라진 성열의 옷이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다. 성열이 꽤 놀란 눈으로 고개를 끄덕거렸고 신이 난 명수가 바지도 마저 문질러대기 시작했다.
*
며칠 후.
대망의 토요일을 앞둔 금요일.
" 왜 오늘은 연습안해 ? "
" 오늘 연습했다가 탈나면 큰일나거든. 오늘은 에너지 충전을 해야해."
" 아아..."
우현이 침대에 누워 빡세게 연습하느라 조금 알이 배긴 종아리를 툭툭 두들기며 풀어주고 있었다. 체육대회를 앞두고 우현은 정말 미친듯이 연습을 했다. 여태껏 봐왔
던 모습중에서 제일 진지했던 것 같다. 한참 성규가 책장에 꽂혀진 책들을 읽고 있을때 머릿속에 호원의 교신이 울리기 시작했다.
- 아아,들리나.오바 -
- 네! 잘 들려요 ! 근데 갑자기 무슨 일로...-
- 잠깐 나와봐.-
- 예 ? 지금이요 ? 어디신데요 ? -
- 집 앞.-
깜짝 놀라며 서둘러 창문을 열자 정말 짚 앞 가로등 밑에 서있는 호원의 모습이 보였다.
" 우현아 ! 나 잠깐 누구 좀 만나고 올께 ! "
" 뭐 ? 너가 이 시간에 누구를 ? "
" 으응.아는사람있어. 요 앞에서 만날꺼야."
'아는 사람이라니!야!김성규!'하며 우현이 외쳤지만 성규는 이미 후다닥 밖으로 뛰어나간 후였다.
" 여긴 갑자기 어쩐 일이세요."
" 야,나 큰일났다."
" 뜬금없이..."
호원이 정말 곤란한 표정을 지어보이며 입을 벙긋벙긋거렸다.
" 뭐...부탁하실 거 있으세요 ? "
" 그래,부탁.그거 하려고...사실 말야..."
" 에이. 뭔데그래요.괜찮아요,말해봐요.우리 둘 밖에 없는데..."
" ...그건 좀 아닌 것 같은데...."
2층 우현의 창문을 가리키자 고개를 빼꼼히 내밀고 둘을 지켜보던 우현이의 고개가 쏙 들어갔다. 큼큼.몇 번 헛기침을 한 호원이 뒷머리를 긁적거리며 말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 크흠...저...그게 내가 동우랑 약속을 했거든 ? "
" 동우랑 약속을요 ? 아,참.일단 사자님이 동우랑은 어떻게..."
" 그건 내 부탁 들어주고 난 뒤에 말해줄께.내 부탁 들어줄꺼야? "
" 일단 들어보..."
" 들어줄꺼야,말꺼야. "
" ...드,들어줄께요.말씀하세요. 어떤 약속을 하셨는데요 ? "
" 동우가 체육대회날 와달라고 했는데...어쩌다보니 약속을 해버렸어."
" 체육대회날 와주겠다구요 ? "
" 응..."
" 그럼 가면 되죠 ! 뭐가 문제에요 ? "
'그래,그건 나도 아는데...추가옵션이 붙어버렸다. 나보고 검은 옷은 입지말아달래.'
호원이 얼굴을 쓸어내리며 한숨을 쉬었다. 기숙사에 있는 옷장을 쥐잡듯이 구석구석 뒤져봐도 모두 검은 옷 밖에 없는 탓에 요 근래 고민고민하며 밤에 잠도 잘 못 잤다.그러다가 결국 떠오른 건 성규뿐이였고.
" 그럼...저한테 옷 빌리러 오신 거에요 ? 저도 옷은 우현이 옷 밖에...그러면 설마..."
" 그래,맞아. 잉란찾을때 받았던 도움.이걸로 갚아줘라.제발."
호원이 애절한 표정으로 부탁을 하며 성규의 손을 두 손으로 덥석 잡자 갑자기 2층 창문이 벌컥 열리고 몽땅연필이 날아와 호원이 머리에 통하고 떨어졌다.
" 야,이 새꺄 !!! 너 뭐야 ! 어딜 잡아 ! "
우현이 창문앞에서서 씩씩거리고 있었다.
간신히 10시 세이브!!!!!!!!
에그몽은 매일 8~10시사이에 연재됩니다!
신작알림필수!
댓글필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