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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m - 율리아 기억의 조각

만약 재생이 안되신다면 찾아서라도 들어주시길 부탁드려요!

 

 

 

 

 

 

 

 

 

 

 

 

 

 

[EXO/찬백] 2년, 기억의 조각 08 | 인스티즈

 

 

 

 

 

 

 

 

 

 

 

 

 

 

 

 

 '경수의 쇼파'에 기대어, '경수'에게 안기듯 기대어 창 밖을 바라보았다. 창밖은 어느새 새까맣게 물들어 있었고, 나의 흐느낌은 멎어가고 있었다. 무슨 일이 있다고 생각하고, 내가 울고 있는 것을 알자마자 달려와준 고마운 경수와 종인이. 빨갛게 부어오른 눈을 나는 느리게 깜빡이며 새까만 창 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창 밖은 암흑, 내가 아까 느꼈던 감정과 같은 색. 거울처럼 집 안 풍경을 비추고 있는 창문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으려니, 경수가 내 등을 쓰다듬어 주다가 한숨을 쉬는 것이 느껴졌다. 종인이는 쇼파 뒤에서 어딘지 모르게 화가 난 듯, 서성거리고 있었다. 이상한 풍경이구나. 나는 자조적으로 작게 웃었다. 한숨소리와 비슷하게 느껴졌는지, 경수가 품에서 날 떼어내 속상한 표정으로 내 얼굴을 이리저리 돌려본다. 너무 울어 열이 오른 얼굴에, 차가운 경수의 손이 닿았다. 그 손의 체온에 나는 어린아이처럼 안도감을 느끼고 있었다. 

 

 

 

 

 

 

 

 

 

 

 

 

 

 

 

"얼굴이 이게 뭐야. 이럴거면 선 보러 나가지 말지."

 

 

 

 

 

 

 

 

 

 

 

 

 

 아냐, 하고 대답을 하는데 대답을 하는 내 목소리가 형편없이 갈라져 있었다. 무언가 경수를 안심시킬 말을 더 하고 싶었지만, 난 내 목소리에 머쓱해져 입을 다물고 말았다. 정말 너무 울었구나. 왠지 모르게 민망해져 시선을 떨구니, 경수가 내 손을 잡아 쥐었다. 어찌보면 다 큰 사내들 사이에서 낯간지러운 행동일지 몰라도, 경수와 나는 그러했다. 낯간지러운 것이 뭔지 모르는 것처럼, 마치 친형제처럼.

 

 

 

 

 

 

 

 

 

 

 

 

 

 

 

 

"내가 미안해. 우리 밥 먹을 떼 내가 너무 몰아세웠나봐. 기다려봐, 물 좀 갖다 줄게."

 

 

 

 

 

 

 

 

 

 

 너무 미안해하는 경수의 표정을 보니 내가 더 경수에게 미안해져, 나는 그냥 입술을 잘근잘근 깨물며 물을 가지러 가는 경수의 뒷모습만 빤히 쳐다보았다. 그런 경수를 보고, 나를 보다가 나와 눈이 마주친 종인이가 흠-, 하는 듯한 표정을 짓더니 이내 다시 시선을 돌린다. 경수의 경우에는 나를 위로해주는 것에 도가 튼 것이고, 종인이의 경우에는 위로해주고 싶지만 방법을 모르는 것이다. 성숙함의 차이라기 보다는 성격의 차이라고 생각한다. 둘의 성격은 놀랍게도 정반대였으니까. 물론 종인이에게도 종인이만에 따듯함이 있다. 나는 그것을 알고, 그래서 두 사람 모두가 좋다. 나는 좋은 두 사람이 있으니, 헛살고 있지는 않는거야. 생각하며 빙긋 웃었다.

 

 

 

 

 

 

 

 

 

 

 

 

 

 

 

 

 

 

 

 

"그게 무슨 몰아세우는 거냐? 그럼 나는 완전 몰아버리는 거지."

 

 

 

 

 

 

 

 

 

 

 

 

 종인이의 말에 경수가 분위기 파악을 하라는 듯 그 큰눈으로 종인이를 째려보았다. 그 매서운 눈길에 주눅이 들만도 한데, 종인이는 깐죽거리며 '아이고, 우리 경수 눈 떨어지겠다.' 하며 물컵을 들고 오던 경수의 얼굴의 밑으로 손을 받치는 척을 한다. 결국 등짝을 얻어맞고 (나는 가끔 종인이에게 거북이 등껍질이라도 사주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아프다고 소리소리를 지르는 종인이를 보며, 나는 다시 웃을 수 밖에 없었다. 이런 것이 종인이만의 따뜻함이였다. 무거운 분위기에 내가, 우리가 압도당하지 않도록 괜시레 농담을 하고 장난을 거는, 그런 모습.

