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매로
어기적 어기적 뒷걸음질 치던 종인이 요란한 소리를 내며 바닥에 털썩 주저앉았다.
세훈이 손을 뻗어주기도 전에 잔뜩 생채기가 난 손바닥으로 더듬더듬 바닥을 짚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결국 세훈에게 등을 보인 종인이 다리를 직직 끌며 발걸음을 빨리했다. 넘어지면서 다리를 다쳤는지 겨우 겨우 움직이는 모양새가 어색하기 짝이 없었다.
멍하니 종인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세훈이 한숨을 푹 내쉬고는 머리칼을 거칠게 헤집었다.
작은 아이를 이렇게까지 몰아세우는 것이 아니었는데. 괜히 발로 시멘트 바닥을 걷어차며 세훈이 교실로 발걸음을 돌렸다
[EXO/세종] 주인 오세훈X발정기 고양이 김종인 외전 1-2
[EXO/세종] 주인 오세훈X발정기 고양이 김종인 1~6 (完), 주인 오세훈X발정기 고양이 김종인 번외와 직접 이어지는 글은 아닙니다.
하지만 읽으시는 독자님들은 위에 언급된 글 순서대로 모두 읽고 오시길 부탁드려요.
스토리 이해를 위해서는 [EXO/세종] 주인 오세훈X발정기 고양이 김종인 외전 1편을 꼭 읽고 와주세요. 이어지는 글입니다.
반인반수 물입니다. 취향에 맞지 않으신 분들은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눈가를 벅벅 문질러 눈물을 억세게 닦아낸 종인이 다시 다리를 질질 끌며 걸음을 재촉했다.
세훈이 집으로 돌아가라 한 것은 하얗게 잊어버린 종인에게 있어서 제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따위는 중요하지 않았다.
세훈이 저에게 가라고 했으니 저는 그저 가면 되는 것이었다. 그것 외에는 중요하지 않았다.
종인의 발길이 자연스럽게 세훈의 집으로 향했다.
하지만 아파트 단지 앞에 다다른 종인은 아파트 건물 안으로 들어서지 못했다.
다만 고개를 꺾어 위를 올려다보며 손톱을 딱딱 소리가 나도록 물어뜯기만 할 뿐 두 다리가 바닥에 박협버리기라도 한 듯 멍하니 서있다가 발길을 돌렸다.
종인의 눈가에서 다시 눈물이 후두둑 후두둑 떨어졌다. 다리를 절뚝거리는 모양새가 예사롭지 않아보였다.
차마 밑으로 훤히 드러난 다리의 발목이 어느새 벌겋게 부어올라 있었다.
"아씨..."
"진짜 미치기라도 한거냐?"
"변백현, 어딜 손대, 이리와."
"이 새끼 진짜 미친 거 같다니까?"
"또 울면서 딸꾹질 해볼래? 일로 안와?"
"씨발, 닥쳐!"
세훈의 머리통을 만지작거리며 세훈의 주변을 맴돌던 백현이 찬열의 말에 얼굴을 시뻘겋게 물들였다.
공휴일에 학교까지 와서 공부를 하는 찬열을 놀리다 호되게 당한 기억을 생각하면 정말이지 지금도 허리가 사라질 것만 같았다.
그런 백현의 반응에 찬열이 킬킬거리며 백현의 허리에 팔을 둘렀다.
제 눈 앞에서 펼쳐지는 니미 씨발 개좆같은 염장 커플의 미친 짓에 세훈은 제 머리에 핏줄이 솟을것만 같다고 생각하며 버럭 소리를 내질렀다.
"씨발, 너네 둘 다 절로 안 꺼져!"
"그래, 변백현 이리 와."
"왜 소리를 지르고 지랄이야!"
"빨리 꺼져, 안 꺼져?!"
악을 쓰듯 버럭버럭 소리를 지르는 세훈을 바라보며저 새끼가 정말 총을 맞았나보다. 옛말에 미친 개는 건드는게 아니랬다.
따위의 시덥잖은 말을 서로에게 다정하게 속삭이며 찬열과 백현은 세훈에게서 멀어졌다.
그렇게 혼자 자리에 앉은 세훈은 책상에 고개를 푹 파묻었다. 세훈의 입에서 시발 시발 하는 흔히 말하는 십원짜리 쌍욕이 계속해서 나왔다.
그렇게 울고 있는 아이에게 소리를 지르는게 아니었는데, 말도 없이 와서 미안하다고, 많이 무서웠냐고, 이젠 울지 말라고
끌어안고 둥개 둥개 얼러줬어야 했는데.
제가 손을 들어올렸을 때 몸을 웅크리며 피해버린 종인의 형상이 계속 머리 속에 떠올라 세훈을 괴롭혔다. 제가 파렴치한이 된 것만 같았다.
