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은 작가에게 비타민 같은 존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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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제1. 적극남 김민석
부제2. 노래방에서
부제3. give love
1.
민석이를 다시 만난 건 굉장히 반가운 일이었다. 나 안잊었죠? 계속 생각났죠? 어느새 울음을 그치고 해맑게 웃으며 말을 걸어오는 민석이었다.
과제에 치이고 졸업 뒤엔 취업스트레스에 치이고 취업 뒤엔 일에 치이느라 널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하면, 나에겐 마냥 어리게만 보이는 민석이 마음에
상처가 날까봐 나 역시 널 잊지 않고 있었다고, 보고싶었다고 웃으며 대답해주었다. 그런데 내 대답에 볼은 왜 빨개지는거니 ..?
“ 저 .. 감동적인 재회 중에 미안한데 루한아 이 분은 대체 누구냐..? ”
“ 아, 내 아랫집 살던 꼬맹이. 인사해 민석아 ”
“ 안녕하세요오 ... ”
나한테 들이댈 땐 언제고 어느새 수줍모드로 변해가지고는 백현, 경수, 찬열과 차례대로 악수를 하며 인사를 나누는 민석이었다. 22살? 어디 학교야?
미친 놈들이 어느새 민석이한테 달라붙어서 끈덕지게 학교는 왜 물어보고 번호는 왜 물어보는건데? 에비비, 이런 놈들이랑 붙어있지마 민석아! 라고 하며
저리 가라고 손사래를 치니까 왜그러냐고 민석이를 마음 속에 담아두고 있냐고 장난을 치는 것이 어찌나 한 대 치고 싶게 만들던지.
“ 아오, 그런거 아냐 미친놈들아 !!! ”
“ 그런게 아니면 뭔데 ?? 대답 못하는거 봐라 이새끼 이거 !!! ”
“ 민석이라고 했나? 야 아무리 그래도 이 어린 아이를 .. ”
나 게이 아니야 !!! 얼굴이 홍당무가 되어서는 소리를 빽 지르니까 이상하게 쳐다보는 사람들이다.
아 쪽팔려 .. 이런 시선 너무 싫어. 뻘쭘하게 다시 자리에 앉으려니까 이젠 애들이 키득키득대며 서로 소곤거리기 바쁘다. 아 진짜 때릴 수도 없고 !!
민석이는 그 놀림에도 아랑곳 않고 날 쳐다보기에만 바빴고 다른 건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다는 듯이 행동했다 .
저 쪽에 앉은 민석이 일행은 얘기를 다 나눴는지 민석이를 데리고 나가려고 하는데도 민석이는 끝까지 버티고 나가지 않겠다고,
먼저 가보라며 대충 인사를 했다. 민석이의 일행은 그렇게 가버리고, 술집엔 일행 몇 팀과 우리 일행. 그리고 그 안에 낀 민석이가 남아있다.
오랜만에 보는 건데 저렇게 빤히 쳐다보면 부담스럽잖아. 예전에도 그랬지만 .. 그 땐 귀여웠지만 지금은 뭔가 기분이 이상하다고 !!!
“ 저기저기, 찬열이 형! ”
“ 엉? ”
내 옆에 꼭 붙어있으면서 그나마 자기와 가까이 자리한 찬열이를 부르고는 대뜸 루한형 여친 생겼냐고 하는 민석이다. 찬열이는 순간 당황한 듯이
나와 민석이를 번갈아 보고는 아직 여자친구는 없다고 대답하긴 했다만. 그 대답에 민석이는 안그래도 초롱초롱한 눈을 더 반짝 빛내며 진짜냐고 몇 번씩이나
다시 물으며 기쁜 표정을 감추지 않았다. 애 진짜 게이인가? 근데 하필 상대가 왜 나인지.
“ 민석이 요놈요놈 이거 보통 귀여운 놈이 아니네! 형아가 용돈이나 줄까?! ”
“ 저는 용돈 대신 루한이형 주세요 !!! ”
“ .... ”
애는 무슨 말을 해도 내 이름이 빠지질 않는다. 백현이는 이런 적극적인 대쉬는 처음이라며 놀라워했다. 그것도 남자가 남자한테! 그것도 연하가!
