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살 상사와 연애하기 프로젝트
w.1억
뭐라 했냐는 부장님의 말에 대답도 안 하고 가만히 있으면, 부장님은 나랑 얘기를 나눠봐야겠는지 차에서 내렸다.
문이 쾅- 닫히고.. 주차장 안에서는 문이 닫히는 소리가 울려퍼진다. 나보다 훨씬 큰 부장님이 나를 내려다보았고, 나는 큰 부장님을 올려다보았다.
"제가 생각을 좀 해봤거든요. 어차피 고백해서 차인 마당에 피해 다니는 것 보다 될 때까지 들이대는 게 나을 것 같아서."
"……."
"저 계속 신경 써 주세요. 왜 누가 좋다고 하면 싫다가도 호감이 간다고 하잖아요. 부장님이 저한테 연애하자고 말 할 때까지 계속 들이댈게요.
그러다가 제가 힘들면 알아서 빠질게요. 부장님이 저 좋아하게 만들고 싶어서 이러는 거예요.."
"…진짜."
"괜찮죠?"
"……."
"네?"
"맘대로 해요."
"…오...넵!"
"어제 라면 먹었어요?"
"아, 그럼요!! 울거나 그러진 않았어요!!"
"ㅋㅋㅋ."
부장님은 기가 차서 웃으며 내게 마음대로 하라고 했다. 그럼 나는 똑같이 웃어준다.
이제부터 시작인데 부장님은 그걸 알까?
"현장 잘 다녀오세요!..."
"현장 가는 건 어떻게 알았어요?"
"이대리님이 얘기 하시는 거 들었어요! ㅎㅎ 가면 몇시에 오세요?"
"글쎄요?"
"그러면! 늦지 않게 돌아오시면! 제가 밥 살게요! 제가 밥 사기로 했었으니까!.."
"…밥이요?"
"네!"
"……."
"……."
"알겠어요."
부장님은 알겠다며 고갤 끄덕였고, 나는 고개 숙여 인사하며 말한다.
"저는 그럼 가보겠습니다."
"네."
부장님의 웃는 소리가 들렸다. 민망하지만 그래도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고등학생 때 못 이뤘던 짝사랑을 생각해서.. 꼭 이루자..라는 생각으로!
그냥 이왕 이렇게 된 거 기분 좋게 다녀보자 생각을 했다.
어차피 회사엔 좋은 사람들만 있으니까 말이다. 시킨 일을 열심히 하고 있었을까, 지대리님이 자꾸 나를 쳐다보길래 나도 똑같이 바라보자, 대리님이 내게 말한다.
"차여서 체념한 거야, 연애를 해서 좋은 거야?"
"네에?"
"그만 좀 웃어. 신경 쓰여."
"오 저 신경쓰이고 막 그래요!? 어느 부분에서요?"
"자꾸 혼자 실실 쪼개는 거."
"아..지대리님 혹시.. 저처럼 어린 연하 만나보셨어요?"
"아니."
"만나면 어떨 것 같아요."
"어린이 만나는 것 같겠지."
"……."
"……."
듣자마자 치.. 하고 입술을 내밀고 모니터를 보고 있었더니, 지대리님이 팔을 뻗어 내 이마에 딱밤을 때린다.
왜 때리냐는 듯 지대리님을 바라보니, 지대리님이 내게 말한다.
"일이나 해."
"…네."
점심시간이 되어서 다같이 회사 앞에 식당에 왔을까, 김대리와 박주임 그리고 은우가 셋이 신나서 수다를 떨면 창욱은 시끄럽다는 듯 핸드폰을 보고있다.
"어? 근데 생각해보니까 박주임님 솔로 된 기념으로 케이크라도 사다드렸어야 했는데에!!!"
"뭔 케이크까지야... 환영 받을 일도 아니지않나 ㅎㅎ.."
"그래도.. 박주임님 얼굴에 솔로는 어울리지 않는데."
"그럼 내 얼굴은 솔로에 어울리냐?"
"ㅡㅡ."
"왜 자꾸 어제부터 나만 보면 표정이 그러지??"
"김대리님은 왜 연애 안 하세요??"
"연애를 하고 싶어서 하냐? 좋아하는 사람이 생겨야 들이대고, 고백하고, 연애하던가 하지."
"치.."
"왜 인턴? 나랑 사귀고싶어?"
"우웩."
"진짜 많이 컸다. 한달 사이에??? 처음엔 뭐만 하면 웃으면서 아핫..네에..^^ 막 이래놓고!"
