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02
루한X시우민
Written by. 테픈
"빠오즈-"
한달간의 휴식이 끝나고 며칠전 한국으로 들어왔다. 숙소를 옮겼다며 새로운 숙소로 데리고 갔고 거기에서 만난 민석은 한달동안 많이 변해 있었다. 많이 긴듯한 그의 머리카락은 오렌지색으로 물어있었다. 우리 빠오즈 어디갔어??!, 민석의 볼을 잡고 이쪽저쪽으로 돌려보지만 사라진 볼살이 돌아올리 없었다. 다른 멤버들도 달라진 민석의 모습에 놀라긴 매한가지다. 그와중에 타오는 더 귀여워졌다며 호들갑이다. 민석은 쑥스러운 듯 자신의 볼에 손을 갖다대며 이상해-??, 하고 묻는다. 이상한건 아닌데.......... 예전에는 귀엽기만 하던 민석이였다면, 이렇게 표현해도 되는지 모르겠지만, 지금은 예쁘다. 게다가 예쁘면서 섹시하고 도도해보이기까지 하다. 예뻐 민석-, 하고 대답해주자 살짝 미소짓는 그였다. 다른 멤버들도 한명씩 더 잘생겨졌다, 더 동안이 되었다, 귀엽다 등등의 말을 민석에게 해주었다. 민석이 다행이다~,라며 웃었고, 준면은 확인이라도 하듯 다가와 민석의 허리를 쓸어보더니 진짜 많이 뺐네라며 어떻게 뺐냐고 물었다. 음식 앞에서 시크해지기-?, 라며 농담반 진담반으로 말하는 민석은 예전과는 달리 당당한 느낌을 주었다. 한참 민석의 다이어트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자니 매니저형이 다가와 이제 그만하고 할얘기가 있으니 앉아보라며 우리를 모았다.
"너희도 지금 여기가 새숙소인건 알지?"
"네"
"이번에 완전체로 컴백도 하고, 같은 팀인데 다른 숙소 생활하는 것도 좀 그래서 이번에 여기서 다같이 지내게 될거야-
그래서 방배치를 새로 하려고 해-, 방이 3개뿐이라 4명이서 같이 써야돼-"
숙소에서 쓰는 룸메이트가 바뀐다는 이야기였다. 그 말인 즉슨 어쩌면 이번엔 민석과 같은 방을 쓸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이야기였다. 룸메이트는 매니저형이 마음대로 정했다며 불러주는대로 방에 들어가서 일단 짐정리부터 하라고 한다. 민석이랑 같은 방 썼으면 좋겠는데..... 차마 말로 꺼내지 못하고 속으로만 바래본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민석과 나는 룸메이트가 되지 못했다. 제일 먼저 불린 내이름 뒤로 경수와 세훈의 이름만 불렸을 뿐 민석의 이름은 나오지 않았다. 마지막에 불린 민석의 룸메이트는 타오, 찬열, 백현이 되었다. 타오는 민석과 또 같은 방이 되었다는 사실이 무척이나 기쁜지 그에게 어깨동무까지 하며 방으로 들어간다. 타오는 중국에서도 민석의 룸메이트였는데, 부러운 마음이 들었다. 그리고 같은 방이 되지 못해 아쉬운 마음도 들었다. 그러면서도 그 뒤로 따라가는 찬열이와 백현이를 보니 어쩐지 민석이 조금 귀찮을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방으로 들어가 짐정리를 얼른 끝내고 민석이 있는 방으로 가보았다. 타오의 짐이 신기한건지 짐정리 중에 이것저것 만지며 떠들고 있는 다른 멤버들과 달리 민석은 자신의 짐을 깔끔하게 정리하고, 동생들의 노트북 선까지 대신 정리해주고 있었다. 너희들도 얼른 정리해-, 민석이 혼자 정리하는 것 같아 괜한 잔소리를 하며 방안으로 들어서자 민석과 멤버들이 쳐다본다. 그제서야 노트북 선을 정리하고 있는 민석을 발견한 찬열은 "형 우리가 할게, 놔둬~"라고 말하며 민석의 손에 들린 선을 가져간다. 얼떨결에 빈손이 된 민석의 손을 잡으며 오랜만에 카페놀이하자-, 라고 말하자 그도 책상의자에 걸려 있던 자신의 외투를 집어든다. 그리고 내가 끄는대로 따라온다. 거실에 있던 매니저형에게 잠깐만 나갔다온다고 하고 오랜만에 민석과 둘만의 외출을 하게 되었다.
"어디 갈건데??"
"커피마시러 갈까??"