 

 

 

 

 

 

 

 

 

 

 

 

 

 

 

 

 

 

 

"괜찮아, 정말 선 때문에 그런 거 아니야."

 

 

 

 

 

 

 

 

 

 

 

 

 

 내 말에 경수가 물컵을 나에게 건내주며 그럼 뭔데, 하고 물었다. 나는 잠깐 대답을 미루고, 물을 마셨다. 경수가 가져다 준 고마운 물. 방금까지 냉장고에 있었던 차가운 물을 꿀꺽꿀꺽 마시자, 차가운 느낌이 저기 발 끝까지 닿는 느낌이 들었다. 종인이가 뒤에서 무슨 맥주 마시냐, 하고 핀잔아닌 핀잔을 주는 것이 들렸다. 물론 조용히 해보라는 경수의 잔소리는 덤이였고. 물컵을 내려놓고 조금 뜸을 들이고 있으려니, 종인이가 내가 앉아있는 쇼파 앞에 양반다리를 하고 앉아 턱을 괴고 나를 올려다보았다. 이것은 무언의 보챔이었다. 어서 말해보라는, 그런 뜻. 이러고 있으니까 무슨 큰 강아지같네. 나는 생각하고 웃으며 종인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음, 까맣고 크고 사납게 생겼으니까, 도베르만 정도? 평소같으면 질색했을 종인이가 가만히 있는다. 너무 울어 눈이며 코며 시뻘게진 내가 처연해 보이는 거겠지. 종인이의 말간 눈에 내 모습이 비췄다. 더 기다리기에는 답답했는지 경수가 내 어깨를 톡톡 두드렸다.

 

 

 

 

 

 

 

 

 

 

 

 

 

"백현아, 뭔데."

 

 

 

 

 

 

 

 

 그 말에 경수를 보니, 경수는 동그란 눈을 심각한 듯한 표정으로, 힘주어 뜨고 날 바라보고 있었다. 종인이는 도베르만이라면, 경수는 말티즈같네. 나는 작게 마른 웃음을 뱉었다. 그렇게 울고나니 웃음에 힘이 실리지 않았다. 손가락 끝까지, 모든 힘이 빠져나간 기분. 나는 다시 시선을 돌려 종인이를 내려다보고, 계속해서 종인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크게 숨을 몰아쉬고, 나는 입을 열었다. 말에는 힘이 실리는 것이므로.

 

 

 

 

 

 

 

 

 

 

 

 

 

 

 

 

 

"선을 보고 있는데-,"

 

 

 

 

 

 

 

 

 

 

 응응, 경수가 고개까지 끄덕거리며 작게 대답하는 것이 느껴졌다. 이런 것에도 나는 경수의 자상함을 느껴, 다시 한 번 코끝이 시큰해졌다.

 

 

 

 

 

 

 

 

 

 

 

 

 

"여자가 너무 참했어. 너네 그런 말 알지? 어른들이 자주 하시는 말. 참한 성격에 참한 얼굴, 딱 그랬어. 그 여자가."

 

 

 

 

 

 

 

 

 

 

 

 

 

 경수가 다시 한 번 응응, 하고 열심히 듣고 있다는 뜻처럼 대답을 하고, 종인이는 내 무릎에 머리를 기대었다. 너 내심 내가 쓰다듬는게 좋구나? 나는 그 결 좋은 머리카락을 다시 한 번 힘을 주어 쓰다듬으며, 내 목소리에도 힘을 실었다. 있잖아, 애들아. 그런데 그 때, 창 밖으로…,

 

 

 

 

 

 

 

 

 

 

 

 

 

 

 

 

 

 

"그 애 뒷모습이랑 똑같은 모습이 지나가는 거야."

 

 

 

 

 

 

 

 

 

 

 내 말이 뱉어짐과 동시에, 내 무릎께에 기대어 바르작거리던 종인이의 움직임도, 경수의 대답소리도 끊겨버렸다. 나는 모르는 척, 덤덤하게 말을 이어갔다.

