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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취인 김여주,


 


 


 


 


 

 

거짓말쟁이. 니는 진짜로 나쁜 가시나다. 내 구지 말 안해도 알제.
내 가방끈이 짤븐 거 살면서 한 번도 후홰한 적 없는데 지금 처음 해본다.
내가 고닥교 정도만 나왔어도 니가 얼마나 나쁜 가시난지 편지지 5장을 썼을 기다.
니 내랑 한 약속은 기억하고 있을까 모르겠는데, 진짜 사람이 그러는 거 아이다. 그때 내가 얼마나... 얼마나 내가 니를...
내가 니한테 무슨 마음으로 그때 내가... 

 

 

아, 옘병. 사람이 이래서 가방끈이 길어야 하는 긴갑다. 마음은 한가득인데 이걸 뭐라캐야 전해질지 잘 모르겠다.

내가 대체 뭐 땜시롱 니 생각을 하면서 이래 생 고생을 하고 있는지, 참나.
여튼 확시란 거 하나는 니는 꼭 내한테 돌아와야 한다는 거다. 알제.
내가 딴 건 다 그러타쳐도 진짜 미쳐불겠는게 문지 아나. 니가 어디있는지 몰르는 것도 아니고, 너무 잘 알고 있는데도 내가 가지를 몬한다는 기다.
차라리 저 멀리 어디 다른 나라서 왔으면 내 무슨 수를 써서라도 가가 만날텐데 2018년이 뭐꼬, 2018년이.
니 가기 저내 우예 완냐고 몬 물어본 거이 내 제일 큰 실수다.



그리고 내가 이래 써도 니가 편지 제깍 못 받으니 하는 말인데, 나 약속 깨뿟다.
니가 먼저 깻스니까 머라하진 말고. 솔지키 니랑은 쫌 다르제.
니는 그냥 말 한마디 업시 간 거고, 내는 그리 간 니를 위해서 우짤 수 업시!
이래 말함 니 승질에 또 느끼하다면서 우액거릴 것 갓지만 여긴 니가 업다. 우짤낀대?
그카니 이때 몬하면 언제 하겠노. 하하. 편지론 웃는 거 이래 쓰는 거 맞나? 어새카네...
그냥 이젠 안 웃을란다. 알아서 내 우섯던 곳 찿을 수 있을끼라 믿는다.

 


 

머 크게 다친 건 아이고 쫌 맞아뿐게 다다.

니 허구헌날 내 보고 그리 비실해서 우짜냐고 툴툴대던 거 다 내가 봐줘서 그런 거 모르제?

참말로 개안타. 아직 머리가 좀 어지럽긴 한데 글타고 관둘쑤야 인나.

접때 다리에 총알 하나 박힌 건 아직도 몬 뺐는데, 그냥 훈장처럼 생각하고 살아가기로 했다.

나라 지키다 생긴 훈장. 닌 아마 기겁을 할 것 가트다.

닌 몰라도 우리 아는 분명 아부지, 무싯습니다! 함서 눈을 반작일테지. 틀림없다.

내랑 같이 오순도순 딸 하나 아들 하나 데리고 살자고 약속해쓰니 살아서든 죽어서든 꼭 자랑할끼다.

혹시라도 이걸 2018년에 보게 된다면 남편까진 내가 이해하지만서도 딸 하나 아들 하나는 안된데이.


 


무튼간에 이게 다 니 생각해서 그런 거 아니겠나 이 가스나야.
나중에 왜 다칫냐고 꾸짓거나 그카지 말고 그냥 수고햇따 함 안아주라.
내가 진짜 독닙 운동 나갈 때마다 니랑 한 약속이 생각나가 매번 망설여서 접때도 한 번 김석진한테 뒤통수 마즌 거 아나?
니 때문에 나도 갓치 멍청해진 거냐고 캄서... 아무래도 그 작자한테 보일 정도면 니 맹꽁함이 올만는갑다.
안 그칼라캐도 니가 전에 한 얘기가 자꾸 생각나는 걸 우짜노.

혹시라도 지금 이게 니가 말했던 그 운동들 중 하나라면 내 안 나갈 수 업다이가.
내 선택 때문에 과거가 바뀌어뿌면 니가 사는 곳이 디틀릴까 싶어가.
닌 내를 보고 항상 몸 사리라 해써도 당장 볼 쑤 인는 내 나아가는 상처보단 무슨 수를 써도 볼 수 업는 니가 더 걱정댄다. 하여간 손 많이 가는 가시내.




그기선 잘 지내고 있나. 사실 솔찍히 니가 업서진게 아직도 믿기지가 안타.
니 월래 살던 곳으로 잘 가긴 핸는지, 그 담엔 잘 지내고 있는지, 나만 사랑한다캐놓고 딴 놈한테 한 눈 파는 건 아닌지, 내가 접때 준 그 반지는 아직도 갓고 있을런지...
궁금한게 참 만키도 하고, 걱정도 참 만이되고. 






아, 그카고 니 아무리 돌아갓써도 내일이 내 생일인 건 기억하고 있제?
니랑 갓치 맟는 첫 생일이라그 그 허르만 거 말고 이쁜 반지 줄라꼬 돈 모으고 있었는데 이리 홀랑 내뺄 줄은 생각도 못했다 아이가.
진짜 니 다시 만나기만 해바라.
내 아주 칼을 갈고 있다. 전정국이도 아주 눈이 이글거린다 안카나. 그래봤자 니는 내 건대. 참 웃기다.
내 진짜 다시 만나면 원업씨 화 낼낀데 그때도 가시나 니 맘대로 뽀뽀했다 내빼면 진짜로 가만 안 둔다.
다시 생각하니까 또 속이 뒤틀린다.