"……."
"안 되겠구만. 참교육 가야겠어!"
"뭐요오.."
"오늘 모여. 술 마시자."
"뭔 술이에요오.. 내일 출근하는데."
"간단한 술인데 뭔 상관이야. 안 그르냐 박주임?"
"그쵸?"< 박주임
보검이 그렇다며 고갤 끄덕이며 은우를 보았고, 창욱은 그런 세명의 모습을 보며 고갤 젓는다.
"아, 저 오늘 아침에 출근하는데요.. 왜 늦었냐면요!"
"응 안 궁금해."< 김대리
"궁금해 해 주세요!!!"
"그래 말해보렴."
"길 고양이가 저를 졸졸 따ㄹ.."
"야야 박주임 족발 땡기지않냐."
"아아아!!!"
은우가 정현에게 당하고 있을 때, 보검은 그런 은우를 귀엽다는 듯 바라본다.
그러다 은우가 보검을 바라보면, 보검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고갤 돌려 정현을 바라본다.
사무실 들어오자마자 이대리님이 잡일을 시켰고, 대충 다 마치고서 자리에 앉은 은우는 웃으며 흥얼거렸고..
창욱은 커피를 마시면서 은우를 대놓고 조용히 하라는 듯 바라본다.
그럼 은우는 깨깽- 꼬리를 내린 채로 죄송합니다.. 해놓고 또 티 안 나게 흥얼거리며 몸을 들썩 들썩 움직인다.
그걸 본 창욱은 픽- 웃으며 마우스 휠을 내린다.
[그래서 같이 술 마실래?]
그러다 정현에게 온 카톡에 은우는 답장을 보낸다.
- 오늘은 선약이 있어서요! ..
[그럼 밤에 나와 ㅡㅡ 니네집 앞에서 먹게~~]
- 뭐 그건 좋아요!
[까부러~ 인턴 ㅋㅋ]
- ㅗ
- 어! 오타예요..!
[오타 확실해?]
- 그럼요!!!!
그러다 눈을 돌린 은우는 정현과 눈이 마주쳤고, 둘이 뭐가 그렇게 재밌는지 키득키득 숨죽여 웃으면..
보검은 그 둘을 번갈아 보다가 곧 은우를 보고선 웃으며 모니터를 본다.
"……."
회사가 끝나고 또 혼자 남은 나는 턱을 괸 채로 부장님이 오기만을 기다린다.
벌써 7시가 되었고.. 나는 박주임님한테 카톡을 보낸다.
- 박주임님!!!
[응 은우야]
-부장님 번호 좀 알려주실 수 있나요? 생각해보니 번호가 없어서요..!
바로 번호를 알려준 박주임님한테 고맙다는 말을 깜빡하지 않고 했다.
그리고 나는 진짜 용기 내서 부장님한테 전화를 걸어본다. 신호음 얼마 걸리지 않아 부장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 네.
"엇... 부장님!"
- …….
나인 줄 모르고 전화를 받은 게 분명했다. 잠깐 정적이 흘렀고.. 곧 부장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 은우씨?
"네! 부장님 어디세요?"
- 회사 다 와가요.
"네엡.. 저 사무실에서 기다리고 있어요!"
- 아직 퇴근 안 했어요?...
"네!..부장님이랑 밥 먹으려구요..!"
- 누굴 좀 만나고 와야 돼서.. 늦을 수도 있는데. 먼저 갈래요? 밥은 다음에..
"기다릴 수 있어요! 천천히 오세요!"
- …알겠어요.
무슨 진짜 연인들이 하는 통화 내용 같잖아 허흡.. 어느 포인트에서 그런 지는 몰라도.
부장님 목소리 때문인가 너무 설레서 책상을 쾅쾅 치고 있는데. 부장님도 배가 많이 고플 것 같기도 하고..
밥 먹고 집에 들어간다면 피곤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어떻게 해야 부장님을 안 귀찮게 할 수 있을까 생각을 해보았다.
태평은 회사에 도착해 엘레베이터를 타자마자 은우에게 전화를 걸었다.
"이제 회사예요. 엘레베이터."
- 네!.. 저 부장실 앞에 있어요!
"알겠어요."
많이 기다렸을까 미안해서 급히 엘레베이터에서 내리자마자 빠른 걸음으로 부장실 앞에 도착한 태평은 은우를 보고 작게 웃었다.
