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현현우기웅주원] 그들의 법정 03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d/e/b/debf89fe73bd973e7695fd1d86e19574.jpg)
Anya Marina - All the same to me
되는 일이 하나도 없네. 수현이 답답한지 넥타이를 신경질적으로 끌러내렸다.
"일단 알았어. 형은 피해자랑 이현우 학교로 가서 뭐 좀 얻어봐, 난 이현우 좀 만나야겠다."
"그래. 수고해."
"형도."
수현이 차에 시동을 걸었다.
"문검사님, 증인신청 마쳤습니다."
"...수고했어, 좀 쉬어."
주원은 이 사건을 꼭 이겨야했다.
살인사건임에도 정황이 확실한 비교적 쉬운 케이스에 속했고, 무엇보다 변호인단에 떡 하니 쓰인 박기웅이라는 세글자가 주원을 자극했다.
당연히 국선이 맡을 줄 알았던 사건을 사선변호인이 맡았다는 것도 의아했는데, 그게 박기웅이라니.
현우는 그 전날보다 비교적 침착했다.
수현이 그런 현우가 빤히 바라봤다. 아무리봐도 누굴 죽일 애로는 보이지 않는데.
워낙 싸이코같은 사람들을 많이 봐온지라 겉모습만 보고는 그런 생각을 잘하지 않는 수현인데, 현우를 보고있으면 왠지 자꾸만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날 박연준이 얼마나 때렸어?"
"그냥, 평소보다 좀 더요."
"솔직하네. 법정에서는 그러면 불리해. 묵비권을 쓰자."
"......"
"걔가 널 왜 괴롭히기 시작한거야?"
수현의 질문에 현우의 눈커풀이 파르르 떨리고 손을 떨기 시작했다.
수현이 두손으로 그런 현우의 손을 꼭 잡았다.
"말해봐."
"말할 수 없어요."
"나한테는 말해야 되."
"...죄송해요."
답답함을 못이긴 수현이 식탁을 탁 치고 일어섰다.
갑작스런 수현의 행동과 마찰음에 현우가 화들짝 놀라 어깨를 움츠렸다.
"이 재판 이기고 싶지 않아? 나만 이기고 싶은건가, 그래?"
"......"
"평생 감방에서 썩고 싶어? 니가 무죄라면 그걸 입증해야 할 거 아니야!"
수현이 다시한번 식탁을 쾅 내리치며 윽박질렀다.
잔뜩 주눅이 들어 고개를 숙이고 있는 현우를 본 수현이 겨우 마음을 추스르고 다시 현우의 앞에 앉았다.
"현우야 나 봐."
"..."
"나 봐."
현우가 고개를 살짝 들어 수현의 눈을 바라봤다.
수현이 의자에 일어나 허리를 굽혀 현우의 두 어깨를 손으로 꽉 붙잡았다.
"내가 너를 지킬 수 있다고."
현우는 말없이 그런 수현의 눈만 뚫어지게 응시했다.
"내가 너, 지켜준다고, 알아들어?"
현우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제서야 현우의 어깨를 놓은 수현이 제자리에 앉았다.
"더 할말 있어?"
"...없어요."
"그럼 가볼게. 공판 날에는 내가 직접 데리러 올테니까 집에 있어."
수현이 수트자켓을 입고 서류가방에 챙겨 현관으로 향했다.
"저, 변호사님."
수현이 뒤를 돌아보자 현우가 다가와 수현의 손목을 손으로 꼭 붙잡았다.
"저는, 지금 믿을 수있는 사람이 변호사님밖에 없어요."
현우의 목소리가 부들부들 떨리고 있었다.
"...그러니까 변호사님도 저 믿으셔야 돼요..?"
수현이 현우의 손목을 다시 잡고 확 끌어당겨 품에 안았다.
"너는 내가 시키는 대로만 해."
"......"
"그런 걱정은 하지도 말고."
