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O/루민] 순정 초식동물 _ 01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1/c/1/1c13446e37a6f0f16d02bec7d7320859.gif)
[루민] 순정 초식동물
EXO 루한X시우민 (루한X김민석) w.밤사자 *** "악!" 강제로 두피의 모근을 당기는 고통에 민석이 외마디 비명을 지르며 뒤를 돌았다. 민석의 바로 뒷자리에 앉아있는 루한이었다. 루한은 민석과 눈이 마주치자 자기가 더 놀랐다는 듯이 헉하곤 상체를 의자 등받이에 기대며 물러섰다. 조용- 누가 소리지르니? 뒤도 안 돌아보고 분필로 칠판을 똑똑 두드리던 국사선생이 다시 글자를 써내려갔다. 민석은 저의 머릴 잡아당긴 루한에게 아무런 말도 섞지 않은 채 자세를 바로앉았다. 그런 반응이 걸린 것인지 루한이 팔을 뻗어 민석의 어깨를 툭툭 쳤다. "왜" "흰머리" "……." "뽑아준거야." 민석은 루한이 전혀 고맙지 않았다. 흰머리? 남의 흰머릴 왜 뽑아? 칠판을 뚫어져라 보는 민석의 얼굴이 퉁명스럽다. 민석의 입장에서 루한은 정확히 클래스메이트. 그 이상, 이하도 아니었다. 친구들 무리가 다른 둘은 하루에 한 번 말을 할까 말까한 사이건만, 최근에 자릴 바꾼 뒤 단순히 뒷자리에 앉았다고 해서 새치까지 뽑아주는 사이가 아닌 것이다. 별로 친하지 않은 급우가 갑자기 머리카락을 뽑아오니 얼마나 황당한지 민석이 화를 참고있다는 걸 옆 분단에서 지켜보던 종대는 알 수 있었다. 루한의 오른쪽 집게손가락에 잡혀있는 민석의 새까만 머리카락 한 올이 길게 뻗어있었다. 여느모로 보나 흰 새치머리는 아니었다. 루한은 만족스런 얼굴로 책상서랍에 숨겨둔 지퍼백을 꺼냈다. 수업을 듣는 척 바람에 날릴까 최대한 조심스럽게 지퍼백의 입구를 열어 민석의 머리카락을 넣어 밀봉했다. 그리곤 소중한 물건을 다루듯 가방에 넣었다. *** 밝고 명랑하게 교실로 들어서던 민석이 제 친구인 준면과 손인사를 한 후 사물함을 열었다. …어? 뭐야, 어디갔어. 이미 눈 앞에 보이지 않는 슬리퍼를 찾듯 가지런히 정리된 교과서를 뒤졌다. 그리곤 이내 교과서를 모두 사물함 위에 차곡차곡 빼놓았다. 그래도 없었다. 딱 한 짝만. 어떻게 한 짝만 사라지지? 민석이 고개를 갸웃했다. 누군가 슬리퍼를 훔쳐갔다면 분명 두 짝을 다 가져 갔을 것이다. 아무리 발 사이즈가 똑같다고 한들 하나만 훔쳐가는 바보가 어디있을까. 기억을 거슬러 어제 종례후를 떠올렸다. 자리에서 일어나고, 루한이 잘 가라고 허릴 두드렸, …아, 이건 상관없지. 암튼 바로 사물함에서 신발을 갈아신고, 슬리퍼 또한 가지런히 사물함에 넣어두었다. 본래 깔끔하고 정리정돈을 잘 하는 민석은 슬리퍼를 대충 넣어 문을 닫진 않았을 것이다. 미동없이 사물함 앞에서 턱을 괴고 있는 민석의 어깨를 누군가 두드렸다. "뭐해?" "…아, 야 나 있잖아. 슬리퍼가 없어졌어. 그것도 오른쪽 한 짝만" 응?하며 되물어오는 준면이 민석의 사물함을 살폈다. 왜 한 짝만 사라져? 준면의 질문에 민석이 어깨를 으쓱했다. "나 신발 잘 벗어놓는 거 알지?" "알지" "근데 왜 감쪽같이 하나만 사라졌지? 짜증나, 신발 사러 나가야 되잖아" 한껏 짜증을 내는 민석이 가방에서 지갑을 꺼내들었다. 그리곤 사물함을 다시 정리하곤 제 짝을 잃은 왼쪽 슬리퍼를 쓰레기통에 던져넣곤 뒷문을 나섰다. 