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며칠 후.
대망의 토요일을 앞둔 금요일.
" 왜 오늘은 연습안해 ? "
" 오늘 연습했다가 탈나면 큰일나거든. 오늘은 에너지 충전을 해야해."
" 아아..."
우현이 침대에 누워 빡세게 연습하느라 조금 알이 배긴 종아리를 툭툭 두들기며 풀어주고 있었다.
체육대회를 앞두고 우현은 정말 미친듯이 연습을 했다. 여태껏 봐왔던 모습중에서 제일 진지했던 것 같다.
한참 성규가 책장에 꽂혀진 책들을 읽고 있을때 머릿속에 호원의 교신이 울리기 시작했다.
- 아아,들리나.오바 -
- 네! 잘 들려요 ! 근데 갑자기 무슨 일로...-
- 잠깐 나와봐.-
- 예 ? 지금이요 ? 어디신데요 ? -
- 집 앞.-
깜짝 놀라며 서둘러 창문을 열자 정말 짚 앞 가로등 밑에 서있는 호원의 모습이 보였다.
" 우현아 ! 나 잠깐 누구 좀 만나고 올께 ! "
" 뭐 ? 너가 이 시간에 누구를 ? "
" 으응.아는사람있어. 요 앞에서 만날꺼야."
'아는 사람이라니!야!김성규!'하며 우현이 외쳤지만 성규는 이미 후다닥 밖으로 뛰어나간 후였다.
" 여긴 갑자기 어쩐 일이세요."
" 야,나 큰일났다."
" 뜬금없이..."
호원이 정말 곤란한 표정을 지어보이며 입을 벙긋벙긋거렸다.
" 뭐...부탁하실 거 있으세요 ? "
" 그래,부탁.그거 하려고...사실 말야..."
" 에이. 뭔데그래요.괜찮아요,말해봐요.우리 둘 밖에 없는데..."
" ...그건 좀 아닌 것 같은데...."
2층 우현의 창문을 가리키자 고개를 빼꼼히 내밀고 둘을 지켜보던 우현이의 고개가 쏙 들어갔다.
큼큼.몇 번 헛기침을 한 호원이 뒷머리를 긁적거리며 말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 크흠...저...그게 내가 동우랑 약속을 했거든 ? "
" 동우랑 약속을요 ? 아,참.일단 사자님이 동우랑은 어떻게..."
" 그건 내 부탁 들어주고 난 뒤에 말해줄께.내 부탁 들어줄꺼야? "
" 일단 들어보..."
" 들어줄꺼야,말꺼야. "
" ...드,들어줄께요.말씀하세요. 어떤 약속을 하셨는데요 ? "
" 동우가 체육대회날 와달라고 했는데...어쩌다보니 약속을 해버렸어."
" 체육대회날 와주겠다구요 ? "
" 응..."
" 그럼 가면 되죠 ! 뭐가 문제에요 ? "
'그래,그건 나도 아는데...추가옵션이 붙어버렸다. 나보고 검은 옷은 입지말아달래.'
호원이 얼굴을 쓸어내리며 한숨을 쉬었다. 기숙사에 있는 옷장을 쥐잡듯이 구석구석 뒤져봐도 모두 검은 옷 밖에 없는 탓에 요 근래 고민고민하며 밤에 잠도 못 잤다.
그러다가 결국 떠오른 건 성규뿐이였고.
" 그럼...저한테 옷 빌리러 오신 거에요 ? 저도 옷은 우현이 옷 밖에...그러면 설마..."
" 그래,맞아. 잉란찾을때 받았던 도움.이걸로 갚아줘라.제발."
호원이 애절한 표정으로 부탁을 하며 성규의 손을 두 손으로 덥석 잡자 갑자기 2층 창문이 벌컥 열리고 몽땅연필이 날아와 호원이 머리에 통하고 떨어졌다.
" 야,이 새꺄 !!! 너 뭐야 ! 어딜 잡아 ! "
벌컥 열린 2층 창문에 서있는 건 씩씩거리고 있는 우현이의 모습이였다.
