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끼잉..."
잠에서 깨어난 종인이 몸을 웅크렸다. 크응-하는 콧물 삼키는 소리를 내며 제 팔에 고개를 파묻고 혀를 내밀어 팔뚝을 스윽 핥았다.
필히 제 옆에서 자고 있어야 할 세훈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부엌에 나가면 세훈이 있을 것이다 라는 판단을 내리고 침대에서 내려와 엉금엉금 기어 부엌으로 향한 종인은
불이 꺼져 있는 부엌을 확인하고는 바닥에 몸을 납작하게 붙이고는 끼잉-하는 긴 울음소리를 내며 바닥에 고개를 파묻었다.
살랑거리던 꼬리가 힘을 잃고 추욱 쳐져있었다.
[EXO/세종] 주인 오세훈X발정기 고양이 김종인 외전 1
[EXO/세종] 주인 오세훈X발정기 고양이 김종인 1~6 (完), 주인 오세훈X발정기 고양이 김종인 번외와 직접 이어지는 글은 아닙니다.
하지만 읽으시는 독자님들은 위에 언급된 글 순서대로 모두 읽고 오시길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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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오...추워..."
종인이 몸을 웅크리고 집에서 야옹-야옹-거리는 울음소리를 내며 세훈을 찾아 헤매던 그 때, 세훈은 제 몸을 마구 문지르며 발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으슬으슬한 아침의 찬 공기에 교복 가디건으로 감싸진 팔을 이리저리 문지르며 학교로 향하는 세훈의 발걸음이 축축 처졌다.
대체 왜 이런 황금같은 주말에 학교로 향해야 하는지에 대한 불만이 가득 담긴 투박한 발걸음이었다.
잠들어있는 종인의 얼굴을 이리저리 뚫어져라 바라보며 볼을 한번 쿡 찔러보기도 하고 우물거리는 입술 위에 입술을 떨어뜨려 보기도 하며 한참을 서성이던 세훈은 결국
빨리 나오라며 저를 재촉하는 친구, 찬열의 문자에 교복을 갖춰입고 집 현관문을 나설 수밖에 없었다.
어제밤만 해도 종인과 침대에 나란히 누워 이거 하자, 저거 하자 따위의 시덥잖은 계획을 세우며 시시덕 거리며 나름대로 행복한 시간을 보냈건만
지금 이 시각, 종인의 곁이 아닌 집 밖에 주말에 교복까지 꿰어 입고 곧 다가올 축제에 대한 계획을 세우러 학교에 나가야 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나 없으면 종인이 울건데, 아씨이."
머리를 흐트러트리며 세훈이 불멘소리를 내뱉았다.
그 새카만 눈동자가 그렁그렁 눈물방울을 매달고 있는 것을 상상하는 것 만으로도 가슴이 아프다는듯 크윽-하는 괴상한 목소리를 쥐어짜내며 가슴을 움켜쥔 세훈이
자꾸만 머리속에 그려지는 종인의 형상을 떨쳐내기 위해 고개를 휘휘 저었다. 실로 미친놈이었다.
"흐응,세후운,주인,님..흐.."
그리고 세훈의 예상은 적중했다.
추욱 처진 꼬리를 이끌고 이리저리 집을 돌아다니던 종인은 결국 침대로 돌아가 이불에 고개를 파묻고 등을 들썩거리며 울기 시작했다.
마른 등이 올라갔다 내려갔다를 반복하며 들썩였다. 그 움직임 탓에 머리카락이 마구 흐트러져 작은 귀가 보였다가 사라졌다를 반복했다.
세훈이 없는 집에서 종인이 할 수 있는 것은 없었다.
그저 가만히 앉아 세훈을 기다리는 것 외에 종인이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세훈이 돌아올 때까지 목놓아 우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끄윽 끄윽 거리는 소리를 내며 엉엉 울어제끼던 종인이 침대에 몸을 추욱 늘어뜨렸다.
