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일어나자마자 카톡부터 확인했다.
어제 보낸 카톡은 1이 사라지지 않았고
문자도 전화도 아무것도 루쌤의 흔적이 없다.
어제 분명 늦었으니 집에가라고 해준 게 아른거리는데
왜 오늘은 아무 연락이 없는건지 모르겠다.
버스에서 내렸는데 내 앞으로 자전거가 빠르게 지나간다.
순간 누가 내 팔을 확 당겼고 난 힘없이 끌려갔다.
혹시나해서 루쌤일까봐 쳐다보니 아무도 없었다.
분명 누가 날 잡아줬는데 이상하다.
그 때 파란불이 커졌고 빠르게 건넜다.
오늘따라 내가 정신이 어떻게 된건지..
교문을 통과해 반에 가면서까지 무슨 생각으로 간건지 모르겠다.
휴대폰을 빠르게 걷고 루쌤을 보기위해 교무실로 향했다.
"어떡해요? 흉지는 거 아니에요?"
"괜찮아요 보건실 다녀올게요"
"빨리 가보세요"
내 옆을 빠르게 지나치시는 루쌤을 눈으로 쫓았다.
따라갈까말까 망설이다 일단 휴대폰가방을 내려놓았다.
"똥순이 똥마려운 강아지같네?"
"루쌤 왜 그래요?"
"오다가 자전거에 긁히셨나봐.
걱정 마. 금방 나으실거야"
"그렇구나.. 어디서 그랬대요?"
"그건 직접 물어봐"
내 팔뚝을 찌르며 능글맞게 웃으시는데
난 차마 그 장난을 받아 줄수가없다.
"표정이 왜 그래?"
"저.. 조례하러 이만 가보겠습니다"
"말투는 또 왜 이래?
무슨 일 있어?"
"아무일도 없어요. 저 늦으면 혼나서요.
가볼게요"
반으로 들어와 조례를 듣는 내내
루쌤 걱정밖에 못 했다.
괜찮으실까? 많이 아프신가?
찾아가면 반겨주시려나..
여러가지 복잡한 생각들로 인해 머리가 지끈거렸다.
<진로>
"차렷 경례 안녕하세요"
"안녕~"
선생님은 오시자마자 우리들에게 환한 미소로 반겨주셨다.
루쌤도 저렇게 웃으며 좋겠다.
"쌤! 저희 수학 숙제 있는데 시간 좀 주시면 안될까요??"
"수학 숙제?"
"네! 제발요ㅠㅠㅠ"
"그럼 다들 자지말고 수학숙제해야돼"
"네!!!!!!!!"
"좋아. 열심히 풀어"
"감사합니다!!"
"그래그래ㅎㅎ"
수학책을 펴고 멍을 때렸다.
샤프를 고쳐 잡고 풀려고 다짐하다가 또 멍을 때린다.
멍때리면 얼굴 커진다는데 오늘 찐빵될듯.
"야 안 풀거면 답지 좀 보여주라.
뒤 보고 해야되서 너무 귀찮아"
"할거야.."
"할거면서 왜 멍을 때리냐?
그 시간에 다 했겠다"
"할거라니깐!!"
"아 왜 화를 내고그래!
열심히 해! 하면되잖아!"
누가보면 유치원생인줄.
우리 겁나 유치해.
"둘이 왜?"
"아니에요"
"웬일로 징어 탓 안해?"
"김징어 오늘 슬퍼보여서요"
"징어가 왜?
밝기만하ㅈ.. 아니네?"
선생님께서 나를 유심히 보신다.
그러다 갑자기 화를 내신다.
"누구야!? 누가 우리 징어 화나게했어!"
"그냥 기분이 꿀꿀해서 그래요.."
"징어 오늘 아침 안 먹었구나?"
"맨날 안 먹어요"
"그러면? 오늘 아침에 먹을 거 뺏겼어?"
"저 먹을 거에 욕심 별로 없어요"
"거짓말! 언제 김징어 과자 훔쳐먹었는데
죽을 뻔 했어요!"
친구년의 입을 막아버리고 싶어.
째려보자 그저 웃는다.
"아픈 건 아니지?"
"네"
"그럼 다행이고.
수학 숙제는 했어?"
"아뇨.."
"얼른 하고 쉬어
그럼 좋지?"
"네"
"징어 화이팅!"