*
" ...... "
" ...... "
" ...... "
2층 거실에 앉아있는 세 명. 성규의 설명을 들은 우현이 슬쩍 호원을 쳐다봤다가 눈이 마주치자 얼른 눈길을 테이블로 돌린다. 저승사자랜다. 오줌 지리겠다.
우현은 거실에 앉아있는 내내 여태까지 자신이 살아오며 해왔던 잘못이나 악행들을 되짚어봤다.우현이 잠시 곰곰히 생각하다가 조심스럽게 호원을 불렀다.
" 저...사,사자님."
" 어,왜 ? "
" 아까 제가 몽땅연필을 던진건 무의식중에 일어난 행동인 거 아시죠 ? "
혹시 그것때문에 제가 지옥에 가는 건 아니겠지요.
우현이 중얼거리자 호원이 씨익 웃으며 걱정말란 소리를 하자 그제서야 우현이의 표정이 좀 밝아졌다.
" 그럼 제가 도와드릴껀..."
" 별 거 아니야. 그냥 옷 좀 빌려줘. "
" 옷이요 ? "
" 그래. 옷. 보다시피 내가 가진 건 온통 먹먹한 검은 색 옷 뿐이라서."
" 당연히 빌려드려야죠.아니에요.가지셔도 되요."
우현이 어색하게 웃으며 자리에서 일어나 방으로 들어가 옷장을 열어재꼈다. 흠.. 쎈캐인 호원에게는 아무래도 밝고 단색인 옷이 어울릴 것 같다.
진지하게 옷장에 서서 고민을 하고 있는 동안에 호원과 성규도 어느새 방안에 들어와 옷을 뒤적거리는 우현을 기다리고 있었다.
" 이건 너무 밝고...이건 ...안 맞겠네...흠..."
한참 옷을 침대위에 펼쳐놓은 우현이 어색하게 웃으며 옷 몇 벌을 호원에게 건넸다.
" 한번 입어보실래요 ? "
" 어디서 ? "
" 아,여기서 갈아입으세요.저랑 성규는 나가있을께요."
우현이 서둘러 성규를 끌고 방을 나왔다.
" 의외네..."
" 뭐가 ? "
" 난 너가 동우 할아버지일로 사자님을 무지 안 좋게 볼 줄 알았는데..."
" 저 사람..아니,저 사자님께서 돌아가시게 한 것도 아니잖아...더군다나..."
밉보여서 지옥가면 어떡해. 나중에 너 다시 만나려면 천국가야지.
*
" 후우..."
우현이 축구화가 든 가방을 등에 메고 컨버스를 꽉 조여맸다.
" 엄마도 구경가고 싶은데..."
" 됐어.임신한 사람이."
" 아무튼 다치지않게 잘 다녀오구."
" 엉.갈께 ! "
" 다녀오겠습니다."
오늘은 대망의 체육대회 날이다. 날씨 ? 끝내준다. 컨디션 ? 말도 마.엄청나다.
어젯밤에 꿈도 좋게 꿨다. 어떤 꿈이였냐면 김멍수가 조낸 열심히 달리는데 그 위에서 내가 날고 있었다. 즉,뛰는 김멍수위에 나는 남우현이 있단말이지.
침대에서 아기처럼 자고 있던 성규도 이리저리 뽀뽀를 해대고 볼을 두 손으로 쭈물쭈물거려서 억지로 깨워일으켰다.
왠지 성규가 지켜보고 있으면 자신도 모르는 초인 뺨치는 능력이 발휘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 오늘 너 나 응원해야돼."
" 으응...알았어...하암..."
" 제대로 대답해 ! 알았지 ? "
" 응 ! 알았어어..."
어깨에 반티로 결정된 초록색 카라반팔티를 걸친 우현이 가볍게 통통 거리며 서둘러 동우의 집으로 향했다.
" ...너 그게 뭐냐."
" 쀅쀅 ! 뾱뾱 ! "
온갖 잡다한 응원장난감를 걸고 대문앞에 서있는 동우를 보고는 둘 다 걸음을 멈췄다.
