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출 예약
호출 내역
추천 내역
신고
  1주일 보지 않기 
카카오톡 공유
https://instiz.net/writing/159194주소 복사
   
 
로고
인기글
필터링
전체 게시물 알림
사담톡 상황톡 공지사항 팬픽 만화 단편/조각 고르기
혹시 미국에서 여행 중이신가요?
여행 l 외국어 l 해외거주 l 해외드라마



[윤석영망상] 제목미정(초큼 슬픔) | 인스티즈




"소리내지 말고 숨어있어야 돼. 알았지? 살아서, 꼭 살아서 보자."

"싫어. 가지마. 응? 석영아. 나랑 같이 여기있어. 제발."

"안돼. 알잖아. 만약에, 아주 만약에 내가 못 온다면..."

"싫어, 그런 얘기 하지..."


귀를 막고 고개를 돌리는 나를 붙잡고 다시 얘기를 한다.


"들어. 들어야 돼. 딱 2년만 나 그리워하다가 다른 남자 만나. 2년만, 내꺼하고 그 뒤에는 다른 사람 만나도 축하해줄게."

"싫어! 너 없으면 나도 따라 죽을거야."

"그런 말 하면 안돼. 전쟁이 끝났다고 방송이 나오면 우리가 매일 놀았던 그 나무 앞으로 와."

"꼭 와. 알았지? 석영아. 꼭 와야해."

"응."


억지로 웃으며 대답을 하는게 불안하지만 밖으로 나가는 석영이를 지켜봤다. 석영이와 나는 같은 고아원에서 자란 사이다. 동갑은 둘 밖에 없어 금방 친해졌다. 5살 때부터 고아원 생활을 했으니까 벌써 19년 째다. 성인이 되면 자연스레 고아원을 나가야 해 석영이와 나는 고등학교 때 틈틈이 했던 아르바이트로 모은 돈으로 집을 얻었다. 몸은 고되었지만 좋았다. 고등학교 때부터 남몰래 나혼자 석영이를 좋아했다. 석영이는 그 사실은 우리 둘이 함께 산지 1년이 되는 해에 알았고, 석영이도 날 좋아했었다는 고백을 했다. 사귀기 시작하면서부터 정말 행복했다. 23살이 되는 해에 단둘이 휴가를 갔다. 석영이가 선물을 해준 하얀 원피스를 입으라는 말에 의아했지만 원피스를 입었다. 휴가지에 가장 유명한 건축물은 성당이였다. 정말 크고, 햇빛에 유리가 색색이 빛나는게 이뻤다. 화장실에 갖다 온다는 석영이는 어느새 까만 정장을 입고 있었다.


"결혼하자."

"응?"

"자, 신랑입장."



우리는 아주 조촐한 결혼식을 치뤘지만 나는 그 어떤 결혼식의 신부보다 행복했을 거라고 장담한다. 결혼식을 올리고 집에 돌아와서는 혼인신고를 했다. 드디어 석영이와 법적인 부부가 되었다. 너무 행복했고, 석영이와 나도 직장을 갖게되면서 생활도 점점 여유가 생겼다. 돈을 좀 모으고 나면 아이를 갖을 생각이였다. 그런데 전쟁이 터져버렸다.


'북한군이 서울을 점령하고 점점 아래로...'

"석영아..."


전쟁이 터지자 석영이는 나라에 부름을 받고 가버렸다. 꼬박 4년간 돈을 모아 직장과는 조금 멀지만 땅값이 싼 곳에 집을 얻었다. 그 집에는 정말 운 좋게도 부엌에서 지하로 내려갈 수 있는 비밀의 통로가 있었다. 석영이는 여기가 안전할 것 같다며 식량과 물을 사들고 내려가라했다. 옷가지와 식량, 물을 챙겨들고 나는 지하실로 내려가 생활을 했다. 라디오에만 집중을 하며 전쟁 상황을 지켜봤다. 석영이는 살아있을까? 라는 고민이 들 때마다 죽을리가 없을 거라 생각을 다잡았다. 그리고 북한군이 점점 아래로 내려온다는 이야기가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찰나에 지하실 문이 똑똑- 하는 소리가 났다. 북한군인가? 문은 숨겨져 있는데 어떻게 안거지? 이제 난 죽는건가? 마지막으로 석영이를 볼 수는 없는건가?