선생님의 우렁찬 화이팅 소리와 함께
난 민망해졌다. 선생님 너무.. 그..창ㅍ.. 여기까지만 말해야지.
"김징어 슬퍼!?"
겁나 메아리세요?
일찍도 물어보는 김민석이다.
"왜 슬퍼!?"
"민석이 너 수학숙제했어?"
"지금 숙제가 중요해요!?"
"넌 왜 조용히있다가 갑자기 그래?"
"저 잠시 잠들었어요.
김징어 왜 슬픈데?"
노답..;;
수학숙제를 하며 마음을 다스렸다.
계속 물어오는 김민석에 의해
너때문이라고 하자 더 난리가났다.
선생님 덕분에 진정이되긴했지만
쉬는시간 때 겁나 피곤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1분남았네? 선생님 먼저 가볼게"
"차렷 경례 안녕히가세요"
"응 안녕ㅎㅎ 징어화이팅!"
"네.. 화이팅..ㅎ"
종이 치고 바로 엎드렸다.
엎드리는 게 가장 좋은 답인 듯.
<생명과학>
"다들 과학실에 온 소감이 어때?"
"좋아요!!"
"조를 짰는데 어때?"
"그냥 번호순이잖아요"
조 짰다고 하는 것도 웃기다.
그냥 번호대로 2명씩 앉은거잖아.
이건 조도 아니지! 그냥 교실에서 앉은거랑 똑같은거지!
"맞아. 한번 생색내봤어"
선생님은 머쩍은듯 웃으시며 실험과정을 설명해주셨다.
DNA모형을 만드는거란다. 참 쉽겠다 생각했는데
내 기억력이 금붕어라 계속 까먹는다.
"아니 징어야 이거 다음에 이거지"
"왜?"
"너가 방금 이거 끼웠잖아"
"어려워!"
"징어 성격 나온다.
근데 넌 모형을 만드는거야? 장난감은 만드는거야?
모양이 왜 이래?"
"왜요? 괜찮은데"
"내가 말했지 단단히 고정하면서 만들라고"
"했어요!"
"열심히 좀 해"
서럽다. 서러워.
열심히 하고 있는데 혼나고 있어.
짝꿍이랑 생과쌤이 옆에서 아주그냥
귀에 딱지앉을 만큼 잔소리를 퍼붓고 있다고..
"철사가 이렇게 휘어버리면
모양이 이상해진다고"
"왜 정색을 하고 그러세요ㅠㅠ"
"너 내가 분명 1분전에 얘기해줬잖아.
정색 안 하게 생겼어 지금?"
"무섭게 왜 그래요ㅠㅠ
친절하게 알려주세요ㅠㅠ 잘해볼게요ㅠㅠ"
"귀여워서 해주는거야"
뭐라는건지?(후비적)
지금 놀리시는건가?
"파랑색이 구아닌!"
"네? 이게 아데닌 아니였어요?"
"화면을 봐. 구아닌이 파랑색!!
아데닌은 분홍색!!!"
"아 그렇구나"
"징어야 정말 선생님 폭팔할 것 같아"
"열심히 할게요.."
결국 다 끝냈다.
선생님과 짝은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
나도 같이 박수치며 환호하자 나의 손을 조용히 내리시며 말씀하셨다,
"다음에 실험할 때 징어는 오지마"
"아 왜요"
"징어 오면 그 조 애들이 되게 피곤할 것 같으니깐"
"저 다른 건 잘해요"
"그럼 다행이네.
애들아 다 했어?"
선생님은 마이크를 폼 나게 집더니
마이크테스트를 하고 계신다.
순간 여기가 공연장인줄;
"노래불러주세요!"
"못 해"
"랩!!"
"못 해"
"잘 하는 게 뭐에요?"
"징어가 조용하니깐 너가 문제네?
일로 나와봐"
애들은 다 웃고 있는데 난 웃을 수가 없다.
종이쳤고 종이에 내 DNA모형을 붙이고 제출했다.
<한문>
앞문이 열리자마자 빠르게 일어나 인사했다.
"차렷 경례 안녕하세요"
"안녕. 애들아 오늘 새로운 사자성어를 배워볼거야
어때?"
난 되게 힘들고 웃음도 잘 안 나오는데
환하게 웃으시며 말씀하시는 쌤을 보며 서러움이 밀려왔다.
내 쪽은 한 번도 안 봐주시고 애들과 수업하는데
울컥해서 오열할 뻔했다.