민석과 준면이 나간 뒷문을 보고있던 루한이 자리에서 슬그머니 일어났다. 그리곤 두리번 두리번 저를 쳐다보는 사람이 없다는 걸 인지하곤 민석이 버린 슬리퍼 한 짝을 집어들었다. "…민석아, 버리면 어떡해…." 그렇게 말하는 루한의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루한은 또 하나의 수집품이 생겼다. - 빨리 안 챙기고 뭐해? 민석의 친구 경수가 재촉했다. 아 잠깐만, 어디간거야. 손바닥을 보이며 잠시 기다리란 제스쳐를 취하는 민석의 관자놀이에 식은땀이 삐질 흘렀다. 아 또 뭐야. 어디갔어. 내 음악책. 사물함 앞에서 우물쭈물하는 경수와 민석을 보던 준면이 다가와 얼굴을 들이밀었다. "또 뭐야?" "음악책이 없어졌어. 아까까진 있었는데" "또?!" 준면의 놀란 반응에 뭔 일 있었냐며 묻는 경수를 향해 고개를 한 번 끄덕인 민석이 한껏 짜증을 내며 사물함을 닫았다. 꽤 큰 소리에 루한이 움찔하며 뒤를 돌아 민석의 머릿통을 뚫어져라 쳐다봤다. 그러다 방향을 트는 민석과 눈이 마주치자 재빨리 자신의 서랍에서 음악책을 꺼내 일어난다. "민석" "…?" "내꺼 써. 난 빌리면 되니까." 루한의 뻗은 손엔 음악책이 있었고, 민석은 음악책과 루한의 얼굴을 번갈아 보았다. 뭐 하자는 걸까? 같은 반인데 빌려도 내가 빌리고 말지. 민석이 가볍게 도리질 치곤 복도로 나가려는 걸 루한이 잡아세운다. 민석이 멈춰서자 같이 따라걷던 경수와 준면도 루한을 쳐다봤지만 루한의 시선은 민석에게로만 고정된 채 자신의 음악책을 쑥 내민다. "…내가 빌릴게. 너도 써야 되잖아." "으으응- 나 빌릴 친구 많아." 루한의 의도완 달리 듣는이로 하여금 '교과서 빌릴 친구는 너보다 내가 더 많아'하는 듯한 말투였기에 민석의 표정을 일그러졌다. 마치 자신을 깔보는 듯한 말투에 기분이 퍽 상한 것이다. 그런 민석의 표정변화를 캐치하지 못한 루한은 눈만 꿈벅거리다 민석이 기분 나쁘다는 듯 몸을 틀어버림으로써 알게 되었다. 아, 내가 말실수를 했구나. 한국어 공부 허투루 했어. - "야, 쟤 왜 저래? 김민석한테 뭐 짜증나는 거 있나?" "그러게. 딱 봐도 김민석 인간관계 좁은 거 비꼬는 거 같던데…." "접땐, 수업시간에 머리카락도 뽑았잖아." "헐. 진짜?" "응. 종대가 봤대." 민석을 사이에 두고 경수와 준면이 짐짓 진지한 척 대화를 이어나갔다. 민석은 가만히 듣고 있다가 악!소리를 지르며 딱딱한 복도 바닥을 뻥찼다. 아 생각할 수록 열받네 루한?! 눈을 부라리는 민석을 보던 경수와 준면이 서로 얼싸안고 벌벌 떨었다. 얜 또 왜이래? 모, 몰라. 민석은 당장이라도 루한에게로 달려가 발차기를 시전 할 것 같은 포스였다. 하지만 월등하진 않아도 민석과 루한은 체격차이가 있었으며(물론, 루한이 우위였다.), 친하지 않은 둘 사이에 싸움이 생긴다면 친구 무리들끼리도 사이가 안 좋아질 수 있었다. 루한은 한국말을 굉장히 잘 하는 중국인 유학생에, 잘나가는 친구들도 뒀으며, 외모 또한 우월해서 많은 남여학생들을 사로잡고 있었기에 인기가 많았다. "…참아 민석아. 상대는 루한이야. 겨우 머리털 하나 뜯기고, 무시받았다고 해서 화내면 쓰겄냐. 난 종대한테 샤프로 찔려서 피의 분수쇼를 봤지만 가볍게 돈만 받고 넘어갔어." 민석의 등을 두드리며 말하는 경수는 능청스러웠다. * * * 도대체 왜 이러는 걸까요. 익명의 루팡군. 