호루라기,부부젤라,짝짝이,풍선,깔때기,그 외 수많은 응원도구를 목에 주렁주렁 달고 있었고 머리에는 두 개의 축구공이 동동 떠있는 머리띠까지 하셨다.
" 어 ! 성규형도 왔네요! "
" 으응..."
" 야,짱동. 좀...해괴망측하다. "
" 원래 체육대회는 이게 제 맛이지 ! 쀅쀅 !! "
동우가 말할때마다 머리띠에 있는 공이 흔들흔들거린다. 요란스러운 복장의 동우와 함께 나란히 학교로 향하는 갈림길에서 우연히 등교하는 명수와 성열을 만났다.
명수의 차림을 본 우현이 팡 터진 웃음을 주체못하고 끅끅 거렸다.
" 뭐라써있는거냐 ? 무한...3반 ? 와하하학 ! "
" 닥쳐. 안 그래도 입기싫어죽겠으니깐."
명수가 진심 맘에 안 드는 표정으로 옷을 이리저리 잡아당겼다. 그 옆에 서있는 성열은 오랜만에 천상옷을 입었다.
우현의 옷을 빌려입은 자신과 달리 하얀 옷을 입은 성열의 모습에 성규가 의아해하며 물었다.
" 명수때문에 옷에 얼룩 묻었다면서 ? "
" 어제 김명수가 고쳐줬어. 무슨 물에 담그니까 말끔해지던데."
패버리자인가,페브리즈인가하는 물도 아침에 명수가 칙칙 뿌려줘서 상큼한 냄새가 은은하게 풍겨온다.
이미 학교 운동장은 각 반의 응원구호를 써놓은 현수막들과 이미 터져버린 풍선찌꺼기들로 가득했다.
선생님들과 부모님들이 서있는 내빈석에 성규와 성열을 보내고 얼른 반 무리에 합류했다.
모두 현란한 동우의 패션에 우르르 몰려들었고 동우는 특유의 웃음소리를 내며 응원도구를 불어댔다 .
" 에...날씨가 화창허고...하늘은 높으서...학생여러분들의 기상을...널리 펼칠 수 있는... "
' 아,존나 길어' 우현이 짜증을 내며 신발 앞 코로 운동장 흙을 후벼팠다.
'마지막으로'를 외친 교감선생님이 10분을 더 연설하고 나서야 교단에서 내려왔고 곧 국민체조 음악이 들려왔다.
동우와 우현,명수까지 열심히 체조를 하는 모습을 본 성열이 성규의 옆구리를 쿡쿡 찌르며 물었다.
" 인간들 왜 갑자기 춤 춰 ? "
" 몰라...의식 같은 건가 ? "
" 바보들도 아니고 저게 뭐야.김명수 봐봐. 멍청이같아."
성열이 명수를 가르키며 웃음을 터트렸다.
체조가 끝난 후 모두 각자의 응원석에 들어가 앉자 색깔별로 뚜렷히 나뉜게 보였다. 초록색 무리에 섞여있는 우현과 동우.
운동장에선 1학년들의 경기가 펼쳐지고 있었고 씨름을 나가는 2학년 선수들은 씨름장으로 모여달라는 소리가 들려왔다.
우현과 명수는 짜기라도 한 듯이 나란히 일어나 성규와 성열이 있는 내빈석으로 향했다.
" 어디있지..."
응원석에서 벌떡 일어선 동우가 두리번거리기 시작했다.
한참을 두리번거렸을때 교문 앞에 서있는 호원이 보였다. 이미 아까전에 동우를 발견한건지 동우쪽으로 손을 휙휙 흔들고 있었다.
응원석에서 쏜살같이 튀어나온 동우가 후다닥 호원에게 향했다.
" 와,형 ! 완전 연예인같아요 ! "
빨간 카라티에 데님 팬츠.그리고 캔버스화. 길거리를 지나가다보면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스타일이지만 호원에게는 뭔가 반짝반짝 빛이 나는 것 같았다.
근데 이 옷들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은데...에이,착각이겠지.
호원이 '좀 늦었나?'하고 묻자 아니라고 대답한 동우가 서둘러 호원을 내빈석으로 잡아끌었다.