(참고로 북그러운 거 아니니까 멋대루 오해하지 마라.)

 


 

 

... 다시 만날 땐 도망 모다게 내 꼭 붙들어두고 있을 기다.



내 아무리 이러니저러니 캐도 뭐... 보고싶단 말이다.
니 가기 전에 사진이라도 하나 찍을 걸 하는 후홰가 제일 많이 든다. 하다모태 그림이라도 좋으니까 딱 한 번만 더 보면 소원이 업껬네.
이쓸 때 더 잘해주지 못해 마냥 미안하기만 하고...
니 참으로 잘 지내고 있는 거 맛재?
내 말은 이리 해놨어도 니 진심으로 내가 니 미워한다 생각해뿌면 절때 안된데이. 내 표현은 잘 몬해도 니 많이 좋아하고 아끼는 거 니가 재일 잘 알 꺼라 밎는다.
그러니 위에 농은 맘에 담아두지 말고, 난중엔 나 잘 이즈고 좋은 남편도 만나고.

물논 당장은 안되는 거 알제? 아무리 그캐도 좀... 사람과 사람 간의 얘이가 있다이가.
한 일 년 정도만 내 생각 마니 해라. 이제 내 남은 소원은 니가 거기서 행보카는 거 뿐이다. 명심하래이.

무튼간에, 햄이 이번 일만 잘 마치면 한동안 맘 펴니 지낼 수 있다캤으니 편지 만이 쓰께. 꼭 다 일거라. 알겠제.
나갈 시간이다 되어가 이만 줄인다. 두서 업는 건 미안타. 내 지금 머리가 자꾸 지끈 거려가... 처음에 뭐라칸 건 가벼운 투정이니  웃으며 넘기고. 








... 어, 이 말은 몬해준 것 같으니 이러캐나마 전한다.


만이 좋아했다. 글고 좋아한다.
니의 시간에선 현재형으로 말할 수 이쓰면 하는게 내 자근 소망인데, 할 수 잇슬라나 모르겠네.
정말 이만 줄인데이.











1931년 3월 8일, 민윤기 씀.

 


 


 


 


 


 


 

[방탄소년단/민윤기] 1931년 3월 8일, 민윤기 씀 | 인스티즈
 


 


추신. 

내랑 국이 얼굴 까묵을까 사진 하나 같이 동봉한다. 옆자리는 니 꺼니까, 받으면 잘라붙이든 해서 채우고. 
전정국이 옆에 붙이믄 찌저버릴 거니까 그딴 헛짖거리 하지 말고.


 


 


 

사ㄹ 

                한데이 한다 

사랑사랑사랑  


 

       내 ... 아 염병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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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전에... 읽었던 기억이 나요 작가님.. 그 때도 읽고 눈물 날 뻔 했었는데 다시 읽어도 여전히 눈물날 것 같네요ㅠㅠㅠㅠ 와주셔서 감사해요
5년 전
비회원77.19
라벤더허브예요!

자까님 역시 기억조작 전문이신거죠...? 이러다가는 런던태형도 모자라서 1930년대 윤기까지 제 기억 속에 가득 차겠어요 증말... 사랑한데이... 이번 글도 잘 봤습니다 앞으로도 자주 봐요 자까님 파이팅🙌

5년 전
독자2
아ㅠㅠㅠㅠㅠㅠㅠ 이거 너무 슬퍼요ㅠㅠㅠ 단편도 슬픈데 중장편으로 만났으면 엄청 울었겠네여..ㅠㅠㅠ
5년 전
독자3
뭔데 슬프죠...? 왜이렇게 슬프냐고!!😭😭😭😭😭😭😭😭😭😭😭😭😭😭😭그리고 왜 제가 민윤기가 보고싶죠?ㅋㅋㅋ
5년 전
독자4
하씨ㅜㅜㅜㅜㅜㅜ눈물나여ㅠㅠㅠ왜케 슬프죠 뭔가 담담하면서..
5년 전
독자5
힝....작가님....되게...아...뭉클하고....그냥 느낌이 이상해여ㅠㅠㅠ윤ㄱ기 마음이 넘 잘보여서 더 슬픈 ㅜㅜㅜ글 최고에요진짜..ㅠㅠㅠㅠ작가님 넘 잘읽고갑니다ㅠㅠ내일 또 읽으러 올거에여ㅠㅠ
5년 전
독자6
pp_qq 예요 ㅠㅠㅠ 담담하면서도 너무 슬픈거 아닌가요ㅠㅠ 잘 읽고 갑니다 !! ㅠㅠ 계속 생각날 거 같아요ㅠㅠ
5년 전
독자7
넘넘 잘 읽었어요!!아련하면서 뭉클하고 눈물나고ㅜㅜㅜ너무 슬픈거 아닌가요 자까니무ㅜㅜㅜㅜ 댓글 첨 쓰는데 좋은 글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소중하게 읽을게요
5년 전
독자8
당장 헐마이오니의 모래시계 목걸이를 구해와 여주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5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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