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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혁 몬스타엑스 강동원 김남길 온앤오프 성찬 엑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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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가을바람이 지나간 인연을 다시 데려왔다. 다시 이런 식으로 만나게 될 줄은 정말 생각지도 못했다. 만난다고 해봤자 며칠 전 길에서 만난 것처럼 스쳐지나가듯이 그렇게 만날 줄로만 알았는데, 이건. 그러니까 지금 이 상황은 말이 안돼도 너무 안된다.   

  

  

"잘 부탁해 민준이. 말 잘 들을거야."  

"네."  

"아까부터 웬 존댓말이야? 안어울려."  

"..."  

"여기서 일하는지는 몰랐네. 진작 올걸. 보고싶었는데."  

  

  

이 상황에서 저런 말을 아무렇게도 않게 말하는 형을 보니 속에서 뭔가 울컥 치밀어오른다. 형은 나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었던걸까. 날 생각하기는 했을까? 원망스러운 눈빛으로 형을 바라봤다. 내 눈을 피하지도 않고 오히려 태연하게 왜 그렇게 보냐는 식으로 고개를 갸웃하는 형에 입술을 깨물었다.  

  

  

"갈게. 좀 바빠서."  

  

  

형은 민준이 손을 내게 넘겨주고 그대로 가버렸다. 내 손에 잡힌 작은 손의 주인은 나를 조금 두려운 눈빛으로 쳐다봤다. 나는 왠지 민준이에게 정을 많이 줄 수 없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민준이 손을 꼭 잡고 곧 아이들이 들어올 교실로 들어갔다.   

  

  

"잠깐만 여기 있자, 선생님 옷 갈아입고 올게요."  

  

  

옷을 갈아입으러 문을 열고 들어서자마자 그대로 문을 닫고 기대버렸다. 앞으로 형을 계속 볼 자신도 없고 민준이를 잘 가르칠 자신도 없다. 그렇다고 또 형 때문에 내 모든 것을 포기할 수도 없었다. 억눌린 한숨을 내뱉었다. 더 답답한 건 아까 형의 말에 설레였다는거다.   

  

한참을 기대어 머리를 싸매고 생각하다 내린 결론은 나중에 생각하자,였다. 감정들을 애써 억누르고 앞치마를 둘러메었다. 그리고 거울을 보며 머리를 정리하고 날 기다리고 있을 민준이에게로 갔다. 민준이는 얌전히 앉아서 자동차를 가지고 놀고 있었다. 내가 다가가니 그제야 고개를 들어 나를 본다.  

  

  

"선생님."  

"응? 선생님이 좀 늦게왔지. 미안해."  

  

  

민준이는 아니라는 듯이 고개를 저었다. 볼살이 귀엽게 출렁거린다. 머리를 쓰다듬어주고 민준이를 안아들었다.   

  

  

"선생님이랑 같이 친구들 만나러 갈까?"  

  

  

몇 분 뒤면 유치원버스가 들어올 시간이라 민준이에게 친구들 얼굴도 익히고, 친구들에게 간단히 민준이 소개도 해줄 겸 해서 같이 나가기로 결정했다. 민준이는 아직 아는 사람이 나뿐이라 그런지 나가는 중에도 내 목을 꼭 감싸안고 유치원을 이리저리 둘러봤다.  

  

  

  

  

[곧 감]  

[곶감ㅋㅋㅋ]  

[ㅈㅅ]  

  

지호의 카톡에 웃음이 픽 새어나왔다. 하지만 곧 이어지는 한숨에 내 휴대폰은 다시 앞치마 주머니로 들어가야했다. 오늘하루가 어떻게 지나갔는지도 모르겠다. 아마 이 일을 하면서 최고로 정신없는 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수업을 할때도 어디선가 형이 지켜보고 있는 기분에 눈치를 봐야했고 민준이의 눈빛이 형을 닮아 민준이를 볼 때면 괜히 혼자 뜨끔해 고개를 슬쩍 돌리곤 했다. 난 잘못한게 없는데.  

  

  

"에휴.."  

  

  

앞치마 주머니에 손을 푹 넣고 운동장 벤치에 털썩 앉았다. 오늘은 지호가 다영이를 먼저 보내라고 해서 차에 태워 보냈는데, 그럼 왜 여기서 만나자고 한거지? 발끝으로 모래바닥을 슥슥 문질렀다. 무지개 같은 모양이 되버린다. 색깔없는 무지개. 나는 그 모양을 한참이나 쳐다봤다.  

  

  

"김유권!"  

  

  

익숙한 목소리에 고개를 들어보니 지호가 서있다. 맑게 웃으며 지호를 반겼다. 지호는 또 멍때리고 있었지, 하며 내 옆자리에 앉는다. 하여튼, 귀신같이 내가 뭘 하고 있었는지 안다. 새삼스럽게 지호가 신기해 바라보니 갑자기 멍하게 빨려들어가는 느낌에 계속 빤히 쳐다보게 되었다. 이럴때면 아무 생각도 나지않고 내가 보고 있는 것만 내 눈에 들어오게 되는데, 나는 이게 좋다.  

  

  

"뽀뽀해달라고?"  

  

  

어?  

  

  

"알겠어."  

  

  

뭐라고 말할 틈도 없이 입술에 입술이 닿았다 떨어진다. 지호가 재밌다는 듯 킥킥 웃는다. 나도 어색한 헛웃음이 나온다. 이럴때마다 나는 어떤 반응을 보여야 할지 모르겠다. 어떡해. 몰려드는 민망함에 고개를 숙였다.   