우현은 처음 보는 척 인사를 꾸벅했고 성규와 명수도 평범하게 인사를 했지만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난 성열이 눈을 동그랗게뜨고 호원을 가리키며 소리쳤다.
" 사,사관부 사자...읍 ! "
성열이의 입을 막은 성규가 서둘러 구석으로 끌고가 속닥속닥 설명을 하고는 다시 성열을 데려왔다.
계급으로 따지자면 천상에서 허드렛일이나 하는 성열보다는 훨씬 높은 위치에 있는 호원이였기에 성열이 군말없이 허리를 숙여 인사를 했다.
평범한 대학생으로 자신을 소개한 호원이 성규의 옆자리에 털썩 앉았고 곧 3학년 배드민턴 경기가 강당에서 있을 예정이니 3학년 2반과 3반은 강당으로 모여달라는 방송이
울려퍼졌다. 우현과 명수,동우가 우루루 강당으로 향하고나자 어색한 정적이 찾아왔다.'사자님,옷 진짜 잘 어울려요'하며 성규가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 그런가...난 어색해서 잘 모르겠던데...그나저나 왜 생관부 사람이 한 명 더 있는거지 ? "
호원이 성열을 겨냥하며 묻자 성열이 드물게 점잖은 말투로 대답을 했다.
" 어쩌다보니까 이렇게 됐어요.그럼 사자님께서는 어떻게 인간들이랑 친하게 지내고 있는거죠 ? "
사관부는 인간과 유독 안 친한 걸로 알고 있는데. 성열이가 끝 말에 힘을 주어 말하자 호원이 어깨를 으쓱해보이며 대답했다.
" 나도 어쩌다보니까 이렇게 되버렸네."
1학년들의 축구경기가 마무리되고 배드민턴 경기가 끝난 3학년이 다시 운동장으로 몰려나왔다.
동우의 목에 걸려있던 모든 응원도구를 매달고 있는 우현이 다가와 농구장을 가리키며 말했다.
" 이제 동우 농구경기차례에요."
호원이 엉덩이를 털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너네들은 안 가볼꺼야?' 혼자가기 머쓱한 듯 성규와 성열에게 묻자 성규도 얼른 몸을 일으켰고 느릿느릿 성열도 일어나 서둘러 농구장으로 향했다.
형광색 조끼를 입고 있는 2반 팀과 붉은색 조끼를 입고 있는 3반 팀이 보였다. 저게 뭐야. 3반 체격 장난아니네. 우현이 볼멘소리를 늘어놨다.
동우도 자신보다 멀대같이 큰 상대편 남학생을 보고는 침을 꿀꺽 삼켰다. 뼈 마디도 자신보다 굵고 어깨도 겁나 넓직하다.머리는 귀두컷에 얼굴엔 여드름 투성이.
그런 멀대가 동우를 보며 씨익 웃자 햇볕이 쨍쨍 내려쬐는 와중에도 팔에 소름이 오톨도돌하게 돋아났다.
가슴이 쿵쿵 뛰는 걸 느낀 동우가 무의식중에 호원을 보며 울상을 짓자 '쫄지마'하고 호원이 웃어보였다. 마음이 좀 놓인 동우가 고개를 끄덕이며 체육복 바지를 걷어조였다.
곧 심판이 공을 하늘 높이 던지며 호루라기를 불었고 바로 경기가 시작됐다.
2반 팀이 전략으로 승부한다면 덩치가 산만한 3반은 밀어붙이기 식이였다.
반칙을 교묘히 피해가며 공을 빼앗아 골대로 향해 그대로 골을 성공시켰다.
3반아이들이 우워어어어어하며 소리를 질러댔고 동우는 벌써부터 이마에 흐르는 땀을 닦아내며 다시 공을 잡아 달리기 시작했다.
패스를 해가며 골대앞에 도착한 동우가 호원이 했던 말을 떠올렸다. 팔에 힘 너무 주지말고 부드럽게..부드럽게 !!