"ㅇㅇ아. 나야, 석영이. 문 열어."

"진짜 석영이야?"

"응. 니 남편 윤석영."


지하실의 문을 열고 보니 거지꼴을 하고 있는 석영이가 보였다. 정말 눈물이 나왔다. 죽지 않았구나. 석영이르 껴안고 정말 엉엉 울었다.


"석영아. 이제 나랑 있는거지?"

"아니야, 아직. 좀 있으면 미국이랑 다른나라에서 군대 지원해주니까 금방 끝날거야."

"가야...되는 거야?"

"난 나라 지키는 군인이잖아. 나라를 지키는 게 널 지키는거야."

"알아, 아는데..."

"몰래 나온거라 가봐야 돼."


석영이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폭탄이 터지는 소리가 들렸다.


"가, 가봐야겠다."

"석영아. 가지마, 응? 제발..."

"소리내지 말고 숨어있어야 돼. 알았지? 살아서, 꼭 살아서 보자."

"싫어. 가지마. 응? 석영아. 나랑 같이 여기있어. 제발."

"안돼. 알잖아. 만약에, 아주 만약에 내가 못 온다면..."

"싫어, 그런 얘기 하지..."


귀를 막고 고개를 돌리는 나를 붙잡고 다시 얘기를 한다.


"들어. 들어야 돼. 딱 2년만 나 그리워하다가 다른 남자 만나. 2년만, 내꺼하고 그 뒤에는 다른 사람 만나도 축하해줄게."

"싫어! 너 없으면 나도 따라 죽을거야."

"그런 말 하면 안돼. 전쟁이 끝났다고 방송이 나오면 우리가 매일 놀았던 그 나무 앞으로 와."

"꼭 와. 알았지? 석영아. 꼭 와야해."

"응."


석영이는 문을 꼭 잠그고 있으라고 당부를 했다. 보내고 싶지 않던 석영이가 가고 시간이 지나 해가 뜰 시간이 되자 총소리가 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또 시간이 지나고 우리집 문을 벌컥 여는 소리가 들렸다. 석영이는 아니다. 석영이면 조심스럽게 열거야. 그러니까 기대하지 말자, ㅇㅇㅇ. 괜히 문고리를 잡으며 문에 귀를 댔다. 잘 들리진 않지만 우리나라 군대는 아닌 것 같았다. 그리고 얼마가지 않아 밖으로 나갔다. 다행, 이다. 정말 다행이다. 난 살았어, 석영아. 남편, 너도 살았지? 다음날 아침, 석영이가 말한대로 미국의 군대가 우리나라에 도착했다는 소식을 라디오가 떠들어댔다. 라디오를 진행하는 아나운서는 당장이라도 전쟁이 끝이 날 것처럼 말했다. 하지만 미군이 왔음에도 한달이나 전쟁은 계속 됐다. 식량은 오늘로 끝이다. 내가 배고파 죽기 전에만 전쟁이 끝났으면 좋겠다는 말만 되뇌였다. 그리고 북한측과 전쟁이 끝났음을 알리는 라디오가 들렸다. 드디어, 드디어 끝났구나. 이제 석영이를 만날 수 있겠구나. 바로 밖으로 나가지 말라는 석영이의 말을 기억하고 석영이가 오지 않을까, 하고 기다렸다. 전쟁이 끝났다는데 우리집에는 군화소리가 났다. 그리고 뭐라뭐라 떠드는 소리가 나더니 갑자기 총소리가 났다. 얼마 안 있어 나가는 소리가 들리고 나는 반나절 정도 기다렸다 밖으로 나갔다.


"서, 석영아!"


총소리에 맞은 사람은, 석영이였다.


"석영아! 석영아!"


석영이르 붙잡고 목놓아 울었다. 북한군이 찾아오지 않을까하는 걱정은 조금도 되지 않았다. 차라리 그 북한군의 손에 죽는게 더 좋을 것 같다. 난 절대로 내 손으로 못 죽으니까. 그리고 나의 기도는 하늘에 닿았는지 군화소리가 났다. 하지만 나의 뜻과 다르게 군화소리는 한국군이였다.


