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서진 입술로 너를 말하다
08
그렇게, 또 나는 두번의 트라우마에 머리를 감싸쥐었다. 동우가 복도끝으로 살라질때쯤, 머릿속에 스쳐지나간 의문, 어떻게 성종에 대한걸 알고있지? 우현의 몸이 떨렸다. 마침내 생각난건, 김명수. 우현이 벌떡 일어났다. 명수가 있는 방을 알지도 못했고, 지금 김명수가 어디에있는지 조차 몰랐다. 나는 지금 김명수가어 어디있는지도 모르는데. 어디있는지알것만 같아. 김명수를 떠올리며 치를 떨었다. 우현이 미친듯이 달리기 시작했다. 우현이 발이 빠르고 거칠게 복도바닥과 마찰한다. 김명수에 대한 격노를 주먹에 담으며, 그리고 그의 발이 멈춘곳은, 어떤 방. 방문을 벌컥 열자마자 보이는건.
" 시발, 김명수 "
눈에 뵈이는게 없었다. 지금 보이는거라곤, 너밖에 없어. 명수에게 한걸음에 다가간 우현이 명수의 멱살을 잡고는 벽으로 몰아붙였다. 명수는 자신을 몰아붙인 우현을 쳐다보더니 고개를 돌려버린다. 명수의 멱살을 잡은 우현이 손의 부들부들 떨리기 시작했다.
" 비겁한새끼, 꼭 그렇게까지 해야 되는거였어? "
" .... "
" 똑같이 짓밟아줄께. "
아무말이 없는 명수를 보며 우현이 잡은 멱살을 한번에 풀어버리고 우현은 명수를 쳐다본다. 역시, 아무런 표정없이. 그리고 나가버렸다. 힘없이 주저앉은 명수가 멍하니 우현이 나간 방문을 쳐다보았다. 그래, 내가 잘못한거지, 다 내 잘못이지. 난, 그냥. 명수가 자신의 손으로 얼굴을 가려버렸다. 왜? 난 늘 이정도밖에 안될까. 나 자신을 벼랑끝으로 몰아갔다. 이제 내 자신에게 위로조차 못하겠어. 단지 김명수라는 이유 하나로.
복도로 나가자마자 경호원에게 잡혀버렸다. 반항도 할 수 없을정도로 우현도 힘이 풀려버렸다. 이제, 난 뭘해야 할까. 성규에게서 더 멀어져만 간다. 널 만나려해도 제자리 걸음만 하나봐. 우현이 두눈을 질끈 감아버렸다. 어쩔수 없는가봐. 난 내게 다가가려해도 다가갈수 없는것 같아. 실성한 우현이 경호원한테 끌려간곳은, 하얀 방. 우현을 의자에 앉혀놓고는 경호원들은 방을 나가버린다. 우현이 의자에 앉아 천천히 방을 살펴보았다. 무섭도록, 하얗다. 모든게 하얗다. 이상한방, 기분이 이상해진다.
갑자기 느껴져오는 몽롱한 기분에 우현의 눈이 풀리기 시작한다. 어지럽기도 하고, 매스꺼웠다. 공기가 탁했다. 눈을 한번 깜빡이자 하얀 벽들이, 하얀 바닥들이 탁한 색깔들로 변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눈이 감겼다.
옥상문을 열었다. 또다시 넌, 왜 넌 난간에 앉아있는거니? 암울한 기역이 아슬아슬하게, 위태롭게. 반복되었다,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우현은 성규에게 곧장 달려가서 손을 뻗었지만 성규는 우현의 손을 스쳐 또다시 사라져버렸다. 그대로 우현이 옥상바닥에 주저앉아버렸다.
「 기다렸는데…왜 안왔어…다시 한번만 돌아봐주지, 왜 그랬어..」
성규의 목소리가 우현의 귓가에 맴돈다. 울듯한 성규의 목소리와 흐느낌. 우현이 귀를 막아버렸다. 듣기 싫어, 듣기 싫어. 우현도 눈물이 차올라왔다. 성규의 목소리가 우현을 감싸 돌았고 우현이 악을썼다. 귀를 막아버려도 들리는 성규의 목소리에 우현이 울부짖었다. 괴로워, 그만.이제 그만.
의자에 앉아있던 우현이 그대로 고꾸라져 쓰러져 버렸다.
*
" 장동우, 나 나갈래 "
" 뭔소리야, 갑자기 "
복도에서 명수가 지나가고 있던 동우를 붙잡으며 얘기했다. 동우는 뭔소리냐는 표정으로 명수를 쳐다봤다.
