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익인들
여긴 익명이니깐 내 얘기 좀 털어놓을게ㅜㅜ..
익명이라 잘 믿기진 않겠지만 난 지금 YG연습생이야
연습 시작한지는 한 2개월 정도 된 것 같다
집이랑 회사랑 가까워서 집에서 출퇴근하고있어
아 참
나이를 안알려줬네
난 지금 열아홉살이야..ㅇㅇ...
내소개는 이정도 하면 되겠지?ㅜㅜ..
더 궁금한 점 있으면 댓글로 물어봐도 돼!
아 맞다
내가 여기에 찾아온 이유는 바로 하소연 하러 온거야ㅠㅠㅠㅠㅠ
내가 고민이 하나 있거든ㅠㅜ..
친구들한테 이 얘기하면 남들은 들어가지도 못하는 YG 들어가서 배부른 소리 한다 그러는데ㅠㅠ..
그건 진짜 안겪어봐서 하는 소리야ㅠㅠㅠㅠ
내 고민은..
너네들 쇼미더머Nee 3 봤지?
거기 최종우승 한 바비, 그사람 우리 회사 소속이잖아ㅇㅇ...
아니, 내가 바비 회사 소속이 된거지...☆☆
멋있다고?
그래ㅠㅠㅠ..내 주위도 바비 멋있다고 난리인데..
혹시 내 고민이 뭔지 대충 감이 좀 오니?ㅠ...
내가 지금 이렇게 징징거리는 이유가..
바비가 날 싫어하는 것 같아....(시무룩)
아니, 같아가 아니라 싫어해...........
분명 싫어하는거야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 사람이 날 왜 싫어하는진 지금도 모르겠어ㅠㅠㅠㅠ
그냥 처음 만났을때부터 날 싫어하는 티를 팍팍 내서ㅠㅠㅠㅠㅠ
2개월동안 인사 한 번도 제대로 한 적이 없긔ㅇㅇ..ㅠㅠ....
혹시 전에 날 알았나? 하는 생각도 해봤는데 그러기엔 바비가 미국에서 너무 오래살았고, 미국이 연결고리가 된다기엔 난 겨우 한달 갔다왔는걸....ㅠ....
이렇게 진짜 진짜 ㄹㅇ초면인데 날 너무 싫어하니깐ㅠㅠㅠㅠㅠㅠㅠㅠ진짜 고민이야 진짜로ㅠㅠ..
내가 아직도 배부른 소리하고, 내 마음도 잘 모르겠다고? 음.. 뭐랄까, 한명한테 대놓고 왕따당하는 느낌?...☆☆
아니 근데 이 사람이 다른 사람들한텐 정말 잘 웃어주고 장난도 막 치고 친하게 지낸단말야..
나 빼고 모! 두! 다!!!!!
심지어 나카한테도 잘해주는데!!!!!
아 나카가 누구냐고? 그건 내가 차차 얘기해줄게ㅇㅇ..
어쨌든 이 사람이 그냥 티를 안내고 날 미워하면 몰라..
아니 스무살이나 먹은 양반이 사람 싫은걸 그렇게까지 티를 내야하나?ㅠㅠㅠㅠㅠㅠ
내가 학교다닐 때도 이렇게 주눅들어서 산 적이 없는데ㅠㅠㅠㅠㅠㅠㅠ휴ㅠ..
식당에서 밥 먹으려고 줄 설 때도 내가 자기 앞에 있거나 뒤에 있으면 얼굴 찌푸리고 다른 멤버들이랑 자리 바꾸고ㅠㅠ.. 초딩새끼...ㅂㄷㅂㄷ..
지나다가 우연히 마주치면 대놓고 티나게 휙 돌아서서 반대로 가고ㅠㅠ...
아주 나 볼때마다 인상이야!!!!!!!!
뭐 내가 햇빛이라도 됨?!!!!
약시세요????
휴
그래 진정하고...
이렇게 아슬아슬하게 서로 피하면서 살고있었어
근데 기어코 눈 앞에서 1:1로 만나게 된거야
그것도 겨우 얼마전에..!
보통 남자화장실이랑 여자화장실은 좀 떨어져있거나 그러잖아
근데 여긴 T자 모양이라고 해야하나?