"씨발, 오세훈 개새끼 진짜."
세훈이 머리통을 제 주먹으로 퍽퍽 치더니 급기야 책상에 대고 머리를 쾅쾅 찧었다.
종인을 데려올 적 좋은 주인이 되겠다고 몇번이고 다짐했는데 이게 정말 뭐하는 짓인가 싶었다.
종인의 전주인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시발새끼, 개새끼 따위의 온갖 욕을 퍼부은 과거의 자신을 떠올렸다. 씨발, 그 새끼랑 나랑 다를게 뭐야.
세훈이 포갠 팔 위로 머리를 파묻었다. 미안한 마음에 눈물이 날것만 같아 시큰하게 아려오는 눈에 힘을 줬다.
세훈의 교복 와이셔츠 소매에 얕게 눈물이 새어나왔다.
어서 빨리 이 빌어먹을 학급 회읜지 뭔지가 빨리 끝나기를 바라며 세훈이 정신없이 다리를 덜덜 떨어댔다.
그런 세훈을 바라보던 백현은 정말 저 새끼가 미친게 아닐까 하며 진지하게 세훈을 걱정했지만
돌연 교문으로 뛰어나가 종인에게 버럭 버럭 소리를 지르던 세훈의 모습을 모두 봤던 찬열은
능글맞게 괜찮다고 웃으며 슬쩍 손을 움직여 백현의 엉덩이를 지분거렸다.
거리를 걷던 종인이 몸을 움츠렸다. 여기저기를 바쁘게 돌아다니는 사람들이 계속해서 종인의 작은 몸을 치고 지나갔기 때문이었다.
이미 거리를 뛰어가던 남자에게 한번 부딪혀 나동그라졌던 종인은 더 부풀어오른 발목을 바닥에 질질 끌며 몸을 웅크렸다.
최대한 사람들과 부딪히지 않기 위한 행동이었다.
차라리 지금이라도 집으로 돌아가고 싶지만 이미 버림받은 동물이 주인에게 돌아가 봤자 피떡이 되도록 얻어맞고 다시 쫓겨나는 일이 생길 뿐이라는 것을
전주인을 통해 마음 깊히 깨달은 종인은 괜히 몸이 욱신거리는 것 같다고 느끼며 눈을 두어번 끔벅였다.
설사 집으로 돌아간다고 해도 종인은 지금 제가 어디 있는지에 대한 정보와 인식이 조금도 없어보였다.
종인은 그저 어색한 치마를 쭈뼛거리며 끌어내리고 귀를 가리기 위한 후드티를 더 깊이 눌러썼다.
"아얏-"
종인이 제 콧잔등 위로 떨어진 빗방울에 놀라 눈을 둥그렇게 뜨며 발걸음을 멈췄다. 후두둑 후두둑 쏟아지는 빗줄기에 놀란 종인이 눈을 느리게 끔벅였다.
우산도 없이 비를 맨몸으로 맞아 보는 것은 종인에게 있어 두번째로 겪어보는 경험이었다.
비가 오는 날에는 언제나 종인의 옆에 우산을 들고 서 있는 세훈이 있었다.
단순히 비오는 날 뿐만이 아니라 세훈 없이 집 밖을 나서는 건 종인에게 있어 단 한번도 겪어보지 못한 일이었다.
최대한 종인을 집 안에서 보호하기 위해 노력했던 세훈 덕택이었다.
"앗,차거..."
얼굴을 향해 사정없이 떨어지는 굵은 빗줄기에 종인이 눈가를 찌푸리며 긴 속눈썹을 바르르 떨어댔다.
손바닥을 허공에 내밀고 제 손바닥 위로 떨어지는 빗방울을 멍하니 바라보던 종인이 진흙탕이 된 바닥을 운동화 앞꿈치로 콩콩 찧었다.
갑작스러운 빗줄기 때문에 이리저리 바쁘게 뛰어가는 사람들 속에서 종인은 그저 가만히 서있을 뿐이었다. 종인은 혼자였다.
"우응,물..무울.."
"아가,"
제 시야를 가리는 검은 옷에 종인이 눈동자를 몇번 데굴 굴리더니 고개를 빠끔히 들어올렸다.
제 눈 앞에 가득 들어차는 얼굴에 종인이 눈을 끔벅였다.
고개를 한참을 꺾어야 겨우 마주할 수 있을 정도의 신장을 가진 사내 탓에 종인은 목이 뻐근히 아려오는 것을 느끼며 남자와 시선을 마주하기 위해 애썼다.
"안녕하세요오.."
"인사는 됐고, 아가 왜 이런데서 비 맞고 있어요?"