 

 

 

 

 

 

 

 

 

 

 

 

 

 

"그래서, 내가 막무가내로 뛰어 나가서 잡아봤어. 그런데 아니더라. 아니더라…."

 

 

 

 

 

 

 

 

 

 

 

 

 내 말의 끝이, 울음이 섞여 뭉그러지기 시작했다. 종인이가 바짝 앞으로 앉아 내 허리를 끌어안고 깊게 한숨을 쉬었다. 결국 종인이까지 감정을 내보이자, 나는 무너지고 말았다. 눈물이 다시 비집고 나오기 시작했고, 말소리에 울먹임이 섞였다. 그래도, 그래도 끝까지 말해야지. 내 말소리 말고는 조용해져버린 집 안에, 내 목소리가 황망하게 울렸다.

 

 

 

 

 

 

 

 

 

 

 

 

 

 

 

 

"그런데 애들아, 내가 아까 그렇게 울어버린 이유가, 그렇게 어린애처럼 창피하게 울어버린 이유가…."

 

 

 

 

 

 

 

 

 

 

 

 

 나는 울음을 어떻게든 참아보려고 숨을 크게 들이 마셨다. 하지만 다음 말을 뱉으며, 나는 곧 내 허리를 껴안고 있는 종인이의 위로 엎어져 통곡을 하고 말았다. 과거의 감정과 지금의 상황이 섞여, 마음까지 섞이고 슬픔까지 스며들어 왔다.

 

 

 

 

 

 

 

 

 

 

 

 

 

 

 

"내가, 내가 만약 그 뒷모습이 그 애가 맞았어도, 나, 진짜, 내가 어떻게 했을까, 그 애한테."

 

 

 

 

 

 

 

 

 

 

 내 울음소리가 드문드문 섞여 말이 뚝뚝 끊겼다. 나는 슬피 울었다. 꾹꾹 눌러담고 살았던 과거의 감정이 터져나와, 나는 그 감정이 내 모든 것이 된 것 마냥 서럽게 울었다. 울음 소리가 아닌, 거의 통곡 소리가 집 안 전체에 울렸다. 서럽고 절망스러운 소리. 종인이는 묵묵하게 나를 안고 있었고, 경수가 옆에서 안절부절하며 내 등을 쓸어내렸다. 괜찮아, 괜찮아 백현아. 결국 마지막엔, 경수의 목소리도 울먹거렸다. 괜찮아, 괜찮아 백현아. 울지마 백현아. 제발 울지마 백현아, 제발.

 

 

 

 

 

 

 

 

 

 

 

 

 

 

 

 

 

 

 

 

 

 

 

 

 

 

 

 

 

 

 

 

 

 

 

 

 

 

 

 

2년, 기억의 조각 08

 

 

 

 

 

 

 

 

 

 

 

 

 

 

 

 

 

 

 

 

 

 

 

 

 

 

 

 

 다시 가을이 시작 되었던 때. 평일이였지만 다른 날보다 빨리 하교를 하여, 나와 찬열이는 새빨간 노을의 빛을 가득 받으며 여느 때와 같이 자전거를 타고 길을 달리고 있었다. 바람에는 매서운 가을의 향이 스며들었고, 따뜻한 찬열이의 향이 섞여 나고 있었다. 그리고 우리의 주위에는 딸랑딸랑, 예쁘고 작은 방울 소리가 울리고 있었고. 모든 것이 그대로였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서러울 정도로 예쁜 장면이었다. 그때는 소중한 줄 몰랐던, 지나가 버릴 줄 몰랐던 우리의 매순간.

 

 

 

 

 

 

 

 

 

 

 

 

 

"오늘 모의고사 잘 봤어?"

 

 

 

 

 

 

 

 