민석과는 여유시간이 생기면 카페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곤 했었다. 최근 몇달동안은 민석이 운동을 한다고 주어진 식단 이외에는 먹지도 않았고, 거의 헬스장에 있었기 때문에 오지 못했는데, 오랜만에 나오게 된 것이다. 둘다 남자인데도 불구하고 커피가 맛있는 카페를 찾아 다니는 우리는 서로 좋은 카페를 알게 되면 꼭 서로에게 먼저 이야기해서 가는 편이다. 우리 둘이 친해진 것도 이러한 공통점이 있었기 때문이였다. 민석이 앞서서 데려간 카페는 숙소에서 별로 멀지 않지만 약간 골목 모퉁이에 있는 작고 조용한 카페였다. 카페에 들어서면서 자연스럽게 손을 놓으며 난 아이스-, 하고 자리에 앉는 민석 대신에 카운터에서 커피를 주문했다. 민석은 달달한 음료를 좋아할 것 같은 외모와 달리 시럽을 넣지 않은 아메리카노를 좋아한다. 제대로 된 커피맛을 느끼려면 아메리카노를 마셔야 된다고 했던가-.
"아이스 아메리카노 2잔이랑 치즈케익 1개요~"
"시럽 넣어드릴까요??"
"아니요~ "
계산을 하고 자리로 돌아와 민석의 맞은편에 앉았다. 시럽뺐지-??, 라고 묻는 그에게 당연하지라고 대답해 주었다. 그리고 아까는 멤버들이 있어서 제대로 보지 못한 민석의 얼굴을 더 찬찬히 살펴보았다. 운동을 해서 그런지 피부가 예전보다 조금 거칠어지긴 했지만, 여전히 하얀 그의 볼은 속빠진 만두같았다. 대체 왜 그렇게 살을 뺀거야?
"누가 허락도 없이 만두속 비우래??"
"오자마자 잔소리는- 네 만두야??!"
"내가 제일 처음으로 찜한 만두야-"
"너때문에 뺐다! 하두 빠오즈빠오즈 거려서-"
주문하신 아이스 아메리카노 2잔 나왔습니다-. 때마침 커피가 나왔다는 아르바이트생의 말에 민석이 자리에서 일어난다. 그래서 빠오즈란 말이 싫냐고 물으려다가 말았다. 아이스 아메리카노와 치즈케익이 올려진 쟁반을 들고와 탁자에 올려둔 민석은 치즈케익도 시켰었냐고 물었다.
"배고플 것 같아서-"
".....난 먹으면 안돼-"
"왜?"
"살 찌니까-"
의외의 대답이 나왔다고 생각했다. 살찌니까 먹지 않겠다고 말하는 민석은 처음 본 것이였다.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민석은 살때문에 고민을 많이 하고 있었던 것 같다. 운동 그만하고 들어오라고 할 떄도, 빠오즈라고 부를 때도 웃으면서 받아주는 민석이였지만, 사실은 속으로 많이 앓았을 지도 모르겠다. 내 나름대로 귀여운 민석을 표현하는 애칭이였던 빠오즈도 그를 상처받게 한 건 아닐까하는 생각에 가슴이 따끔따끔해져 왔다. 이런 나를 알리 없는 민석은 그저 빨대를 물고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한모금 마실 뿐이였다. 그런 그에게 치즈 케익을 살짝 잘라서 내밀었다.
"살 쪄도 예뻐-"
-
여전히 루한은 멋있구나-. 그의 말은 나를 설레게 만들기 아주 좋은 말이였다. 살 쪄도 예쁘다니 그럴리 없어-..그래도 그의 말이 너무 고마워 살짝 웃기만 할 뿐이였다. 내 눈 앞에 내밀어진 치즈케익을 한번 보고 그의 표정을 한번 보고- 진심으로 진지한 루한의 표정에 천천히 케익쪽으로 입을 가져갔다. 순간 내 눈앞에서 사라진 케익은 루한의 입으로 쏙 들어갔다. 뭐야-, 방금까지 그렇게 진지한 표정의 루한은 어느새 장난기 가득한 눈으로 변해 있었다. 내가 당황해 하자 풋-하고 웃더니 다시 치즈케익을 포크로 조금 덜어내서 내민다. 안먹어, 안먹어-하며 손사래를 치자 장난이야, 먹어, 민석- 하고 더 가까이 내밀어 준다. 어쩔 수 없이 입을 벌리고 있자 부드러운 치즈케익이 내 입으로 들어왔고 루한은 만족한 듯 그 잘생긴 얼굴로 웃어준다. 맛있다-, 저도 모르게 그렇게 말했다. 치즈케익을 먹어본 지가 한달, 아니 살빼면서부터 먹지 않았으니까 그보다 더 오래 먹지 않았던 것이라 맛있었다. 게다가 ... 루한이 먹여줘서 더 맛있는 걸지도 모른다.
