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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아흫해라좀 전체글ll조회 791l 8





01






「상대방이 전화를받을수없어 음성사서함으로연결됩…」




민혁이 툭 전화를들고있던 손을떨궜다. 2월인데도 쌀쌀한 밤공기를깊히 들이마시니 화가좀 가라앉았다. 이럴거면 애초에 잘해주질말던가 울컥 억울한맘이 올라왔다. 그래, 사실 그렇지. 나보다 두살이나어려서 아직 놀아보고싶은것도 많고 즐겨보고 싶은것도 많을텐데 괜한족쇄를 채우는것같아 머릿속으로 수십번계산해본 결별이 매번 무산되는건 아마도 혼자남으면 힘들어질생각에 쉽사리 결정을못한 내 책임이 컸다. 괜히 경찰모를 고쳐쓰곤 키패드를 눌렀다. 오늘밤에 안자고기다릴게, 이야기좀하자 권아, 문자를 보내고도 맘이무거웠다. 



"아직도 있었어? 퇴근해 이민혁경위"


네, 그럼 먼저 퇴근하겠습니다. 하고 근무복을 갈아입고 서둘러 서를 나섰다. 아직까지 감감무소식인 휴대폰을 보고있자니 한숨이 나왔다. 어디서부터 잘못된거야..묘하게 삐걱거리던 그시점을 찾지못해 빙빙돌았다. 와그럼 이제 경찰이에요? 제복입으면 완전 섹시하겠다. 말을하며 예쁘게 웃던게 아직도 선한데 언제부터 이렇게되었을까, 3년이란시간이 허투루 쌓인것만같아 씁쓸해져 흐를듯한눈물에 고개를들고 터벅터벅 발걸음을옮겼다. 밉다미워 김유권,어디서 뭘하니... 지금이라도와서 안아줬음좋겠다, 형 추워요 들어가요 내가미안해, 한마디만해줬음좋겠다하는 생각이 밀려왔다. 하지만곧 제풀에지쳐 멈춰버린눈물에 그래, 니가이런다고 연락이 오니? 훌쩍, 다시 현실로돌아와버렸다. 번져있는눈물을대충정리하곤 발길을옮기려다문득, 익숙한목소리에 걸음을멈췄다. 














덜컥 

충격을받긴커녕 그럼그렇지..하고 알고있던사실을 인정해버린 듯한 내반응에 스스로 흠칫놀라버렸다. 이제정말 모르겠다 권아, 니 새 애인을 내집앞까지 데려온이유가뭔지, 지금까지 됐다 안됐다 하는 연락이나 뭔가 무심해진 반응이며 함께살던 집에 안들어오는날이 종종생기기시작했던것까지 이런건 쓸데없이 한큐에 정리가되는것같아서 오히려짜증났다. 내가 나이가더많으니까 이해해줘야지, 이런건 이제 안통하나보다, 벽에기대어 숨어있던 몸을 떼었다. 아직도 간간히 들리는 두 목소리를향해 다가갔다. 


아무렇지않게둘사이를 가르곤 대문을 여는 날 보고 당황해 할말을잃은 두사람이 멀뚱히 눈치를보고서있었다. 한숨한번, 비밀번호를 풀고 문을열기전 담아뒀던 말을 내뱉었다.


"...권아, 짐싸"


"...형, 내가설명할게요.."


"아니..설명안해도돼"


뒤돌아 살짝웃어보였다. 상처받은표정에 그의 눈이흔들렸다. 어깨너머로 눈이마주쳤다. 큰키에 짓궂은악동같은느낌, 그와조금닮은듯 닮지않은듯.

짐은..편할때 빼 휙 문을닫고들어왔다. 곧장침대로가 풀썩 몸을뉘었다. 좀더 모질게하지 짐은 편할때빼라니,..나도내가 한말에 어이가없어 피식웃음을흘렸다. 연이어밀고나오는 눈물을 이기지못해 베개에얼굴을파묻었다. 3년을 같이지냈는데 아직도 그의맘을 모르겠고, 함께해온시간이 무색할정도로 지금할수있는일이 없어서, 그래서 나도 미웠다. 








