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친구들이랑 술을 진탕 마신 자철이 지끈거리는 머리를 손바닥으로 누르며 일어났다.부엌으로 가 냉장고 속에 있던 찬물을 벌컥벌컥 들이마시자 그제야 정신이 조금 드는 듯해 한숨을 쉰다.
분명 자신은 친구들이랑 술을 마시고 있었는데 문제는 그 뒤가 기억이 안난다는 거다. 자기가 어떻게 집에 왔는지 , 방금까지 누워있었던 침대의 누구것인지 모를 새까만머리카락도 아무것도 기억이 나지 않는게 영 찝찝한 마음이 든다.
새까만머리카락의 주인을 아무리 떠올리려 노력해봐도 백짓장처럼 기억이라고는 남아있지 않다.방을 돌아다니며 계속해서 기억을 떠올리려해보지만 이런 노력을 비웃기라도하듯 정말 기억이 안난다.
답답해죽겠네.도데체 뭐야!
어느새 신경질적으로 변한 자철은 짜증을내며 휴대폰을 집어들었다. 친구들에게 전화를 해 보려 통화목록을 들어갔는데 알 수 없는 번호가 한가지 찍혀있다.
어라,이건 누구야.. 처음 보는 번호에 잠깐 당황하던 자철은 이내 이 번호의 주인이 까만머리카락의 주인일 것이다라는 확신을 가지고 전화를 걸었다. 두어번의 신호음이가더니 어떤 사람이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어....저기요. 누구세요?"
막상 전화를 받으니 무슨 말부터 해야 할 지 몰라 일단 누구냐 물었다.저가 생각해도 어이없는 질문인지라 자철이 멍청한 표정을 짓고 있는데 상대쪽에선 아무런 말이 없다.코웃음을 한번 치는가 싶더니 이내 전화가 끊겨버렸다. 당황한 자철이 다시 전화를 해보지만 전화를 받지않아 기계적인 안내원 목소리만 흘러나와 자신을 더욱더 당황스럽게 만든다. 자철은 다시 침대에 걸터앉아 곰곰히 생각을 해보았다.
이 번호는 누구 것인가.까만머리카락의 주인이 맞는가.나는 어떻게 집으로 돌아왔는가.나는 누구 여긴 어디.....
점점 옆길로 새는 생각에 고개를 도리도리 흔들었다.
-아흐....자처라아....잠깐마안....
-왜?싫어?
-아니이....아,아아...
헐.이 기억은 데체 뭐? 나 어제 무슨 짓을 한거야!으아아아 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
갑자기 떠오른 이상한 기억조각에 혼란스러움을 느낀 자철은 휴대폰을 다시 들어 아까의 그 번호를 들여다 본다.
틀림 없이 이 번호가 금방 그 목소리 주인이야..! 자꾸만 신음소리와 아까의 그 목소리가 오버랩된다.
자, 찬찬히 생각을 해보자. ...까만 머리카락이 목을 살짝 덮을 정도에 눈 웃음이 귀여웠지...음,또...피부가 좀 희었던 것 같기도 하고...으음...흰티에 까만 반바지!..아닌가?....기성용같다는 생각은 왜 드는걸까.에이,아니겠지.근데 얼마전에 기성용 전화번호 바꿨다고 했었는데...
자철은 설마하는 마음은 우선 접어두고 다시 전화를 하기 위해 휴대폰을 집어들었다. 전화를 받지 않아 몇번이나 다시 전화를 거니 그제서야 누군가 또 받아든다.
-.....
"여보세요, .....기성용?"
-......
계속 대답이 없다. 기성용이 아닌가보다싶어 안심하려는데 왜,하는 잠긴 목소리가 들린다.
오 세상에 하느님. 얘 기성용 맞잖아!!!!!미쳐버리겠다.그럼 내가 어제 얘를 데리고 이렇고 저런 걸 했다는 거잖아.근데 좋았었던 것 같기도 하고 으으 미묘하다...
-이 미친새끼....너 진짜 나쁜새끼야.
"?!?!"
욕을 한바가지 끼얹더니 전화를 확 끊는다.한참을 얼어있으려니까 밖에서 띵동하고 초인종이 울린다.자철이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문을 열자 도끼눈을 하고 자철을 째려보고있는 성용이 있었다.
"서,성용아."
"야!!!!!!!!!"
"아악!!!!!!!!!"
자철은 성용에게 정강이를 걷어차여 무릎을 꿇고 끙끙거리고 성용은 손으로 자철을 때리기에 여념이 없다. 한참을 얻어맞고 겨우 성용을 제지시키자 분이 안풀린 성용은 씩씩거리며 자철을 째려보았다.울 것처럼 눈시울을 붉히는 성용을 왜인지 안아주고 싶어진 자철은 성용을 끌어안았다.
"....너 이새끼,날 갖고 놀았어.내 목소리도 못 알아듣고,번호도 모르고."
"아니야,내가 술이 덜 깼어서 그래.미안해."
"너 짜증나"
몇번 때리는 시늉을 하다 제 품에 안긴채로 팔을 둘러 꼭 붙드는 성용이 귀여워 자철은 입꼬리를 슬그머니 올리며 웃었다. 뭐가 그렇게 웃기냐는 타박에 차마 네가 귀여워서 그렇다고는 말 못한 자철이 아까 처음 성용을 볼때부터 거슬렸던 속에서부터 간지러운 느낌이 올라와 팍터지는 느낌에 성용을 쳐다보았다.
"야...."
"왜"
"갑자기 니가 왜 이렇게 귀여워보이지?"
"미친새끼"
"순서가 좀 뒤틀린 것 같은데..."
"....."
"나 니가 좋은 것 같다.몸 먼저였던게 좀 거슬리지만,...성용아."
"..왜"
"우리 사귀자.잘해줄게."
좋은 건지 싫은 건지 알 수 없는 미묘한 표정을 짓고있던 성용의 얼굴이 슬그머니 달아올랐다. 은근 긴장하고 있었던 자철이 그 모습을 보고 푸흐,웃었다.
좋아해,좋아한다.성용아.
.
.
.
.
.
.
근데 내가 너 덮쳤냐?
뭐?
니가 나 먼저 꼬신거 아니야?...아악!!!왜 때려?!!악!!!아파!!!!
넌 맞아도 싸,이새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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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ㅋㅋㅋㅋ두번째 망글
저도 금손이고 싶다ㅏㅏㅏ.....
성용어빠 자철어빠 스릉흔드...
인티분들도 스릉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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