세훈의 베개가 있는 쪽으로 다가가 고개를 베게에 파묻고 킁킁거리며 세훈의 체취를 들이마시기 위해 몸을 움직이는 종인의 움직임에 따라 이불이 부드럽게 움직였다.
그것도 잠시 종인이 다시 눈물을 터뜨렸다. 베게가 축축히 젖어들었다.
"버렸,어어...주인,크응-흑,"
작은 머리통을 이리저리 굴리며 생각한 종인이 얻어낸 결론은 극단적이었다. 세훈이 저를 버린 것임에 틀림없다는 결론을 얻어낸 종인이 더더욱 크게 울음을 터트렸다.
일반적인 사람이 제 반려 동물을 집 안에 버리는 말도 되지 않는 일이 일어날 리 없다는 사실을 종인이 알리 만무했다.
그저 제 눈 앞에 보이지 않는 제 주인의 이름을 불러대며 그저 엉엉 울어대기만 했다.
몸을 웅크리고는 침대에 얼굴을 파묻은 종인이 얼굴을 이불에 마구 부볐다.
여전히 세훈의 체취가 남아있는 베게를 끌어안고 침대에서 일어선 종인이 침대 밖으로 발을 내딛었다.
제 스스로 세훈을 찾아 가겠다고 다짐한 종인이 콧물을 크응-소리를 내며 꿀떡 삼키고는 옷장을 이리저리 헤집었다.
"이잉...꼬리.."
어떤 옷을 입어도 제 꼬리 탓에 엉덩이 부근이 불룩하게 튀어나오는 것에 불만을 가진 종인이 입술을 부루퉁하게 내밀었다.
제 말을 듣지 않는 꼬리를 이리저리 손으로 죽죽 잡아당기며 제 신체 부위를 혼내주겠다며 난리를 부리던 종인이 뒤늦게 정신을 차리고 바지를 벗었다.
푸욱 고개를 수그리고는 적당한 옷을 찾기 위해 다시 옷장을 뒤지던 종인이 적당한 옷을 찾은듯 옷을 집어들었다.
문제가 있다면 그 옷이 세훈의 누나가 하루밤 집에서 묵을 때 던져두고 갔던 플레어 스커트 라는 점이었다.
남자의 외관을 가지고 있는 제가 일반적으로 이런 옷을 입어서든 안된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던 종인은 아무런 생각도 없이 치마를 몸에 밀어넣었다.
팔랑한 치마 덕에 불룩하니 튀어나온 꼬리의 흔적은 티가 나질 않았지만 대신 종인의 다리가 훤히 드러나 보였다.
"이거 아닌데에..."
짧은 치마를 처음 입어보는 탓에 제 다리가 훤히 드러나 보이게 하는 옷이 이상하다고 느낀 종인이 몸을 비비 꼬았다.
제 다리 사이게 휑하니 비어버린 것 같아 이상한지 종인은 계속해서 제 다리 사이에 손을 집어넣고는 다리 사이를 문질러댔다.
옷을 덜 입은것만 같은 느낌에 현관 유리에 비친 제 모습을 이리저리 비춰보던 종인은 결국 바닥에 주저 앉아 낑낑거렸다.
"후우운,나빴,흑-어어...흐,흐응.."
또 다시 콧물을 훌쩍이며 눈물을 퐁퐁 쏟아내던 종인은 다시 자리에서 일어나 세훈을 찾으러 가겠다는 일념으로 옷장을 뒤적였다.
꼬리를 가릴 옷을 찾았으니 그 다음으로 찾아야 할 옷은 귀를 가릴 수 있는 옷이었다.
결국은 모자가 달린 후드티를 찾아낸 종인이 자리에서 폴짝 폴짝 뛰며 박수를 짝짝 치더니 옷을 갈아입었다.
모자를 푹 눌러쓴 종인의 얼굴의 반이 가려졌다. 동그란 눈만 빠끔히 내민 채로 종인이 눈을 깜박이며 헤헤 소리내어 웃었다.
