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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수:1983.3.13 물고기자리
때는 중학교 3학년때였다.
1999년 가을이었나...
이소라의 프로포즈에 나왔던 한 남자가수 이야기다.
그는 첫 앨범이 망하고 두번째 앨범이 우연히 CM송으로 들어가 떴고
그렇게 음악프로그램을 나오게 되었다.
그리고 나는 그를 처음 보았었다.
여우처럼 쭉 찢어진 눈 그리고 알 수 없는 제스쳐
되게 짜증이 나 있는 표정
그는 카메라를 쳐다보지도 않았고 그냥 그 누구와도 소통하지 않고
자기 노래를 불러대고 있었다.
MC와의 토크는 '타이틀 곡이 아니라 수록곡이 떠서 황당했다'는 이야기와
세상만사가 귀찮다는 이야기들 방에 한번 들어가면 안나오게 되는데
갑자기 일이 많아져서 엄청 귀찮다고 하루에 16시간은 자야된다며 짜증을 냈었던 이야기
그리고 락음악을 부르고 들어갔었다.
그리고 나서 이소라의 프로포즈에 한번 더 나와서
검은 선글라스를 끼고 She's back 과 '빗속의 여인'을 불렀었다.
그리고 몇일 뒤 나는 레코드점에서 우연히 그의 CD를 발견했고
뭔가 알 수 없는 분위기에 이끌려 그 음반을 샀었던 것 같다.
그리고 나는 그의 팬이 되었었다.
그는 늘 라디오에 나와서 자신의 불만을 계속 투덜거렸었고
그래서 라디오에서 '규몰이'라는 코드가 한동안 있었었다.
그러다 돌연 하차했었다.
그리고 얼마뒤 3집이 나왔고 1집과 함께 3집을 구매했었다.
되게 기사도 많이 내보내고 활동을 많이 할 줄 알았는데 그를 방송에서 본 기억이라곤 없다.
이후 4집이 나왔으나 4집은 나온지도 몰랐다.
군대에서 일병에서 상병쯤 되었을때 요즘 이 노래가 뜬다면서 이등병이 들려준 노래
'60초'
"오~ 이노래 좋은데 신인가수냐?"
"네! 신인가수인것 같지 말입니다."
"이름이 뭔데"
"김성규 로 알고 있지 말입니다! 영화에 노래가 실려서 엄청 떴습니다"
휴가 나오자마자 검색을 했더니 내가 기억하는 김성규의 노래였다.
돈도 없는데 친구들이랑 술 먹을 돈을 포기하고 음반을 5장이나 샀었다.
종이케이스에 담겨있던 4집음반을 군부대에 2장 가져가고 3장을 집에서 소장했었다.
그래서 이등병하나 주고 내가 하나 가지고 있다.
아직도 빨간색 통신보안 도장이 찍혀있는 그 CD...
이후 군대에서 전역했을때는 그는 5집을 막 냈을때였다.
나는 그의 팬카페에 가입을 했었고
인기가요와 김동률의 포유에 김성규를 응원하겠다고 갔었다.
정말 그때를 잊을 수가 없는 것이 팬클럽이라고 모였는데, 딱 3명 모였었다.
순간 자신이 알려지지도 않은 가수 팬질하는 오덕후 같은 기분도 들었었다.
나의 애창곡은 무조건 남자가 사랑할때 였고 그 노래가 영화에 삽입되어 TV CF에 나올때는
"야! 이 노래 내가 일찌감치 알아봤잖아!"하면서 으시대기도 했었다.
정말 신념있는 오덕후질이었다.
그러다가 취업을 해야해서 에픽하이 매니저가 되었었고
그때 김성규는 '더 인피니트'라는 밴드를 만들어서
활동했었다.
라디오국 복도에서 딱 한번 마주쳤었다.
"정말 팬이에요!! 저 에픽하이 매니저하고 있어요 나중에 마주치면 아는 척 해주세요"
"네."
말수가 없는지 낯을 가리는지 그는 그렇게 스쳐갔었다.
그뒤로 어느새 6년이 흘렀다.
나는 우연한 기회에 차린 기획사가 대박이 나는 바람에 기획사 사장님이 되었고
그의 근황은 알 수 없었다.
그는 그렇게 내 추억속의 동경의 대상이었고
어쩔때는 나의 연인이기도 했었다.
이제 어느정도 회사도 자리를 잡았겠다...
슬슬 그를 만나보고 싶다.
야망이 있다면 그의 앨범을 만들고 그러다가 연인이 되는 그따위 현실성없는 꿈도 꿔보고는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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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수의 흑역사
[나/성규] 인기가요 대기실에서 여우 잡아먹기.txt(불마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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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8편입니다.
댓글이 정말정말 필요해요.
외롭단 말이죠.
하하하하
많이 아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