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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XX/김원식] "...그만할까, 이 연애?" | 인스티즈




힐끔, 또 힐끔.

그리고 다시 고개를 푹. 

 


 굿모닝- 하고 간단하게 보낸 내 문자에 'ㅇㅇ'이라고 답장이 온 네가 얄미워 먼저 연락하나봐라! 하고 다짐했던 내가 우스워지는 순간이다. 하루종일 답장을 안하긴 했지, 대신 평소보다 몇 배는 더 핸드폰을 살피고, 또 살피고. 아무런 메세지창도 뜨지 않는 핸드폰에 고개를 떨구고, 내 맘도 바닥으로 떨구고. 이런 내 맘을 너는 알기는 하는지 어쩜 퇴근시간이 가까워지는 지금까지도 연락 한 통 없다. 김원식, 진짜 이렇게 나온다 이거지? 화가 머리 끝까지 차오르는 기분에 핸드폰 배터리를 분리해버리곤 거칠게 가방에 던져 넣었다. 누가 이기나 해보자고 어디.

 


절대 지지 않겠다며 씩씩한 발걸음으로 회사를 나오자마자 후두둑하고 떨어지는 비에 멍해졌다. 오늘은 정말 되는게 하나도 없나봐. 평소처럼 너를 부르려고 핸드폰을 꺼내려다 먼저 연락하기 싫다는 조그만 이기심에 멈칫했다. 그러고보니 예전에는 네가 먼저 나와있곤 했지. 비가오면 넌 언제나 커다란 검은 우산을 쓰고는 입구에 서서 나를 기다렸다. 부르지도 않고, 그저 나를 바라보면서 웃던 그 때의 네 모습이 떠올라 마음이 혼란스러웠다. 

 


6년의 연애는 어쩜 우리를 이렇게 바꿔놓은 건지. 먼저 나와있곤 했던 너는 이제 내게 연락조차 오지 않아. 우산 챙기는 걸 자주 잊어버리던 덤벙대는 나에게 아침마다 우산을 챙기라며 타박을 주던, 그 따뜻했던 연락은 이제 기대조차 안하게 된다. 6년 전의 풋풋했던 우리를 떠올리면서 미소를 짓다가도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머리끝까지 화가 밀려온다. 아니 지금은 왜 그런데? 절대 안변한다고 웃는 얼굴로 고백할 때는 언제고? 수줍은 듯 웃던 그 입매랑 동그랗게 귀여웠던, 마치 달걀같다고 놀리던 그 광대까지 내가 다 기억하는데! 

 


 순간, 서러움이 물 밀듯 밀려들어왔다. 오늘 나를 가득 채웠던 그 화들은 변해가는 너를 향한 서운함이었나봐. 나는 여전히 너를 사랑하고, 너를 사랑하는 만큼 더 사랑받고 싶은데 예전의 다정했던 김원식은 어디로 가고 이젠 내게 무신경한 김원식만 남아서 나를 이렇게 외롭게 하는거니.


.

.

.

 


결국 비를 쫄딱 맞고 집에 도착한 나는 온 몸이 무너져내릴 듯한 피곤함에 씻지도 못하고 잠이 들었다. 어디가에서 봤던 글귀가 생각났다. 몸은 다 짜낸 치약껍질같고, 마음은 홍수가 나 터지기 직전의 댐 같다던 그말. 왠지 내일은 감기가 올 것 같아. 갑자기 김원식, 네가 너무 보고 싶다.



꿈을 꿨다. 예전 어느날의 너와 나. 아침부터 소풍을 나갔는데 갑자기 비가 잔뜩 왔던 날. 비를 피해 너의 차로 달려가던 그 잠깐 사이에 맞은 소나기에 역시나 감기에 걸려버린 나와 그런 나를 위해 비가 개인 후에도 하루종일 함께 집에 있었던 너. 그런 우리 둘의 주말. 

참 웃기지, 지금은 뭘 해도 이렇게 사랑받고 싶어 안달이 났는데, 이렇게 외로운데 그때의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행복했어.

아무말도 없이 같이 담요를 덮고 네 어깨에 기대서 네가 타준 따뜻한 코코아를 마시면서 너를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이 넘쳤어.

나를 바라보던 네 눈 가득 사랑이 담겨있다는게 여실히 느껴지던 그 순간들, 감기에 걸린 나를 따뜻하게 데워주던건 담요가 아니라 주위에 가득했던 너의 온기들과 사랑들이었는데.



너무 달아서 서글픈 꿈이다, 라고 생각하며 눈을 떠보니 몸이 훨씬 가볍다. 역시, 아플땐 잠이 최고야. 힘내자, 힘! 혼자 기합을 주며 몸을 일으키는데 이마에서 툭- 하고 언제부터 올려졌던건지 이젠 꽤 말라가는 물수건이 떨어졌다. 그러고 보니 나 비에 젖은 생쥐꼴로 들어와서 씻지도 않고 잔 것 같은데 몸도 씻은 듯 뽀송하고, 옷도 편한 옷으로 바뀌어있고. 

