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현현우기웅주원] 그들의 법정 08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d/e/b/debf89fe73bd973e7695fd1d86e19574.jpg)
BoA - Did Ya
그런 현우의 대답에 수현이 고개를 들어 아직도 자신의 앞에 쪼그리고 앉은 현우를 바라봤다.
"그럼 한번 더 할래?"
그 말을 하는 수현의 표정은 꽤 진지했다. 현우가 토끼눈을 하고는 수현의 얼굴을 뚫어져라 쳐다봤다.
때마침 사무실 문이 열리고 기웅이 들어왔다. 수현과 현우의 눈이 순식간에 기웅에게로 쏠렸다.
카우치에 앉아있는 수현과 그런 수현을 마주보고 바닥에 앉은 현우를 본 기웅이 그자리에 멈춰서서 물었다.
"......둘이 그러고 뭐하냐?"
"......아니, 아무것도."
수현이 자리에서 재빨리 일어나 흐트러진 머리칼을 정돈하며 괜히 책상 위에 놓인 서류만 만지작거렸고,
현우 또한 무안한지 원래 앉았던 의자에 다시 앉아 빨개진 얼굴을 식혔다. 기웅은 그런 둘의 모습을 의심스런 눈빛으로 번갈아 볼 뿐이었다.
.
.
.
2차 공판이 시작되었다.
"검사측, 증인 세워주세요."
곧이어 현우의 학교 담임선생이 증인석에 올라와 앉았다.
선서를 마치고, 주원이 그녀의 앞으로 가 섰다.
"본인 소개를 해주시죠."
"연준이와 현우의 학급 담임선생입니다."
"피고인이 피해자로부터 괴롭힘을 받고있다는 사실을 알고계셨나요?"
"예."
"횟수가 몇번정도 되죠?"
"정확한 횟수는 모릅니다."
"그만큼, 수도없이, 상습적으로 괴롭힘을 당하고 있었던거군요?"
"......"
"살해충동이 들정도로, 그렇죠?"
주원이 증인을 신문하던 모습을 계속 지켜보던 수현이 자리에서 일어나 판사석을 향해 손을 들었다.
"재판장님, 유도심문입니다!"
"검사측 다시 질문하세요."
주원이 질문을 바꿔 다시 물었다.
"증인의 담임선생으로서의 소견으로, 피해자는 피고인을 상습적으로 폭행, 금품갈취, 협박을 한 사실이 있습니까?"
"...예."
그녀의 대답이 떨어지자, 주원이 배심원들을 향해 몸을 돌렸다.
"이로써 피고인의 살해동기는 충분하군요."
이어서 수현이 일어나 증인석으로 향했다.
"증인, 피해자 박연준군이 평소에 어떤 학생이었는지 설명해주시겠습니까?"
"말썽이 잦은 학생이었습니다. 아이들을 많이 괴롭혔어요."
"방금 아이들이라고 하셨죠?"
"아, 예."
"피고인 이현우군 말고 다른 학생들도 괴롭힘을 당했다는 뜻입니까?"
"...네."
"대략 몇명정도가 박연준군에게 피해를 입었나요?"
"정확히 말할 수 없지만, 제가 아는 경우는 대여섯명 정도에요."
수현이 고개를 끄덕인 뒤 배심원들과 재판장을 향해 말을 이어갔다.
"피해자에게서 괴롭힘을 받은 다섯명에서 여섯명, 혹은 그보다 많은 학생들 중에서, 살해동기가 피고인에게만 있었다고 과연 단정지을 수 있습니까?
피고인은 고등학교에 올라가면서부터, 즉 적어도 2년을 피해자로부터 괴롭힘을 당하고 있었습니다.
검사측의 주장대로라면, 그 동안 그 모든것들을 참아온 피고인이 왜 갑자기, 왜 이제와서 박연준군을 살해할 동기가 생긴 건지 의문스럽습니다.
따라서 그 부분에 대한 동기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는 한, 단순한 괴롭힘을 살해동기로서 확정짓기에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수현이 참관인들과 배심원들을 앞을 천천히 걸어나갔다.
"저의 경우를 말씀드리죠. 저는 재판을 진행할 때마다, 제 말에 트집을 잡는 검사측에 항상 살인충동을 느낍니다."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작게 들려왔다. 그리고는 검사석을 슬쩍 바라본 수현이 말을 이어갔다.
"하지만 진짜로 죽인적은 단 한번도 없습니다.
......존경하는 배심원 여러분. 우리는 늘 사람들과 부대끼며 살아가죠.
하지만 우리가 그 모든 갈등을, 그 사람을 죽임으로서 해결하진 않잖습니까? 설사 살해하고 싶은 충동이 들었다고 해도 말이죠."
수현이 빙긋 웃었다.
"이상입니다."
수현의 신문이 끝나고, 생각보다 오래 지체된 검사측 증인신문에, 재판장이 2시간 휴정을 지시했다.
수현은 개정 후 세워질 자신의 증인과 회의를 위해 급히 법정을 빠져나갔고, 다른 사람들 또한 휴식을 위해 속속 밖으로 나갔다.
.
.
.
변호인측 증인 신문을 준비하기 위해 자신의 검사실에 들른 주원을 기웅이 찾아왔다.
