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형X박지민] 동갑내기 과외하기 03 | 인스티즈](http://file2.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015012217/c51567e105a5c369e9b399a56f7bf9e3.jpg)
[김태형X박지민] 동갑내기 과외하기 03
episode.03 그리움이란
" 반갑습니다! "
힘차게 당직실 문을 박차고 들어온 지민이 자신의 자리에 와 백팩을 풀어놓고 탈의실로 들어가서 문을 닫으려는 찰나 지민의 이름이 불렸다. ' 박 간호사님! ' 문을 닫으려는 엉거주춤한 자세로 멈췄던 지민이 고개를 바짝 내밀어 소리의 근원지를 찾았고 방금 들어온듯 한 모습의 간호사를 보고서는 싱긋 웃었다. ' 저 여기있어요! ' 탈의실에서 머리를 빼꼼히 내민 지민의 모습을 보다 귀엽다는듯 웃음을 터뜨린 간호사가 옷을 갈아입고 나오라 했고 지민은 멋쩍게 웃으며 빨리 갈아입겠다 말하고는 탈의실로 들어갔다.
" 저 왜 찾으셨어요? "
간호사복으로 환복한 지민이 미안하다는 듯 웃으며 다가오자 지민을 불렀던 간호사가 지민에게 다가왔다. ' 아까 원장님이 부르시던데. 바로 원장실로 오라고? ' 간호사의 말에 잠시 멍을 때리던 지민이 빨리 오랬다며 재촉하는 간호사의 말에 정신을 차리고는 당직실을 나섰다. 방금 각 잡아 갈아입은 간호사복을 몇번이고 확인하며 손으로 털어 편 지민이 원장실 앞에서 걸음을 멈춰 크게 심호흡을 했다. 잘못한것도 원장이 저를 부를 일도 없었던것 같은데, 어째서 저를 보고싶어 하시는지. 똑똑. 조심스럽게 문을 두드리자 안에서 중후한 목소리가 들렸고 잔뜩 긴장한 지민이 다시한번 긴 숨을 뱉었다.
" 저 박 지민입니다. 부르셨다고... "
작게 얼버무리자 들어오라 말하는 목소리를 듣고 지민은 조심스럽게 원장실의 문을 열었다. 컴퓨터에 시선을 고정했던 원장의 시선에 지민에게 닿았고 굳어있던 지민은 그 시선에 어색하게 웃으며 인사를 했다. 그 모습을 본 원장은 작게 웃음을 터뜨리며 원장실에 구비 된 소파로 지민을 안내했고 지민은 소파에 앉아 자신의 맞은편에 앉는 원장을 가만히 쳐다보았다. 마주앉아 한참 뜸들이듯 말하지 않는 원장에 지민은 내심 불안해 잘리는건가하며 저의 병동에서 있었던 생활을 차차 되돌아보고 있었다. 죽기전에 파노라마가 지나가듯 그런 느낌이랄까.
" 박 간호사. "
" 원장님! 자르지만 말아주세요! "
아뿔싸. 지민이 저가 뱉은 말에 놀라 황급히 제 두 손으로 입을 가려냈다. 저를 뚫어져라 쳐다보는 원장에 저절로 고개가 숙여지고 두손을 공손히 무릎 위에 모은 지민이 아랫입술을 꾹 깨물었고 원장의 입에서 나올 말만을 기다리며 눈을 꾹 감았다. 사형을 앞둔 사형수 마냥 긴장해 있는 지민을 보던 원장은 웃음을 터뜨렸다. 그에 지민은 고개를 들었고 호탕하게 웃던 원장은 지민의 의아한 시선에 웃음을 멈추고 목소리를 가다듬은체 인자하게 웃으며 말을 이었다.
" 난 지민이가 태형이를 맡아줬으면 좋겠어. "
" ㄴ, 네? 그 싸... 아니 김태형씨요? "
" 태형이가 까다로워서 다른 간호사들이 꺼려하는것 같아서. "
마치 원장이 악마로 보이는 기이한 현상을 체험하던 지민은 저의 대답을 기다리는 아니 무언의 압박을 하고 계시는 원장 선생님을 한참이나 바라보다 긴장해서인지 땀이 나버린 손을 바지에 닦으며 아랫입술을 꾹 깨물었다. 그 모습을 보며 미안하다는 듯 웃는 원장과 눈이 마주친 지민이 현실을 도피하고 싶음에 눈을 느릿하게 감았다 떴지만 현실은 냉혹했다. 원장실이 바뀔리 없었고 제 두 귀로 들은 말이 바뀔리가 없었다.
