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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너원/뉴이스트/황민현] 소아외과 전문의 황민현 그 후 | 인스티즈

 

소아외과 전문의 황민현 그 후 

 










수고하셨습니다.”

 

다들 고생했어요.”

 

12시간이 넘는 대수술이 끝났다.

 

그동안 쥐고 있던 긴장감이 다 풀리면서 머리가 지끈지끈 아파왔다.

 

레지던트가 된 후로 수술실에 들어가는 일은 더 잦아졌다.

 

어느 정도 적응이 될 법도 했지만 나에게 수술실은 항상 두렵고 무서운 공간이다.

 

그러나 힘들었던 만큼  그 후에 찾아오는 뿌듯함은 더욱 더 크다.

 

성공적으로 끝난 수술에 안도감을 느끼며 지친 몸을 이끌고 탈의실로 갔다.

 

곳곳에 피가 묻은 수술복을 갈아입으며 그제서야 겨우 숨을 고른다.

 





지금 황 선생님과 내가 휴식을 제대로 갖지도 못한 채 불려온 곳은 병원장님의 방이다.

 

황민현 선생. 미국에서 공부하고 왔다더니 수술 실력이 굉장하더군. 회장님께서 꼭 한 번 만나자고 하시네.”

 

아까 마친 수술은 흔히 말하는 VIP 고객의 수술이었고 우리가 이곳에 온 이유는 그 수술이 매우 성공적으로 끝났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오늘 수술은 대기업 회장님의 손녀의 수술이었고 꽤나 까다로운 수술이었기 때문에 자칫하다가는 환자가 잘못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수술의 집도의였던 선생님의 부담이 컸던 것도 사실이다.

 



“성유리 선생도 손이 아주 빠르던데. 성선생은 여잔데 말이야. 의외야.”

 

내가 병원에서 가장 듣기 싫어하는 말이다.

 

병원에서 나는 여자가 아니라 그냥 의사일 뿐인데 나는 병원에서 늘 이런 말을 들어왔다.

 

그리고는 나를 격려한답시고 어깨에 손을 올리는 원장이다.

 

손버릇이 더럽기로 유명하긴 했지만 직접 겪는 건 처음이라 너무 무서웠다.

 

더이상은 참을 수가 없을 것 같아 한 마디 하려고 했는데

 



[워너원/뉴이스트/황민현] 소아외과 전문의 황민현 그 후 | 인스티즈

 



그 손 내려놓으시죠.”

 

“... 내가 뭘 했나? 그냥 선배로서 후배 격려하는 거 아닌가.”

 

격려는 말로 하세요. 그리고 성선생 여자 아니고 의사입니다. 소아외과에 꼭 필요한 사람이고요. 말 함부로 하지 마십시오.”

 

이렇게까지 화난 선생님의 모습은 처음이었다.

 

나 대신 화를 내준 선생님에게 고맙기도, 괜히 미안하기도 했다.

 

원장은 선생님의 강한 어투에 어이가 없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 황선생.. 회사란 게 말이야. 하고 싶은 말 다 하고 사는 데가 아니야.”

 

아니오. 한 번만 더 이런 일이 생기면 그때는 정말 가만히 있지 않겠습니다.”

 



[워너원/뉴이스트/황민현] 소아외과 전문의 황민현 그 후 | 인스티즈

 



괜찮아요?”

 

“... 저 괜찮아요. 고마워요 선생님.”

 

저 사람 말 신경 쓰지 마요. 성선생 충분히 능력 있는 의사고 저딴 대접 안 받아도 돼요.”

 

사실 선생님의 말을 듣고 눈물이 날 뻔 했다.

 

지금까지 나에게는 아무도 이런 말을 해준 적이 없었다.

 

그래서 더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워너원/뉴이스트/황민현] 소아외과 전문의 황민현 그 후 | 인스티즈

 



내가 수술실에서 매력 쩐다고 했잖아요. 여자 아니고 의사로.”

 

조심스레 나에게 건넨 그의 한 마디는 생각보다 더 큰 위로가 되었다.

 





그리고 오늘은 의료봉사를 떠나는 날이다.

 

우리 병원은 매년 우리나라에서 비교적 의사의 손길이 부족한 시골로 봉사를 간다.

 

올해 우리가 가게 된 곳은 강원도 강릉에 있는 한 마을이다.

 

봉사하러 가는 거긴 했지만 괜히 MT 가는 기분이 들어 아침부터 설렜다.