 


보글보글-



열린 문의 좁은 틈 사이로 들려오는 보글거리는 소리에 침대에서 내려왔다. 발 끝에 닿는 바닥이 따뜻하다. 어쩌면 저 문 틈사이로 새어들어오는 온기가 이 방을 데워놨다고 혼자 생각하면서 문을 살며시 열였다. 그리고 보이는, 뒷모습만 봐도 아주 어설픈, 우스울만큼 어울리지 않는 에이프런을 두른 너의 뒷모습. 



"앗뜨- 퉤퉤, 아 맛도 없네 진짜... 네이버 레시피 맞는거야? 아 진짜, 미쉬겠네."



궁시렁 궁시렁. 처음 듣는 사람은 무서워서 도망이라도 갈 것 같이 낮은 목소리로 한 시도 쉬지 않고 말을 해대는 너. 그러다가 나를 발견했는지 눈이 커진다.



"어, 깼어? 몸은 괜찮아?"

"...어떻게 왔어?"



분명히 고마운데, 지금 너무 고마운데 이상하게 말이 날이 서서 나간다. 아니 사실, 어제의 서러움이 다시 찾아오는 것 같다. 어제는 연락한 통 없더니 왜 이제와서 이러는건데 하는 아주 못되고도 못생긴 마음. 그런 나를 보다 너는 마른세수를 두어번 하고는 가스렌지의 불을 끈 뒤 내게 걸어왔다.



"어제 왜 그렇게 연락이 안됐어? 비와서 전화했는데 하루종일 핸드폰꺼져있길래 걱정되서 왔더니 너 옷도 안갈아입고 자고 있더라."



아, 맞다. 핸드폰. 여전히 꺼진채 가방과 함께 방구석에 쳐박혀있을 핸드폰이 떠올랐다. 그나저나...연락했었구나, 너.



"비는 왜 그렇게 맞아서는. 그럼 따뜻한 물에 샤워라도 하고 자던가. 밤새 열올라서 그거 간호하느라 한숨도 못잤더니 피곤해 죽겠다. 오늘이 주말이라서 다행이지- "



잔소리를 늘어놓는 네 목소리가 참 따뜻하다. 일어났을 때 이마에서 뚝 떨어지던 말라가던 젖은 수건이 떠오르고, 밤새도록 침대옆에서 그 큰 손으로 물을 짰을 네가 떠오른다. 어쩌면 울었을지도 몰라, 넌 잠찔이니까. 아프지마, 별빛아 내가 잘못했어 엉엉하고 밤새 울었을지도 모르지. 우스운 생각을 하며 헛웃음을 짓는데 김원식의 표정이 심각하게 변하더니 내게 급하게 다가온다. 그리곤 얼굴을 두 손으로 잡고 위를 향하게 올려서 눈을 맞추는 너.



"...왜 울어?"



웃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어느새 울고 있었나보다. 당황한 네 눈이 보여서 고개를 숙이려는데 내 얼굴을 감싼 두 손이 방해한다. 한번 더 왜 우냐고 묻는 네 목소리가 마치 꿈에서 봤던 그 때의 네 목소리 같아, 지금 내가 마시는 이 따스함은 그때 마셨던 코코아같고. 따스함이 온 몸에 밀려와서 가슴 속 꿍꿍 내려가지 못하고 맺혀있던 서운함들을 밀어올린다, 지금말해- 지금 말하라니까? 응원하는 목소리가 들려오는 것 같기도 하고.



"왜 그랬어- 김원식, 진짜 왜 그랬어."



한번 새어나오기 시작한 서운함이 끊이지 않는다. 이렇게 많은 마음을 내가 숨기고 있었나봐, 예쁘게 쌓이지 못하고 더덕 더덕 쌓기기만 해서, 그래서 체한듯이 얹혀서 내 마음을 못생기게 만들었구나. 울음과 함께 터져나오는 수많은 말들이 갈무리되지 않은 채 터져나오고 너는 그런 내 이야기들을 진지한 눈으로 듣는다. 어느새 말소리가 작아지고, 훌쩍대는 소리만 가득차게 되자 가득차오는 부끄러움.



나 세수 좀 하고 올게- 하고 여전히 나를 잡고 있는 네 손을 떼어내자 내 어깨를 잡고 당겨 안아오는 너. 그리곤 내 뒷머리부터 목까지 다정하게 쓰다듬는 너의 손이 좋아서 나는 눈을 감고 가만히 네 가슴에 기댔다. 



"미안해, 잘못했어."



낮은 너의 목소리가 네 가슴을 통해 울린다. 귀를 통해 듣는게 아니라 온 맘으로 들리는 듯한 너의 진심이 초봄의 온기마냥 따스해. 

사과가 끝나자마자 내 눈위에 입을 맞추는 너. 

오른쪽, 왼쪽. 

그리곤 이마 위에도 쪽.