그것도 저렇게 귀여운 아이가 이런 늙어가는 놈한테! 저 놈은 뭘 믿고 나대는 건지. 이따가 대가리 한 대만 후려야겠다.
민석이의 적극적인 태도에 굉장히 당황스럽고, 이 자리를 얼른 끝내고 싶었다. 여자한테도 이런 관심 받아본 적이 없는데 남자한테 .. 그것도 5살이나 어린 녀석한테!
그렇다고 해서 내가 남자한테나 먹힐 얼굴은 아니다. 난 그동안 많은 여자한테 고백을 받아왔다. 부끄러웠는지 익명으로 편지를 보내오는 여자도 있었고
영화를 보고 영화관을 나오니까 좋아한다고 거의 울면서 고백하는 여자도 있었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나는 거절을 하지 못하는 성격이기에
일단 고백이 오면 거절하고 싶어도 받아줄 수밖에 없었다. 그래봤자 오래 가지도 못했지만.
하지만 지금은 상황 자체가 다르다!
만약 이 작고 여린 남자아이가 나에게 고백을 한다면 난 그 자리에서 도망치고 말 것이다. 난 27년 살면서 남자한테 설레는 감정을 느껴본 적이 없는 이성애자거든.
“ 야야야야야, 벌써 10시인데 슬슬 일어나자. ”
“ 불금인데 이렇게 끝내자고? 2차 가자 2차!!! ”
“ 노래방 가자 노래방. ”
노래방 덕후인 경수는 어김 없이 노래방 얘기를 꺼냈고, 다들 찬성하는 분위기인듯 했다. 노래방 좋지! 오랜만에 목 좀 써볼까 하는 생각으로 즐겁게 자리에서
일어나려는데 우물쭈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민석이를 보는 순간 아 .. 어떡하지 ? 하고 입에서 내 생각이 툭 튀어나와 버렸다. 애들은 나를 돌아보더니
그 옆에 앉아있는 민석이를 본건지 잠시 멈춰있었다. 우리 친화력 좋은 백현이는 민석이에게로 쪼르르 달려와 같이 놀자며 민석이를 일으켜세웠다.
“ ㄱ, 그래도 되요? 형들 노는 자리인데 .. 제가 불편할 수도 있잖아요오 .. ”
“ 에이 괜찮아. 이런 땀냄새 쩌는 아저씨들 사이에 꽃돌이가 있으면 우리야 좋지. 그치? ”
“ 그렇지. 근데 땀냄새 쩐다고? 죽고싶냐? ”
사실, 솔직히 말하면 나는 왜인지 몰라도 불편했다. 같이 가자니깐 환하게 웃으며 날 바라보는 민석이에게 차마 티를 내진 못했다.
‘루한형만 바라보는 루한바라기’ 라는 걸 대놓고 티라도 내는 것인지 아주 그냥 꿀 떨어질것처럼 사랑스러운 눈빛을 발사하잖아.
2.
노래방은 역시 적당하게 2시간 정도는 달려줘야지! 야심차게 노래방 룸 안으로 들어왔다. 적당히 넓은 룸 안에서 우리는 각자 자리를 잡고 앉아
노래책을 뒤적거렸다. 자리구도가 민석 루한 찬열 백현 경수 이렇게 되버렸다. 당연하게 내 옆에 앉은 민석이다.
“ 누가 먼저 첫 곡을 장식할까? 민석이가 먼저 부를래? ”
“ 네? 저 노래 잘 못 부르는데 ... ”
수줍은 듯이 머리를 긁적이던 민석이는 노래 하나를 선곡하더니 목을 큼큼 가다듬고 마이크를 들었다. 애들은 기대하는 듯이
테이블에 턱을 괴고 민석이를 쳐다보았고 나도 민석이 노래실력이 궁금해서 노래방 화면과 민석이를 번갈아 쳐다보았다. 노래가 흘러나왔고,
민석이가 조용조용 노래를 부르기 시작하는데.
응? 존나 잘 부르잖아? 의외의 노래실력에 애들은 멍 때리고 민석이 노래를 감상하기 바빴고 나 또한 민석이 노래에 푹 빠져서 들은 것 같다.