" 김태형 씨, 말이죠? "
믿기지 않는 다는듯 재차 물어본 지민이 고개를 끄덕이는 원장을 보고 한숨을 내쉬었다. 울리는 핸드폰에 미안하는 듯 웃음을 지어보인 원장이 지민에게 다가와 어깨를 잠시 주물러 주고는 전화를 받으러 자리에서 떠났고 지민은 멍때리며 가만히 있다 힘없이 자리에서 일어섰다. 대체 이해가 가지 않는다. 왜 저가 김태형을 맡아야하는지, 그래도 잘리는것 보다야 낫긴 하다고 생각한 지민이 어쩔수 없음에 자기 합리화를 시키며 힘없이 문고리를 잡았을 때 원장이 잠시 전화기에서 귀를 떼고는 나가려는 지민을 불러 세웠다.
" 지민아. "
" 네? "
" 많이 호전되고 있어. "
한없이 우울하던 지민의 얼굴이 밝아졌다. 그리고는 감사하다며 연신 꾸벅 인사를 해보이고는 조심스럽게 문을 닫고 나온 지민이 나오자마자 피어오르는 웃음에 벌어지는 입을 손으로 가려가며 빠르게 당직실을 향해 발걸음을 옮기는 지민의 표정은 아까의 우울함은 어디갔는지 마냥 즐겁기만 했다. 한껏 웃음을 지으며 계단으로 올라가던 지민이 앞을 보지않고 저 혼자 웃다 누군가와 부딪혔고 사과하려 고개를 들자마자 마주친 눈에 어색하게 웃어보였다.
" 어디...가세요? "
어색하게라도 웃으며 말을 건냈는데 그냥 지나침에 입을 삐죽이던 지민이 아차 했다. 말을 못하는 이에게 말을 시켰으니 그냥 지나가는게 당연하다 생각한 지민이 고개를 끄덕이다 다시 절망에 빠졌다. 저런 태형을 재활해야 하는게 저였다. 계단에서 태형이 지나간 자리를 한참이나 보던 지민이 다시 힘없이 당직실로 걸음을 옮겼다. 당직실로 들어가자 다른 동료들이 동시에 저를 바라봤고 어리둥절한 지민이 고개를 갸웃했지만 지민에게 오는 말들에 닥쳐올 현실이 생각나 지민은 좌절했다.
" 김태형씨 담당이라면서요? 수고해요. "
태형의 담당이었던 제 후배격의 간호사가 저를 보며 미안한 표정을 지었다. 허나 그건 지민에게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고 더 좌절감을 불러올 뿐이었다. 역시 병동의 힘든 일은 남자인 제 몫이었다. 괜찮다며 열심히 하겠다고 말한 지민이 자리에 앉자마자 위에 올려져 있는 차트를 보고는 한숨을 쉰 뒤 자리에 앉아 정리된 차트를 천천히 읽기 시작했다. 이름부터 시작해서 나이, 병명이 간단하게 적혀있는 종이를 천천히 보다 첫장 맨 끝에 적힌 재활 시간표에 날짜와 요일, 시간을 비교해보다 벌떡 일어났다. 지금은 그의 재활시간이었다. 그것도 30분이나 넘어선 재활시간.
" 재활시간을 알려주기라도 하던가. "
한없이 툴툴 거리면서도 태형의 병실 앞에 도착한 지민이 잠시 망설이다 살며시 태형의 병실 문을 열었다. 병실 문을 살며시 연 지민은 문 틈으로 안을 들여다 봤지만 병실의 주인이 보이지 않아 활짝 열고는 병실 안으로 발자국을 떼었지만 그곳에도 없었다. 고개를 갸웃하던 지민은 당직실에 가기 전 마주친 태형의 모습을 기억하고는 잠시 생각하다 기다리기로 마음을 먹고는 병실을 둘러보다 창가로 향했다. 내려가는걸 보니 아마 밖으로 나간것 같은데.