*








왜인지하루가 빨리지나갔다. 정신없이 출근하고 집에돌아와 오늘이 어찌지가버렸는지 인지가 되지않았다. 바쁜게 약이라고 닥치는대로 일처리를 하고오니 몸이 천근만근 피로했다. 냉장고에서 물을 꺼내마시며 문득 주위를둘러보다가 털썩, 주저앉았다. 


'하..그래 설명은무슨 개뿔.' 

어제 그 광경을 보고도 나지않던화가 지금에서야 확올라왔다. 뭐야이게, 군데군데 사라진 그의짐에 허탈함을 넘어배신감이들었다. 진짜 매정하다 김유권.

이제 사실상 그와 난 완전히돌아선 셈이었다. 마치기다렸다는듯한 그의행동이 상처였다. 


냉장고문을열고 소주병을꺼내들었다. 혼자식탁에 앉아 병을따다가 어이가 없어서 웃음을비췄다. 이게뭐하는짓이냐 궁상맞게..자꾸 눈물이 나오려해 꾹꾹 소주잔을들이키며 눌렀다. 연거푸 두병반을비워 알싸해진 기분에 걸어가 몸을뉘었다. 

형, 옷 구겨져요. 갈아입고 자. 하고 일으켜세워 셔츠를 푸는 모습이자꾸만 머릿속에서 리플레이되서 눈을감지못했다. 보고싶다 권아 근데 니가너무밉다.


한참을 천장만바라보고있다 누군가 쾅쾅 거칠게 문을두드리는소리에 몸을일으켰다. 지금시간에 올사람이 없는데 누구지? 흔들리는 머리를 붙잡고 정신을 차리려 노력하며 걸었다. 도어열림을 누르자마자 확당겨지는 문고리에몸이확 딸려나갔다.



"아!"


"우지호 어딧어"



다짜고짜 따지는듯한 목소리에 뭔소리야, 확올라오는 짜증과 함께 고개를 들었다. 구겨진인상을 정리하는걸깜박한채 그와 눈치마주쳤다.

눈물이 고여있는 험악한표정에 상대방의 당황한기색이 역력했다. 아직갈아입지않은 제복을 훑어보다가 풍기는 술냄새에 그가 시선을 돌려 헛기침을 했다. 키만컸지 아직 어린티가 나는놈에게 대뜸 반말을찍 들으니 이쪽도 기분이나빴기에 괜한심술까지함께 올라와 삐딱하게 문에 기대어섰다.



"누구?"


"아..그게..여기..왔었는데...그...죄송합니다"



하고돌아서는 그를 왠지 이상한낌새에 불러세웠다. 



"여기 누가왔어요?"


"우지호라고...그..애인인데..여기 자주 오는거 봤다고해서...."


"여기?"



네, 여기..

하는말을 듣자마자 목뒤가 싸늘하게 식었다.

권아, 내가 니가해주는응원을 받고 열심히 국민을 지키는일을 하고있을때 넌 내집에서 뭘했니 둘이서. 그나마 자부심을 가지고 있던 맘이 무너져내렸다. 국민을 지키면뭐해, 이쪽을 못지키는데

한꺼번에 와르르 무너져내리는 감정에 참지못하고 두눈을가렸다.

아무리그래도 이건정말 아니다 싶은 생각이 밀려와 한숨과함께 왈칵 눈물이 쏟아져 얼굴을 가렸다.


"하...진짜...."


갑작스레 터진 눈물에 당황한 그가 다가오는게 느껴졌다. 얼빵하게 생겨선 왜 그냥가질못해, 우는얼굴을 처음보는 그에게 보여주기 싫어 휙하고 등을돌렸다.



"ㅇ,울어요?왜울어요"


어찌할줄몰라 쩔쩔매면서도 달래려는 그에게 투정을부리고싶은마음이 비죽 고개를 내밀었지만 목에 탁 걸린말을 꺼내진않았다.



쉴새없이 흘러내리는눈물을 채닦지도못하고 다음눈물을 쏟아내기에 바빴다. 덩달아 정신이없는그가 괜찮아요..왜그래요..왜그래요..한참을 옆에서 있었다.