고음도 잘 소화하고, 노래 부르는 스타일이 딱 내 취향을 저격했다. 근데 노래가 아이유 - 좋은 날이야 .. 여자나 부를 법한 노래를 ..
“ 민석이 아이유 좋아하니? ”
“ 그런게 아니고 노래가 .. ”
“ 아, 이 노래 좋아하는구나? ”
“ 제 심정을 말해주는 것만 같아요..! ”
손가락을 꾸물거리며 또 나를 쳐다본다. 좋은날 가사를 되새겨보면, 깜찍한 동생이 오빠한테 사랑을 고백하는 노래인데 ... 나는요 오빠가 좋은걸 ~ ♪ 부분이
자꾸 귓가를 앵앵 맴돌았다. 설마 저 노래가 날 향해서 부르는 노래라면 고맙다기보단 너 대체 왜그러냐고 말해주고 싶다.
당신들이 이 상황에 처한다면 나와 같은 반응일 것이다. 절대 내가 나쁜 놈이 아니다.
“ 애들이 안 그럴 것 같아도, 노래는 진짜 끝내주게 잘부른다! ”
“ 진짜요? 저 루한형 노래 듣고 싶어요! ”
애들은 너 진짜 루한이 좋아하냐고 아주 루한바라기라면서 민석이와 나를 이으려는 것이 보이는데, 여기서 단호박 돋게 말하고 싶지만 이럴 때만 괜히 남 생각해서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그저 어색한 미소만 짓는 내 자신이 매우 싫었다. 나보고 노래를 부르라는 애들의 성화에 못이겨 일단 노래를 골라야겠다고 생각하고 내가 자주 부르는
노래 하나를 선택하고 마이크를 집어들었다. 왜인지 모르게 긴장해서 목소리가 약간씩 떨렸지만 노래 실력이 어디 가겠나. 가창력 폭★발★해서 부르는데 민석이가
입을 헤 벌리고 날 바라보고 있었다. 눈이 마주쳤는데, ㄱ .. 그렇게 쳐다보지마 ! 결국 마지막 쯤 가서는 민석이 시선 의식하다가 노래가사를 까먹고 말았다.
“ 혀어어엉, 완전 잘불러요 진짜 .. 대박 !!! ”
“ 고마워 하하하.. ”
“ 이래서 형이 좋다니까요 ! ”
내 팔에 팔짱을 껴오는데, 너무 놀라서 히이익!! 하고 팔을 치고 말았다. 민석이는 칫! 하며 자기가 그렇게 싫냐고 입을 뚜우 내밀었다. 아니, 그런게 아니고 ..
너무 놀라서 그랬어 .. 미안해. 내가 왜 되도 않는 변명을 펼치고 있는 것인지는 모르겠다. 그렇게 애들 노래 몇 곡 부르고 어김없이 술파티를 벌였다.
“ 마셔라마셔라마셔라마셔라!!! 술이 들어간다 쭉쭈쭉쭉쭉! 언제까지 어깨춤을 추게 할거야 !! ”
흥이 돋아나는 술파티 분위기에 어이구 머리가 핑 도네. 애들은 벌써 술에 취해가지고는 헤롱거리고 있고 민석이는 테이블에 엎드려있다.
다들 취했구나 .. 난 술에 취할 때마다 갑자기 집에 가고싶어져서 애들을 버리고 먼저 집으로 들어와버리는 버릇(?)이 있다. 이번에도 예외는 없었다.
나는 옷을 챙겨입고 비틀거리며 노래방을 나와버렸다. 으으으, 토 할 것 같아. 별들이 반짝거리는 밤하늘에 민석이 생각이 갑자기 나는 것이다.
내가 왜이러지. 아까 일이 너무 충격이 컸나. 정신을 차리기 위해 고개를 몇 번이고 돌리며 뺨을 탁탁 치고 집으로 걸음을 옮겼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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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혼자 가기는 좀 그래서, 민석이를 옆에 끼고 나왔다. 민석이가 아직 친한 사람이 없어서 어색할까봐 데려다주려는 것이다. 절대 걱정되는 것이 아니다.