기웅이 의자를 끌어와 주원의 책상 앞에 마주앉았다.
"왜 자꾸 쫓아오냐."
"나한테 얘기할땐 나를 보고 얘기해줄래, 주원아."
기웅이 주원의 손에 들린 핸드폰을 가로채 자신의 가방에 집어넣었다.
"가지가지한다."
"저녁이나 같이 먹자. 어차피 개정까지 시간도 남았는데."
"재판 준비나 해. 형이 그러니까 실적이 없는거 아냐."
주원의 말에 대수롭지 않게 웃은 기웅이 검사실 안을 주욱 둘러봤다.
"다 니 부하직원들 자리야? 와, 든든하겠네."
"......"
"이럴 줄 알았으면 나도 검사질이나 계속 할 걸 그랬나봐."
"그 머리로 변호사해서 밥 안굶고 사는것만도 감사히 생각해."
"...그래, 그러네."
의외로 고분고분하게 나오는 기웅의 태도에 주원이 고개를 들어 기웅을 슬쩍 바라봤다.
"2년동안 소식도 없다가, 왜 갑자기 이렇게 찾아온거야?"
"니가 먼저 연락 끊었잖아."
"맘만 먹으면 언제든 다시 찾아올 수 있었잖아. 난 항상 여기있는데."
주원의 말에 기웅이 잠시동안 생각에 빠졌다.
"...그러게. 그냥, 브로커가 준 사건들을 살펴보는데, 담당검사에 니 이름을 보니까 갑자기 니가 생각났어."
"그게 다야?"
"그리고나서 계속 생각났어. 밥먹을때도 자려고 누워서도."
"......"
주원이 담담하게 말을 잇는 기웅을 바라보다가 나지막하게 읆조렸다.
"...진작에 그러지 그랬어."
"뭐?"
"우리가 왜 헤어졌는지 알아?"
"......"
"그때 형이 진짜로 나를 좋아했는지, 난 솔직히 말하면, 아직 모르겠거든."
"안좋아했으면 너랑 1년동안이나 사귀진 않았겠지."
"1년동안 사귀었다고. 1년동안 섹스파트너가 아니었고?"
기웅이 눈가를 찌푸렸고 주원이 말을 이어갔다.
"적어도 난 형을 진지하게 만나고 있었는데."
"나도 그랬어."
"그렇게 안 보였어."
기웅이 답답한지 손으로 자신의 머리를 흐트러뜨렸다.
"먼저 가있을게."
주원이 자리에서 일어나 수트자켓과 서류가방을 챙겨 검사실을 나섰다.
그 후 자리에 앉아 눈을 감고 생각에 잠겨있던 기웅이 이내 주원을 따라 검사실을 빠져나왔다.
.
.
.
"모두 기립해주세요."
자리에서 일어난 기웅이 한자리가 빈 검사석을 초조하게 바라보았다.
곧이어 재판장이 법정에 등장하고, 일어섰던 사람들이 다시 자리에 앉았다.
"다들 출석했습니까?"
"...문검사님 아직 도착안하셨습니다."
그나마 한자리를 지키고 있던 주원의 보조검사가 머뭇거리며 대답했다.
먼저 간다고 해놓고, 얘는 대체 어디로 간거야. 기웅이 알 수 없는 불안감에 무릎만 만지작거렸다.
"언제쯤 도착합니까?"
"그게, 검사님이 전화를 안 받으셔서......"
보조검사의 대답에 기웅이 헉 하는 소리를 냈다.
"왜 그래 형?"
수현의 물음에 대답할 겨를도 없이, 기웅이 자신의 서류가방을 급히 뒤졌다.
아까 주원에게서 뺏은 핸드폰을 발견한 기웅이 이마를 짚으며 짧게 탄식했다.
"앞으로 10분안에 도착하지 않으면 남은 재판은 내일로 미룹니다. 변호인측 이의있습니까?"
"이의없습니다."
수현이 냉큼 대답했다. 시간에 쫓겨 준비가 부족했던 공판인 만큼, 재판이 하루라도 미뤄진다면 수현에게는 좋은 일이었다.
그때 기웅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제가 찾아올게요."
갑작스러운 기웅의 제안에 수현이 고개를 홱 들어 기웅을 쳐다봤다.
"뭐? 형이 왜?"
이해할 수 없다는 듯한 수현의 물음에 대답도 않고, 기웅이 서둘러 자켓을 입고 법정안을 빠져나갔다.
분량이 어떤지 모르겠는데, 적당한가요?? 적은가?
아 그리고 브금은 나중에 완결나면 다 모아서 선착 메일링 하려고하는데,, 혹시라도 궁금해하실까봐 항상 제목을 적어두는중..
덧붙이자면 가끔 브금에다 함정을 넣어놔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 는 구라고 내용과 가사를 연관지어서 브금을 걸어두곤 하죠..... 그냥 분위기만 따질때도 있지만..
가사 찾아보시는 것도 소소한 재미가 있을...걸..요...... 아니면 소금소금ㅎ...
모든 시리즈
아직 시리즈가 없어요
최신 글
위/아래글
공지사항
없음


인스티즈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