한 길로 들어가서 양쪽으로 갈려ㅇㅇ..
왼쪽엔 남자화장실, 오른쪽엔 여자화장실인데 그 길이 되게 좁아
대체 누가 원수는 외나무 다리에서 만난다는 명언을 만든 걸까?ㅎ
그래 익인들 예상대로 나는 나오는길에, 그사람은 들어오는길에 딱 마주친거야
그것도 그 좁은 한 길에서!!!!
회사 내에 이렇게 생긴 화장실은 여기 뿐인데!!!!!!!
하필 마주쳐도 이곳에서!!!!!!!
어떤 건축가가, 어떤 디자이너가 이렇게 지어놓은거야!!!!!!!
무튼 난 바비랑 마주치자마자 티나게 소스라쳤어
마치 외길에서 늑대를 만난 양이 된 기분?ㅎ
그게 어떤 기분이냐고?ㅎ..
이런 기분 느껴보면 안돼... 두 번 느꼈다간 심장마비로 죽을거야.........
나오는길에 누군가와 마주친 것만으로도 난 충분히 놀랐는데 고개를 들어 보니깐 하필 그 사람인거야
오ㅏ 진짜 그자리에서 쇼크로 기절할뻔;
본능적으로 뒷걸음질 치는데 그사람이 갑자기 날 불렀어
"야."
ㅇ...예?... 저..저요?... 저는 왜..요...?
전 잘못한게 없는데요?ㅠㅠㅠㅠㅠㅠ
속으로는 대성통곡을 하며 내가 뭘 잘못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잘못했어요' 를 반복했지만,
대답을 할 자신이 없어서 눈만 이리저리 굴리니 그사람은 한 걸음 더 다가오면서 날 다시 불렀어
"아..네?.. 네....."
"근데 왜 대답을 안해."
무서운 표정을 짓지도, 언성을 높히지도 않고 그냥 다가오기만 했는데도 와...... 진짜 지릴 뻔 했어ㅠ...
그래도 화장실 앞이라 한편으론 마음이 좀 놓였다ㅎㅎ
아.. 이게 중요한게 아냐.
그렇게 난 뒷걸음질 치고, 그사람은 내가 물러선만큼 다가오다보니 어느덧 내 등은 벽이랑 만남ㅎ아이고 반가워라
궁지에 몰려서 이 상황을 어떻게 극복하나 고민하고 있는데 그사람이 갑자기 한 손으로 자기 앞머리를 쓸어 넘기면서 한숨을 뱉는거야
땅 꺼지는줄ㅎ 차라리 땅이 꺼졌으면 좋겠다ㅎ거기로 도망치게...
"이젠 내 존재 자체가 느껴지지도 않아?"
"ㄴ..네? 아뇨, 아니 그런게 아니라.."
"회사 내에 그냥 내가 없는 것 같지? 아, 애초부터 나를 사람으로 생각도 안한건가?"
아니 이게 대체 무슨상황이죠?.....
난.. 와타시는... 내가 뭘 잘못했는지 1도 모르겠는데여?...★
내 죄가 있다면.... 그저 0.1초만에 대답을 하지 않은 것?........
정말 어떻게 해야할지몰라 아까부터 눈만 이리저리 굴리면서 이 상황을 모면할 궁리만 하고있는데 뜬금없이 갑자기 생각난 한 가지
저기...^^
ㅁㅇㅇ야 너 곧 댄스레슨^^......
춤 진짜 노답이어서 빼먹으면 재욱쌤한테 어떻게 되는지 알..지?ㅎㅎ.....
선생님도 선생님이고, 이번 월말평가......(절레절레)
난 1분 1초라도 빨리 이 사람한테서 벗어나야만 했음
이 사람 화난것도 화난건데 내가 회사에서 내쫓기게 생겼는걸?ㅎㅎ^^ 그것도 고작 두달만에..
이글이글 활활 불타오르는 눈을 피해 잠시 고개를 숙이곤 '저기...' 라고 운을 떼기가 무섭게 바비가 손을 훅 뻗어 뒤로 내 옷 뒷덜미를 세게 잡아챘어
"이건 생각이 없는거야, 겁이 없는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