짧은 시간이였지만 루한과 한달동안 있었던 이야기를 나누었다. 중국집에 갔다가 오랜만에 중국 친구들을 만났다는 이야기, 친구들과 식사 중에 팬들을 만나서 조금 곤란했다는 이야기, 맛있는 훠궈 전문점을 찾았다는 이야기 등등, 루한은 끊임없이 자신의 이야기를 내게 해주었다. 그의 이야기에 반응하며 나 역시도 잠깐이지만 집에 내려갔었던 일, 여동생이 오빠가 엑소라는 걸 비밀로 했으면 한다는 이야기 등을 해주었다. 말주변이 없는 나인지라 대충 설명하는 이야기였지만 루한은 나의 이야기를 재밌다는 듯이 들어주었다. 중간에 "여동생도 민석이 닮아서 예쁘겠다-"라고 말해서 잠깐 당황했지만 말이다. 매니저형의 전화가 아니였다면 아마 해가 질 떄까지 얘기할 것 같은 기분이였다. 다음을 기야하며 카페를 나온 우리는 숙소로 돌아왔다. 내일은 샤이니 선배님들의 컴백무대를 응원하러 가게 되었다.
아침부터 분주한 숙소. 가장 먼저 일어나서 준비를 마친 나는 쇼파에 앉아서 멤버들을 기다렸다. 그런 내 옆에 찬열이 앉으며 하는 말이, 형! 왜 날 가장 늦게 꺠운거예요??!,란다. 한번 꺠웠는데 네가 다시 잠들었잖아요-라고 대답해주자 씨익 웃더니 그래도 내가 이등으로 준비완료!라며 브이자를 그린다. 키는 나보다 훨씬 큰데도 이럴 떄보면 귀여운 찬열, 커다란 뿔테 안경까지 써서 더 귀여워 머리를 쓰다듬어 주고 싶었지만, 대신에 찬열의 팔을 꼬옥 잡았다.
"형 그렇게 입으면 안추워??"
"응??"
"옷말이야, 옷- "
그러고보니 찬열은 검은색 야상을 턱끝까지 잠군 채 입고 있었다. 그에 반해 나는 후드티에 점퍼 하나만 입고 있었다. 추우려나-, 하는 생각이 들어 멤버들을 한번 돌아보자니 아무래도 찬열이가 좀 많이 따뜻하게 입은 것 같다. 형 그러다가 감기걸려~, 라며 내 옷을 여며 주는 찬열을 보고 너한테 옮기면 돼하며 맞장구 쳐 주었다. 그렇게 찬열과 장난을 치는 사이 멤버 한둘씩 준비를 마쳤고, 멤버들 사이로 보인 루한은 나보다 더 얇게 입고 있었다. 내가 아니라 루한이 감기에 걸리는 거 아니야-, 찬열이 감기 얘기를 해서인지는 몰라도 숙소를 나올 떄까지 루한이 신경쓰였다. 다행히도 바깥은 생각했던 것보다 춥지 않은 편이였다. 그런데도 제 옆의 찬열은 춥다-며 그 큰 몸을 웅크린다.
KBS 방송국에 도착하자 우리의 스케쥴을 어찌 알고 온건지 많은 팬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물론 샤이니 선배님들의 팬분들이 더 많았지만- 멤버들이 한두명씩 내릴 떄마다 팬들의 함성소리가 들려왔다. 괜시리 나 역시도 설레는 마음이였다. 살빼고 팬들 앞에 서는 것은 오늘이 처음인지라 팬들이 어떻게 볼까하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살 빠진 걸 알아볼까? 좋아해 주실까?? 이상하진 않을까?? 별의 별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그래서 내리기 전에 나도 모르게 머뭇거리고 말았다. 그런 나를 알아차린 건지 내 뒤에 있던 루한의 다정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루한의 말 한마디로 자신감이 생긴 내가 벤에서 내렸고, 소리를 지르던 팬들도 놀란건지 웅성대기 시작했다. 아 조금 부끄럽다, 하지만 아무렇지 않은 척 멤버들을 따라 걸었다.
빠오즈는 영원한 빠오즈니까 괜찮아-.
다시 한번 루한의 말을 되새겨 본다. 루한은 역시 나를 잘 알고 있구나-. 그런 생각에 또다시 심장이 두근두근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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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화에 댓글 달아주시고 읽어주신 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
별로 길지도 않고 비루하지만.. 2화도 들고 왔으니 재밌게 읽어주셨으면 좋겠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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