" 니 말대로 한건했잖아, 나 밖에 내보내줘. "
" 뭐? "
명수의 말에 동우가 코웃음을 쳤다. 뭐? 다시 말해봐. 밖에 내보내달라고. 명수가 동우에게 부탁한건 처음이었다. 이럴애가 아닌데, 밖에 나가고 싶음 도망쳤지. 동우가 명수를 이상하게 쳐다보았다. 동우가 명수를 쳐다보다가 의미심장한 웃음을 짓고는 입을 연다.
" 그래. 시간은 일주일, 일주일 지나면 다시 생활, 오케이? "
*
도망칠때만큼 뛰고있다, 자유란건 내게 허락되지 않는 부분이었다. 지금 이순간도 내게 진정한 자유는 아니지만, 혹 이 자유마저 없어져 버릴까, 그런 마음에 달리고 있다. 달리지 않아도 되는데. 그리고, 무엇보다 지금 널 만나러 가고 있다. 내가 한일을 후회하지않을래, 지금 너를 만나러 가는 길 나는 후회같은건 안해. 명수가 기쁨에 벅찬 웃음을 짓고는 도로를 달린다. 기분 끝내주네. 그때는 나를 쫒아오는 절망과 절규를 피해 도망갔지만, 지금은 달라.
지금 너에게로 가고있어. 꼭 지켜줄께. 너만은 내손으로 꼭 지켜줄께.
그래, 우리 처음만났던 골목길로 들어갔다. 예전처럼 너의 기타소리가 들린다. 명수가 성열의 생각에 베시시 하고 웃고는 골목끝으로 걸어 들어간다.
골목길을 들어서자마자 기타연주를 하고있는 성열이 보인다. 오늘도 사람들에게 둘러싸여서, 널보니 웃음이난다. 눈을감고 기타연주를 하고있던 성열이 눈 한쪽을 뜨고 명수를 쳐다봤다. 그러더니 성열이 눈을 번쩍 뜨고는 믿겨지지 않는건지 몇번 꿈뻑 거리더니 곧이어 명수를 향해 환하게 웃는다. 그리고, 명수도 성열을 향해 웃는다, 보고싶었어. 이성열.
*
" 호워낭!! 들었어? "
복도를 지나가고 있던 호원을 팔을 꼭 끌어안고 동우가 자신보다키가큰 호원를 올려다본다, 호원이 갸웃 하며 동우를 쳐다보자 동우가 헤헤 하고 웃더니 팔에서 꿈틀대고는 나온다.
" 우리 좀있다 같이 조사하러간다! 보스가 새로운 힘이 느껴진다 해서 바다로 간대!! "
방방뛰며 좋아하는 동우, 가서 물놀이 할까? 뭐하지? 호원을 보며 쳐다보고는 눈꼬리를 접으며 웃어보였다. 호원이 어린애처럼 좋아하는 동우를 쳐다보다 입을연다.
" 총무님, 저희는 조사하러 가는겁니다. 놀러가는게 아닙니다. "
" 의외로 무식하네, 헤헤. 이럴때 놀지 언제 또 놀아!!! 흐헹 설렌다 "
동우가 고개를 몇번 끄덕이면서 호원에게 가르치듯 말하다가 이내 방방뛰며 자신의 연구실로 향했다. 호원이 길게 한숨을 쉬었다. 보호자로 가는거 같네. 장동우 보호자 이호원. 피식하고 웃으며 호원이 복도끝으로 천천히 걸어간다.
차를 몰고 가는중에 아까까지만해도 언제 바다에 도착하느냐 칭얼거리던 동우가 운전자 옆좌석에 앉아 자고있다. 룸미러로 곤히 자고있는 동우의 얼굴을 흘끗 쳐다본다. 사람들은 동우에게 이중인격자라고 말한다. 아무도 왜 이런 성격이 되었는지 모르면서 이중인격자라고 입을 놀리는 사람들을 보며 호원은 눈살을 찌푸렸다. 이중인격자. 겉과 속이 다른, 한면과 다른 한면이 다른 사람. 그게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는걸 사람들은 왜 모를까. 이중인격이 되버릴 수 밖에 없던 이유를. 왜 동우를 무서워하고, 잔인하다, 끔찍하다 생각할까 근데 어째서, 난 니가 무섭다거나 그렇지 않은데.
*
" 자, 여기요 "
길거리 연주가 끝나고, 성열의 기타를 만지면서 벤치에 앉아있던 명수에게 성열이 캔음료를 건네며 살며시 명수 옆에 앉는다.
" 오랜만이네요! "
환하게 웃으며 성열이 명수를 바라보았고 명수는 웃으며 음료를 한모금 마셨다. 성열은 손을 꼼지락 대다가 명수를 바라보며 푸흐 하고 웃었다. 명수가 성열을 바라보며 갸웃 하더니 입을연다.
