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GM(묘해,너와 - 어쿠스틱 콜라보)
수산 시장을 다녀온 이후로 부쩍 김민석은 나를 데리고 외출하는 일이 잦아졌다. 원래 아침 시장에 가는 일 이외에 재료 구입은 김민석과 박찬열 둘이 같이 다니며 구입했는데, 이제 나와 김민석의 일이 되어버렸다. 박찬열은 까다로운 김민석 비위를 안맞춰줘도 된다며 신나하면서도 왜 널 데리고 다니냐면서 셰프가 다른 마음을 품고 있는거 아니나며 되지도 않는 헛소리를 짓껄였다.
말이 되는 소리를 해라. 김민석에게 난 밥만 잘 먹이면 군소리 않고 따라다니는 짐꾼 정도일 뿐이니까-
오늘은 김민석이 오전 출장을 나가게 되서 브리핑은 생략하고 밖에 메뉴 보드에 데일리 스페셜 메뉴를 바꾸기위해 오늘 데일리를 확인했다.
"어! 스페셜 메뉴 이거 아닌데?"
"그거 셰프가 오늘 그걸로 바꾸라고 하던데?!"
"원래 오늘 빠네였잖아요!"
"몰라 셰프가 그걸로 바꾸랬어"
으흠, 이거이거 이상하단 말이지. 요새 자꾸 내가 김민석과 다니면서 흘리듯이 말한 음식으로 스페셜 메뉴가 바뀌곤 한다. 스페셜 메뉴는 일주일 간격으로 미리 정해 놓는데, 정해 놓은 메뉴에 내가 말한 음식이 들어가 있거나 그 날 아침에 갑자기 상의도 없이 바꿔 놓는다던지. 오늘도 원래 빠네가 스페셜이였는데 김민석이 콩국수로 바꿔놓았다. 내가 어저께 여름인데 우리 가게도 콩국수해보면 괜찮을 것 같다고 말할 때는 들은 척도 안하더니. 진짜 알 수가 없는 인간이라니까.
아 그러고보니까 오늘 예약 중에 신경 써야되는 부분이 있었던 것 같은데..
"헐 맞아, 셰프!! 쫑솊!!!!"
"왜요 막내~"
"오늘 예약에 베지테리언(vegetarian) 있어요!!!!!"
"비건(vegan)?"
"아니요 락토(lacto)로!"
"맞다, 그런데 막내야 오늘 그거 니가 맡아야 되겠다"
"네에????"
"오늘 예약이 너무 많아서 다른 애들이 거기까지 신경을 못 써"
"어떻게..."
"괜찮아 우리 막내 잘할 수 있어! 그렇지요?"
쫑솊이 저렇게 다정하게 말하면 내가 잘할 수 있다고 해야만 할 것 같잖아.
그나저나 주방에 와서 처음으로 내 손을 시작부터 끝까지 거치는 음식이 베지테리언 음식이라니. 이거 시작부터 까다로운데?
"박 조리장님 오늘 락토 있으니까 코스에서 생선, 해물, 달걀 최대한 줄여주세요~"
"진짜 아무리 손님이라지만 베지테리언은 이해 못하겠다. 고기도 안먹는데 생선빼고 해물빼면 무슨 낙으로 살아?"
"그건 니 사정이고요 박찬열씨"
"찡찡이 요새 오빠한테 괴롭힘 안당한다고 입이 살았네?"
"원래 내 입은 항상 프.뤠.쒸 해요"
"저게 진짜"
오늘도 우리 주방은 부엌 요정 도비 덕분에 평화롭다.
*
베지테리언들은 채식을 하기 때문에 입맛이 상당히 까다롭다. 코스 요리에 주는 스테이크인데 육식을 하지 않으시기 때문에 콩으로 만든 콩고기를 이용해서 스테이크의 식감과 색깔을 내야한다. 식감은 다 비슷비슷하니까 색깔이라도 더 고기처럼 만들려면. 음... 그래 검은콩이 좋겠다.
"오~~ 아까 그렇게 찡찡대더니, 색깔 완전 스테이크인데?"
"이정도면 이제 주방 보조 그만해도 되겠죠?"
"아니"
"아 옙"
드디어 내 요리를 드실 첫 손님이 오셨고 떨리는 마음으로 내 첫 작품이 담긴 접시를 테이블로 내보냈다.
"나 어떻게 심장 터저요 터져 터질것같ㅇ."
"가만히 좀 있어"
"막내 저러니까 나 신입때 보는 것 같다 ^_^"
정말 미쳐버릴것 같았다. 맛은 괜찮을까 손님이 만족하셔야할텐데, 걱정이 걱정의 꼬리를 물고 점점 커져가고 있었을때 쯤 홀에서 손님이 날 찾는다고 연락이 왔다.
와... 나 어떻게....
"솊....."
"죽으러가냐"
"칭찬해주시려고 부르시는 걸꺼야. 잘 다녀와 화이팅!"
셰프들의 격려 아닌 격려를 받으며 내 손님이 계시는 곳으로 걸어 갔다. 테이블에는 조금은 까탈스러워보이는 여성 분과 깔끔한 양복 차림의 날카로운 이미지를 가진 남성 분으로 중년의 부부였다. 내 복장을 한번 더 점검하고 테이블 앞에 섰다.
"안녕하세요. 주방..아니..아..보조 셰프 ㅇㅇㅇ입니다"
라고 인사를 하고 무슨 일이냐고 물었는데 손님이 대답이 없으셨다. 쎄한 느낌에 손님 접시를 힐끗 보니 거의 다 드신것 같았는데, 뭔가 문제가 있었나보다.
"보조 셰프라고?"
"네"
"이거 뭘로 만들었어요?"
"콩으로 만든 스테이크입.."