오른쪽 볼에도 쪽. 왼쪽 볼에도 쪽.

마지막으로 내 입술에도 쪽 하고 내려 앉는 네 입술.





"...그만할까, 이 연애?"





방금까지 달큰한 기분이 사라지는 듯한 느낌에 놀라서 김원식을 바라봤다. 여전히 저 눈은 봄바람마냥 따스하다. 내 착각이 아닌데. 아닐텐데.






"연애말고 결혼하자. 같이 살자, 우리."





와, 정말 나빠. 너. 그러자 내 앞에 씩- 하고 웃는 네 눈이 보인다. 꿈에서 봤던 눈빛과 지금 나를 보는 눈빛이 겹쳐진다. 사실 변한건 없었던 거야, 그렇지? 지금 나를 보는 눈이 꿈에서 봤던 그 눈과 같아.





"사랑해, 6년 전이나 지금이나 언제나 한결같은 마음으로."





*


글이 쓸수록 길고 길고 길어지네요ㅠㅠ혹시 짧은 글이 좋으세요?ㅜㅜ

사실제가 짧게 글을 잘 못써요..어떤게 조은신지 그래도 의견은 듣고 싶네요 말씀해주세요ㅎㅎ

더불어 읽으시면 댓글도 달아주시면 사랑할꺼에여....♥

쓰는데 몇시간씩 걸리는데 댓글있으면 몇시간이 한시간 같이 흘러갈것같아요ㅎㅎ

부탁드려요 언제나 읽어주시는 분들 감사드립니다!

(사실 이글은 번외가 벌써 있어요 소근소근 길진 않고 몇줄이지만...나중에 붙이러 올게여! 지금은 고구마먹으러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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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어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좋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고구마먹지말고 얼른 번외가져와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9년 전
켄두이
맛있어요 호박고구마 냠냠냠
9년 전
독자2
원식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원식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원식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니이름을 몇번이나 불러봐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허연연기같은 망상이구나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9년 전
켄두이
ㅠㅠㅠㅠ그런 슬픈 말으류ㅠㅠㅠ(사실이라 오열)
9년 전
독자3
마지막 말이 진짜 녹이네요...언제나 한결같은 마음으로 너를 지킬게 원식아
9년 전
켄두이
그렇게 말씀하시니까 저도 먹먹해지네요 언제나 한결같이 빅스를 지켜요 우리ㅎㅎ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9년 전
독자4
글을 잘 못쓰신다뇨..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아녹아요 정말.. 내일이 시험인데 ... 아..자까님 책임지세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9년 전
켄두이
아니에요 식이기운받아서 시험 잘보셨을 거라고 믿어요! 저도 응원할게요 끙끙
9년 전
비회원99.74
좋습니다..♡ 전 작가님의 글분위기가좋고 필력이 좋아서여 어두컴컴한글도 사랑하고 핑크핑크한글도 사랑해요♡ 자기전에 이런 달달한글 감사히봅니다♡
9년 전
켄두이
매번 댓글기다리는거 아시죠? 언제오시나 목이 빠질뻔했어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9년 전
독자5
으아아앙조으다ㅜㅜ달달해ㅜㅜ우아엉아아아아아아엉아ㅜㅜㅜㅜㅜㅜ
9년 전
켄두이
우아아아아앙 우이식이ㅠㅠㅠㅠ너무멋져서 막 막 주체할수없어여...
9년 전
독자6
달달해요ㅠㅠㅠㅠㅜ 원식이 진짜 설레네ㅠㅠㅠㅠㅠㅠ
9년 전
켄두이
큐ㅠㅠㅠ잀어주셔서 감사합니다ㅜㅜ언제나 설레는 글이 쓰고싶어요ㅎㅎ
9년 전
독자7
아 원식아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달달해서 저 녹아버렸어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9년 전
켄두이
최고의 칭찬이에요♥ 달달하게 쓰고 시펐어요ㅎㅎ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9년 전
독자8
ㅠㅠㅠㅠㅠ아진짜좋아
9년 전
켄두이
ㅠㅠ읽어주는 독자님도 딘짜 조아ㅜㅜ
9년 전
독자9
길든 짧든 작가님의 달달한 글이라면은 그냥 좋습니다 암 그렇고말고요ㅠㅠㅡㅠㅡ처음에 원식이가 하지말까해서 심쿵했다가 결혼하자는말에 그냥 죽었,,,하...완전 좋아요..ㅡㅠㅡㅠㅡㅠ
9년 전
켄두이
아구구 한참지난 글에 이렇게 고마운 댓글 달아주셨었네요ㅠㅠ감사합니다 읽어주신 것도 댓글 달아주신 것두요ㅎㅎ 좋은 하루 보내시길 바래요
9년 전
독자10
으허ㅓ어ㅓㅠㅠㅠㅠ
9년 전
켄두이
으허허허ㅓㅠㅠㅠㅠ울디마세요ㅠㅠㅠ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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