어느정도시간이지나고 이제 나오지도않는눈물에도 고개를들지못하고 있었다. 어..이제안울어요?

하는 그의말에 괜히 민망해져서 안울어요..고개를숙인채 대답하는목소리가 기어들어갔다. 이상황을 어찌끝내야하나 머리를 굴리고있는데도 마땅한 방법이 떠오르지않았다. 밀려오는 쪽팔림에 손만꼼지락거리다가 쌀쌀한공기에 부르르몸을떨었다. 

그걸아는지모르는지 마냥함께서있다 그가고개를숙여눈을맞췄다. 슥 눈을피하자 푸핫하고 그가 웃음을터뜨렸다.


"지금완전 쪽팔리죠?"


"으,응....."


"그럼저도 술한잔주세요. 우리도 할이야기 엄청 많은것같아요."

















얼떨결에 함께들어와 단촐하게 술상까지 차리게 되 이게 뭔일인가 싶기도했지만 아무래도 일이 꼬인것같아 .

가장자리에 빈병을보곤 헐..이거혼자깠어요? 완전궁상맞어 하는말에 '알아' 하곤 새 소주병을 꺼내 탁 소리나게 식탁에올렸다.



"그래서 그쪽 애인은 우지호고, 요즘 따라 연락이 뜸하고 뭔가 수상해. 주변에서 들리는말은 많은데 만나면 시치미뚝떼고, 지금은 연락이안돼요?"


"네, 이게무슨 봉변이야...아저씨나 나나"


"누가아저씨?"


"죄송합니다 형..그래서 어떡할건데요?"


"뭘 어쩌긴 어째요...둘이 좋다는데 내앞에 데려놔봐야 나좋다고 하겠나.."


"에이...그건...아, 사람이 왜이렇게 물러요"


"무른게아니라, 그래도 안될걸 아니까그러는거에요."


"에이..그래도..나는 말이라도해볼거에요."


"어휴..네네. 그러던지"


한잔더? 하고묻는물음에 반쯤없어진 잔을 목에 탁털어넣은 지훈이 잔을내밀었다.


"근데 경찰이에요?" 


"네.. 남부지구대 경위 이민혁이에요."


"아...어! 막그 음주단속한적있지않아요?"


"음주단속이야 돌아가면서자주해요.."


"아..근데 뭐이리 낯익지..?"


"혹시 뭐 벌써 딱지끊긴적있어요?"


"아......네..면허정지 3개월..."


허..?하고 괘씸한 생각에 슥 흘겨보자 멋쩍게 웃는모습이 앳되보이는데 면허도있고 차도있는게 신기할다름이었다. 

설마 아직 안풀렸는데 차타고 온거 아니죠?

혹시나하는생각으로 지나가는듯 던진 물음에 지훈이 넘기던소주를 울컥 뱉어냈다.




콜록!..콜록



"어? 진짜!?"

확인사살에도 대답이없는 그의 잔을 민혁이 탁뺏아치우려하니 에이 왜그래요~하고 팔을잡아 다시금 자리에 앉힌다. 


"면허정지 어기면 면허취소도 때릴수있고 벌금폭탄 때릴수도 있는거알죠? 이거마시고 차는 여기두고가세요. 정지풀릴때까지 제 차고에 놔둘수있도록해드릴게요."


칼같이 선을긋고 말하는 민혁에 지훈이 괜히말했다 하는 뒤늦은후회로 제 머리를 감쌌다.

으..너무해...우는시늉을하는 지훈을보고도 미동이없는 민혁이 원망스러우면서도 뭐라할수없어 머리만 쥐어뜯었다.


"자, 그건걸어가면서 생각해보시고. 우리벌써 3병마셨어요..일어나요. 나도내일 출근해야되요.."


"저...집 먼데.."


"술도깰겸 걸어가요. 나도 술마셔서운전못해요"


하고 손을딱떼는 그를본 지훈이 네..하고 쉬이 포기를 했다. 어지러운머리를 붙잡고 배웅하려 일어서다 비틀한 민혁이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다. 아직 그모습을못본 지훈을 빨리 내보내고 쉬고싶은마음뿐이었다. 아무리 권이 일이라도 너무 무리했다싶은생각에 후회가 되기도했다.