" 앗싸 !!! "
깔끔하게 링으로 공이 들어갔고 스코어판이 '0'에서 '2'로 넘어갔다. 호원이 슬쩍 웃으며 동우에게 엄지손가락을 세우자 동우가 브이를 날리며 환하게 웃었다.
그 모습에 3반 주장 멀대의 눈썹이 송충이마냥 꿈틀거렸다.
그렇게 다시 공을 몰아간 동우가 척척 움직이며 골을 성공시켰고 어느새 점수는 3반보다 훨씬 앞서가있었다.
2반은 함성으로 가득했고 3반 아이들은 이미 경기에 흥미를 잃고 그저 열심히 손부채질만 해댔다. 작전타임없이 다시 시작된 경기.
무언가 3반의 움직임이 처음보다 굉장히 격해져있었다. 동우도 그걸 느끼며 공을 뺏기지않게 조심하며 패스를 했고 어쩌다보니 또 동우가 슛찬스를 얻게 됐다.
드리블을 마무리하고 슛을 날리려할때 거대한 멀대가 다가와 어깨를 밀치고 그대로 동우의 공을 홱 낚아채갔다.
동우가 엎어졌고 호원의 발이 한발짝 내밀어졌다가 동우가 괜찮다는듯이 오케이 싸인을 해보이며 일어나자 주춤거리며 다시 제자리로 들어왔다.
호원이 미간이 햇빛때문인지 아니면 멀대때문인지 잔뜩 구겨져있었다.
2반 아이들이 멀대를 향해 야유를 했고 멀대는 미안하다는 말도 없이 그저 공을 튕겨 동우에게 건넸다.
" 저 자식 뭐야. 완전 더럽게 플레이하네.쪽팔리게."
같은 반이지만 자신이 봐도 저건 아니다싶었는지 혀를 차며 어느새 우현의 옆에 명수가 다가와있었다.
경기가 다시 이어지고 여드름 멀대가 이제는 대놓고 동우를 거칠게 방해하기 시작했다.
동우도 그걸 눈치채고 되도록 슛찬스를 다른 사람에게 넘기며 최대한 마찰을 피하고 있었다.
하지만 동우가 건네주는 슛찬스를 다른 아이들이 번번히 놓치다보니 어느새 점수차가 점점 좁혀지기 시작했다.
결국 어쩔 수 없이 공을 건네받고 재빠르게 골대로 달려갔다. 이번에도 멀대가 끈질기게 달라붙고 있었다.
공을 골대링 쪽으로 던지려 했을때 갑자기 멀대의 어깨가 동우의 가슴을 거칠게 쳐냈다. 분명 반칙이다. 동우가 그대로 뜨거운 농구장 밖으로 나가떨어졌다.
맨질한 농구장 바닥과는 달리 모래가 깔려있는 바닥으로 넘어진 동우. 아까와 달리 일어나지못하고 발목을 부여잡고 인상을 쓰고 있었다.
이번엔 모두가 멀대를 향해 야유를 날렸다. 체육선생님이 경기를 잠시 중단하고 아이들에게 둘러쌓여있는 동우에게 향했다.
우현과 명수가 멀대를 향해 무어라 비난을 했고 성열과 성규도 멀대가 못 마땅한지 궁시렁거렸다.
호원이 잠시 이글거리는 눈으로 멀대를 노려보다가 서둘러 동우에게 향했다.
팔꿈치는 살갗이 벗겨져 피가 송글송글 맺혀있었고 종아리 부분이 심하게 쓸려 피가 흐르고 있었다.
발목이 삐인건지 일어나질 못 하는 동우를 우현과 명수가 조심히 잡아일으키자 동우가 절뚝절뚝거리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엉덩이와 허벅지에 잔뜩 묻은 흙먼지를 성규가 털어주고 있었고 성열은 종아리 상처가 징그러운건지 인상을 찌푸리고 있었다.
" 업혀."
" 예 ? "
" 업히라고. 얼른."
호원이 동우의 앞에 등을 내보이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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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왠 청춘만화.으힉.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신작알림 필수구요 댓글도 필수에요!♥ 제가 연재하는데 힘을 준답니다ㅠㅠㅠ
에그몽은 매일 8~10시사이에 연재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