암 그렇고말고. 혼자 자문자답을 하며 근처 공원 벤치에 앉았다. 몇 년 전 기억에 의하면 민석이는 이사를 간 걸로 알고 있는데.
“ 민석아 .. 일어나봐 ”
“ 우웅, 웅 ... ”
“ 집 어디야? 데려다줄게. ”
“ ... 루한혀어어엉 .. ”
내 얼굴을 보더니 갑자기 어깨에 얼굴을 파묻는다. 으잉? 왜그래! 속 메슥거려? 내 질문에 대답 할 생각은 않고 뭐라 웅얼웅얼거리기 바쁜 민석이다.
뭐라고? 자세히 들어보니까 형이 너무 좋아여 ... 거의 뭉게지는 발음으로 말하는데 그것을 알아들어버린 나는 한숨을 쉬었다.
“ 그래그래.. 집 어디야 .. ”
“ .... 형은 나 시러요? ”
“ ...... 싫은게 아니라 .. ”
“ 그러치이이, 형은 나 동생으로만 보이겠지이이이 .. 내 어릴 때 모습 다아아- 봐왔으니깐.. ”
“ 응. 너 진짜 귀여운 동생이야. ”
“ 근데 저는요오 .. ”
형이 날 조금은 다른 시선으로 봐줬으면 좋겠어요 ... 그 말을 끝으로 민석이는 잠 들었다.
악 !!!! 자지마 !!!! 자면 어떡해 !!!! 민석이가 남긴 말이 조금 의미심장하고 뭔가 묘하긴 했지만, 일단 집으로 데려다줘야 했다. 근데 일어날 생각을 않는다.
하아 .. 깊은 한숨을 쉬고 일단 우리 집에서 재운 다음 내일 택시 태우고 보낼 요량으로 민석이를 업고 집으로 왔다.
일단 집을 좀 치워야지. 아주 잘자는 민석이를 내 방 침대에 살며시 눕혀놓고 이불까지 덮어준 뒤 거실로 나왔다. 아무렇게나 쓸고 닦으니 대충 청소가 마무리 되었다.
어떡하지 .. 민석이를 쇼파에서 재워야 하나 .. 신경질적으로 머리를 긁다가 결국 내가 쇼파에서 잠들고 민석이를 침대에 재웠다.
3.
give love ♪ 사랑을 좀 주세요 ♬
으응 ..? 내가 노래를 켜놓고 잠 들었던가 .. ? 눈을 뜨고 핸드폰 액정을 확인하니 시간은 아침 10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부스스한 상태로 일어나
방으로 들어오니까 민석이가 일어나 있었다. 아, 맞다 .. 내가 민석이 데려왔었지. 민석이는 노래를 들으며 누워있었다.
“ ... 민석아? 일어났어? ”
“ 형 일어나셨어요? ”
벌떡 일어나서 날 보고 웃는 민석이다. 근데 여기 형 집이에요? 라고 물으며 고개를 돌려 방을 구경하는 민석이었다. 응, 우리 집이야.
내 말에 민폐를 끼친 것 같다며 어쩔 줄 몰라하는 민석이었다. 알면 술 많이 마시지나 마세요. 아프지 않게 민석이 머리를 콩 때리니까 머리를 만지며
베시시 웃는 민석이었다. 웃는 모습이 귀엽긴 하네. 나는 찬장에서 꿀을 꺼내 따뜻한 물에 타서 민석이 한 잔, 나 한 잔. 꿀물을 내밀었다.
“ 우와, 형 진짜 섬세해요! ”
“ 엄마가 나 술 마시고 들어오면 꿀물을 타주셨었거든. ”
“ 전 형의 이런 점이 좋다니까요 ! ”
꿀물을 뿜을뻔 한 건 안비밀. 장소 시간 상황 가리지 않고 시도때도 없이 애정을 표현한다. 지치지도 않나 ..? 5살이나 어린 이 꼬맹이가 지금 뭐라는 거야.
키도 내가 15cm? 정도는 더 크고 나이도 더 많구만. 이런 애기같은 애한테 지금 내가 대쉬를 받는 거야? 허, 조금은 어이 없어서 헛웃음을 흘렸다.