" 뭐야, 어딜 간거야. "
열려있는 창문에 몸을 기대어 창문 밖으로 몸을 내민 지민이 이리저리 둘러보기 시작했다. ' 전망이 아주 좋네. ' 저혼자 실없이 얘기하며 병원의 호수며 공원을 둘러봤지만 어디에도 태형의 모습이 보이지 않음이 의아해 이리저리 두리번 거리던 지민이 문득 태형과 닮은 뒷모습을 본것만 같아 몸을 더욱 창 밖으로 기울였다. 아무리봐도 태형이 맞는것 같아 이름을 불러보려던 지민의 몸이 거센 악력에 의해 갑작스럽게 뒤로 넘어갔고 갑작스러운 힘에 지민의 몸이 힘없이 뒤로 딸려갔다. 순식간에 창문에서 멀어진 지민이 자신을 감싸오는 팔에 딱딱히 굳어버렸다.
" ㄴ...누구세요? "
겁에 질린 지민의 떨리는 목소리가 병실을 울렸다. 아무 대답없는 것에 더욱 공포를 느낀 지민이 벗어나려고 작게 몸을 움직이자 긴 팔이 더욱 지민을 꽉 감싸 안았다. 입술을 꽉 깨문 지민이 머릿속으로 여러가지 티비에서 봤던 호신술을 생각하며 움직이려는데 아래로 보이는 익숙한 손에 행동을 멈췄다. 어설프게 붕대가 감긴 손, 의아함에 고개를 돌려 살짝 얼굴을 확인한 지민이 놀람에 눈을 크게 떴다.
" ...ㄱ...김태형 씨? "
저를 꽉 안고있는 것에 당황해 말까지 더듬으며 태형을 부르자 그제서야 꽉 안고있던 손을 놓은 태형에 지민이 어색하게 뒤로 돌아 태형을 마주봤다. 아까는 분명 불안해 보였는데 이제는 왠지 화난것 같아 보이는 태형의 얼굴에 주눅이 들어버린 지민이 태형의 눈치를 보며 어색히 웃어보였지만 태형은 그를 외면한체 침대에 가 걸터 앉았다. 그에 뻘쭘하게 서있던 지민이 태형의 앞으로 다가섰다.
" ...저 김태형씨... 화났어요? "
" ... "
" 맘대로 병실 들어와서 그래요? "
제가 이제껏 봐온 태형이라면 그걸로 화내기 충분했다. 조심스럽게 물어오는 그 목소리에 고개를 들어 지민을 바라본 태형이 창가로 시선을 돌렸다. 그 모습에 어쩔줄 몰라하던 지민이 결국 태형과의 이 지루한 침묵이 길어질것 같음에 간이의자를 끌어다 앉았다. 간이의자가 내는 소음에도 꿈쩍 않는 태형을 가만히 보던 지민이 결국 정적에 이기지 못해 먼저 입을 열기 시작했다.
" 김태형 씨, 내가 이제 김태형 씨 담당이에요. "
" 내 이름도 모르죠? "
" 박지민이고 나이는 26살. "
재활 전에 먼저 친해지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한 지민이 이리저리 말을 해봤지만 창 밖을 보는 태형의 시선은 움직일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 모습에 작게 한숨을 쉬던 지민이 태형의 관심을 끌 방법이 없을까 생각하다 찬찬히 아까 전에 읽은 간단한 태형의 차트를 떠올렸다. 순간 머릿속에 떠오른 것에 지민이 빙긋 미소 짓고는 실행에 옮기기에 나섰다.
" 태형아. "
병실에 울리는 지민의 목소리에 창 밖을 바라보고 있던 태형의 고개가 지민에게로 향했다. 태형이 저를 봄에 밝게 미소 지은 지민이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 나랑 동갑, 이던데. ' 말을 하며 다시 웃는 지민에 태형이 무심하게 쳐다보다 다시 고개를 돌렸다. 그 모습에 지민은 욱함을 참고는 주먹을 꽉 쥐었다. 환자의 앞에서 화를 내는건 되지 않을 일이었다.
" 내일부터 재활 시작할건데, 괜찮죠? "
" 시, 좋아해요? "
사실 어떻게든 막무가내로 말을 해보게 만들려는 셈으로 말을 이리저리 걸어보았는데 관심도 주지 않음에 지민은 좌절감이 앞섰다. 어떤 식으로 다가서야할까 고민하던 지민이 태형의 선반 위에 올려진 시집에 태형에게 넌지시 질문을 던졌지만 태형은 여전히 창 밖에 시선을 두고 있었다. 태형의 눈치를 보던 지민이 살며시 일어나 선반 앞으로 가 시집을 집었을 때도 태형의 시선은 창 밖을 향해 있었다.