 아무리 내가 체구가 작았어도 같은 남자였는데, 찬열이는 페달을 밟으면서도 힘든 기색 하나 없이 뒷자리에 앉은 나에게 밝은 목소리로 물어보았다. 나는 찬열이의 허리를 꽉 껴안고, 도리도리 고개를 흔들었다. 에이, 그럼 안 물어봐야겠네. 으쌰! 하고 찬열이가 장난스러운 말투로 말하며 페달을 더 힘차게 밟았다. 나는 찬열이의 등에 얼굴을 묻었다. 사람에게는 고유의 향이 나기 마련인데, 그것은 보통 섬유유연제의 향이나 집안에 있는 빙향제의 향이거나 그러했다. 하지만 찬열이는 달랐다. 찬열이에게서는 정말, 믿기 힘들겠지만, 맑은 향이 났다. 마치 물의 향처럼. 나는 그런 찬열이의 향에서 위안을 얻곤 했다. 맑지만 특별한, 나의 것에 향. 한참을 달리다보니 나는 이 길이 우리가 평소 가던 길이 아님을 알았다. 하지만 찬열이와 함께였으므로, 나는 겁을 내지 않고 묻지도 않고 그저 묵묵히 있었다. 이것또한 찬열이의 힘이였으리라. 한참을 가던 찬열이의 자전거가 멈춰 섰고, 그 곳에는 믿기 힘들 정도로 커다란 나무가 있었다. 가을이기 때문에 새빨갛게 물든, 지금도 기억에 선명히 남아있는 인상깊은 그 나무. 예쁘다! 하고 감탄을 뱉는 나를 바라보며 찬열이는 뿌듯한 듯 웃었다.

 

 

 

 

 

 

 

 

 

 

 

 

 

 

 

 

 

 

"예쁘지? 너랑 오려고 봐 놨었어."

 

 

 

 

 

 

 

 

 

 

 

 

 찬열이와 헤헤 웃으며 나무 밑 벤치에 앉았다. 두 사람이 앉기에 딱 적합했던 그 벤치. 지금 생각해내려면 도저히, 어디였는지 생각이 안난다. 그 때 마주했던 그 풍경을, 나는 다시는 마주할 수 없었으니. 나는 벤치에 앉아 고개를 들어보았다. 나무를 보려했던 것인데, 조금 쓸쓸해 보인다는 생각을 했다. 낙엽 때문인가? 고개를 갸웃하다가 나는 찬열이의 손을 잡았다. 크고 따뜻했던 그 애의 손.

 

 

 

 

 

 

 

 

 

 

 

 

 

 

 

 

"찬열아, 너는 대학 어디 갈 거야?"

 

 

 

 

 

 

 

 

 

 

 

 내가 손을 잡은 것이 마냥 기분이 좋았던건지 찬열이는 귀엽게 싱글벙글 웃으며 모르겠어, 아직. 생각 안해봤어. 하고 말했다. 나는 피식 웃고 말았다. 찬열이와 나의 미래의 차이가 또렷하게 마음에 와닿았다. 찬열이와 나의 공부, 미래, 학교의 차이. 그래 뭐, 찬열이는 공부 쪽 머리보다는 잔머리나 수완이 좋은 편이니까. 수긍을 하며 작게 고개를 끄덕이고 있으려니 찬열이가 백현이 너는? 하고 물어보았다.

 

 

 

 

 

 

 

 

 

 

 

 

"나는 나중에 글 쓰고 싶어. 그래도 어머니가 원하시니까 대학은 좋은데 가야지."

 

"그냥 좋은데? 뚜렷하게 가고 싶은 데는 없고?"

 

 

 

 

 

 

 

 

 

 

 뚜렷하다는 말 네가 하니까 이상해, 하고 내가 웃으니 찬열이가 푸스스 웃으며 그렇긴 하네. 하고 수긍했다. 그 말에 수긍하는 찬열이가 난 또 웃겨서, 크게 웃고 말았다. 그때는 그랬었다. 모든게 재밌고, 신선했고, 소중했고.

 

 

 

 

 

 

 

 

 

 

 

 

"경수는 교대가고 싶어하는 것 같던데. 종인이는 자기 감각 믿고 싶다 하던데 무슨 말인지 모르겠어."

 

 

 

 

 

 

 

 

 

 

 

 

 

 내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말하자 찬열이가 쯧 하고 혀를 찼다. 종인이 걔는 무슨 감각? 하고 되물으며. 뭐 내가 어떻게 알겠어, 고개를 으쓱하자 찬열이가 웃었다. 나는 우리 백현이만 잘 되면 돼. 에이, 뭐야 그런 말이 어딨어. 그렇게 서로와 주위 아이들의 미래 이야기를 하다가, 우리는 갑작스러운 정적에 휩싸였다. 가을의 외롭고 싸한 바람이 우리를 감싸고, 기묘할 정도로 커다란 나무에서 낙엽이 내리고 있었고, 우리는 손을 잡고 정적에 머물고 있었다. 나는, 말을 해야겠다는 막연한 생각을 하고 찬열이를 불렀다. 그 정적을 깨고 울리던 나의 목소리. 찬열아. 내 부름에 찬열이는 대답 없이 내 손을 잡은 손에 힘을 주었다. 마치 자신의 존재를 알리는 것처럼.

