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내기의 로맨스
개 같은 김한빈 키우기 특별편
글을 시작하기에 앞서, 이 글은 '개 같은 김한빈 키우기'에 이어지는 글입니다
앞의 글을 읽지 않은 분들은 앞의 글을 먼저 읽고 와주세요! 그럼 이해하기 더 좋으실 거에요♡
" 어서 와. "
현관에 들어선 준회의 볼이 빨갛다. 오랜만이라 반가운 마음에 뭐라고 말을 하려다가, 씩 웃으며 준회를 향해 나보다 먼저 어서 와, 하고 인사를 건네는 한빈이 때문에 입을 다물곤 한빈이를 바라보았다. 얘는. 우리 집인데 자기 집처럼 맞아주는 거 봐. 입술을 살짝 삐죽이곤 준회를 올려다보니 낯설지 않은 그 얼굴이 나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살짝 고개를 숙였다.
" 안녕하세요. "
" 응. 오랜만이야. 사람이 되고는 처음 보는 거 같은데, 그치? "
" 네. "
" 키가 더 컸네. "
전에는 한빈이랑 얼마 차이 안 난 거 같은데 이젠 우리 한빈이가 훨씬 작구나. 내 말에 내 옆에 서서 가만히 듣고만 있던 한빈이가 뭐? 하고 되물어 온다. 맞잖아. 사실이라서 딱히 반박할 말은 없었지만 제가 졌다는 것이 자존심이 상하는 듯, 김한빈이 날 못마땅한 표정으로 바라보다가 고개를 획 돌려서 들어가버린다. 뭐야. 그런 한빈이가 귀여워 살짝 웃으며 한빈이를 바라보다, 준회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들어와. 내 말에 고개를 끄덕인 준회가 신발을 벗고 집 안으로 들어왔다.
" 오늘 둘 다 자고갈 거지? "
" 응. "
" 앉아 있어. 저녁 해줄게. "
맛 없을지도 몰라. 내 말에 한빈이는 씩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고, 준회도 교복 마이를 벗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부엌으로 들어가서 냉장고 안에 가득 사두었던 재료들을 하나 둘씩 꺼냈다. 미리 장을 봐두긴 했는데 뭘 만들어야 하나 잠깐 고민이 앞섰다. 만들어 먹는게 귀찮아서 시켜먹거나 자주 사먹는 탓에 오랜만에 부엌에서 이렇게 뭔가를 만들어 보는 것 같았다. 재료들을 보고 뭘 만들 수 있을까 잠깐 고민하다가 결국 처음 정했던 닭볶음탕으로 결정을 하곤 채소를 먼저 꺼냈다. 손을 씻고, 옆에 걸려있던 앞치마를 꺼내 목에 걸었다. 등 뒤로 끈을 묶기 위해 손을 뒤로 뻗는데 끈이 아닌 다른 무언가가 손에 닿았다.
" 어…? 뭐야, 저기 있으라니까. "
" 내가 묶어줄게. "
내 등 뒤에서 끈을 잡은 한빈이가 천천히 끈을 묶었다. 가만히 서서 그 손길만 받고 있으니, 금새 다 묶었는지 한빈이가 내 어깨를 톡 두드렸다.
" 준회랑 놀고 있어. "
" 구준회 지금 티비 봐. "
" 그럼 너도 같이 가서 티비 봐. "
" 싫어. 누나랑 있을래. "
고개를 저으며 내 목을 뒤에서 감싸 안아오는 한빈이의 행동에 피실피실 웃음이 새어나왔다. 내 어깨에 얼굴을 부비던 한빈이가 웃음 담긴 목소리로 말해왔다. 티비보다, 구준회 보는 거 보다 누나 보는게 더 좋아. 어이구…. 한빈이의 말에 웃으며 괜히 한빈이를 툭 쳤다.
" 계속 이러고 있을 거야? "
" 그럼 안 돼? "
" …준회 보잖아. "
" 보면 어때. "
" 이러고 있음 저녁 못 만들어. "
내 말에도 한빈이는 나를 놓을 생각이 없는 듯 꼭 안은 팔을 풀지 않았다. 안 놓을 거야? 웃으며 묻는 내 말에 한빈이가 고개를 끄덕이는게 느껴졌다. 우리 그거 같아. 속삭이듯 말해오는 한빈이에게 뭐? 하고 되물으니 한빈이가 씩 웃었다.