의뢰인에 감정을 이입하지 말고 객관적으로 보라고, 그렇게 배웠었다.
그런데 지금 수현은 그런 걸 넘어서서 사적인 감정을 느끼고 있는건가 싶었다. 그러나 이내 이것 또한 일의 일부라고, 그렇게 생각했다.
"문검사측이 피해자의 친모를 증인으로 신청했어."
"처음부터 세게 나오겠다 이건가."
"그보다 문제는 우리가 세울 증인이 아직 없다는거지."
기웅이 의자에 앉아 서류한장을 꺼내 살펴보기 시작했다.
"우리 지금 세울만한 증인은 이현우가 알바했다는 주유소 사장, 학교 담임선생님, 그 외 이웃분들 정도?
그마저도 이현우가 그럴만한 애가 아니라는 것 밖엔 할 증언이 없어."
"됐어. 우린 증인 없이 간다."
"뭐? 미쳤어?"
수현의 단호한 말에 기웅이 벌떡 의자를 박차고 일어났다.
"어설퍼, 세워봤자야. 대신 검사측 증인을 역이용할거야."
"너 지금 그게 얼마나 위험한 소린지는 알고 하는 얘기야?"
"처음부터 이 사건은 우리한테 불리했어, 더 이상 불리해질 것도 없는데, 부딪혀봐야지."
수현이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사건의 전말을 적어놓은 보드를 응시했다.
첫 공판날이 다가왔다.
배심원들과 참관인들이 속속 법정안에 들어차기 시작했고, 일부러 일찍 도착한 기웅이 문앞을 기웃거렸다.
검사측자리에 앉아 서류를 정리하는 주원의 모습이 보였다. 자식, 시간약속은 여전히 철저하네.
"안 들어가고 뭐해?"
현우와 함께 법정에 도착한 수현이 기웅의 바로 옆으로 붙어섰다.
"아니, 들어가자."
수현과 기웅, 현우 셋이 법정안으로 들어서자 사람들의 시선이 쏠렸다.
아무래도 검찰에 기소당한 용의자의 신분이다 보니, 혐의가 확정되지 않았어도 사람들이 현우를 보는 시선이 좋을리는 없었다.
현우가 고개를 숙인 채 발걸음을 잘 떼지 못하자, 수현이 현우의 손을 꽉 붙잡고 법정안으로 이끌어 피고인석에 앉혀놓았다.
주원이 그런 둘의 모습을 흥미롭다는 듯 지켜봤다. 기웅이 주원을 바라보자 주원이 잠시 눈을 맞혔다 이내 시선을 판사석으로 돌려버렸다.
"곧 재판이 시작됩니다. 핸드폰을 꺼주시고 정숙해주시기 바랍니다."
법원경위가 사람들에게 주의를 주고, 배심원과 검사, 변호사, 피고인의 출석을 확인했다.
재판장이 본격적으로 재판의 시작을 알렸고, 간단한 최초진술이 끝났다.
"사건현장의 사진들입니다."
주원이 마이크 앞에 서서 화면에 사진들을 띄웠다.
추락의 충격으로 움푹 패인 화단과 그 주위에 어지럽게 널부러진 피해자의 유류품들의 사진이었다.
주원이 증인석으로 다가가 섰다.
"사진 속 물건들이 피해자 박연준군의 것이 맞습니까?"
"...네."
"박연준군이 언제쯤 집을 나갔습니까?"
"저녁 9시쯤 나갔습니다."
"나가면서 무슨 말을 했습니까?"
"...이현우를 만나러 간다고 했습니다."
대답을 하는 부인의 목소리에 울음이 간간히 섞였다.
"피해자 박연준군은 평소에 피고인 이현우를 상습적으로 괴롭혀온 사실이 있습니다.
사건 당일 낮, 피해자는 피고인에게 심한 구타를 가했고 이에 앙심을 품은 피고인이 피해자를 불러내 살해한 정황이 충분하다고 봅니다.