" 시 읽기, 어때요? "
시집은 의외였다, 외관상 김태형에게. 시집을 훑어보려 넘기던 지민이 많이 펼친듯 자연스럽게 펼쳐지는 페이지에서 시선을 멈췄다. 다른 페이지들과는 다르게 많이 닳고 구겨져 있는 것에 태형을 잠시 쳐다보며 넌지시 말을 건내 봤지만 여전히 저에게는 관심이 없었다. 다시 시선을 돌려 시를 읽어보려던 지민이 병실 문이 열리는 소리에 시집을 덮고 문 쪽으로 시선을 던졌다.
" 태형!... 어? 박간. "
" 안녕하세요, 선생님! "
불리는 제 이름에 태형이 고개를 돌렸고 들어온 사람에 놀란건 지민이었다. ' 지민씨가 태형이 담당이에요? ' 웃으며 말을 건내는 사람을 보던 지민이 고개를 끄덕이며 시집을 선반에 내려놓았다. 담당이라는 말에 고개를 끄덕이던 사람은 저를 바라보기만 하는 태형에게 다가섰고 그사이 자리를 비켜줘야 할것만 같아 시계를 보던 지민이 가봐야겠다며 인사를 하고는 저를 보지 않는 태형에게도 인사를 한뒤 당직실을 나섰다.
" 석진쌤, 저 가볼께요? 김태형 씨. 저 다음에 올께요! "
인사를 나눈 뒤 당직실로 가던 지민이 의아함을 감추지 못했다. 석진은 이 병동에서 원장 밑에 있는 유일한 의사였다. 원장의 아들이기도 한데 친절함의 아이콘으로도 유명하고 지민을 잘 챙겨주는 사람이었다. 그런데 왜 태형을 알고있는지, 주치의라도 되는건가. 복잡한 생각을 하던 지민이 당직실에 들어서 고개를 마구 흔들다 자신의 책상에 노트북을 켜고는 인터넷에 접속했다.
" ...이정하, 그리움이란... "
검색을 하자 바로 나오는 시를 읽던 지민이 고개를 갸웃했다. 처음 들어보는 시가 아니었고 굉장히 익숙한 시였다. 그리고 방금 전 태형의 시집에서 본 태형의 손 때가 묻었던 페이지의 시였기도 하고. 왜 이런 시를 그렇게 손때가 나도록 프린트 된 글이 닳도록 읽은건지. 한참을 모니터에 시선을 두던 지민은 주머니에서 울리는 호출기에 조금 더 모니터에 시선을 두다 자리에서 일어나 호출기에 응답을 했다. 지민이 당직실을 빠져나가고 난 뒤에도 시가 담긴 모니터는 밝게 켜져 있었다.
그리움이란 참 무거운 것이다
어느 한 순간 가슴이 꽉 막혀 그 자리에 털썩 주저 앉게 할 만큼
어떤 날은 살아있다는 것 자체가 짐스럽다 여기게 할 만큼
따지고 보면 그리움이란 멀리 있는 너를 찾는것이 아니다
내안에 남아있는 널 찾는 일이다
너를, 너와의 추억을 샅샅이 끄집어내 가슴을 찢는 일이다
그리움이란 참 섬뜩한 것이다.
이정하, 그리움이란
01.
항상 부족했지만 이번화는 더욱 부족한 느낌에 죄송스러운 마음 뿐입니다 ㅠㅠ
혹시 제 분량이 너무 작은가요? 작다면 댓글에 적어주세요! 더 늘려보도록 하겠습니다!
02.
이해가 안되시는 내용이 있으시다면 참고 끝까지 읽어주세요!
오늘 나온 시는 [ ' 이 정하 ' 시인님의 그리움이란 ] 입니다!
03.
항상 부족한 글을 포인트 내어 읽어주시는 독자님들과 댓글 달아주시는 독자님들 감사합니다♥
04.
저의 유일한 암호닉이신
( 침침님 ) 감사합니다♥
[출처] 이별에 관한 글귀 : 이별에 관한 시|작성자 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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