" 신혼부부. "
한빈이의 말에 순간적으로 얼굴에 열이 확 올랐다. 한빈이의 말을 들으니 정말로 그런 것만 같은 기분이었다. 내 얼굴에 열이 오른 걸 느꼈는지 감은 팔을 푼 한빈이가 내 목 언저리에 짧게 쪽, 하고 뽀뽀를 하곤 떨어졌다. 뒤를 돌아 한빈이와 마주보고 서자 한빈이가 날 빤히 바라보았다. 눈에 나만 가득 담은 채로 지그시 날 바라보는 한빈이의 눈빛이 참 사랑스러워서 절로 웃음이 났다.
" 다 되면 부를게. 가서 놀고 있어. "
내 말에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던 한빈이가 내 귓가로 슬며시 다가왔다. 그리고는 웃음 섞인 목소리로 귓가에 작게 속삭였다.
" 네, 여보. "
* * *
항상 혼자 앉아 있던 식탁에 한빈이와 나, 둘이 있게 된 것도 신기했는데 오늘은 셋이다. 한빈이와 나란히 앉아있는 준회의 앞으로 밥을 떠서 놓아주자 준회가 날 바라보며 감사합니다, 하고 말을 해온다. 얼핏 보면 참 어린 것 같기도 한데, 또 어떻게 보면 어른 같아 보이기도 하고…. 묘한 준회의 매력에 준회를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으니 내 시선을 느낀 준회가 힐끔, 날 바라보았다.
" …왜요? "
" 아냐. 아무 것도. "
한빈이의 앞에도 밥을 떠서 놓고 마지막으로 내 앞에도 밥을 놓았다. 완성된 닭볶음탕을 식탁으로 가져가자, 배가 고프긴 고팠던 건지 한빈이와 준회는 한 숟가락씩 입에 떠넣기 바쁘다. 맛있어? 내 물음에 준회와 한빈이가 동시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 모습이 귀여워서 입가에 미소가 걸렸다. 형제도 아니면서 닮았네, 얘들은.
" 누나는 안 먹어? "
" 먹고 있어. "
" 이거 먹어. 이것도. "
먹으면서 날 힐끔이던 한빈이가 먹는 속도가 느린 날 보곤 내 밥 위로 이것저것 반찬을 올려준다. 알아서 먹을게. 내 말에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자꾸만 내 숟가락 위로 반찬을 올리는 한빈이의 행동에 나도 모르게 힐끔, 준회에게 눈이 갔다. 내 눈길을 본 건지 김한빈이 피식 웃었다.
" 구준회는 신경 안 써도 돼. "
" 응…? "
" 얘도 가끔 우리 집에서 이러는 걸. "
무슨 말인지 영문을 모르는 채로 준회와 한빈이를 번갈아 바라보는데, 한빈이의 말을 들은 준회가 고개를 살짝 숙였다. 그리고는 준회의 볼부터 귀까지가 조금 빨개진 게 보인다. 준회가 부끄러워하는 모습이 즐겁다는 듯 구준회를 보며 킥킥대던 한빈이가 닭고기 하나를 또 내 밥 위로 올려주며 말했다.
" 준회 좋아하는 애 있어. "
" 진짜? "
" 응. 걔도 가끔 우리 집에 와서 같이 밥 먹어. 그럼 구준회도 매번 이렇게 반찬 올려줘. "
의외의 모습에 준회를 바라보자 뭐가 그렇게 부끄러운 건지 준회의 귀가 조금 전보다 더 빨개져 있다. 괜히 젓가락으로 밥만 푹푹 쑤시며 입에 떠넣는 둥 마는둥 하는 준회가 귀여워서 나도 모르게 피실 웃음이 새어나왔다. 좋아하는 애 인거야, 아니면 여자 친구 인거야? 하는 내 물음에 준회가 고개를 살짝 들어 힐끔, 날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조금은 작은 목소리로 웅얼대듯 내게 물어왔다.
" 좋아는 하는데…. "
" ……. "
" 고백은 못 하겠어요. "
왜? 그 모습도 귀여워서 입가에 미소를 건 채로 물으니 준회가 서서히 고개를 들어 날 바라보았다. 뭐라고 말을 해야할지 모르겠어요. 내게 무언가 답을 원하는 듯한 준회의 눈빛에 음, 하고 잠깐 고민을 하다가 한빈이를 바라보았다. 한빈이도 내 대답이 궁금한 듯 또 턱을 괴고 날 바라보고 있다. 준회와 눈을 맞추곤 천천히 입을 열었다.
" 글쎄. 진심을 전하면 되지 않을까. "
" …진심? "
" 거창한 말이 필요한 건 아닌 것 같아. "
그리고, 준회의 시선을 피해 한빈이에게로 시선을 옮겼다. 눈이 마주치자 한빈이가 살짝 웃었다. 그 웃음에 나도 웃음이 났다.