"8번이 뭔지 말해 볼 사람?"
아무도 손을 들지 않자 출석부를 훑어보신다.
그러다 내 쪽을 보시고는 말씀하신다.
"1번 말해봐"
한자를 보니 세번째가 아닐불인데?
모모불모 신조어인듯..;
이걸 어떻게 말해야 하나..
선생님 눈치를 보며 우물쭈물하고 있는데
선생님이 시벌탱을 시킨다.
아니.. 하필면 내가 싫어하는 시벌탱을..
"오매불망입니다!"
"맞았어 사탕줄게 앞으로 나와"
시벌탱이 뛰어 나왔고 사탕을 받는 모습까지
난 앞에서 지켜봐야만 했다.
우울함의 끝을 달리고 있어.
"오매불망 뜻 아는 사람?"
"저요!"
"뭔데?"
"자나깨나 기다리는거요!"
와 겁나 내 상황을 표현해주는구만?
내가 얼마나 기다렸는데 답장은 커녕
나에게 빅똥을 선사하고있다고!!!
서럽게!!!엉엉엉어어!!!!!
"그거 한 번씩 써봐"
펜을 쥐고 옆에다 한번씩 써봤다.
다 쓰고 루쌤을 보다가 눈이 마주쳐서 피해버렸다.
겁나 왜 피하는데ㅠㅠ바보야ㅠㅠㅠ
진짜 서럽게 오늘은 수업이 끝날 때까지
루쌤과 달달함도 못 나눴다.
종 치자마자 나가시는 루쌤을 보다가
나도 답답해서 그냥 엎드려버렸다.
<종례 후>
루쌤과의 수업이 끝나고 나서는 더 집중을 못 했다.
자꾸 루쌤 얼굴이 아른거리고 혹시라도 끝일가봐 막 떨리고
찾아가고 싶은데 못 가겠고 진짜 미칠지경이였다.
모든 수업이 끝났을 때 난 용기내어 루쌤한테 찾아갔다.
이렇게 어정쩡하게 있는 것보단 가서 말하는 게 나을 것 같아서.
"죄송해요"
"빨리도 온다 진짜"
"네?"
"얼굴보고 말을해야지 덜 답답하지"
선생님은 일어나 문 쪽으로 향하신다.
어리둥절하게 쳐다보자 뒤를 돌아 나를보신다.
"안 갈거야?"
"가..가야죠!"
같이 밖으로 나와 걷는데 겁나게 어색하다.
손까지 오므라들지경이야...
"징어야"
"네?"
"섭섭했어?"
"조금..요?"
"그럼 와서 얘기를 하지 왜 안 왔어?"
"저.. 말을 못 하겠어서.."
"우리가 연인사이지 그렇게 가릴 사이는 아니잖아"
"그..그렇긴한데 아무래도 선생님이시다 보니깐"
"난 너가 카톡 말고 직접 오면 용서해주려고 했는데
안 와서 섭섭했어"
"죄송해요.."
"아침에 보건실도 안 와보고"
"아 맞다! 괜찮으세요?"
"내 여친 구하다 다친거라서 아프진 않던데?"
"그거 진짜 선생님이셨어요!?"
"맞는데? 앞 좀 똑바로 보고다녀.
살다가 다칠일이 얼마나 많은데"
"다음부턴 잘 보고 다닐게요"
"다음에 또 그래봐.
절대 안 봐줘"
"네!!!"
"안아보자 징어"
선생님은 날 안아주셨고 나도 꽉 안았다.
겁나ㅠㅠㅠ 너무 서러웠어ㅠㅠㅠ
루쌤은 아마도 진로쌤보다 천사일듯.♥
드디어 루쌤이 풀렸어요!!! |
많이 기다리셨죠?ㅠㅠㅠ 자주 오려고하는데 바빠서 못 오네요ㅠㅠㅠ 자주 오도록 노력해볼게요ㅠㅠㅠ
다음편은 뭔지 아시죠!!!!!!!!!!!!!!!!!? 바로!!!!!!!!!!!!!!!!!!!!!!!!!!!!!!!!!!!!!!!!!!!!!! 특별편입니다!! 이번엔 무슨 특별편일까요!? 기대 조금해주세요~ 많이 하면 부담스럽단말이에용~(수줍)
♡암호닉은 환영입니다♡ |
암호닉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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