"누구, 누구세요?"

"저는 석영선배 직장 후배입니다. 군에서도 만나 같은 소대에 있었습니다."

"석영이랑..."

"석영선배 하루만 더 참지... 바보같은 사람이 결국에는..."

"석영이... 석영이..."

"형수님..."


나를 일으키려는 석영이 후배의 손을 뿌리쳤다.


"전 여기서 석영이랑 북한군 기다릴래요. 기다려서 그 북한군 손에 죽을래요. 석영이 두고는 절대, 절대 못가요."

"형수님이 그러실까봐 선배가 저한테 다음날 오라고 한겁니다. 어서 가서..."

"싫어요! 석영이 두고는 아무 데도 못 가!"


며칠은 못먹은 나는 결국 석영이 후배의 손에 이끌려 보호소로 갔다. 보호소로 가서도 물도, 음식도 입에 대지 않았다. 그리고 며칠 후 석영이 후배가 나에게 와 나무상자와 함께 쪽지 한 장을 줬다. 나무상자 안에는 석영이가 있다고 했다. 그 가루가 날라갈까 차마 뚜껑은 열지도 못하고 그저 끌어안고 울기만 했다. 한참이나 울고 나서야 쪽지가 눈에 띄어 힘이 없는 손을 뻗어 쪽지를 잡았다. 그리고 그 안에는 낯익은 서체가 가장 먼저 보였다. 그리고 그 내용을 읽은 나는 말라버렸을 것 같았던 눈물샘에 다시 눈물이 삐져나왔다.


울고있을 ㅇㅇ이에게

ㅇㅇ아. 너가 이 편지를 보고있으면 난 죽었겠지? 나 죽었다고 너무 울지는 마. 괜히 나 죽고 너 울고있을 거 생각하니까
지금 눈물 조금 날 것 같다. 바보같이 울지말고, 죽을 생각도 말고 잘 먹고 잘 자고 씩씩하게 살아. 너 죽으면 하늘에서도
마음이 편치 않을 것 같아. 사랑하는 ㅇㅇ아. 진작 너한테 편지 쓸 걸 그랬나봐. 죽을 거 생각하고 편지를 쓰니까 별 게
다 후회된다. 내가 너한테 2년만 있다가 다른 사람 만나라고 했지? 그거 사실 나 좀 쎈 척한거야. 그러니까 5년, 아니 4년
만 딱 4년만 나 잊지 말고 다른 남자도 만나지말고 나 그리워 해줘. 4년 동안 남자 못만나게 한다고 짜증내는거 아니지?
나도 하늘에서 너 올 때까지 너 그리워할테니까 억울해 하지는 마. 정말 너가 이 편지를 안 봤으면 좋겠다. 눈물 나와서 
못쓰겠는데 그래도 쓰려고. 정말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니까 하고 싶은 말 다 써야지. 남자는 이왕이면 착하고 능력있는 놈으
로 만나. 나같이 못되고 능력없는 남편한테는 질렸으니까 너가 알아서 하겠지만 그래도 나같은 남자 만나지 말고 나보다 좋
은놈으로 만나야된다. 그리고 또 무슨 말을 해야될지 모르겠다. 그냥 사랑한다. 사랑한다는 말 많이 못해줘서 미안해. 진짜
이 좋은말 진작에 많이 해둘걸 그랬나 봐. 후회 안 하게 지금 많이 해야지.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정말 사랑해 ㅇㅇ아. 이제 조금 있으면 이 지긋지긋한 전쟁이 끝난데. 이게 마지막 전투일거야. 그러니까 너도 나도 힘내서
꼭 살아서 만나자. 그럼 이 편지 못 읽는데... 아, 몰라. 울지말고 씩씩하게 살아야된다. 사랑해, ㅇㅇㅇ. 




더보기

안 슬펐다구요?

사실 저도 쓰면서 별로 안 슬픈데? 싶어서 브금을 넣음^^

그래도 안 슬프다구요?