" 좋아해. "
" ……. "
" 널 정말 많이 좋아하는 것 같아. "
" ……. "
" 아주 오래 널 좋아했어. "
" ……. "
" 진심이야. 너의 어떤 모습이라도 다 좋아. "
" ……. "
" 이런 말이면 되지 않을까? "
내 말에 날 물끄러미 바라보던 한빈이가 피식 웃음을 흘렸다. 준회의 물음에 대한 대답이기도 했지만 한빈이에게 전하는 내 진심이기도 했다. 내 마음을 읽은 건지 한빈이가 사랑을 가득 담은 그 특유의 눈빛으로 날 바라보았다. 눈을 마주하고 있자 자꾸만 간질거리는 마음 때문에 살짝 눈을 피했다. 내 말을 듣고 생각에 잠긴 준회는 조금 뒤에야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감사해요. 준회의 말에 고개를 저었다. 별로 도움 준 것도 없는걸.
저녁 먹은 걸 다 치우곤 꽤나 늦은 시간까지 거실에 둘러 앉아 게임을 했다. 어디서 가져온 건지 보드 게임을 가방에서 꺼내는 준회의 모습에 몇 시 까지 안 자고 이걸 하려나? 하는 걱정이 앞섰는데, 생각 외로 준회는 피곤했는지 12시가 되어가자 눈에서 졸음이 보이기 시작했다. 피곤해? 한빈이의 물음에 준회가 고개를 끄덕였다. 잘래. 준회의 말에 옆쪽 방을 가리켰다. 저기 가서 자. 침대는 없는 대신 이불은 펴놨어.
" 안녕히 주무세요. "
정말 피곤하긴 한 듯 준회가 하품을 크게 하곤 내게 꾸벅 인사를 했다. 응, 하고 고개를 끄덕이곤 준회를 바라보자 내가 가리킨 방으로 들어가더니 문이 닫히는 게 보인다. 거실 위에 널부러진 게임 카드들을 하나씩 쓸어 모으며 한빈이를 바라보았다. 너는 안 졸려? 하고 물으니 한빈이가 고개를 끄덕였다.
" 나도 저기서 자? "
" 당연한 걸 물어. 안 그럼 어디서 자. "
카드를 정리하며 피식 웃곤 한빈이의 물음에 대답하는데 함께 카드를 치우던 한빈이의 손이 멈춘 것이 보인다. 왜 그러나 싶어서 바닥을 보던 시선을 올려 한빈이를 바라보니 한빈이가 또 그 불만 있는 표정으로 날 바라보았다. 구준회랑 자기 싫어.
" 왜, 준회가 코라도 골아? "
" 그런 건 아닌데. "
누나도 있는데 왜 구준회랑 자야해? 한빈이의 말에 어이없는 웃음이 절로 나왔다. 저 당연하다는 듯한 말투는 뭐야. 거실 위의 카드를 손에 다 쓸어 모으곤 옆 테이블에 올려두었다. 들어가서 자. 한빈이에게 말하곤 앉은 몸을 일으키려는데, 반쯤 일어난 상태에서 갑자기 한빈이가 내 팔을 자기 쪽으로 당겼다. 덕분에 완전히 일어나지도 못한 내 몸은 한빈이의 위로 쓰러지듯 눕게 되었다. 당황한 내가 정신을 차릴 틈도 없이 한빈이는 몸을 돌려 나를 바닥에 눕히고, 팔로 제 몸을 지지한 채로 날 내려다보았다.
" …뭐야, 지금. "
" 준회랑 자기 싫어요, 누나. "
" …일단 좀 일어서는게…. "
" 누나랑 잘래요. "
학교에서처럼 안 하던 존댓말을 하며 날 내려다보던 한빈이는 내가 안 된다고 대답을 미처 하기도 전에 그대로 제 입술을 내 입술에 가져다 댔다. 익숙한 한빈이의 그 감촉에 자연스럽게 내 입은 벌어졌고 언제나 그렇듯 한빈이는 내 안을 천천히 헤집어 놓았다. 그렇게 길지 않은 시간 닿아있던 한빈이의 입술이 떨어졌다. 조금 가쁜 숨에 얼굴이 약간 달아오르는 것이 느껴졌다. 거실에서 이게 뭐 하는…. 내가 또 말을 하기도 전에 한빈이는 다시 내게 닿았다.