이상입니다."
주원이 자리에 앉자, 차례에 따라 수현이 자리에서 일어나 마이크 앞에 섰다.
그리고 화면에 뜬 사진을 가리켜 레이저를 쏘았다.
"이 사진을 주목해주시죠."
사진 속 화단에 피해자의 유류품들이 흩어져있었다.
"범인은 피해자를 옥상에서 밀어 살해한 뒤, 다시 밑으로 내려와 화단과 물건들을 정리하지도 않은 채 사체만 챙겨 자리를 떴습니다.
유류품들은 범행사실을 확인하는 데 중요한 단서가 됩니다. 그런데 이를 그대로 두고 급히 달아난 점은, 범행이 우발적이었다는 증거가 될 수 있습니다."
수현이 마이크 앞에서 나와 참관인들을 보고 섰다.
"검사측의 주장대로라면, 피고인은 낮부터 피해자에게 앙심을 품고 범행을 계획했고 이를 실행했습니다.
그런데 사건현장의 모습은 계획적인 범행이었고 보기 힘듭니다. 또한 이 물건들 중 어떤 것에서도 피고인의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이 사건은 피고인의 소행으로 단정짓기에는 아직 무리가 있습니다."
제법이네. 주원이 참관인들을 향해 주장을 펼치는 수현을 말없이 노려보았다.
수현이 증인신문을 위해 증인의 앞으로 다가가 섰다.
"증인은 아들이 평소에 이현우를 괴롭히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죠?"
"......"
"학교에서도 몇번 연락이 간 걸로 아는데요, 알고 있었죠?"
"...네."
"그런데 왜 아드님이 이현우를 만나러 간다고 하였을때 제지하지 않았습니까?"
"지금은 잘 지내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피해자가 없어진 걸 언제 알았죠?"
"다음 날 아침에 일어나보니 아들이 없어, 그때 알았습니다."
"왜 그 전날 밤엔 찾지 않았죠?"
"......"
"평소 아드님과 사이가 안좋았다던데, 아드님을 찾을 생각이 정말 있긴 했습니까?"
그때 주원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이의있습니다! 변호인은 현재 사건의 논점에서 벗어난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변호인, 주의하세요."
손짓으로 재판장에게 양해를 구한 수현이 다시 질문을 이어갔다.
"사건 당일에도 다툼이 있었다던데, 그래서 나간거 아닙니까?"
"변호인!"
재판장이 큰소리로 다시 수현에게 주의를 줬지만, 수현은 아랑곳않고 부인의 대답만을 기다렸다.
"저는...."
부인의 몸이 부들부들 떨리고 있었다.
"나는 내 아들을 잘못키운 적이 없어요! 저 놈 때문이야! 너! 니가 내 아들을 죽였지?"
자리에서 일어나 현우를 향해 울부짖는 부인을 경위들이 저지했다.
수현은 꽤나 여유로운 표정으로 그런 부인에게서 뒷걸음질 쳐 재판장의 앞으로 와 섰다.
"이상입니다."
좀 세게 나간 감이 없진 않았지만, 결과적으로 사람들이 부인의 진술을 의심하게 만들었으니 그것만으로 성공적인 신문이었다고, 수현은 생각했다.
변호인석에 앉아 미소를 지은 수현을 주원이 인상을 찌푸리며 노려보았다.
제목이 드디어 생겼어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제 글목록을 보면 아시겠지만 저한테 제목선정센스따위는 없어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네..... 공판은 3~4번 정도 있을거같애요 뿌잉
오늘 편은 수현우가 참.... 조으네요....하악학 아 그리고 암호닉은 받기는받는데 암호닉정리를 잘안하는편이에욬ㅋㅋㅋㅋ무능력한작가같으니라고.....ㅜㅜ
그래도 기억은 다 하고잇어요.....넴..........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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