 

병원 앞 버스에 올라타서 이리저리 둘러보다가 한 곳에서 내 시선이 멈추었다.

 

오늘따라 더 잘생긴 얼굴을 하고서 앉아있는 선생님의 모습에 자꾸 웃음이 났다.

 

“선생님, 안녕하세요.”




[워너원/뉴이스트/황민현] 소아외과 전문의 황민현 그 후 | 인스티즈




“성선생 왔어요? 여기 앉아요.”

 

어쩌다 보니 선생님의 옆자리에 앉게 되었다.

 

너무 좋아서 마음속으로 소리를 지른 건 비밀이다.

 

자꾸만 부딪히는 어깨에 심장이 콩닥콩닥 뛰었다.

 



수다스럽던 아까와는 달리 다들 지쳐 잠에 들었나 보다.

 

옆자리에서 인기척이 느껴지지 않아 슬쩍 쳐다봤는데

 



[워너원/뉴이스트/황민현] 소아외과 전문의 황민현 그 후 | 인스티즈

 



많이 피곤했는지 잠에 든 모양이다.

 

자는 모습도 참 잘생겼다 싶었다.

 

잡티 하나 없는 선생님의 피부가 너무 신기해서 문득 한 번 만져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조심스레 그의 볼을 쓰다듬다가 살짝 찔러보았다.

 

아기들 볼 마냥 푹 들어가는 그의 볼이 참 귀여웠다.

 

뭐해.”

 

“으아 깜짝이야....”


너무 깜짝 놀라서 소리를 지를 뻔 했다.

 

깼어요? 미안해요.”

 

그렇게 얼굴을 만져대는데 안 깨는 게 이상하지.”

 

조용해요. 누가 들을라...”

 



[워너원/뉴이스트/황민현] 소아외과 전문의 황민현 그 후 | 인스티즈

 



들으면 어때! 내가 다 싸워줄게.”

 

장난스럽게 대답해놓고 본인도 웃겼는지 키득키득 웃었다.

 



그러다가 문득 내 손을 잡아오는 선생님이다.

 

순간 움찔해서 선생님을 쳐다봤더니 선생님은 내 손을 더욱 더 세게 잡아왔다.

 

“네가 먼저 도발했잖아요.”

 

내가 졌다.

 

저렇게 웃으면서 대답하는데 별 수가 있나..

 





30분 정도를 더 달려 목적지에 도착한 것 같다.

 

우선 우리가 묵기로 한 숙소에 짐을 대충 풀고 나왔다.

 

우리가 온다는 소식을 들으셨는지 벌써부터 많은 환자분들이 우리들을 기다리고 계셨다.

 

허리가 아파서 오신 할머니도 계셨고 배가 아파서 오신 할아버지도 계셨다.

 

아무래도 시골이라 이곳저곳 아픈 환자들이 꽤 많았다.

 



아이고 선생님. 고마워요. 이런 시골짝에까지 와주시고...”

 

선상님들 정말로 감사해요 우리 노인네들 도와주셔서..”

 

그리고 하나둘씩 남겨주시는 예쁜 말들에 마음이 저려왔다.

 

아주 간단한 치료들이 대부분이었지만 그조차도 제대로 받지 못해 오랫동안 불편함을 느끼신 환자들도 계셨다.

 

그러다가 문득 한없이 친절한 모습을 하고 있는 선생님이 보였다.

 

평소에 그렇게 살가운 성격은 아니지만 걱정하고 있는 환자들에게는 항상 침착한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선생님이다.

 

환자분들의 농담을 되받아치기도 하고 사람 좋은 미소를 띄어가며 일하는 모습이 정말로 멋있었다.

 

같은 의사로서 본받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리고 좋았다.

 



[워너원/뉴이스트/황민현] 소아외과 전문의 황민현 그 후 | 인스티즈

 



이거 마셔요.”

 

아이스박스에 있는 음료수들 중 내가 제일 좋아하는 토레타를 골라 건네는 선생님이.

 

고마워요 선생님.”

 





속상하기도 하고 뿌듯하기도 했던 진료가 모두 끝이 나고 숙소로 갔다.

 

그리고 밖에서는 한바탕 고기 파티가 시작됐다.

 

그리고 이런 날 빠질 수 없는 게 술이다.

 

꽤나 더워진 날씨와 맥주의 조합은 정말 환상적이었다.