어쩔 수 없었다. 한빈이의 혀와 내 혀가 닿는 그 느낌에 자꾸만 가슴은 빠르게 뛰었고 몸에는 열이 올랐다. 조금 전보다는 더 길게 닿아선 날 자극하는 한빈이의 목에 결국 가만히 있던 팔을 둘렀다. 내가 제 목에 팔을 두르자 여전히 입술은 붙인 채로 한빈이의 낮은 곳에서 웃는 소리가 울렸다. 꼭 예전에 늑대일 때 그르렁거리던 소리처럼.
한빈이는 손이 옷 안으로 들어오고 간지럽히듯 닿아오는 한빈이의 손가락에 절로 푸스스 웃음이 났다. 하지 마. 입술을 살짝 떼곤 웅얼거리자 한빈이가 다시 한 번 손가락을 움직였다. 간지러워…. 내 목소리에 한빈이가 피식 웃었다. 한빈이의 손이 가슴 언저리를 움직였고 흐으, 하고 내 입에서 얕은 신음이 새어나올 때 즈음, 갑작스럽게 달칵, 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 ……. "
순간 손으로 입을 틀어 막곤 눈을 동그랗게 뜬 채로 옆을 바라보자 반쯤 열린 문틈으로 준회가 부스스한 머리를 긁적이고 있다. 어, 안 잤어? 당황한 티가 역력한 한빈이가 준회를 향해 묻자 준회가 나와 한빈이를 바라보곤 아, 하는 입모양과 함께 고개를 획 돌렸다.
" 미안. …몰랐어. "
화장실이 가고 싶어서 나온 건데. 의도하지 않게 우리를 보게된 준회도, 의도하지 않게 들켜버린 우리도 서로 민망해서 아무런 말도 못하고 어색한 웃음만 흘렸다. 화장실 저기야, 하고 가리킨 한빈이의 손가락을 본 준회가 고개를 끄덕이며 그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준회가 화장실로 들어가고 올려진 옷을 추스르다 한빈이와 눈이 마주쳤다. 그리고는 둘 다 웃음이 터져버렸다.
" 이게 뭐야…. "
" 구준회 때문이야. "
" 거실이었잖아, 여기. "
우리 잘못이야. 피실피실 웃으며 한빈이를 향해 손을 뻗어 한빈이의 볼을 살짝 감쌌다. 그리고는 그대로 한빈이의 입술에 짧게 쪽, 하고 닿았다 떨어졌다. 오늘은 이걸로 참자. 가서 자. 내 말에 한빈이가 대답 대신 살짝 인상을 쓰곤 날 바라보았다. 왜 그렇게 봐…. 한참을 말 없이 바라보는 한빈이에게 물으니 한빈이가 갑작스럽게 내 손목을 쥐곤 몸을 일으켰다.
" 못 참아. "
그리고는 닫혀있는 내 방쪽으로 날 끌고가듯 걸음을 옮겼다. 잠깐만, 잠깐만, 한빈아? 당황했지만서도 한빈이의 모습이 귀여워서 피실피실 웃으며 한빈이를 따라 방으로 들어갔다. 방 안으로 들어오자마자 내게 제 입술을 붙여오는 한빈이에 살짝 웃곤 조용히 방문을 닫았다.
♡
![[IKON/김한빈] 새내기의 로맨스 4 | 인스티즈](http://file2.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015010317/72b5605d709ba59cf9b364151bafe1c1.jpg)
안녕 여러분! uriel입니다!
오랜만의 새내기에요..♡ 아무래도 지금 주로 연재되는 건 아가씨라 새내기에 조금 소홀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오늘은 오랜만에 새내기로 들고 왔어요
오늘 편은 약한 불마크를 달아야 하나 고민을 하다가.. 불마크를 달면 비회원 분들이 못 보시니까 그걸로 고민을 또 하다가.. 불마크를 안 달기 위해 최대한 단어를 다 삭제하며.. 뭐, 어쨌든 나름 노력한 글이에요 흐흐 (불마크를 안 달기 위해 노력한 ☆)
새내기도 이렇게 끝이 다가오고 있네요! 처음 새내기를 시작할 때 말씀드린 것 처럼, 새내기는 단편으로 개한빈의 끝나지 않은 에피소드만 풀어낸 뒤 끝낼 예정이었기 때문에 아마 얼마 가지 않아서 새내기도 마무리가 될 것 같아요
마무리까지 함께 잘 가주기!♡
오늘 편을 한 마디로 요약하면 이걸까요? '준회야 왜 그랬어..'
어쨌든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댓글 달아주시는 분들, 꾸준히 제 글을 찾아와주시는 분들, 우리 이쁜 한빈이 좋아해 주시는 분들, 추천 눌러주시는 분들, 모두 감사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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