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친 주의
w.모르
* * *
현우는 옷을 챙겨입고 밖으로 향했다.
뒤에선 수현이 조심스레 따라오고 있었다.
목적지는 조금 떨어진 놀이터.
비가 잠깐 그쳐 조금은 선선한 바람이 불어왔다.
매일매일이 바빠 늦게 들어오곤 했던 수현은
자신이 없는 사이 어떤 일이 벌어졌을지 갖가지 상상을 하며 이를 갈았다.
"야, 왔다."
"돈 줘, 빨리."
"돈 없어."
현우는 울것 같은 목소리로 작게 말했다.
낄낄 웃던 3명은 그 말에 웃음을 멈췄다.
"뭐라고 했냐, 너? 씨발. 이거 다 퍼트린다고 했어, 안했어?"
현우는 한바탕 울었는데 또 터져나올것 같은 울음을 참기 위해 입술을 깨물었다.
"뭐하냐?"
수현은 말끔한 정장 차림이었다.
3명의 얼굴을 본 수현은 피식 웃었다.
"이새낀 또 뭐냐?"
한 명이 껄렁거리며 다가왔는데,
수현이 자신의 머리를 한번 쓰다듬더니 웃음을 흘겼다.
그 웃음에 열이 뻗쳤는지 한명이,
"한 번 해보자는거냐 씨발?"
그리고 세 명이 동시에 달려들였다.
-
수현은 현우를 껴안았다.
세 명의 학생인지, 일진인지, 날라리인지 모를,
현우를 괴롭힌 것들이 널부러져 있었다.
"형, 형."
현우는 수현의 품에 안겨 떨었다.
눈물이 쉴새 없이 나와서 멈출수도, 다른말을 할 수도 없었다.
"후, 괜찮아. 현우야."
수현은 널부러진 것들을 흘끗 보더니
다가가 품을 뒤져 휴대폰을 모두 꺼냈다.
이 새끼들 상습범이네. 다른 여자들이나 남자들의 알몸 사진이 가득하다.
경찰서에 넘길 준비를 하고 현우를 웃으며 바라봤다.
"다 생각이 있어. 현우야. 괜찮을거야."
방송가에서 일하는 사람은 인맥도 중요하다.
*
경찰들이 몰려왔다.
수현이 힘조절 해서 기절만 시킨 모양인지 경찰도 별 말이 없었다.
사실 수현은 반 죽여놓고 싶은 마음이 컸지만.
"수현군. 무슨 일인가?"
웃으며 다가온 중후한 인상의 아저씨는 말끔한 제복 차림이었다.
수현은 증거를 내밀며 알아서 잘 처리해달라고 했다.
경찰들은 바로 현우 몸의 상처를 찍어가면서
널부러진 것들을 체포하여 데려갔다.
"처리하고 연락할테니 동생 데리고 집에 가 있게나."
수현은 꾸벅 인사를 하고 다음에 뵙겠다는 말을 하고
현우를 업었다.
-
천천히 집으로 향했다.
업혀 있던 현우는 울다 지쳐 잠들었다.
밤 하늘은 깨끗했고, 근근히 별이 보였다.
화단에서 나는 풀냄새와 비냄새가 섞여왔다.
집으로 돌아온 수현은 현우를 눕혔다.
잠옷으로 갈아입히려고 옷을 벗기는데 가슴이 아려왔다.
"현우야."
작게 현우의 이름을 말하며 현우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부드럽고 부드러운 머리칼. 밤하늘을 닮은 머리색깔.
하얀 피부. 핏기 없는 입술. 앙상한 몸.
수현은 한숨을 내쉬었다.
"사랑한다. 내 동생. 현우."
수현은 계속 그렇게 현우를 바라봤다.
사랑한다는 말을 곱씹어보며.
사실은 이게 브라더 콤플렉스인지 뭔지,
그냥 동생을 보는 눈인지 사랑하는 사람을 보는 눈인지,
수현은 잘 분간할 수가 없었다.
"…."
수현은 현우의 머리를 계속 쓰다듬었다.
바쁘게 사느라 애인 한번 사귀지 못한 자신이 같은 배에서 나온 형제를,
만약 사랑한다면, 사랑한다는 것은, 가혹한 운명인것 같았다.
"우리 현우. 아프지말고. 씩씩하게 커야되는데."
부르터 터진 입술에선 붉은 핏방울이 맺혀있다.
조심스레 피를 닦아내주곤,
이참에 정말로 진정한, 형의 모습을 보여줘야겠다고 생각했다.
안녕하세요. 모르입니다. 과연 진정한 형의 모습이란! 그리고 둘의 관계는! 다음편에서 뵙겠습니다. 봐주셔서 감사해요!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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