"샌드위치 사왔는데! 부장실에서 먹어도 돼요...?"
"…되죠."
"그냥 뭐랄까 부장실이... 학교라면 교무실 같은 느낌이라서 먹으면 안 될 것 같아서.. 하핳.."
"오늘 늦으면 다음에 먹으면 되잖아요. 왜 기다렸어요. 여덟신데.."
"그냥 오늘은 아침에 한 번 밖에 못 봤으니까. 더 보고싶어서요."
"……."
"부장님은 원래 혼자 저녁 먹을 떄 어떤 거 드세요?"
"샐러드 먹을 떄도 있고, 뭐 시켜 먹을 때도 있고.. 대부분은 그냥 집에 있는 거 아무거나 먹죠."
"셀러드요?? 완전 맛 없는데.....우엑.. 그럼 퇴근 하시면 주로 뭐 하세요?!"
"…운동 하고.. 갔다오면 tv보고?"
"운동이요? 허얼..하긴 그 몸이... 운동해서 나올 수 없는 몸이긴..했어요...."
"ㅋㅋㅋㅋ 은우씨는 뭐하는데요."
"저는!! 갔다오면! 편의점에서 먹거나~ 뭘 시켜먹는데요. 대부분 인스턴트예요. 친구도 공부하느라.. 밥도 같이 잘 못 먹어요."
"인스턴트 몸에 안 좋은데."
"그러니까요.. 저 속 다 망가졌을 것 같아요..! 그러니까 부장님이랑 같이 건강식을 먹어야 되나봐요..."
"나랑?"
"네! 어때요? 혼자 먹는 밥보단..! 같이 먹는 게 낫지 않나요?"
"그래요."
"오!!.."
근데 나도 느끼는 건 하나 있다. 정확하게.. 부장님도 내가 싫은 건 아닌 게 분명하다.
내가 차였어도.. 부장님한테는 이유가 있을 거라고 생각은 들었다. 내가 원래 이렇게 자신 있고, 뻔뻔한 사람이 아니었는데.
그냥 그렇게 믿고싶었던 거였을까... 내가 정말 싫었다면 바로 피했을 텐데. 부장님이 안 그런 거 보면..
"부장님도 제가 싫은 게 아닌 거죠?"
"……"
"그쵸..!"
"원래 그렇게 앞만 보고 달려가요?"
"…아니요! 이렇게 행동 하는 건 부장님이 처음인데요.."
"ㅋㅋㅋ."
"왜 대답 안 하세요! 제가 싫은 게 아니죠.."
"내가 은우씨 좋아하게 만들 거라면서요."
"…그랬죠."
그 말을 하고서 대답이 없는 부장님에 나는 괜히 어색해서 샌드위치 한입을 먹고선 다른 곳을 보았다.
부장님은 나를 보고 픽- 웃었고.. 나는 그런 부장님을 힐끔 본다. 도도한 척 좀 해보려고 하면 저렇게 웃으니까.. 그럴 수가 없잖아.
다 먹고 집에 가려고 부장님이랑 같이 부장실에서 나오려고 했을까.. 부장님 뒷태에 발려버려서 뒷태를 한참 보고 있는다.
그러다 나는 참지 못 하고 아예 주접을 떨어버린다.
"뒤에서 한 번만 안아봐도 돼요??..."
"…네?"
"진짜 등빨이 너무너무..."
"그건.."
"……."
"사귀는 사람들만 하는 거 아닌가."
"…그렇죠."
"1초."
"네?"
"1초는 가능해요. 안는 거."
그 말을 듣자마자 나는 얼굴이 빨개져서 후다닥 부장님을 뒤에서 끌어안아보았다.
와..진짜 덩치 큰 건 둘째치고 냄새가 너무 좋ㅇ...
"1초 끝났는데."
매정하게 내 팔을 떼어놓고서 먼저 부장실에서 나가는 부장님에 '너무해요...'하며 부장님을 따라 나선다.
"진짜 1초는 너무하잖아요.."
"1초에 알겠다고 했잖아요."
"그래도 너무하시잖아요..."
"그럼 안지를 말았어야지."
"진짜 너무하시네요..."
"너무한 사람을 왜 좋아해요?"
"ㅡ.ㅡ.."
그래도 일기 쓸 건 하나 또 생겼다.
부장님을 처음으로 끌어안은 날. 처음으로 스킨쉽 한 날... 엘레베이터 문이 열리기만을 기다리는 부장님 옆에 선 나는 부장님을 힐끔 보았다.