처음 보는 사람이라는 것을 인식한 종인이 뒤로 주춤 물러나 고개를 꾸벅 숙이며 인사말을 건넸다.
피식 웃음을 터트린 사내가 팔짱을 끼며 종인을 내려다봤다.
보호자든 법적 대리인이든 누군가가 필요해 보이는 나잇대의 아이가 왜 이런 차림을 하고 대낮에
온몸으로 비를 맞고 있는지 이해할 수 없었지만 의구심 보다 먼저 피어오른 것은
호기심과 함께 그런 호기심으로 인한 관찰의 결과로 얻어낸 사실이었다. 아-이 꼬맹이 잘만 하면 돈 되겠구나, 하는 저급한 사실.
"귀엽게 생겼네, 몸매는 형편없는데. 어려서 그런가."
"종인이 안 어린데..."
"이름이 종인이야?"
연이은 사내의 질문에 종인은 입을 앙다물고 고개를 주억거렸다.
습관인양 세번 고개를 끄덕끄덕끄덕 할 때마다 비에 젖은 긴 머리칼이 무겁게 흔들렸다.
머리칼이 흔들림과 동시에 제 머리통이 울리는 것 같다고 느낀 종인이 눈가를 찌푸리며 순간 휘청거리는 몸을 다잡기 위해 균형을 잡다가
빗방울로 웅덩이가 만들어진 바닥에 철퍽 하는 소리를 내며 주저앉았다.
"괜찮아? 일어나, 아가."
"괜찮아요.."
글제게 손을 뻗어오는 남자의 손에 제 손을 포개며 벌떡 일어선 종인이 남자와 시선을 마주하기 위해 다시 눈을 끔벅였다.
죽 찢어진 남자의 눈을 빤히 바라보던 종인이 속으로 웅얼거렸다, 주인님이랑 닮았어, 주인님이랑 눈이 똑같아. 삐죽삐죽.
착한 사람이구나.
제 멋대로 결론을 얻어낸 종인이 제 손을 거머쥔 남자에게 방긋이 웃어보였다.
빗방울에 젖어 엉망이 된 얼굴로 해사하니 웃어보이는 종인의 모습에 웃음을 터트린 남자가 킥킥 거렸다.
종인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머리칼을 흐트러트린 남자가 종인에게 말을 건넸다.
"아가, 아저씨랑 같이 갈레?"
"어디 가요?"
"아가 집에 데려다 줄게."
종인이 눈을 반짝거리며 고개를 억세게 끄덕였다.
제 주인과 똑같이 죽 째진 눈을 가진 남자가 저를 제 주인의 집에 데려다 주겠다고 하는 상황에 종인은 아무런 의심도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방긋방긋 웃어보이는 종인의 볼을 주욱 잡아트려 늘린 사내가 종인의 손을 억세게 잡아 쥐고 발길을 재촉했다.
회의가 마치자 마자 학교에서 집으로 곧장 달려온 세훈이 텅 비어있는 방 안을 보고 입술을 짓이겼다.
옷장은 엉망이 된 것 이외에는 제가 아침에 나갔던 때와 별다른 점이 없었다.
답답한 마음에 세훈이 머리를 흐트러트리며 욕지거리를 내뱉았다. 종인이 혼자 갈 수 있을만한 곳은 없었다. 아무곳에도.
입안이 텁텁해왔다. 괜히 속이 쓰려왔다.
눈물방울이 망울망울 져서는 저를 올려다보던 종인의 얼굴이 계속해서 떠올랐다. 제기랄, 어디서 종인을 찾아야 할지 도통 감이 잡히질 않았다.
하필이면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는 이런 날, 짧은 치마 한개만 덜렁 걸치고 밖을 나돌아다니다가는 감기에라도 걸리기 십상이었다.
게다가 종인같이 어린 새끼 고양이라면 단순한 감기로 끝나지 않을지도 모르는 문제였다. 속이 다시 쓰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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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매가 형편없는 우리 종인이ㅎㅎㅎ
다음편이나 다다음 편에서 외전도 마무리 될 것 같네요! 그 때까지 잘부탁드려요!
깜짝 등장한 모범생 찬열이와 욕구불만 백현이 알아차리신 분들은 알아차리셨겠죠!
제 글은 불마크가 있는 글들이 주라서 회원 전용이 많을텐데 비회원 분들과는 소통하기 힘들 것 같아서 약간 걱정이예요.ㅠㅠ
그래도 앞으로 잘부탁드려요! 애정해요!!
〈암호닉>
아이디 균열 고니 시아경수 에삐 준면맘 퓨어 꽯뚧쐛랣
카르텔꺼 시나몬 시카고걸 모라 권지용 밝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