“ 근데 형 그거 기억나요? 아, 안날려나. ”
“ .. 뭐가 ? ”
“ 제가 7년 전에 했던 말이요 ! ”
응? 너가 무슨 말을 했더라? 진짜로 기억이 안나서 당황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되물으니까, 민석이는 약간 입을 내밀면서 ‘기억해주길 바랐는데!’ 라고 말했다.
늙으니까 기억력이 퇴화되서 그래. 미안해. 장난스럽게 웃어넘기며 진짜로 무슨 말을 했었냐고 하니깐, 갑자기 볼을 붉히는 민석이다. 불안하게 왜 볼을 붉히고 그래 ..
“ 제가 나중에 결혼하자고 하니깐, 형이 알겠다고 했잖아요 !! ”
아아아 ~ 그랬구나 ...
어? 뭐라고!!?!?!?! 내가 알겠다고 했어?!?! 그랬었어!? 너무 놀라서 눈이 튀어나올 것처럼 물어보니까 고개를 끄덕이는 민석이다.
그런 약속을 했었니 ..? 아니 그 때야 우리가 이때까지 인연을 이어갈거란 생각 조차 못하고 괜히 상처 줄까봐 긍정적인 답변을 준걸텐데
그걸 또 잊지 않고 기억하고 있었나보다.
“ 7년 동안 그 약속만 기억하면서 형을 찾아다녔다고요 !!! ”
“ .. ㅈ, 진짜? ”
“ 그럼요 !! 온갖 사이트에 다 올려봐도 아무도 연락을 주지 않았어요 ! ”
“ 온갖 사이트라니 .. 내 신상 팔고 다녔어? ”
“ 괜찮아요! 그 쪽 사이트는 별로 유명한 사이트가 아니었어요. 그냥 게이들 사이에서 유명한 사이트니까! ”
ㅋ ... 아아아 .. 그랬구나 ... 그런 사이트에 내 정보를 올리는게 몇 배로 더 위험할 것 같단 생각이 드는데 민석아 ..?
근데 그런 사이트도 잘알고, 진짜 우리의 주변엔 게이가 없는게 아니라 숨기고 살아오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또 새삼 깨닫게 되네. 이런거에 놀라지도 않는 내가
놀라울 정도야. 몇 년 전의 구애에 이어서 올해도 끊임없이 구애를 받을 생각을 하니 익숙해져버렸나 ..
“ 근데 형은 진짜로 제가 어린 애로만 보여요? ”
“ 응. 진짜 귀여운 어린애. ”
“ 저도 22살인데 !!! 성인인데 다 컸는데 !!! ”
“ 그래도 내 눈엔 중학생 민석이로만 남아있는데? ”
“ 치 .. 그래도 괜찮아요 ! 곧 다르게 보일테니까 ! ”
그러고는 신세 많았다고 이따가 연락하겠다고 누구한테 번호를 얻은 건진 몰라도 내 연락처를 흔들어보이며 유유히 가버렸다. 세상에 .. 나 진짜 잘 못 걸렸나?
한동안 멍 때리다가 일단 꿀물을 치우기 위해 침대 위에 컵을 손에 드니까, 컵 밑에 눌린 종이가 한 장 있길래 종이를 펼쳐보니까 깔끔한 글씨로
[루한형 ♥ 나] 라고 적혀있다고 하더라. 그냥 종이니까 쓸모없어서 버리려는데, 순간 버리려는 내 손이 멈칫했다.
아, 버리기엔 좀 그러려나? 이것도 민석이 나름대로의 정성일텐데 .. 그래서 버리기도 좀 뭐하니까 일단 컴퓨터 옆에 놔뒀지만 ..
*
임시저장 해뒀던 글에 약간 더 끼얹어봤어요. 웹툰으로 비유하면 세이브파일이네요 ㅋㅋㅋㅋ 약간 우중충한 상태에서 쓴거라서 글이 엉망일 수도 있어요.
아마 다음편은 약불? 아무튼 불맠으로 찾아뵐것같네요. 항상 재밌게 봐주시는 독자님들께 굉장히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이런 불맠 없는 글 쓰니까
댓글이 줄어들었어요. 그래도 끝까지 봐주시는 우리 독자님들 있으니까 힘내서 쓸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