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한 정적이 흘렀다. 후두둑 떨어지는 빗소리만이 그 정적을 깨부수려 노력하고 있었다. 주변의 조직원들은 이미 잔뜩 피를 흘리며 널부러진 시체가 낭자했고, 그 가운데에는 우두머리인 듯한 남자들이 서로의 머리를 향해 총구를 들이밀고 있었다. 그리고 그들의 얼굴에서는 빗물과 함께 정체를 알 수 없는 액체들이 섞여 흐르고 있었다. 남자들의 검은 양복에는 자신의 것인지, 타인의 것인지 모를 혈액들이 뒤엉키어 얼룩져 있었다. 사람을 죽인다는 것, 어쩌면 그것은 조직의 보스에게는 숙명과 같은 일이었다. 하지만 왜 오늘따라 리볼버를 잡고 있는 손이 덜덜 떨려오는지는, 그들만이 알리라. "우린 왜 이럴까?" "글쎄..." "우리는 왜 적일까?" "글쎄..." 질문을 던지는 남자의 말에 다른 남자는 그저 힘이 빠진 웃음을 흘리며 대답할 뿐이었다. 왜 우리는 같은 시대에 태어나 서로를 죽일 운명을 타고 났는가. 왜, 우리는 서로를 죽이기 위해 총을 쥐어야만 하는가. 왜, 우리는, 서로 사랑하는가. 대답할 수 없었다. 단지 서로를 마주 볼 수 있는 시간이 조금 더 있다는 것에 대해 감사를 느끼는 것만이 그들이 할 수 있는 전부였다. 시간이 지날수록 그들은 지쳐갔다. 이젠 끝을 봐야할 때. 그들이 마주할 끝이 눈앞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다음생에도 만날수있을까?" "...당연하지" 그들은 서로의 머리에 겨눈 리볼버의 방아쇠를 서서히 당겼다. 진짜지? 그럼 다음생에 이 자리에서 꼭 만나자. 그렇게 말하는 한 남자의 눈에 고여있던 눈물이 자꾸 늘어나는 눈물의 양을 버티지 못하고 흘러내렸다. 아니, 여기서 말고 진짜 좋은 곳. 너는 엄청 예쁜 집에서 훌륭하게 자랄거야. 그럼 너는? 나는.... 그 옆집 사람. 탕- 두 발의 총알이 총구에서 바깥으로 나가는 소리가 하나로 겹쳐 들렸다. 이미 빗물에 차갑게 식어버린 하나의 몸 속에서 따뜻한 피가 흘렀다. 두 사람이 쓰러졌다. 하나가 되어 흐르는 두 사람의 피. 하나로 겹쳐지는 몸. 그리고 빗소리만이 그 공간을 채우고 있었다. +비담방에서 글을 쓰다가 이제는 여기로 옮겨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혹시 독방에서 보신 분 계실지도 몰라요ㅎㅎ 수능도 끝났으니 연재간격은 좀 짧을 거 같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보고 재미있으셨으면 좋겠어요! 아직은 글솜씨가 그렇게 좋진 못하지만 여려분의 사랑과 관심으로 점점 발전해 나가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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