"아니 무슨 콩으로 만들었냐고"
"검은콩이요"
"이럴줄 알았어, 나 검은콩 별로 안좋아해"
"아..죄송합니다"
"다시 만들어와"
"네?"
"귀가 잘 안들리나봐? 이거 다시 만들어오라고"
"아.. 손님 저 죄송합니다만..이미 식사를 거의 하신것 같으신데.."
"돈냈잖아. 내가 맛이 없다는데 뭐 이렇게 말이 많아?"
"무슨 일이시죠?"
막무가내인 손님 때문에 거의 울기 직전까지 갈 뻔했다. 김민석이 등장하지 않았더라면 손님이 계시는 앞에서 눈물을 뚝뚝 흘리면서 아무 말도 하지 못했을꺼다.
"저희 셰프가 무슨 잘못이라도?"
"여기는 손님에 대한 예의가 없나봐요?"
"죄송합니다 손님. 무슨 일인지 말씀해주시겠어요?"
"내가 검은 콩을 안먹는데 그걸로 만들어 왔길래,
먹다가 도저히 안되겠어서 다시 만들어 오라고 했는데저 모양으로 서 있기만 하네?"
김민석은 그 손님의 말을 듣고 나를 물끄러미 쳐다봤다. 아무리 생각해도 내 잘못이 아닌 것 같은데 억울했다. 김민석의 눈을 보지 않아도 그 눈이 어떤 날카로움을 담고 있을지 예상이 가서 나는 김민석의 눈을 쳐다 볼 수가 없었다. 그런 눈으로 바라보지 말아요 셰프.
"손님 일단은 진정을 하시"
"저런 것도 요리사라고 데려다 놓은거야? 김민석 셰프 사람보는 눈이 없네"
내가 태어나서 들었던 말들 중에서 가장 가시가 돋아 가슴 깊숙히 박히는 말이 였다. 요리가 좋았고 요리와 사랑에 빠져서 시작하게 된 직업이였다. 요리로 사람을 행복하게 해주고 싶다는 일념으로 여기까지 달려온건데 내 8년의 시간이 한순간에 산산 조각나는 기분이였다.
"말씀이. 지나치시네요"
"뭐라고요?"
김민석이 테이블 밑으로 모으고 있던 내 두 손을 감싸쥐었다.
"음식은 마음에 안드신다니 다시 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런데 그 전에 제 사람에게 사과 하시죠."
김민석의 이토록 차가운 목소리는 처음 들어본 것 같다. 무뚝뚝하긴 했지만 목소리에는 다정함이 묻어나는 그런 사람인데 화가 많이 난 것 같았다.
"제 가게에 있는 사람들은 다 제 사람들입니다. 한명 한명이 소중하고 의미 있는 사람들,
손님 자제분께 누가 와서 이렇게 무례하게 굴었다면 저와 똑같이 행동하셨을겁니다. 사과하시죠"
손님들은 뭐 이런 가게가 다 있냐며 얼굴이 욹그락 붉그락 해져 가게를 나갔고, 나가시는 손님 뒤에 대고 내가 죄송합니다라고 고개를 숙이려고하자 김민석이 나를 막았다.
"니가 왜 사과를 해 "
"..."
"고개 들어봐"
고개를 들어서 김민석을 바라보자 내가 예상했던 날카로운 눈빛이 아닌 한없이 다정한 눈길로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너 못한거 없어 왜 고개 숙이고 있어"
김민석은 내 손에서 손을 뗴고 말을 계속했다.
"손톱은 왜 다 뜯어서, 피나잖아"
말을 듣고 손을 바라보니 손톱 주변을 다 뜯어서 피가 나고 있었다. 불안하면 손톱 주변을 뜯는 습관이 있는데 아까 무의식중에 심하게 뜯었나 보다.
김민석은 나를 자신의 사무실로 데려갔다. 소파에 앉아 있으라고 하고 책상 서랍에서 뭔가를 뒤적거렸다.
"어딨지. 아 여깄다"
한참을 뒤적거려 찾은 것은 구급상자였다.
"제가 할께요"
"됐어 가만히있어"
김민석은 내가 한다는 것을 제지하고 정성스레 피투성이가 된 내 손을 치료해줬다.
"용케 안울었네"
"제가 애기인줄 아세요?"
"잘했다고"
"..죄송해요 셰프. 저때문에 괜히"
또 아무 말없이 김민석은 구급 상자를 정리해서 책상 서랍에 넣었고
다시 내 앞으로 와서 허리를 굽혀 앉아 있는 나와 눈을 마주쳤다.
"오늘 나랑 술 한잔하자"
으헿헿 안녕하세요 ye솊 입니다! 와 나 진짜 경주마처럼
달려서 벌써 4화예요...ㅋㅋㅋㅋㅋㅋㅋㅋ미쳤나봐 나.
사실 오늘 올까말까 고민했는데 혹시나 기다리는 독자님이
계실 것같아서 이로케 찾아왔습니다~ 빨리 나 칭찬해줘요!
(제인님 보고있나'_'쪼꼼 늦은거 이해해줘용)
저번화에서 많은 분들이 암호닉 신청해주셨더라고요 다~내사랑들♡
저 기억력 좋아요. 다 기억하니까 신청만해주세요!
다만 신청할때 [암호닉] 이렇게 신청해주시면 제가 조금 더 쉽게 구별할 수 있을것 같아요>.〈
민쏘기가 한잔하자고 했는데 다음화는 어떻게 될까요~? 그럼 안녕!
8암호닉8
요남석/한강우/백허그/막내/챈/코쟁이/져미
숑이숑이맘/0324/궁금이/사랑현/1600/민석오빠/시우밍
우리니니/9189/0613/제인/썬구리/재뀨!/개구락지/김시우민석아결혼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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