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현현우기웅주원] 그들의 법정 05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d/e/b/debf89fe73bd973e7695fd1d86e19574.jpg)
재판이 다시 시작되고, 주원과 수현이 배심원들을 향해 최후변론을 다 마칠때까지, 기웅은 뚱한 표정으로 주원만을 응시했다.
내 이번 사건 꼭 이겨서, 진짜 정의가 뭔지 제대로 보여주마. 속으로 굳게 다짐하고 또 다짐하는 기웅이었다.
"형 이제 가자."
아직도 멍하니 생각에 젖어있는 기웅의 어깨를 수현이 툭 쳤다.
기웅이 퍼뜩 정신이 들었는지 자리에서 일어났다. 참관인들과 배심원들이 법정을 빠져나가고 있었다.
"김변호사."
주원이 변호인석으로 다가와 수현에게 말을 붙였다.
"제법이던데요, 잘해봅시다."
주원이 알 수 없는 웃음을 지으며 수현에게 악수를 건넸다. 수현은 당황한 듯 보였지만 이내 주원을 손을 잡고는 미소를 지어보였다.
그런 주원의 모습을 못마땅하게 바라보던 기웅을 향해 주원이 고개를 돌렸다.
"아 그리고 형, 형은 매사에 좀 진지해져봐."
한심하다는 듯한 표정으로 기웅에게 충고아닌 충고를 한 주원이 부하직원의 보좌를 받으며 법정을 나갔다.
"하, 참나. 지가 뭐라고."
기웅이 기가 막힌다는 표정으로 주원이 나간 문을 하염없이 노려보았다.
아무리 그래도 2년전까진 애인사이였는데, 말하는 꼬라지가 그게 뭐냐? 하긴, 그때도 까칠했지.
하나도 안변했어. 짜증나게.
"둘이 아는 사이였어?"
"아, 그냥 뭐. 연수원 동기."
어리둥절해서는 둘의 관계를 묻는 수현에 대충 얼버무리며 대답한 기웅이 서둘러 남은 서류들을 정리했다.
"엘리베이터 CCTV를 구할 방법이 없을까?"
회의실 책상에 걸터앉은 수현이 의자에 앉아 빙빙 돌고있는 기웅에게 물었다.
잠시 생각을 하던 기웅이 어깨를 으쓱였다.
"글쎄."
"확인만이라도 할 수 있으면 좋을텐데."
"일단 검사측이 가지고 있는 건 확실해. 다음 공판때 그쪽에서 결정적 증거로 가지고나오면... 우린 좆되는거지."
"만약 공개를 안한다면?"
수현의 물음에 기웅이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럴리가."
"CCTV가 오히려 무죄를 입증하는 증거라면?"
"무슨 말이야? 사건정황에는 현우가 미리 옥상에 올라가있었고, 피해자가 그 후에 따로 올라간 걸로 되어있어."
"찍혔다 해도 따로따로 찍혔겠네. 내려올때는?"
"그냥, 내려왔다. 라고만 되어있어. 계단으로 내려왔는지 엘리베이터로 내려왔는지는 잘 모르겠네."
수현이 잠시 생각에 잠겼다.
만일 문검사가 CCTV증거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다음 공판 때 공개하지 않는다면, 그건 필히 현우가 찍히지 않았기 때문일 거다.
오히려 검사측에 불리한 증거가 될테니까, 더욱 숨기려고 하겠지. 수현이 생각했다.
하지만 현우가 해당시점에 정확히 찍혀있다면......?
"형. 그거 우리가 빼오자."
"뭘? CCTV를?"
"응, 형 연수원 동기라며. 안되면 적어도 안에 내용에 대한 정보라도."
"미쳤어? 안돼, 들키면 우리가 기소당해. 변호인자격 박탈이야."
"그쪽도 증거를 빼돌린 건 위법이라 기소 못할거야. 그니까 형, 좀만 부탁하자."
기웅이 얼굴을 손으로 쓸어내리며 한숨을 쉬었다.
"연준이요, 유별났죠. 물론 나쁜의미에서요. 아이들을 많이 괴롭혔어요."
현우와 피해자의 반 담임선생님이었다. 30대 초중반의 젊은 여자선생으로, 학교안에서는 나름대로 모범적인 선생이라 인정받고 있었다.
"아이들이요?"
"네, 아유... 말도 못해요. 현우도 현우지만 연준이는 그냥 약해보이는 아이라면 무조건 괴롭혔어요."