 

 

 

 

 

 

 

 

 

 

 

 

 

 

 

 

 

"너를 닮은 애기라면, 엄청 예쁠거야."

 

 

 

 

 

 

 

 

 

 내 말에, 찬열이는 대답이 없었다. 그저 잡은 손만이 있을 뿐. 나는 가만히 마주잡은 손을 내려다 보다가, 다시 말을 이어갔다.

 

 

 

 

 

 

 

 

 

 

 

 

 

 

 

 

 

"눈도 동그랗고 키도 크고 그렇겠다, 그치? 웃는 것도 예쁘고, 전에 키우던 강아지를 기억하려고 작은 물건도 버리지 않는 예쁜 마음도, 그래. 그럴거야."

 

 

 

 

 

 

 

 

 

 

 

 

 

 나는 말을 끝마치고, 힘없이 웃었다. 모든 것을 포기한 듯한 웃음이였을 것이다. 지금의 나의 웃음과 닮았을, 최초의 모습이였을 것이다. 내 말에 여전히 대답이 없던 찬열이는 내 손을 힘주어 잡았다. 아까보다 더욱 꽉 쥐어 잡았다. 너무 강한 힘에, 내 손가락 끝은 하얗게 질렸다. 아파, 찬열아. 내 말에 찬열이는 흠칫 놀란 듯 몸을 떨고 나를 품에 안았다. 깨질 것을 안는 듯한, 그런 조심스러운 행동이였다. 내가 찬열이를 물을 끌어안듯 안는 모습이였다면, 찬열이는 곧 깨질 유리를 안는 듯한 몸짓이였다. 그렇게 우리는 서로를 아프고 소중하게, 그렇게 다뤘었다. 나는 안긴 자세 그대로 찬열이의 어깨에 턱을 괴고 하늘을 올려보았다. 얼기설기 얽혀있는 나뭇가지 사이로 붉은 낙엽들과 더 위로 올라가면 낙엽만큼 붉은 노을이 보였다. 찬열이는 한참 그렇게 나를 안고 있다가, 품에서 나를 떼어내 빤히 눈을 마주쳤다. 낙엽과 하늘만큼, 찬열이의 눈가가 붉었다. 나는 손을 들어 찬열이의 눈가를 매만졌다. 손 끝에 생생한 그 느낌.

 

 

 

 

 

 

 

 

 

 

 

 

 

 

 

 

"가자."

 

 

 

 

 

 

 

 

 

 

 

 

 찬열이는 짧게 말하고, 내 손을 쥐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우리 집으로 가는 길, 여전히 나는 찬열이의 허리를 붙잡고 그 등에 얼굴을 묻고 딸랑딸랑 방울 소리를 들었다. 가만히 발을 흔들며 가다가 찬열이의 등에서 이마를 떼고 귀를 댔더니, 쿵쾅쿵쾅 뛰는 찬열이의 소리가 들렸다. 찬열이와 나는 생생하게 살아있었다. 그 소리들이, 붉은 하늘이, 붉어진 찬열이의 눈가가 모든 것이 나에게 깊숙이 박혔다. 어느덧 우리 집 앞에 도착해서, 나는 자전거에서 내려 찬열이를 바라보았다. 안녕, 잘가. 항상 하는 그 말이 입에서 나오지 않았다. 겁이 났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인사'가 '인사'가 아니게 될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불안함. 머뭇거리는 나를 보며 찬열이가 입을 열었다.

 

 

 

 

 

 

 

 

 

 

 

 

 

 

 

"백현아, 그래도 나는 너를…,"

 

 

 

 

 

 

 

 

 

 

 

 나는 더 말하지 말라는 식으로, 자전거 그립 위에 있던 찬열이의 손에 내 손을 얹고, 입맞춤을 했다. 이미 해는 어둑어둑하게 졌고, 언제까지일지 몰라도 너랑 나는 아직은 함께야. 찬열이의 한 손이 조심스럽게 내 뒷통수에 닿았다. 나는 문득 눈물이 날 것만 같았다. 작은 찬열이의 배려에도 이렇게 감사하고 또 감사한 나를 알았기 때문이다. 그러다 입술을 뗐고, 그 순간…,

 

 

 

 

 

 

 

 

 

 

 

 

 

 

 

 

"너네 지금 뭐하는거니…?"