" 왜 웃어요? "
" 그냥요오~ 좋아서요 "
말꼬리를 길게 늘리며 헤헤 하고 명수를 쳐다본다. 나 간다음에 이상한사람들 안왔죠? 성열이 뭔소리냐는듯 명수를 쳐다보다 아- 하고 탄식을 낸다. 안왔죠? 다시한번 물어보자 성열은 끄덕거렸다. 그런 사람들 안왔어요.
" 근데요, 지상대행자에 대해서도 알고있고, 내 힘도 알아보고, 이상한 사람들한테서 지켜주기도 하고. 날 왜 지켜줄라고 해요? "
" 그냥, 진짜, 지켜주고 싶어서요. 정말로, 나처럼 안되게 할려고요. "
성열에게 싱긋 웃는다. 명수의 진심이 담긴 말에 성열의 행동이 멈춰버렸다. 쿵쾅쿵쾅 뛰는 심장이 들리기라도 할까봐 조마조마 하며, 목이 타옴에 음료를 한모금 마셨다. 근데, 나처럼이라니 뭔소리지? 성열이 곰곰히 생각하는 중에 명수는 캔을 벤치에 두고 일어나더니 성열에게 말한다.
" 이제 저 가봐야해요, 내일 또 올께요. "
" 네? 네.. "
명수를 쳐다볼수 없었다, 명수만 보면 가슴이 두근거려 명수를 보지않고 애써 명수의 시선을 피하며 말한다. 명수는 갸웃하다가 피식하고 웃으며 성열에게 다시 인사하곤 자리를 떠난다, 성열이 안도의 한숨 내쉼과 동시에 온몸의 긴장이 풀렸다.두근거려. 이상해. 성열이 방금 갔던 명수를 생각하며 또 다시 설레인다. 성열이 몇번 심호흡을 한다. 성열도 집을 가려고 기타를 치우고 짐을 챙겼다. 챙기고 기타를 어깨에 매고 골목길을 빠져나가려할때, 벤치에 놓인 명수가 놓고간 캔이 보인다. 성열이 캔을 가만히 쳐다보다가 음료캔을 손에 잡는다. 날 지켜주고 싶은 사람. 성열이 잡은 음료캔을 가만히 쳐다보다 푸흐 하고 웃어버렸다. 앞으론 설레는 일만 있을것 같아.
*
호텔방안, 짐을 다풀고 아까 마저 정리하지 못했던 서류들을 의자에 앉아 정리한다. 나머지 서류를 정리하고 있던 호원이 인기척에 고개를 돌렸다. 문을 조금 열고 고개를 빼꼼 내민 동우가 보였다. 동우는 호원과 눈이 마주치자마자 헤헤 하고 웃으며 총총 뛰어왔다. 아까 바닷물에 흠뻑 젖고는 씻고왔는지 머리가 덜 말른 동우. 호원은 동우를 보고는 다시 서류 정리를 시작한다.
" 뭐해에? "
동우가 침대에 앉아 자신의 옆에 앉아 서류 정리를 하고 있는 호원을 턱을 괴며 쳐다본다. 서류정리 중입니다. 재미없어. 동우가 볼을 부풀리며 애꿎은 서류를 보며 찡그린다. 호원은 동우를 흘끗 보고는 다시 서류 정리를 한다. 서류정리를 계속 하며 동우에게 말을 건다,
" 총무님, 다시한번 말하지만 저희는 놀러온게 아니라 "
" 쉿, 알아 "
호원이 다 말하기도 전에 동우가 천천히 호원에게 다가오더니 호원의 다리에 동우가 마주보고 앉는다. 동우는 조심스럽게 호원의 목에 팔을 감았다. 비누냄새, 호원의 코끝에 늘 맡아오던 동우의 냄새가 난다. 동우가 호원을 뚫어져라 쳐다본다. 호원도 동우 따라 쳐다본다. 동우가 눈을 조심스레 감더니 호원과 얼굴을 가까이한다. 입을, 마주대려 하자. 호원이 고개가 돌렸다. 눈을 감았던 동우가 눈을 조심스럽게 떴고, 고개를 돌아간 호원을 보고는 천천히 얼굴이 굳어갔다. 늘 그래, 늘 그랬는데. 그럴때마다 기분나쁜거 너는 모르는걸까, 아님 피하는걸까. 동우가 굳어진 얼굴로 호원을 쳐다보았지만 호원의 시선을 다른곳에. 갑자기 호원의 바지 주머니에서 호출기의 진동이 울렸고 호원은 고개를 돌린채로 동우에게 얘기한다.