"야, 오세훈! 입 다물어, 턱 빠지겠다.
"이거 도대체 언제 끝나냐.."
"어차피 주말에 할 일도 없으면서 뭘."
"할 일 많아."
우리 예쁜 종인이 얼굴 보는게 일인데, 이게 뭐람.
책상에 몸을 무너뜨린 세훈이 이리저리 고개를 흔들었다. 종인이 보고싶다. 우리 니니, 예쁜 니니.
제 머리를 주먹으로 통통 소리가 나도록 쳐대는 찬열 따위는 가볍게 무시한 채로 세훈이 멍하니 창 밖을 바라보며 종인의 얼굴을 머리 속으로 그렸다.
검은 빛의 피부에 동그랗고 새카만 눈동자에 저를 볼 때마다 강아지 마냥 살랑거리는 꼬리에
머리를 쓰다듬을 때마다 쫑긋거리며 반응해오는 작은 귀를 상상하던 세훈은 입을 벙긋거리다가 겨우 입 밖으로 목소리를 만들어냈다.
"김,김종인..?"
제 눈이 잘못된 것이 아니라면 교문 밖에서 많은 아이들에게 둘러싸인 채로 서있는 아이는 분명 종인임에 틀림없었다.
종인을 제가 학교에 데려온 것은 단 한번, 공휴일에 자습을 위해 학교에 나왔을 때 뿐이었다. 그런데 쟤가 어떻게 여길 혼자 찾아온거지. 아니 왜 찾아온거지?
그것도 저런 차림으로?
세훈에게 중요한 것은 그것이었다.
저게 무슨 꼴이람. 다리가 훤히 보이는 치마 천쪼가리 따위를 입고 왜 대체 저기서 아이들에게 둘러싸여 있는지 저로써는 이해할 수 없었다.
어이가 없어 아무 말도 없이 몇번 입을 벙긋거리던 세훈은 제 어깨를 툭툭 치는 찬열의 손길에 그제서야 정신을 차리고 소리를 질렀다.
"종인아!"
제 이름을 부르는 익숙한 목소리에 종인이 고개를 번쩍 치켜들었다. 주인님 목소리야, 세훈이, 우리 훈이.
제 주변을 둘러싼 낯선 사람들에 겨우겨우 꾹꾹 눌러참았던 눈물이 터져나왔다. 종인이 눈물섞인 목소리로 세훈의 이름을 불러댔다.
눈물을 죽죽 흘러대며 후드 티셔츠의 소매로 눈가를 벅벅 문지르는 종인의 모습을 포착한 세훈이 욕지거리를 내뱉으며 교실 밖으로 향했다.
회의를 진행하던 반장이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찬열에게 설명을 요구했지만 찬열은 그저 어깨를 으쓱해보였다.
"후우,운,흑...흐,흐어..으,으아.."
"김종인!"
"흐응-흑,끄윽,나..나아..,으어.."
제 눈 앞에 나타난 제 주인의 모습에 왈칵 눈물을 터트렸다.
저를 버리고 갔을 것이라 생각한 주인이 저를 보고 달려나와 줬다는 사실에 급작스럽게 밀려들어온 안도감에 종인이 눈물을 토해냈다.
제 주변을 둘러싸고 있던 아이들은 흩어진지 오래였다.
어서 빨리 세훈이 저를 끌어안고 집으로 데려가 주기를 바라며 종인이 세훈을 향해 팔을 벌리고는 발을 동동 굴렀다
"누가 여기 오라 그랬어, 왜 여깄어!"
하지만 세훈은 종인에게 버럭 소리를 내질렀다. 제게 소리를 지르는 세훈에 종인이 눈을 둥그렇게 떴다.
줄줄 흘러내리던 눈물을 뚝 멈춘 채로 눈을 크게 두어번 끔벅인 종인이 멍하니 제 앞에 있는 제 주인을 바라보며 입술을 달싹이더니 침을 꿀꺽 삼켰다.