갑자기 든 차 생각에 신발을고쳐신고 나가려던 지훈을 불러세웠다.


"맞다, 차키. 주고가요. 차고로 옮겨놓을테니까. 언제풀린다구요?"


"와..진짜 직업정신....일주일뒤요 일주일뒤!"


하면서도 순순히 내민손에 차키를 올려두는모습에 풋 웃음이 나오려했다. 일주일뒤에 찾으러오면 줄게요 하는말에 네네 하고 걸어가나는 뒷모습을확인하곤 현관을 닫았다.















/





근 한달만에 찾아왔네요ㅜㅜ  다들 잘지내셨나 모르겠습니다!

어찌저찌 단편을 더 많이 들고올것같았는데 기화가 되서 장편을 업어왔습니다.

이번이야기도 끝까지 잘 쓸수있도록 노력할게요! 오랜만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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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형광골무입니다아아!! 기억나시는지 모르겠네요...!! 아 미녁신 ㅠㅠ 너무 멋있어요..ㅋㅋ 아.. 나란 범수니..
11년 전
범아흫해라좀
형광골무씨!당연히기억합니다!!오랜만이에요 ㅜ~처음으로달려와주셨네요! 이구역의 범수니는 우리군요..♥
11년 전
독자2
와....경위ㅣ..범이머찌다ㅏㅜㅜ권이가그럼지호랑바람난거군요..지호나빠...나빠지호..배드보이지코그럼이제지훈이랑범이랑하투하투라부라부스토리군요신알신할게여
11년 전
범아흫해라좀
바람나써...권이랑 지호랑 바람이났어요..배드보이!!신알신 감사합니다!!
11년 전
독자3
감자에요!!흐아 오랜마니에요 작가님 진짜ㅠㅠㅠㅠ오랜만에뵙는데재밓ㅈ어보여서 두근두근!!ㅠㅠㅠㅠ음...커플링이 피코권범이었다가 유코가 바람나고 범이지훈이는 아직 뭔지모르겠고...?흐 어쨌거나 기대할게요!!권이나쁜남자ㅠㅠㅠㅠㅠ
11년 전
범아흫해라좀
감자씨 진짜진짜 오랜만이에요!!ㅜ ㅜ두근두근!경찰 미녁신입니다!!이번이야기가 좀복잡하죠!?!궈니 ....나쁜남자..!!
11년 전
독자4
헐좋다.....ㅊ경찰ㅜㅜㅜㅜㅜㅜ처음보고신알신하고갑니다~
11년 전
범아흫해라좀
경찰...!!입니다! 신알신감사해요~~
11년 전
독자5
오랜만이에요 ㅠㅠ 정말 재밌게 읽었어요ㅠ 범아 왤케착하니 ㅠㅠ제복..듀금..진짜 멋있겠어요 ㅜㅜ 멋지다 멋지다 이민혁 ㅜㅜ완전 직업정신투철해 ㅋㅋㅋㅋㅋ 차키뺐었어 귀엽다..!!작가님 힘내세요 신알신해서 연재작 열심히 읽을게요!!
11년 전
범아흫해라좀
응원감사합니다!!오랜만이에요~~♥.♥제복 듀금....그렇습니다..법을어기면..!차키를뺏기는거야....!
11년 전
독자6
ㅋㅋㅋ단호박이에요 반할것같아요!!ㅋㅋㅋ믿을만한 민중의 지팡이였다..!!
11년 전
독자7
헐대박 작가님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돌아오셨군여ㅠㅠㅠㅠㅠㅠ왜난이제알았져ㅠㅠㅠㅠㅠ그때비회원이여가지고 신알신을못해서그런가봐요ㅠㅠㅠㅠ저쌀알이에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으어엉아앙 지금부터 정주행할게요!!!!!♥♥♥♥♥
11년 전
범아흫해라좀
쌀알씨 회원이되셨군여!!♥축하드립니다~신알신못하셨는데 찾아와주시고, 감사할다름입니다. ㅜ ㅜ ㅜ ㅜ ㅜ ㅜ ㅜ이번이야기도 재밋게읽어주세요!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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