 

 

 

 

 

 

 

 

 

 

 

 

 떨리고 있는 어머니의 목소리가 들렸다.

 

 

 

 

 

 

 

 

 

 

 

 

 

 

 

 

 

 

 

 

 

 

 

 

 

 

-

 

 

 

늦은 새벽에 글을 올리네요^_ㅠ

둘에게 현실이 성큼성큼 다가옵니다

 

백현이는 찬열이가 싫은게 아니에요 언젠가 있을 현실적인 미래를 알고 찬열이에게도 알리려고 하는 거라고

생각해두면 되실 듯 해요

 

 

 

 

이번화에서 어머니에게 들킨 것이 결정적일 수도 있지만

들키지 않았다고 해도 끝이 다르진 않았을 거에요 요번화에 어머니에게 들켰던 과거 때문에

지난 번에 현실 시점에서 어머니가 선보기를 권유하시면서 '엄마 신경 안쓰고 있어, 정말.' 이라는 말을 한거에요

 

 

 

 

 

백현이는 찬열이를 너무 사랑했기 때문에 지금 현재에도 괴로워하는거고

묻어놓고 살고 있었는데, 찬열이를 닮은 뒷모습만 봐도 무너져 내립니다 잊은게 아니고 묻어놓은 거니까요

 

 

 

 

아, 그리고 알고 계신가요?

과거의 찬열이 백현이는 서로에게 좋아한다 사랑한다 말하지 않습니다

말하려 하는 순간마다 백현이가 막죠 백현이는 알고 있는거에요 사랑한다, 좋아한다 라는 말을 하는 동시에

감정이 터져버릴 것이고 그렇게 되면 현실을 뒤로 돌리고 둘만을 위해서 살 것을.

 

 

 

 

 

그렇기 때문에 백현이는 지금 '현실'을 살고 있죠

그리고 그렇기 때문에 후회하며 살고 있는 거에요

 

 

 

다음화에 완결이 날 것 같습니다:)

혹은 다다음화?! 함께 달려주세요 쭉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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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작가님 저 비회원 독자인데.. 회원됐습니다.ㅠㅠ 이렇게 실시간으로 댓글 달수있어서 얼마나 좋은지 몰라요. 오늘 진짜 위험했어요. 현재 백현이의 모습, 그리고 과거 찬열이의 모습 보면서 두번이나 울뻔했어요.. 현재 백현이가 찬열이 닮은사람인줄알고 쫒아나갔다고 경수와 종인에게 이야기하지 경수,종인이 멈칫 하는 그 모습에 괜히 제 심장도 멈칫... 경수와 종인이의 백현이 생각해주는 마음이 잘 느껴지는 구절이였어요.. ㅠㅜㅜ 깊은감명.. 그리고 과거 찬열이가 이야기 하려하자 입을 맞추는 백현이도.. 이해가서 더 슬프네요 거기다 어머니의 한마디까지... 아 정말 이 새벽에 작가님 글 읽고있으니 괜시리 슬퍼지네요ㅎㅎ 그래도 너무 좋아요 이런글 읽게 해주셔서 너무 감사드려요 완결.. 싫지만ㅠㅜㅜㅜ 다음편 기다리고있을게요!!!!
10년 전
모가파
아, 정말 너무 감사해요ㅠㅠㅠㅠ이번 연재물은 거의 자기 만족 식으로 반응을 바라지 않고 쓰는 건데 댓글에 마음이 벅차네요ㅠㅠㅠㅠㅠ 시놉의 완결이 조금 짧은 편이라 다음 화에 현실 시점이 두번 나오면서 끝이 날 것 같아요! 제 글을 좋아해주셔서 너무 감사해요 너무너무많이! 정말 감사합니다ㅠㅠ♥
10년 전
독자2
이런걸 발견 하다니ㅜㅜㅜ 뒤로 가서 다 읽고 옿거에요!! 둘이 현실이든 뭐든 그냥 만났으면 좋으련만ㅠㅠㅠ잘 읽고 갑니다♡
10년 전
독자2
백현이의 슬퍼하는모습에 저까지도 슬퍼지네요ㅜㅜㅜ역경과 고난이 많은 현실......ㅜㅜ찬열이는 어디에..ㅜ
10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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