짜져야죠 그럼 소금소금 솔트솔트


설정된 작가 이미지가 없어요
비회원도 댓글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확인 또는 엔터키 연타
대표 사진
독자1
koogle입니다...저는 초큼슬프네여...ㅠㅠ역시 아련의 아이콘은 석영이ㅠㅠ
12년 전
대표 사진
독자2
석영아ㅜ 가지마...
12년 전
대표 사진
독자3
ㅠㅠㅠㅠㅠㅠ가지마..완전몰입해서읽었네요!잘읽었어요ㅎㅎ
12년 전
대표 사진
독자4
윤석영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아련의아이콘...
12년 전
대표 사진
독자5
젤리에요.....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바바츄ㅠㅠㅠㅠㅠ가지먀ㅏ여ㅠㅠㅠ
12년 전
대표 사진
독자6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석영아..ㅠㅠㅠㅠㅠㅠㅠㅠ
12년 전
대표 사진
독자7
슬프다ㅜㅜㅜㅜㅜㅜ 마지막 편지대박ㅜㅜㅜㅜㅜㅜ 짤도슬퍼보여ㅜㅜㅜㅜㅜㅜㅜㅜ
12년 전
대표 사진
독자8
엉엉 석영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너는 왜 맨날 아련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2년 전
대표 사진
독자9
아련의 대명사 윤석영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석영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2년 전
대표 사진
독자10
자까님ㅠㅠㅠㅠㅠㅠㅠ저움짤어디서나셨나여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석영오빠....
12년 전
대표 사진
독자11
으어어으ㅠㅠㅠㅠㅡ브금ㅠㅠㅠㅠㅠㅠㅡ석영아..ㅠㅠㅠㅠㅠ작가님짱짱이다ㅠㅠㅡ좋다좋아ㅠ너무슬퍼묘
12년 전
대표 사진
독자12
ㄴ누ㅜㄹ니ㅠㅠㅍ퓨퓨ㅠㅠㅠㅠㅠㅠㅠㅠㅠ
12년 전
대표 사진
독자13
가지마여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2년 전
   
비회원도 댓글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확인 또는 엔터키 연타


이런 글은 어떠세요?

전체 HOT댓글없는글
[배우/주지훈] 시간 낭비 _ #016
12.03 00:21 l 워커홀릭
[김남준] 남친이 잠수 이별을 했다_단편
08.01 05:32 l 김민짱
[전정국] 형사로 나타난 그 녀석_단편 2
06.12 03:22 l 김민짱
[김석진] 전역한 오빠가 옥탑방으로 돌아왔다_단편 4
05.28 00:53 l 김민짱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十一3
01.14 01:10 l 도비
[김선호] 13살이면 뭐 괜찮지 않나? 001
01.09 16:25 l 콩딱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十2
12.29 20:51 l 도비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九1
12.16 22:46 l 도비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八2
12.10 22:30 l 도비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七2
12.05 01:41 l 도비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六4
11.25 01:33 l 도비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五2
11.07 12:07 l 도비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四
11.04 14:50 l 도비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三
11.03 00:21 l 도비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二
11.01 11:00 l 도비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一
10.31 11:18 l 도비
[김재욱] 아저씨! 나 좀 봐요! -024
10.16 16:52 l 유쏘
[주지훈] 아저씨 나 좋아해요? 174
08.01 06:37 l 콩딱
[이동욱] 남은 인생 5년 022
07.30 03:38 l 콩딱
[이동욱] 남은 인생 5년 018
07.26 01:57 l 콩딱
[샤이니] 내 최애가 결혼 상대? 20
07.20 16:03 l 이바라기
[샤이니] 내 최애가 결혼 상대? 192
05.20 13:38 l 이바라기
[주지훈] 아저씨 나 좋아해요? 번외편8
04.30 18:59 l 콩딱
/
11.04 17:54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11.04 17:53
[몬스타엑스/기현] 내 남자친구는 아이돌 #713
03.21 03:16 l 꽁딱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7
03.10 05:15 l 콩딱


12345678910다음
전체 인기글
일상
연예
드영배
6: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