살이 없어 비쩍 마른 얇다란 종인의 목에 툭 도드라진 목울대가 느리게 일렁였다.
반쯤 벌어져 있던 입술이 파르르 떨렸다. 그것을 스스로도 느꼈는지 종인이 입술을 이로 짓이겼다. 이를 악다물었다.
이로 입술을 짓이겨봐도 빠르게 차오르는 눈물을 멈출 방도가 없었다. 종인이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눈물이 흘러내리지 않도록 눈에 힘을 주는 것 뿐이었다.
눈물이 가득 차올라 시야가 뿌옇게 흐려지는 것을 느낀 종인이 눈을 느리게 끔벅였다.
그에 눈물이 방울져 볼을 타고 죽죽 흘러내렸다. 볼에 사정없이 여러 갈래의 길을 만들어 내며 흘러내리는 눈물을 닦을 생각도 하지 못한채로 종인은 멍하니 입술만 달싹였다.
"김종인."
색색거리며 거칠게 숨을 쉬던 종인이 제 이름을 부르며 제게 다가오는 세훈을 고개를 들어바라봤다.
마른 몸이 들썩거리는 것이 옷으로 가려지지 않았다. 헐떡거리며 급하게 숨을 들이마시는 종인의 얼굴이 엉망이었다.
눈가는 벌겋다는 말을 넘어서서 시뻘겋게 달아올라 있었고 본디 새카맣고 반질반질하게 빛나던 눈동자가 눈물 탓에 잔뜩 흐려져 탁한 빛을 띠고 있었다.
입술은 얼마나 물어뜯은건지 피부가 허옇게 일어나 있었고 찬바람에 볼은 벌겋게 부어있었다.
"내,내가, 잘못.."
"됐으니까 빨리 집으로 가."
냉랭하기만한 세훈의 말에 종인이 고개를 푹 수그리고는 입술을 짓이겼다. 입술이 터져 비릿한 입맛이 입안에 맴돌았다.
세훈이 종인에게로 팔을 뻗었다. 엉망이 된 종인의 얼굴을 갈무리 해주기 위함이었다.
세훈이 팔을 들어올리자 종인은 눈을 질끈 감으며 몸을 움츠렸다. 크게 움찔하며 몸을 움츠린 종인이 뒷걸음질쳤다.
"종인아."
"아니,야...이름..종인이..아니,..으으.."
어기적 어기적 뒷걸음질 치던 종인이 요란한 소리를 내며 바닥에 털썩 주저앉았다.
세훈이 손을 뻗어주기도 전에 잔뜩 생채기가 난 손바닥으로 더듬더듬 바닥을 짚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결국 세훈에게 등을 보인 종인이 다리를 직직 끌며 발걸음을 빨리했다. 넘어지면서 다리를 다쳤는지 겨우 겨우 움직이는 모양새가 어색하기 짝이 없었다.
멍하니 종인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세훈이 한숨을 푹 내쉬고는 머리칼을 거칠게 헤집었다.
작은 아이를 이렇게까지 몰아세우는 것이 아니었는데. 괜히 발로 시멘트 바닥을 걷어차며 세훈이 교실로 발걸음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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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마크는 다음에! 아니면 다다음에!...ㅎ
외전은 한편으로 끝내려고 했는데 이게 어떻게 된 일인지...ㅎ..ㅎ..망헀어요...판을 크게 벌린 작가는 이만 쭈그러 듭니다..ㅠㅠㅠㅠㅠ저를 매우 치세요ㅠㅠㅠ어엉ㅠㅠㅠ
원래는 그만 쓰려고 했는데 이게 무슨..ㅎㅎ 첨부한 종인이 짤 보고 급하게 이리저리 만들어낸 글이라 많이 허접할지도 몰라요,ㅠㅠㅠ
다음 편에는 더 높은 퀄리티로 찾아뵐 수 있도록 노력할게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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