분위기에 취해 계속 술을 마시다 보니 어느덧 다들 취기가 올라왔다.

 

역시 성쌤. 술 진짜 세네요

 

그래도 괜히 불안한지 술을 마실 때마다 물을 챙겨주는 흉부외과 인턴 박우진이다.

 

우진이는 작년에 의료봉사를 같이 가면서 친해진 후배다.

 

당연하지. 의대 짬밥이 몇 년인데.”

 

근데 쌤.”

 

?”

 

저기 저 황민현 선생님이랑 사귀어요?”

 

우진이가 조심스레 귓속말로 물어왔다.

 

...

 

순간 마시던 맥주를 뿜어버렸다.

 

... 아니? 왜 그렇게 생각해?”

 

저기 선생님이 눈빛으로 저 죽일 것 같은데요..?”

 

무슨 소린가 싶어 건너편 테이블을 봤더니

 



[워너원/뉴이스트/황민현] 소아외과 전문의 황민현 그 후 | 인스티즈

 



진짜 우리 쪽을 노려보고 있었다.

 

그리고는 나에게 핸드폰을 보라는 듯 가리켰다.

 

[잠깐 바람 쐬러 가자.

-황민현 선생님-]

 





선생님의 문자를 받고 주변 눈치를 보다가 슬쩍 밖으로 나왔다.

 

웃으며 잘 다녀오라는 우진이의 말에 대충 대답을 해주고는 아무 말도 없이 걸어가는 선생님만 졸졸 따라갔다.

 

삐졌나..?

 

선생님이 화라도 났나 싶어 괜히 고개가 숙여졌다.

 

그러다가 갑자기 멈춘 선생님 때문에 선생님 등에 이마를 박았다.

 

선생님.. 화났어요?”

 

아니요.”

 

표정은 전혀 그렇지가 않은데...?

 



[워너원/뉴이스트/황민현] 소아외과 전문의 황민현 그 후 | 인스티즈

 



나도 그냥 조금 늦게 태어날걸.”

 

예상치 못한 대답이었다.

 

“...? 그게 무슨 말이에요?”

 

나도 거기 끼여서 놀고 싶은데 괜히 전문의를 일찍 달아가지고... 거기 가면 꼰대 소리 들을 것 같아서 가지도 못하겠고...”

 

이 상황에 맞지 않는 말일 수도 있지만 선생님이 너무 귀여웠다.

 

그래서 그냥 계속 웃었다.

 



[워너원/뉴이스트/황민현] 소아외과 전문의 황민현 그 후 | 인스티즈

 



이게 웃겨..? 난 진지하단 말이야.”

 

선생님이 능력 있는 걸 어떡해요.”

 

“... 그래도 그냥 너랑 같이 레지 하고 싶다.”

 

난 선생님이 회진 돌 때 제일 멋있는데.”

 



[워너원/뉴이스트/황민현] 소아외과 전문의 황민현 그 후 | 인스티즈

 



부끄럽다는 듯 웃는 그의 미소는 언제나 나를 설레게 한다.

 



근데 선생님.”

 

?”

 

여기 어딘줄 알아요?”

 

아무 생각 없이 걷다 보니 숙소와 꽤나 멀어진 듯 했다.

 

어두운 시골길이라 제대로 보이지도 않았다.

 

그냥 길 찾는 건 뒤로 미루고 희미한 가로등이 비추는 곳에 앉았다.

 

선생님은 차가운 데 앉으면 안 된다며 자기가 입고 있던 남방을 깔아주는 것도 잊지 않았다.

 



시골이라 그런지 밤하늘은 크고 작은 여러 별들로 가득했다.


그렇게 한동안 우리 둘은 아무 말도 없었다.

 



[워너원/뉴이스트/황민현] 소아외과 전문의 황민현 그 후 | 인스티즈

 



“유리야.

 

선생님이 “유리야하고 나를 부른 건 처음이었다.

 

괜히 내 이름이 낯설게만 느껴지고 마음이 자꾸만 떨려왔다.

 

그리고 생각했던 것보다도 더 설렜다.

 



너를 보고 또 봐도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

 

이런 감정은 처음이라 나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어.”

 

“...”

 

앞으로 많이 노력하는 남자친구가 될게.”

 

“...”

 

많이 좋아해.”

 

“...”

 

하루에도 몇 번씩.”

 



이 남자를 조금 더 빨리 만났더라면 지난 내 삶이 조금 더 행복했겠지 싶다가도 문득 그런 생각이 든다.