아 역시 너무 잘생겼어.
"아, 저 죄송한데요..! 집 앞 말구요! 골목길 앞에서 세워주시면 돼요!.."
"왜요? 추운데 집 앞에서 내리지."
"오늘 김대리님이랑 지대리님이랑 박주임님이랑! 술 마시기로 했거든요.."
"넷이서?"
"네!"
"엄청 친해졌나보네."
"네! 엄청 잘해주시니까..!! 너무 고마운 분들이에요 정말.."
"많이 챙겨주는 것 같더라구요."
"네엡... 아 부장님 있잖아요..!"
도착했는지 부장님이 차를 세웠고, 나는 부장님을 똑바로 보며 말한다.
"만약에 제가 회사 관두게 되면요! 부장님이랑 시내에서 찍은 사진 카톡 프사 해도 돼요?"
"프로필 사진?"
"네! 오! 어떻게 아셨어요?"
"그것도 모를까봐요."
"핳..."
"왜 관둘 생각을 해요? 관두려구요?"
"어! 아니요!? 절대 그런 건 아닌데.. 그냥.. 회사를 관두지 않으면 프사 할 일도 전혀 없을 것 같아서요."
"안 돼요."
"…아."
"관둘 생각 했으니까. 안 돼요."
"……."
"내려야 되는 거 아니에요? 다들 기다릴텐데."
"부장님 얼굴 더 보고싶고.. 부장님 목소리 더 듣고싶어서요."
"……."
"제가 이러면 너무 부담스럽나요.. 그럼 자제를 좀 할.."
"전화해요."
"네?.."
"목소리 듣고 싶으면 전화 하면 되잖아요. 아까처럼 갑자기 뜬금없게."
"…해도 돼요???? 제가 걸고 싶을 때 그냥???"
"아까도 걸고 싶어서 그냥 걸었던 거 아니었어요?"
"…그..랬죠.."
"……."
"그럼 저 정말 전화 걸어요!.. 정말로 걸 거예요?!"
고갤 끄덕이는 부장님에 나는 아싸.. 하고서 웃으며 차 문고리에 손을 대며 말한다.
"그럼 안녕히가세요!! 좀이따 전화 할 거니까 주무시면 안 돼요!! 알겠죠??"
"주무시면..은 너무 높임말 아닌가."
"자면.. 안 돼요!!"
"알겠어요."
"그럼 정말 저 가요!"
"가요."
"…진짜 갈게요!"
"ㅋㅋㅋ."
너무 행복해 죽을 것 같았다.
아니면 내가 죽어서 꿈을 꾸는 건가 싶기도 했다.
내리자마자 막 손을 흔들었더니, 부장님이 창문을 열어 손을 흔들어주었다. 아 정말 내가 이렇게 짝사랑 하는 건데도 행복해도 되는 걸까.
이렇게 행복했던 짝사랑은 없었는데. 웃으면서 뒤를 딱 돌아봤는데..
"깜짝이야아..!!!!!!"
담배를 피며 나를 보고있는 지대리님에 놀래서 지대리님을 바라보자, 지대리님이 내게 말한다.
"무슨 놀라는데 평소보다 100배는 더 못생겼냐."
"…언제부터 거기 계셨어요?'
"방금."
"…아."
"빨리 들어가."
담배 냄새 풍길까봐 담배를 뒤로 숨긴 지대리님에 네에.. 하고선 급히 술집 안으로 들어섰다.
들어오는 나를 보고 손을 흔드는 박주임님과 발을 흔드는 김대리님에 해맑게 웃으며 자연스레 김대리님 박주임님 옆에 앉았더니 김대리님이 말한다.
"야 내 옆자리 왜 안 앉냐?"
"거기 지대리님 자리잖아요 -3-."
"인턴 너를 위해서라면 지대리꺼 다 버릴 수 있쒀!!!"
"헤헤헿."
"아니 넌 왜 또 왜 왜 왜 기분이 좋아?... 그렇게 웃지 마 못생겼어."
"헤헤헤헤헤헤헿ㅎㅎ.."
"무서..워...왜 그래.............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
[암호닉]
[숭늉] [매일] [감쟈]
[졘득] [예그리나][김말이]
[쿠우쿠우] [쑤쑤] [빵아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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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아 배아파! 배...ㅇ..ㅏ..ㅍ..ㅏ...똥...인가.....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