나한테 왜 이러는 건가요. 왜? 어째서? 신종 괴롭히기 수법인가? 내가 뭘 잘못했어? 뭘 잘못했다고!!!! 민석은 제 손에 들려있는 노란 포스트잇을 구겨 바닥에 내던지곤 있는 힘껏 밟아댔다. 마지막엔 담배꽁초의 불씨를 끄듯 구겨진 포스트잇을 짓이겼다. 머리에 스팀이 가득찼다. 그러니까 너무 화가났다. 화가 난다. 민석은 지금 이 순간 화를 주체하지 못 했다. 오늘도 여느때와 다름없는 등교였다. 반에 들어서자 소수의 친구들이 반겨주고, 책상에 가방을 내려놓고, 실내화를 갈아신고왔다. 그리고 전날 책상 서랍에 넣어둔 채 까먹은 핸드폰의 배터리가 생각나 손을 집어넣었다. 그래, 여기까진 좋았다. 당연히 손 끝에 닿아야 할 배터리는 만져지질 않고 작고 얇은 종잇장만 손에 잡혔다. [너의 물건을 가져간다. -괴도 루팡] "미친 새끼 아니야, 이거" 사물함에 넣어둔 슬리퍼 한 짝은 훔쳐간 것도, 또 잘 정리해둔 음악책을 훔쳐간 것도, …어제 책상서랍에 넣어둔 배터리를 가져간 것도 이 놈이 분명했다. 이 괴도 루팡인지 뭐시긴가 하는 놈이 아니라면 이런 일은 나에게 일어날 수가 없었다. 딱히 날 싫다고 티낸 친구들 없이 무난하고 평탄한 고교생활중이었으니까. 민석은 안정적인 숨을 내쉬며 천천히 몸을 수그렸다. 지금 중요한 단서가 여기 있는데 이걸 구겨버리다니. 김민석 이 멍청한 놈! 민석은 구겨진 종이를 펴들었다. 그리곤 책상에 손바닥으로 두드리며 최대한 쫙 펼쳤다. 이, 이 필체는,!! …모르겠지만, 일단 글씨를 존나 못 쓰는 건 분명했다. 적어도 김준면같이 필기를 열심히 하는 놈은 아닐 것이다. 정말 초딩스러운 악필. 하지만 이걸론 부족하다. 악필 고딩은 차고 넘쳤다. 짐작이 가질 않아…. 침착하자. "민석. 흥분 하지 마." "…." 민석이 책상 서랍속 포스트잇을 보자마자 혼자 흥분하여 쌩쇼한 것을 지켜본 루한이 입을 열었다. "무슨, 일인진 모르지만…. 다 잘 될거야." 그리곤 시선을 아래로 내리곤 다리를 달달 떤다. 민석은 그런 루한의 말에 대꾸하지 않았다. 그냥 쓰잘데기 없는 대화이니 귀담아 듣지 않았다. 넌 뭐야. 네가 내 맘을 알아? 슬리퍼사고, 교과서도 인터넷으로 주문하고, 이제 핸드폰 배터리가 없어서 충전기 꼽아놓고 쓰고있어. 나… 배터리도 사러 나가야 돼. 왜 내가 돈을 써. 난 돈 없는 학생이란 말이야~! 민석이 머릴 쥐어뜯는 시늉을 하며 자리에 앉았다. 루한은 그런 민석의 모습을 보며 휴-안도의 한숨을 삼켰다. 사랑의 쪽지 괜히 썼나? 민석이의 물건이 나한테 있다는 게 들키면 백현이가 자주 쓰는 그거. 그게 뭐더라? 아, 아! 그래! 좆… 되겠는 걸? 민석이 체육대회때 팔씨름 작년 1등이었다는데…. 루한의 입가에 웃음이 사라졌다. -------#--------#-------#-------- 왜 쓰던거 안 가져오고 딴거 들고왔냐규요..?! 죄송합니다...원래 쓰던거 안 써지면 좀 쉬라는 말이 있잖아요..아닌가.....아님 말구요....... 이거 독방에 조각 올린 적 있어요... 루팡루한..도벽......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ㅜㅠ 제목은 보컬로이드 노래에서 따왔어용ㅎ
모든 시리즈아직 시리즈가 없어요 최신 글위/아래글현재글 [EXO/루민] 순정 초식동물 _ 01 17 12년 전 공지사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