" 호출 왔습니다, 비켜주십.. "
말도 다 하기전에 동우는 호원의 주머니에서 호출기를 꺼내더니 바닥으로 던져버린다. 바닥에 부딪혀 깨져버려 산산조각이난 호출기. 동우는 아무렇지 않게 호출기를 쳐다봤다. 그리고는 아무런 감정없는 표정으로 호원을 쳐다봤다. 호원도 산산조각이난 호출기를 보다가 동우를 본다. 아무런 감정없는 두눈. 처음이었다, 감정없는 눈으로 호원을 쳐다본것은.
" 겁쟁이 "
동우는 그렇게 방을 나가버렸다. 처음,처음 이었다. 뜻밖의 일이었다, 그니까 한마디로 얼떨떨 했다. 산산조각이난 호출기를 본다. 내가 널 마주할 수없는이유. 호출기를 내가 던져버리지 못한 이유. 그리고 내가 너를 거절하는 이유. 산산조각이 나버린, 너와 나.
*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옷을 챙겨입고 화장실에서 나왔다. 나오자마자 보이는건 침대에서 자고있는 동우, 그렇게 방을 나가놓고는 어제 새벽, 천둥번개가 무섭다며 자신의 방으로 총총뛰어와 자버린. 호원이 동우를 보며 피식 웃었다. 나이가 몇살인데. 호원이 웃으며 침대에 걸터 앉아 자고있는 동우의 머리카락을 정리해 주려 손을 뻗다가, 그대로 다시 손을 내렸다.
그래, 어쩌면 니말이 맞는지도 몰라, 겁쟁이. 너한테 다가가지도 못하고. 겁쟁이가 맞을지도 몰라. 그냥 어제처럼 아무런 감정없는 눈으로 쳐다봤음 해. 나는 계속 널 거절하질도 몰라. 그럴바엔 그냥, 날 사랑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호원이 동우를 가만히 쳐다봤다. 차라리 날 안좋아했음 좋을껄, 차라리 나만 좋아했음 좋을껄하고 몇번이나 생각했지만, 호원은 동우를 쳐다보다가 이내 고개를 돌려버리고는 침대에서 일어났다.
표지주신 그대들 감사드랴요..
필독 |
안녕하세요, 조랭이떡입니다. 죄송해요. 그대들 목요일날 오기로 했는데 2일이나 지나고 왔네요. 뭐라 말할수 없네요.. 2일동안 못올린 이유가 있어요, 변명이라 믿으셔도 상관없고요. 제가, '부서진 입술로 너를 말하다' 를 처음이자 마지막 작품으로 남기고 떠날려고 합니다. 원뷰또는 연중. 죄송합니다. 사실 부서진입술로너를말하다도 연중할 생각도 가졌구요, 근데 제가 늘 연중은 안한다고 떵떵거리고 다녀서 연중하면 민망할것같기도하고, 했던 말에 책임을 지고 싶어서요.
텍파는 예정대로 암호닉 써주신분들만 보내드릴꺼고요. 공금 입니다. 제가 유세떠는게 아니라, 제필력이..쪽팔려서 그래요. 그냥 개인소장만 해주셨음 좋겠습니다.
슬럼프,개인사정으로 인해 이런 결과가 나온것같네요. 여태까지 말했던 연재계획은 모두 취소. 다시 말하겠지만 이 작품을 마지막으로 저는 증발합니다.
이런 똥글 읽어주셔서 진짜 고개숙여 감사드립니다.
그대들...말이 너무 딱딱햇죠...죄송죄송....쭈글쭈글.. 진짜...네 죄송해요...헣헣 .. 저 오늘 생일인데..이런글올리고...네...슬퍼요.. 오늘은 슬픈밤을 지내겠어요.....또르르.. 그대들, 늘 사랑하고 있는거 아시죠? 뿅뿅 그대들...보는게 힘드시겠지만 열심히 끝까지 읽어주실수 있..죠는 제바램.. 휴ㅠㅠㅠㅠㅠ..헣ㅎ...그대들...그냥 고마워요.... 다음화는 토요일날 들고올께요...7화..늦게내서 미안해요.. 아..그리고...야동달다..ㄹ...다음화에 들고올께요....흐..못써도 봐주세..네.. 너무 말이 길었나봐요...조;송해요...;_; ;_; 그대들 안녕 다음에 봐요 ;_;
그리고, 가래떡이 글잡에서 연재한데요!!! 제꺼 끝나면 가래떡꺼 많이 보세요!!!!!!!!!!! 가래떡게 더 재밌답니다 (소근소근) 그럼 전 진짜 물러날꼐요.. ;_; 그대들..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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