"피해를 입은 학생이 많나요?"
"제가 아는 경우만 해도 대여섯명은 돼요. 그중 현우가 있죠. 제가 모르는 아이들까지 합치면 아마 꽤 될거에요."
수현이 그녀의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때 수현의 핸드폰이 책상 위에서 요란하게 진동했다.
그날 오후, 아는 검사선배에게 부탁해서 얻은 카드키를 이용해 검찰청안으로 들어간 기웅이 주위를 기웃거렸다.
지나가는 사람들에 물어물어 겨우 주원의 이름이 박힌 검사실 앞까지 다다를 수 있었다.
굳게 닫힌 문 너머로 직원들이 업무를 보는 소리가 간간히 들려왔다. 문 앞에 선 기웅이 심호흡을 몇번 하더니 조심스럽게 문고리를 잡고 돌렸다.
"저기, 문검사님 만나뵈러 왔는데요..."
직원들의 시선이 기웅에게로 순식간에 쏠리고 그 가운데 주원이 찡그린 얼굴로 기웅을 바라보고 있었다.
"다들 잠깐 나가있어."
주원이 지시하자 업무를 보던 부하검사들이 차례로 일어나 검사실을 나갔다.
기웅이 긴장한 표정으로 직원들이 빠져나간 문을 조심스레 닫은 뒤 주원과 책상한개를 사이에 두고 섰다.
"왜 왔어?"
주원이 의자에 앉아 서류에 눈을 고정한 채 물었다.
"CCTV.. 확인했어?"
기웅의 질문에 주원이 기웅에게로 눈을 돌려 인상을 찌푸렸다.
"아직 안했어."
그랬을리가. CCTV보다 중요한 자료가 어디있다고 철저하기로 유명한 주원이 그걸 확인안했을리가 없는데.
기웅이 생각했다. 구라치고있네. 그때 기웅의 눈에 주원의 책상 위, 해당 사건번호가 라벨되어있는 하드웨어 한개가 보였다.
저거다. 잠시 머리를 굴리던 기웅이 순식간에 주원의 손에 들린 서류를 낚아챘다.
"뭐야, 안 내놔?"
"내가 여기까지 찾아왔는데, 반갑지도 않아?"
"짜증나게 왜 이래, 내놔 빨리."
주원이 책상 너머로 손을 뻗자 기웅이 주원의 손목을 홱 잡아 끌어당겼다.
주원이 중심을 잃고 책상위로 허리가 확 숙여지자 둘 사이 거리가 얼굴이 맞닿을 듯 아슬아슬하게 좁혀졌다.
"키는 니가 더 커도 힘은 항상 내가 더 셌는데, 지금도 그런거같네."
의도를 알 수없는 기웅의 말에 주원이 그의 눈을 뚫어질 듯 노려봤다.
"너도 참, 그렇게 바라보면 꼴린다고 그랬잖아."
말이 끝나기 무섭게 주원의 뒤통수를 움켜잡은 기웅이 주원에게 거칠게 키스했다.
주원이 기웅의 어깨를 잡고 밀쳐내려 안간 힘을 썼다. 그 와중에 기웅은 아까 전에 봐둔 하드웨어쪽으로 눈을 돌렸다.
곧이어 한 손으로 목표물을 잡아들고 본인의 가방안에 넣은 뒤에야 꼭 맞붙은 입술을 떼어냈다.
"...무슨 짓이야?"
"오랜만에 나랑 하는 키스, 어땠어?"
"이 미친...!"
주원이 한손으로 기웅의 멱살을 잡으려 했으나 기웅이 다시 손목을 잡아 제지했다.
"우리가 재판 이기면, 그땐 나랑 한번만 자주라."
주원이 눈썹을 꿈틀대며 기웅을 잡아먹을 듯이 노려봤다.
"다음 공판때 보자."
그런 주원을 향해 다정하게 웃어보인 기웅이 검사실밖을 유유히 빠져나갔다.
"현우야, 나야."
급히 와달라는 현우의 연락을 받은 수현이 현우의 집 앞에 섰다.
곧 문이 열리고, 수현이 안으로 들어서자 어딘지 모르게 달라진 집안의 분위기가 수현을 사로잡았다.
매번 봐주셔서 느므느므 감사해여 독자님드라!!! 초록글도 올라가보고 기분조으네용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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