  

가끔씩은 유치원 그네에도 앉아있을만 하다. 앉아있는다고 해봐야 엉덩이가 아파서 5분을 채 못앉아있지만 잠깐 쉬었다 가기에는 좋은 장소 같다. 지금 지호와 나도 얘기하면서 운동장을 걷다가 쉬어가고 있다. 앞뒤로 그네를 움직여가며. 오로지 그네가 움직이는 소리만 귀에 들어왔다.  

  

  

"오늘은 다영이도 없는데 왜 여기서 보자고 했어?"  

"여기서 보고싶어서."  

"왜?"  

"앞치마를 밖에서 두를 수는 없잖아."  

  

  

의외의 대답에 지호를 쳐다보니 마주보고 씩 웃는다.  

  

  

"오늘 유치원에 애기 한 명 새로왔다며."  

"응."  

"어때?"  

  

  

어때?라는 두글자가 가슴을 쿡쿡 찌른다. 지호는 별 생각없이 말했을텐데, 왠지 나를 떠보는 말인 것 같아 갑자기 긴장된다. 애써 아무렇지 않은 척 계속 그네를 움직였다.   

  

  

"...애기들이 다 귀엽고 그렇지."  

"특별히 더 귀엽고 그런거 없고?"  

  

  

탁, 발로 그네를 멈추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오늘따라 예민해진건지 평범한 질문에도 긴장하는 내 모습에 내가 견딜 수가 없다. 내가 왜 이렇게 해야하는 걸까. 지호에게 또 미안해진다.   

  

  

"미안, 지호야. 나 옷 갈아입고 올게. 밥먹으러 가자."  

"어? 어..."  

  

  

놀란 듯한 표정을 하고있는 지호를 뒤로하고 유치원 안으로 들어갔다. 내가 지금 이러는 건 그네가 너무 불편해서 그러는 거다,하고 되뇌이며.   

  

  

  

  

저녁에 제법 찬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저녁이 이러면 아침에도 추워지겠지. 며칠 뒤부터는 아침에 미리 교실 데워놔야겠다. 머리 속에 떠오르는 아이들 얼굴에 마음이 훈훈해져 자연스레 미소가 지어졌다. 지호는 나를 힐끔보더니 자기도 따라웃었다. 고개를 들어 지호를 보았다.  

  

  

"왜 웃어?"  

"그냥?"  

"뭐야. 음, 뭐 먹고싶은거 있어?"  

"아니, 그닥."  

"그럼 스파게티 먹을래?"  

  

  

지호는 잠시 생각하는 듯 하더니 고개를 두어번 끄덕인다. 가자,하고 앞서나가자 지호가 팔을 잡아끌어 품에 가둔다. 왜 그러냐는 듯 쳐다봐도 지호는 내 눈을 빤히 보기만 할 뿐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할 말이 많은 눈빛 같은데. 빠져나가려고 움직여도 더 꽉 잡기만 한다.   

  

  

"왜에."  

"..같이 가자고."  

  

  

지호는 내 생각과는 다른 조금 엉뚱한 말을 하고는 그제야 나를 품에서 풀어주었다. 뭐지? 고개를 갸웃하고는 앞에 보이는 식당으로 향했다.   

  

지호는 식당에 들어와서 앉을 때까지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그러다보니 주문한 음식이 나와서 먹을 때도 지호 눈치를 보게 되었는데, 어쩐지 지호는 포크에 손도 대지않았다. 가만히 턱을 괴고 내가 먹는 것을 보고만 있었다. 눈빛이 묘한게 뭔가 나를 원망하는 느낌이다.  

  

  

"배안고파? 왜 안먹어. 어디 아퍼?"  

"배는 고픈데, 이게 별로야."  

  

  

하고 손가락으로 스파게티를 가르키는 지호. 스파게티에 벌레라도 들어갔나싶어 스파게티 쪽으로 눈을 돌려봐도 맛있어 보이기만 한데.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 아, 맞아. 머리에 불현듯 생각이 스쳐지나갔다. 지호는 스파게티를 싫어한다.  

  

  

"이제 생각났지."  

"응..."  

  

  

딱히 화나보이는 건 아니지만 지호의 눈에는 섭섭함이 묻어있었다.   

  

  

"왜, 왜에. 나 화 안났어 얼른 먹어."  

  

  

지호는 나를 안심시키려는 듯 입가에 미소를 띠고 손을 뻗어 내 머리를 마구 헝클였다. 포크도 직접 내 손에 쥐어주었다.  

  

  

"먹어. 대신 다음에는 내가 좋아하는 걸로. 됐지?"  

  

  

됐지?하며 눈을 마주보고 고개를 끄덕이는 지호를 따라 얼떨결에 고개를 움직여버렸다. 지호는 이제 진짜 됐다는 듯 의자에 편안하게 기대서 나를 봤다. 맛있게 좀 먹어봐,하고 나에게 투덜거리기도 했다. 그래도 마음이 많이 불편하다.   

  

불편한 마음은 지호와 헤어지고 집에 와서도 지속됐다. 연인사이임에도 지호와 나를 누군가가 비교하는 것만 같았다. 지호는 이런데 너는 왜그래?하고 누군가가 꾸짖는 것 같다. 침대에 걸터앉았다. 괜히 나혼자 우울해져버린 것 같다. 이건 지호가 아니라 순전히 나때문이다. 너무 깊게 생각하지 말아야지.   

  

  

  

=  

  

딱히 특별한 내용이 없는 3화  

유치원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제가 잘 몰라서 상상해서 쓰는거라서  

잘 안맞는 부분이 있을 수도 있어요 

  

봐주시는 분들 감사합니다  

댓글달아주신 분들도 감사합니다  

  

가끔 쪽지와있을 때 들어가보고 깜짝깜짝 놀라요ㅋㅋㅋ  

  

문제는 이렇게이렇게적어야지 하고 적어둔 걸 어딘가에 두고왔다는게..  

오타있으면 말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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