 

이 사람을 지금까지도 못 만났더라면 어땠을까.

 

지금이라도 그를 만났음에 감사하다.

 

그리고 또 감사하다.

 

언제나 나를 응원해주고 지켜줄 사람이 당신이라서.

 



나도 진짜진짜 좋아해요 선생님.”

 

“...”

 

하루에도 몇 번씩.”

 





우리들의 하루는 또 이렇게 저물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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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독자님들! 우선 늦어서 너무 죄송해요. 오늘 구독료 0원인 거 보고 더더 빨리 오려고 했는데 글이 너무 안 써지고ㅠㅠ 과제 폭탄을 해결하다 보니 이렇게 됐어요 흑흑.. 지난 투표 결과에 따라 아마 단편 3개 다 뒷편 쓸 것 같고요! 그 중에서 이 글만 원하시는 분들도 꽤 계셔서 소아외과 먼저 데리고 왔습니당. 글이 너무 안 써졌는데 억지로 붙잡고 쓴 거라... 재미없을까봐 걱정이에요ㅠㅠㅠ 늘 재밌는 글 써오고 싶은데 마음처럼 쉽지가 않네요. 호오옥시나 재밌으셨다면 댓글 많이 달아주세용ㅎㅎ 아 그리고 보고 싶은 소재는 언제나 댓글로 써주세용^-^ 제 글을 늘 재밌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내일은 휴일이니까 다들 마음껏 즐겨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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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와 진짜 너무 좋아요 ㅜㅜㅜㅜㅜ 밤에 이런 로맨틱한 글을 보다니 인티 들어온 제가 너무 기특합니다 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진짜 너무 달달해요 오늘도 잘 보고 갑니다 작가님!!!!!!!!
6년 전
청추니
우왕 걱정 많이 했는데 그렇게 말씀해주시니까 기분이 너무 좋네요ㅜㅜ 다행이에요ㅜㅜㅜ 댓글 감사합니다 독자님❤️
6년 전
독자2
진짜...브금과 완전 찰떡입니다ㅜㅠㅠㅠㅠㅠ 이렇게 오밤중에 아주 달달이 흘러넘치는 글 볼수 있게 해주신 작가님 진짜 사랑해요ㅠㅠㅠㅠㅠ감사합니다ㅠㅠㅠㅠㅠ❤ 꿈에서도 민현님과 행벅한 꿈 꾸고싶네요ㅠㅠㅠ
6년 전
청추니
저도 사랑해요ㅎㅎ🧡 달달이 흘러 넘치게 쓰려고 노력했는데 그게 전달이 되었다니 넘 다행이네요ㅠㅠ 고마워용!
6년 전
비회원109.27
의사 미뇬 넘 발리는거 아니냐며.,,재미있어요!
6년 전
청추니
감사해요 독자님- 앞으로도 글 많이많이 쓸게용💛
6년 전
독자3
와하 ㅠㅠㅠㅠ진짜 민현이 질투하는거 ㅋㅋㅋㅋㅋㅋㅋ너므 귀엽떠 ㅋㅋㅋ 브금도 제가 좋아하는 노래로 ㅠㅠㅠ 뒷편까지 싸주시다니.. 정말 감사합니다 ㅠㅠㅠㅠㅠ
6년 전
청추니
질투하는 거 귀엽져>< 아 그리고 제가 더 감사하죠ㅠㅠㅠ 소중한 댓글도 감사해요💚
6년 전
독자4
민현이 원장한테 뭐라할때는 멋있었는데 질투하는건 귀엽고ㅠㅠㅠㅜㅜㅠㅠㅠㅠㅠ너모 좋아요ㅠㅠㅠㅜㅜ
6년 전
청추니
재밌게 읽어주셔서 감사해요ㅎㅎㅎ 더 설레는 글 많이 쓸테니까 또 읽으러 와주세용💙
6년 전
독자5
작가님 기다리고 있었는데, 저...왜 이제야 본거죠...... 작가님 덕분에 한바탕 행복해지며 갑니다. 짱짱짱 의사 민현이를 더 보고싶지만, 작가님의 다른 글도 좋습니다!! 기다리고 있을게용
6년 전
청추니
꺄 재밌게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독자님ㅠㅠㅠ 다른 단편도 많이 써올게요! 그리고 댓글도 너무너무 고맙습니당💜
6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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